수도권

"니가 왜 여기서 나와?" 지하철역 불청객 된 비둘기

이주혜 기자

juhye@tbs.seoul.kr

2024-05-2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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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한때 평화의 상징으로 불리던 비둘기, 거리에서 만나면 잘 피하지도 않아 불편할 때가 많습니다.

    거리뿐 아니라 지하철 역사 안까지 출몰한 비둘기 때문에 지난 1년간 1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고 하는데요.

    비둘기 퇴치를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습니다.

    이주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신도림역]

    지하철 역사 내 비둘기 한 마리가 푸드덕거리며 날아다니자 이를 피하는 시민들

    헉!

    【 인터뷰 】박은혜 / 서울 관악구
    "비둘기에서 병원균이 많이 있는 걸로 아는데 날개를 파닥거릴 때마다 최대한 피해서 근처에 가지 않으려고…."

    【 인터뷰 】김이준 / 경기 파주시
    "지하철 기다리다가 비둘기가 자꾸 다가오니까 다른 칸으로 가버리고…."

    【 인터뷰 】한다혜 / 서울 관악구
    "특히 여기 먹거리 주변에 비둘기가 항상 있고, (음식을) 먹고 싶어도 사 먹지 않게 되고 좀 불편해요."

    가게 앞에 모여드는 비둘기로 상인들은 곤란할 때가 많습니다.

    【 현장음 】지하철역 상가 상인
    "(비둘기 많이 보시나요?) 네, 자주 들어와요. 기분이 안 좋죠…."

    지난 2023년 1월부터 1년간 서울 지하철 역사 안에서 비둘기 때문에 불편하다는 민원은 모두 131건.

    합정역, 신도림역, 왕십리역 순으로 민원이 많았는데,

    역사가 한강과 가깝고

    역사 안에 비둘기 먹이가 될 만한 음식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도림역은 입구엔 빵집이, 근처엔 백화점과 아파트가 위치해 있어 비둘기가 배를 채우거나 둥지를 짓는 등 생활하기에 적합한 상황입니다.

    【 인터뷰 】강언구 / 서울 신도림역장
    "휴식하시는 시민들이 여기(공원)에서 음식을 많이 드시거든요. 음식을 드시고 흘리시는 경우…. 백화점 관계자하고 주변 아파트 관리소장님하고 고충을 이야기하다 보니까 (비둘기가) 집을 짓고 번식을 해서 민원이 많이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역사 내 갑자기 나타난 비둘기는 사람들에게 감정적으로 불편함만 주는 건 아닙니다.

    앞서 지난 2022년 4월 신도림역에서는 비둘기를 피하려고 고개를 숙이다 한 시민의 눈 부위가 찢어지는 사고가 났었고,

    2021년 8월 노원역에서는 비둘기 퇴치 작업 중 청소용 밀대가 접촉돼 전차선이 단전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비둘기를 평화적인 방법으로 지하철역에서 퇴치해 보자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올해 초 합정역은 1, 3, 4번 출구에 비둘기의 상위 포식자인 맹금류 사진을,

    신도림역은 비둘기의 천적인 황조롱이 모형을 설치했습니다.

    【 인터뷰 】강언구 / 서울 신도림역장
    "(황조롱이) 모형을 설치하고 계속 황조롱이 울음소리를 내서 (비둘기를) 안정적으로 내쫓고 고객님들이 지하철을 이용하실 때 불편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

    【 인터뷰 】김이준 / 경기 파주시
    "(맹금류 사진을) 볼 때마다 이게 진짜 될까? 생각을 했었는데요, 허수아비 같은 게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 인터뷰 】박영주 / 경기 파주시
    "(맹금류) 사진이 좀 더 크거나 여러 개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효과적인 비둘기 퇴치를 위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최근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도 대책을 내놨습니다.

    우선 비둘기가 앉지 못하도록 뾰족한 침이 부착된 장치인 버드스파이크를 뒀습니다.

    버드스파이크는 여기 뚝섬역을 포함해 비둘기가 자주 오가는 서울시내 지상역사 5곳에 우선 설치됐습니다.

    공사는 비둘기 등 조류를 보호하기 위한 조류 충돌 방지장치도 여의나루역 등 4개 역, 8곳에 시범 설치했습니다.

    지하철 출입구 근처의 투명한 창에 조류가 자주 충돌하는데, 이곳에 충돌 방지 필름을 붙여 사고를 막겠다는 겁니다.

    조류 충돌 방지장치는 앞으로 200여 개 역에 단계적으로 설치될 예정입니다.

    TBS 이주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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