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영화 <신문기자> 감독, "2번 거절했던 영화, 연출 맡은 건 심은경 배우 덕"

문숙희

tbs3@naver.com

2019-10-16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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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신문기자<사진=연합>
영화 신문기자<사진=연합>
  • *내용 인용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19. 10. 15. (화)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영화 <신문기자>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영화 <신문기자> 카와무라 미츠노부 PD


    ◑ 김지윤 : 이브닝쇼에서 휴식을 선물합니다. 이브닝 카페 시간입니다. 정부의 외압 속에서도 진실을 좇는 신문기자 역할을 우리나라 배우인 심은경 씨가 맡아서 한국에서도 화제가 됐죠. 영화 <신문기자의> 후지이 미치히토 감독, 그리고 카와무라 미츠노부 PD 모셨습니다. 어서 오세요. 아직 한국에서는 개봉 전이고요. 17일에 목요일입니다. 오는 17일에 개봉 예정입니다. 이 신문기자, 영화 내용을 조금 짧게 소개를 해 주시겠어요?

    ▷ 후지이 미치히토 : 네. 요시오카라고 하는 한 명의 기자가 자신의 신문사로 들어온 제보 팩스를 받게 됩니다. 그 팩스에는 양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요. 이게 대체 뭐지 하고 쫓다 보니까 국가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점점 여러 가지로 알아가게 됩니다. 그런 와중에 국가에 속해있는 내각정보조사실이라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공무원인 스기하라라는 남자도 이 일에 대해서 알게 되고, 이 스기하라라는 공무원과 이 기자, 두 축으로 이야기가 전개가 됩니다.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통해서 이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여주는 사회파 엔터테이먼트 영화입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이 요시오카 역을 이제 우리나라의 심은경 씨가 맡게 된 걸로 제가 알고 있는데, 사실 저는 일본영화 하면 휴머니즘, 잔잔한 영화, 이런 걸 많이 봤어요. 그래서 정치상업영화는 많이 못 봤는데, 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신문기자, 약간 굉장히 하드한 그런 정치상업영화 같은데,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떤 것인지 여쭤보고 싶은데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지금까지 일본에서는 요 수 년 동안 꽤 오랜 시간 동안 정치를 테마로 한 영화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굉장히 큰 정치적인 흐름과 함께 영화에 대해서도, 매스컴에 대해서도, 언론에 대해서도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있었기 때문에 정치를 다룰 수 없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러면 제작하기가 굉장히 부담스러우셨을 것 같은데, 그런 얘기를 들었어요. PD님이 감독님을 모시려고 굉장히 노력을 많이 했다. 2번 감독 제의를 거절을 했다라는 얘기를 들었는데, 왜 거절을 하셨는지? 아무래도 압박 때문에 그런 건가요?

    ▷ 후지이 미치히토 : 처음에 기획서를 받았을 때 이 작품의 제목이 신문기자잖아요. 그런데 저는 신문이라는 것을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세대고, 뉴스라는 것은 어플이나 컴퓨터로 보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리고 선거나 정치에 전혀 무관심한 사람이고, 오로지 영화만 알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제대로 알지도 못 하고 이런 영화를 만들었다가 공격을 받는 것도 두렵기도 하고, 또 어떤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가 있었기 때문에 2번이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그랬더니 카와무라 프로듀서께서 모르기 때문에 더욱 더 객관적이고 플랫한 시선으로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다. 꼭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하셨고, 그래서 용기를 내서 하게 되었습니다.

    ◑ 김지윤 : 실례지만 우리 감독님 나이가 얼마나 되시나요?

    ▷ 후지이 미치히토 : 33살입니다.

    ◑ 김지윤 : 진짜 젊구나. 한국, 사실 일본사람들이 정치에 별 관심이 많지 않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데 젊은 세대면 조금, 네. 지금 33살이라고 말씀을 하셨으니까 굉장히 관심이 없었을 것도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해요. 그런데 일본사람들 정치에 관심이 좀 없는 사실인가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네. 맞는 말씀이십니다. 일본에서는요, 정치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여럿이 함께 있는 회사나 학교에서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일반적으로 정치혐오를 하는 그런 상황이 굉장히 강하고요. 그리고 개인들이 정치를 멀리 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어릴 때부터 학교에서 그러한 이야기들은 해서는 안 된다고 교육을 받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이야기가 조금 길어지는데요. 사실은 국민들이 정치를 싫어하고, 정치에 관심이 없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현재의 정치의 체제를 유지하는 데는 더 좋기 때문에 국민들이 흥미를 갖지 않는 것을 정권은 좋아할 수도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러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신문도 읽지 않으셨다는 우리 감독님을 우리 PD님께서 어떻게 설득을 하셨어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지금의 일본에서 혹은 지금의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정치와는 뗄래야 뗄 수가 없다라고 이야기를 하고요. 그리고 우리는 보이지 않지만 정치의 영향을 받고 살고 있으며, 정치라는 것의 바탕 위에 서서 살아가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사실 일본사람들은 민주주의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이 없는데, 감독님께 정치에 흥미를 갖지 않고 계속 살아가는 것은 민주주의를 멀리 하는 일이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한국은 민주주의를 쟁취한 역사를 가진 그런 국민들이라고 할 수 있다면 일본의 민주주의는 주어진 민주주의라는 그러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일본 국민들은 민주주의를 갖게 된 것에 대한 고마움이 매우 희박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멀리 해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를 감독님께 말씀을 드렸고요. 그리고 이제까지의 정치영화나 신문, 이런 것들은 주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으로 이야기를 해나갔는데, 이번에는 똑같이 신문을 모르고, 정치를 모르는 젊은 세대의 감독이 이러한 주제의 영화를 다루었을 때 그야말로 신선하고 새로운 영화를 만들 수 있겠다라고 직관적으로 느껴서 감독님을 설득했습니다.

    ◑ 김지윤 : 네. 신문은 이제 보시나요, 그러면?

    ▷ 후지이 미치히토 : 다시 인터넷 뉴스로 돌아갔습니다.

    ◑ 김지윤 : 네. 요샌 다 인터넷으로 보니까요. 알겠습니다. 심은경 씨가 캐스팅이 됐어요. 그런데 이건 제가 혼자 생각해보건대 주인공 캐스팅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겠다. 이게 원래 체계에 기반이 된 거잖아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현 정권에 반대한 내용도 나와 있고, 비판하는 내용도 나와 있을 수 있고, 그렇다면 이 역할을 하겠다고 나서는 여배우나 주인공이 쉽지는 않았겠다, 찾기가. 그래서 심은경 씨가 캐스팅이 된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이 좀 드는데, 어떻게, 그런 것도 있고, 제작과정에 또 여러 가지 힘든 점이 있었을 것 같은데, 조금 이야기 듣고 싶은데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특별히 다른 일본 배우를 캐스팅하는 게 어려워서는 아니었고요. 처음부터 심은경 씨를 생각하고 캐스팅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심은경 씨가 일본에서 활약하고, 활동을 한다라고 해서 저희 회사에 인사를 하러 왔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심은경 씨의 팬이기도 했고요. 볼 때마다 매우 천재적인 여배우라는 생각을 했고, 여러 가지를 해낼 수 있는 배우라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이 어려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는 심은경 씨밖에 없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아직 나이가 많지도 않은데, 굉장히 지적이면서도 또 직업의식이 있고, 충실히 살아가고 있고, 목적을 해내기 위해서 열심히 힘을 내는 그런 파워를 가진 배우이기 때문에 이 영화를 시작할 때 찬스다 생각을 하고 심은경 씨에게 캐스팅 제의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다른 배우들에게 따로 제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 김지윤 : 그럼 심은경 씨 나온 한국영화를 본 적이 있으신 건가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대부분 다 봤습니다. 드라마도 봤습니다. 어릴 때 나온 드라마도 봤습니다.

    ◑ 김지윤 : 팬이셨구나. 그렇군요. 어떠셨어요, 우리 감독님은? 심은경 씨의 연기가?

    ▷ 후지이 미치히토 : 네. 사실은 아까 나온 이야기에서 제가 2번이나 연출 제안을 거절했는데, 그것을 받아들이게 된 큰 이유 중에 하나가요. 심은경 씨와 마츠자카 토리라는 이 두 사람을 캐스팅한다는 이야기, 그 두 사람과 함께 후지이 감독이 같이 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심은경 씨는 사실 언어장벽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고, 다른 데서도 주연을 여러 가지 하셨는데, 이번에 이 영화를 하는 것에 대한 약간의 부담이 있으셨을 거라는 생각도 들었고, 마츠자카 씨는 특히나 일본에서는 있었던 적이 없는 이러한 사회파 영화에서 주연을 맡게 된다는 데 있어서 배우로서 굉장히 큰 프레셔를 느끼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훌륭한 두 사람이 한다고 하는데, 나 같은 이런 젊은이가 거절을 하는 것은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약간 등을 떠밀리듯이 제가 수락을 하게 됐습니다. 심은경 씨는요, 정말로 훌륭한 여배우였습니다. 저도 굉장히 많은 것을 심은경 씨를 통해서 배우게 되었고요.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왜 일본의 여배우들은 이것을 해낼 수 없는가. 그것이 너무나 속상하다는 말씀을 하시는 일본의 감독님들, 프로듀서님들, 매니저 분들이 많이 계셨고, 그 말씀들이 저에게는 가장 큰 칭찬이었습니다. 매우 짧은 촬영기간이었지만 놀라울 정도로 농밀한 시간이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제작과정에도 조금 어려움이 있으셨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 군데서 압박이 좀 있었을 것도 같고, 또 배급하고, 이러는 과정에서도 힘들지 않았을까. 정치를 다룬 영화, 특히나 현 정권을 다룬 영화라면 우리가 보통 그렇게 생각들을 하거든요. 혹시 이런, 이런 일이 있었다, 풀어주실 사례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 후지이 미치히토 : TV 광고가 안 됐습니다.

    ▶ 카와무라 미츠노부 : 일단 이 이야기가 현재진행형이면서 해결되지 않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잖아요. 그래서 조심스러운 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실명으로 모든 영화를 이야기하고 싶었는데요. 실명으로 하면 여러 가지 안 되는 부분들이 이야기의 폭이 매우 좁아지는 것도 있고, 또 좀 더 위험한 부분도 있기 때문에 결심을 하고 실명을 버리고, 가명으로 인물의 이름을 정하기로 했습니다. 압력이라는 것은요,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라 요즘은 동조압력이라고 해서 가만히 말없이 이걸 따라오지 않으면 안 된다는 분위기라는 게 존재하는데요. 그래서 직접적인 압력은 없었지만 분위기로서 약간 따돌림이라든지 어떤 그런 식의 느낌으로 분위기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그러한 분위기나 압력을 받지 않기 위한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했을 때 아주 크게 아예 벌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크게 벌이고 당당하게 가는 것이 가장 낫겠다고 생각을 하고, 처음부터 150개 스크린에서 상영을 하겠다라는 규모를 크게 잡고 진행을 했습니다. 그것이 실제로 가능해졌었고요. 이렇게 크게 가다 보면 저절로 화제가 되기 때문에 압력을 줄 수 있는 사람도 많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게 아주 맞아들었고요. 그래서 일단 인터넷상으로 굉장히 선전효과를 많이 보았고요. 소위 말하는 인터넷 우익이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인터넷 우익들의 어떤 반발이나 공격이 전혀 없었습니다. 대신에 극장에 편성 담당자들이나 아니면 우리 제작사도 좀 큰 회사이긴 한데요. 제작사 내부에서는 좀 압력들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들은 나중에 듣기는 했습니다.

    ◑ 김지윤 : 일종의 정공법으로 가기로 결심을 해서 생각보다 좋은 성적을 거뒀다는 말씀이신데, 지금 보면 6월에 개봉을 했어요, 지난 6월에. 그리고서 40만 이상의 관객을 동원을 했다. 이게 그러면 굉장히 잘된 것이다라고 볼 수가 있는 건가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생각보다 많이 성공한 수치, 깜짝 놀랐습니다.

    ◑ 김지윤 : 그러셨군요. 마지막으로 한국영화, 물론 많이 보실 거라고 생각을 해요. 영화를 관계자이시다 보니까 많은 영화들을 보실 텐데, 한국영화 중에서 좋아하는 작품이라든지, 특별히 감독 혹은 배우 하나씩만 딱 말씀을 해 주시면 어떨까요?

    ▷ 후지이 미치히토 : 한국의 감독님들은 쿠로사와 감독님이나 오즈 야스지로 감독님의 영향을 받아서 공부했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하시는데, 실제로 일본인인 저는 10대 때부터 한국영화를 굉장히 많이 보았고, 한국영화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봉준호 감독님, 박찬욱 감독님, 이창동 감독님 등 수없이 많은 영화들을 보았고요. 작년에 보았던 영화 중에서는 가장 좋았던 것이 <택시운전사>였습니다. 그리고 송강호 씨의 굉장한 팬입니다.

    ◑ 김지윤 : 그러시군요. 우리 PD님께서는 혹시?

    ▶ 카와무라 미츠노부 : 이창동 감독님을 좋아해서 모든 작품을 보았습니다. 하나를 고르라고 하셔도 전부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지윤 : 이렇게 또 존재감이 빛나시는군요.

    ▶ 카와무라 미츠노부 : <밀양>.

    ◑ 김지윤 : 그러시구나. 이창동 감독님 두 분께 다 꼽혔습니다.

    ▶ 카와무라 미츠노부 : 밀양 같은 영화를 만들고 싶다고 생각합니다.

    ◑ 김지윤 : 그러시군요. 알겠습니다. 지금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 굉장히 의미 있는 영화를 만들어주신 두 분입니다. 한국도 그렇고, 전 세계적으로 지금 가짜뉴스 그리고 언론이, 특히 저널리즘이 바로서야 된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오늘 일본에서 정말 중요한 작품, 진실을 찾는 신문기자라는 작품을 만드신 두 분 미츠노부 프로듀서님 그리고 미치히토 감독님을 모시고 말씀 나눠봤습니다. 이렇게 영화 같은 많은 예술 분야에서 이야기들 많이 나누면서, 또 한일 간의 교류도 활발해졌으면 좋겠다고 혼자 생각을 해봤습니다. 작품은 제가 꼭 극장에서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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