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상가 '불법전대', 뿌리 뽑는다더니...

김경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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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2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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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
    상가를 빌린 사람이 직접 장사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웃돈을 받고 다시 빌려주는 행위를
    전대라고 합니다.
    그런데 공공기관이 소유한 지하상가를
    저렴하게 임대 받아 고리를 취하는 불법 전대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습니다.
    당국은 속수무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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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소유의 지하상가에서 판치는 불법전대 구조입니다.
    서울시설공단이,
    상가 운영과 임대를 맡을 수탁업체를 선정합니다.

    임차인이 수탁업체에게,
    보증금 1천여만 원,
    월세 2백만 원 정도를 내고
    상가를 임대 받습니다.

    그런데 이때 임차인이 직접 상가를 운영하지 않고,
    은밀한 계약을 통해 웃돈을 받아
    전차인에게 상가를 다시 빌려줍니다.

    이 과정이 바로,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제 6조 1항을 어기는
    불법전대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국정감사.
    공공기관이 소유한 지하상가의 불법 전대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현장음> 박원순 서울시장(2012년 서울시 국감 당시)
    "오늘 의원님 말씀 들으면서
    저도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굉장히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전대가 이뤄지고 있는 것을
    방금 여러 자료를 통해 봤기 때문에
    저는 의원님 말씀을 들으면서
    전면적인 감사를 해야 할 것 같고요."

    7개월 정도가 흐른 지금,
    지하상가의 왜곡된 임대구조를 바로잡기 위해,
    당국이 기울인 노력은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전화녹취> 서울시 관계자
    "아마 기동반이라도 만들어서
    지금 한번 움직여볼까 계획을 세워서,
    그렇지 않아도 내일 회의도 한번 하거든요.
    지금은 뭐 특별한 동향은 없습니다. 전대와 관련해서는…"

    전화녹취> 서울시설공단 관계자
    "확인을 한번씩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전대가 아주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드러나는 경우들이 별로 없습니다."

    직접 지하상가에 찾아가 실태를 살펴봤습니다.

    인터뷰> 'ㄱ'지하상가 A상인
    "얼마나 내냐고요? 거의 8백만 원에서 천만 원…"

    인터뷰> 'ㄱ'지하상가 B상인
    "월세 6백만 원이요. 그러니 얼마나 팔아야겠어요.
    마진도 없는데…"

    인터뷰> 'ㄱ'지하상가 C상인
    "7백만 원, 월세가.
    그런데 중앙으로 갈수록 더 사람들이 밀집하잖아요.
    더 세요. 저기 가운데 같은 경우는 천만 원 정도…"

    월 2백만 원 정도로 저렴하게 임대받은 공공재산이,
    무려 월 6백만 원 부터 1천만 원 이상까지.
    불법전대는 여전했습니다.

    근처 부동산 중개소도,
    여전히 은밀한 거래를 중개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 'ㄱ'지하상가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
    "여기는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7백5십만 원이고
    권리금 8천만 원. 그렇게 비싼 건 아닌데,
    왜냐하면 여기가 끝이잖아. 여기보다 자리가 좋으면,
    대게 보증금 1억 원에 월세 천만 원 이렇죠.
    이 양반(전대인)이 거의 월에 6백만 원을 먹는 거야.
    세금도 다 장사하는 사람(전차인)이 내주니까,
    세금 낼 것도 없이 100% 6백만 원을 먹는 거야.
    거의 평생이지."

    무려 10억 원 대 금액으로
    상가 임차권을 거래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이를 '매매'라 표현하는데,
    이러한 방법은 증여의 수단으로 악용된다고도 합니다.

    인터뷰> 'ㄱ'지하상가 주변 부동산 중개업자
    "대게 10억이 넘어가요. 예를 들어, 누가 돈이 있어.
    그런데 딸한테 옷가게를 해주고 싶어.
    그런데 내가 십억을 주면 이게 증여가 되잖아요.
    그럼 이거(지하상가)를 해줄게 그러면
    서울시에 드러나는 것은 보증금만 드러나는 거야.
    나머지는 다 숨겨져 있는 재산이죠.
    그걸 다 현금으로 왔다 갔다 하는 거지. 부동산도 안 껴.
    서울시설공단하고 직접 임대차 계약을 체결하는 거지.
    그래서 증여수단으로 많이 쓰이는 거지.
    수익률로 따져 봐요. 엄청나요."

    공공의 것을 놓고 중간마진을 챙기며,
    세금탈루는 물론,
    공정한 공유재산 관리를 훼손하는 불법 전대행위.
    지하상가의 왜곡된 임대구조가 여전히 판 치고 있습니다.
    tbs 오정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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