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인터뷰 제 2 공장] 한반도 역사적 전환기! 우리가 나아갈 길은?

백창은

tbs3@naver.com

2018-05-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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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bs '김어준이 뉴스공장' 출연한 도올 김용옥 선생 <사진=안경원 기자>
tbs '김어준이 뉴스공장' 출연한 도올 김용옥 선생 <사진=안경원 기자>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3부-4부


    [인터뷰 제 2 공장]

    한반도 역사적 전환기! 우리가 나아갈 길은?

    - 도올 김용옥


    김어준 : 남북정상회담 어마어마하게 큰일이죠. 이 정도 큰일이 벌어지면 큰분과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 큰분을 모셨습니다. 도올 김용욕 선생님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직접 나오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용옥 : 네, 반갑습니다.



    김어준 : 간만에 봬서 반갑고요, 선생님.



    김용옥 : 큰분이라고 했는데 꼭 CBS에서 히트를 쳐야 거기서 나중에 부르니까 나는 여기는 올 수 있는 자격이 없는 거예요?



    김어준 : 아니요. 저희가 먼저 모시려고 했는데 너무 바쁘실 것 같아서.



    김용옥 : 감사합니다. 배려를 해 주셨네요.



    김어준 : 그리고 차분하게 전체를 돌아보신 후에 생각을 정리하실 때 쯤 저희가 모시려고. 자, 남북정상회담이 이제 일주일 지났습니다. 딱 일주일 지났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있었으니까요. 하루 종일 대단한 사건이라고 다들 느끼면서 장면을 봤는데 선생님이 보신 남북정상회담 소회 혹은 '이야, 저 장면 봐라.' 이런 장면들, 왜 그런지 설명해 주시고요. 어떻게 보셨습니까, 정상회담?



    김용옥 : 제가 특별히 그 정상회담 장면을 본 것에 대한 소회는 여기서 논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그것은 국민들 전체가 느낀 대로 나도 느낀 것이고 그리고 누구의 목소리가 더 특별할 게 없어요. 그러니까 모든 사람이 공감을 한 거예요. 공감을 하고 어떠한 지식인이든, 길거리에서 정말 작은 점포를 하고 있는 할머니든 이것을 바라보는 눈을 똑같았다는 얘기죠.



    김어준 : 그런 것 같습니다.



    김용옥 : 그러니까 우리 민족사에 이렇게 위대한 계기는 없었고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같이 느낀 계기가 없었다는 거죠. 무슨 얘기냐 하면 여태까지 이런 정상회담이라는 것이 전체가 직접 중계된 적이 없잖아요.



    김어준 : 전체 과정이. 맞습니다.



    김용옥 : 이건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께서 가셨을 때만큼 전 국민이 호응하지 않고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고 그런 어수선한 분위기처럼 호도된 측면도 있으나 사실은 그때보다 훨씬 더 국민 전체의 공감이 강렬했다는 거죠.



    김어준 : 이번에는. 직접봤기 때문에, 내 눈으로.



    김용옥 : 직접 봤고. 그러니까 그 얘기는 언론의 왜곡이 개입할 여지가 없이, 여태까지는 전부 언론의 보도를 통해서 본 것이고 지금은 언론은 필요 없고 직접 국민들이 보고 느낀 거예요.



    김어준 : 저도 그게 가장 강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에. 로데이터를 본 거죠. 그런데 선생님이 보셨던 장면 중에 '이 장면이야. 이거 정말 대단한 장면이야.' 하셨던 건 어떤 순간이었습니까?



    김용옥 : 저는 이번 정상회담에 있어서 '어떤 장면이 멋있다.' 이렇게 집어낼 데가 없어요. 다 훌륭하기 때문에. 그런데 집어내라고 하라면 뭘 집어내냐면 그 모든 과정을 누가, 뭐 하나님이 연출했다고 하면 그 연출의 배역들, 그 인간들이 위대했다는 거예요. 하다못해 처음에 북한에서 열두 명의 호위가 우루루 쏟아져나올 때 그때부터 저는 벌써 북한 청년들의 힘을 느꼈고.



    김어준 : 임팩트 있었습니다.



    김용옥 : 똑같은 우리 젊은 청년들인데. 그리고 예를 들면 여기에 문재인이라는 인간과 김정은이라는 인간의 인간적인 만남, 인격적 교감, 어떠한 연출로도 되지 않는 그들 자체의 어떤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진정성. 이런 교감이 이번 회담을 위대하게 만들었고 그 과정을 국민들이 보거나 전 세계인이 보기에 특이하다. 그것은 역시 우리나라가 뭐니 뭐니 해도 유교문화권이라는 사실이 중요한 겁니다.



    김어준 : 그게 기여한 바가 크다?



    김용옥 : 네, 유교문화권이라는 것. 그러니까 서양 말에는 '효' 라는 말도 없어요. 서양 사람들에게 효라는 게 번역이 안 됩니다. 우리는 다 있는 줄 알았는데 서양 말로 'Filial piety' 라고 번역하는데 합성어거든요. '효' 라는 말이 없어요. 그러니까 어른을 공경한다든가 그리고 서로 간에 어떤 배려를 하는 자세라든가. 카메라가 뒷걸음질을 치는데 김정은이 "저리 가라." 그러면서....



    김어준 : 카메라가 뒷걸음질을 치다가 부딪힐 상황이 되니까 문재인 대통령을 살짝 보호하면서 카메라를 치우는 장면.



    김용옥 : 리설주와 김정숙 여사의 만남에서 느끼는 모녀 같은 그러면서도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해 주는 인간적인 모습, 그런 것이 사실은 김정은이라는 사람의 교육 과정이 괜찮았다고 봐야죠.



    김어준 : 그것도 많이 느끼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그러니까 한 체제의 정상의 품위를 잃지 않으면서도 예의는 다 제대로 지키는.



    김용옥 : 예의를 지켰다는 거죠.



    김어준 : 그리고 그 안에서 묘하게 연장자에 대한 배려나 존경도 느껴지고, 그런데 그게 비굴하지 않고. 그건 외국인들은 못 느끼지만 우리는 확 느끼지 않습니까?



    김용옥 : 그렇죠. 외국인들은 그걸 느끼지 못하죠. 그러니까 한국인의 정서의 극적인 반전, 그것도 아마 이번 정상회담의 특이한 거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의 위상이 아주 한국 사람들에게서 최악으로 떨어져 있었던 말이죠. 김정은이 아주 흉악한 놈이고, 말도 안 되고, 계속 미사일 쏘고, 전쟁이 바로 올 것 같은. 그러니까 거기서 바로 반전의 강도가 셌다는 거죠.



    김어준 : 워낙 강했습니다.



    김용옥 : 그 반전의 강도가 셌고 그리고 여태까지의 모든 회담과 우리 정상회담과 다른 점은 북미정상회담이라는 그 전제 하에서 국민들이 이걸 봤기 때문에....



    김어준 : 네, 중간 과정으로.



    김용옥 :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꼴통이라도 자기들이 모시는 자기들 꼴통, 아무리 우리나라도 우파 꼴통이라고 해도 그들이 모시는 최고 상전은 미국 아니에요? 그런데 미국이 만날 건데 그런 상황에서 이 상황을 겉으로 뭐라고 욕짓거리를 하든지 간에 속으로는 얼대로 어는 거죠.



    김어준 : 저거 잘돼야 되는데....



    김용옥 : 뭔가 이게.... 그래서 그러한 북미정상회담의 전제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 역할이 돋보이게 되는 거고 이것이 이것 자체로 완결되는 것이 아니라 더 중요한 과제가 앞으로 풀릴 그러한 과정에서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면에서 굉장히 의미 있었던 거죠.



    김어준 :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가정 교육이 잘 됐다고 평가를 하셨고.



    김용옥 : 저는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유학했던 유학 과정에 대해서 상세한 보고를 받았는데....



    김어준 : 그래요? 좀 알려 주십시오.



    김용옥 : 베른이라는 도시가....



    김어준 : 스위스 수도죠. 조그맣고 예쁩니다.



    김용옥 : 조그맣고 예쁘고. 가 보셨죠?



    김어준 : 네.



    김용옥 : 그런데 그 아름다운 도시에서 김정은이 있던 곳에서 학교까지, 거기가 독일 문화권인데 그 학교까지 한 300m 정도 거리밖에 안 돼요.



    김어준 : 굉장히 가까웠네요.



    김용옥 : 그래서 4년을 넘게 거기를 매일 걸어다녔습니다. 그런데 그 걸어다닌 길이 정말 아름다워요. 그런데 원래 김정은의 어머니라는 분은 제주도 여자인데 오사카에 살다가 59년인가 60년 때쯤에 북송선을 타고 간 분이거든요. 그래서 자식을 셋을 낳았는데 그때 몸이 아파서 엄마는 못 가고 이모가 갔어요. 고영숙이라고. 이모부하고 갔는데, 이 사람들이 대사관 직원으로 등록을 해서 이 친구는 거기 학적부를 보면 박은으로 되어 있습니다. 박씨로 해서. 그런데 5년 가까이, 그러니까 만 4년 동안 학교 다닌 기록을 보면 교장 선생님의 얘기가 "일체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다. 특별한 애라고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들 얘기가 "자기의 어떤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분발해서 달성하고야 마는 그런 아이였다." 이런 말을 하고, 학적부를 보면 수학 점수가 월등히 높아요. 그런 것을 보면 머리가, 수학을 잘한다는 게 어학보다 수학 능력이 뛰어났다. 그리고 고영희가 자기 아들을 거기 보낸 것은 우리가 외국 보내는 것과 개념이 달라요. 왜냐하면 북한에다 보내면 특별하게 고립된다는 거예요, 북한에서는.



    김어준 : 거꾸로?



    김용옥 : 거꾸로. 북한에서는 누구나 알기 때문에, 김정일의 아들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제대로 교육을 받을 길이 없다. 그래서 중립국가인 스위스를 택해서 대사관 관원의 아들로 해서 위장시켜서 다니면....



    김어준 : 보통 사람의 삶을 살도록 한 거군요?



    김용옥 : 아주 보통 사람의 삶을 살아야 한다. 이게 소원이었대요. 그래서 일체 보통 사람 이상의 의식을 주는 행위를 못 시키게 했대요.



    김어준 : 그래서 가정교육을 말씀하셨구나.



    김용옥 : 그렇게 했고 5년 동안 얘가 제일 친한 친구가....



    김어준 : 얘가. 선생님은 그렇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김용옥 : 포르투갈 출신의 미카엘로라는 애가 하나 있었는데 그 5년 동안 우정이 한 번도 금이 간 적이 없어요. 둘 사이가 금이 간 적이 없고, 하여튼 농구를 좋아하고 그런 여러 가지가 있지만 상당히 정상적인 인간이었다고 하는 것이 스위스의....



    김어준 : 종합적인 평가다? 문제를 일으킨 적도 없고 그리고 수학을 잘한다는 것은 합리적 추론 능력이 뛰어나다는 거죠. 그런 것도 있고, 정상의 범주에 있는 활동만 했다.



    김용옥 : 정상적인 인간이었다.



    김어준 : 한마디로 정상적인 인간이었다. 보통 사람처럼 키우고 싶어 했다.



    김용옥 : 어머니가.



    김어준 : 그래서 가정교육이 잘됐다고 말씀하신 거구나. 제가 김정은 위원장을 보면서 그날 이전에 걱정했던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남쪽을 만날 때는 말도 통하고 우리가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있으니까 실수가 있더라도 이해해 주고 넘어가고 할 텐데 과연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대통령 트럼프, 예측이 쉽지 않은 그 사람을 만나서 상대할 만한 능력이 있을까 굉장히 걱정했거든요, 저는. 어떻게 보셨어요?



    김용옥 : 김정은은 우선 독일어를 거의 완벽하게 합니다. 그리고 영어도 상당히 잘합니다.



    김어준 : 그렇게 알고 계십니까?



    김용옥 : 영어를 상당히 잘하고 스위스에서는 독일어로 공부했고 영어도 같이 써야 되기 때문에 계속 거기서 가정교육을 받아서 공부를 했고 북한에 돌아온 이후로도 영어 공부를 계속했답니다. 그래서 영어를 상당히 잘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그렇게 본다면 트럼프하고 공식적으로야 한국말을 쓰겠지만 중간중간에 아주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그게 어려서 몸에 익힌 언어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르단 말이에요.



    김어준 : 어른이 된 다음에 배운 회화하고는 다르죠.



    김용옥 : 다르죠, 어렸을 때 배운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트럼프라는 사람 자체도 돌연변이이긴 하나 찰스 다윈이 얘기했듯이 자연계의 모든 위대한 진화는 돌연변이가 없이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은 지금 자기가 김정은을 만난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 근원적으로 깽판을 칠 생각이 없어요. 어떻게든지 이걸 활용해서 자기의 모든 걸 해결해야만 하는.



    김어준 : 트럼프도 역시.



    김용옥 : 트럼프 역시 굉장히 절묘한 순간에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자기도 문재인 대통령을 배워서 어른답게 김정은한테 존경을 받는 듯한 시선으로 모든 걸 처리하리라고 확신합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김정은 위원장의 능력도 될 거라고 생각하시고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위원장을 몰아붙여서 일을 틀어지게 할 상황이 안 되기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지 않으신다. 그런 거네요?



    김용옥 : 그럴 뿐만 아니라 김정은이라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김어준 : 능력은 어떻게 보셨어요? 여러 가지 대화 능력이나 이런 걸 보셨을 때.



    김용옥 : 그거야 제가 말을 안 해도....



    김어준 : 그래도 해 주셔야죠.



    김용옥 : 김정은이 읽는, 원고겠지만 언어를 분석해 보면 저도 문장가잖아요. 탁월한 문장들입니다.



    김어준 : 괜찮습니까?



    김용옥 : 아주 훌륭한 문장이고 문장가로 제가 볼 때 어떠한 우리말의 고전적인 향수를 느끼게 하는 어법이 참 많아요. 그래서 나는 '북한의 지식인들이 살아 있다.' 이런 느낌을 가졌어요. 그런데 하여튼 김정은이 문재인 대통령한테도 그렇게 말했다고 하잖아요. "왜 우리가 핵을 쥐고 어렵게 사느냐. 어렵게 살 일이 뭐가 있느냐." 그랬지만 김정은이라는 사람은 하여튼 우리가 여태까지 오판을 한 이유가 이 사람이 진정으로 노리고 있던 것을 우리가 몰랐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김어준 : 뭘 원하는지, 진짜로 원하는 게 뭔지.



    김용옥 : 핵이라고 하는 것은 그들이 개발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그런 방식으로 휘몰았어요, 북한을. 그러니까 핵이라고 하는 문제는 제가 여기서도 옛날에 말씀드렸지만 국제적인 발언권을 얻기 위해서는 가장 값싼 방법이었단 말이에요.



    김어준 : 거꾸로 가장 값싼 방법이다? 핵 정도 쥐어야 미국이 주목해 준다?



    김용옥 : 세계가. 세계가 대접을 해 주고 그리고 언론이 문제가 되고 다른 방법으로 만약 이걸 동원한다면 온갖 외교 채널들을 동원해도 이게 안 되잖아요.



    김어준 : 안 먹혔죠.



    김용옥 : 그런데 그것은 무리한 개발임에 틀림이 없어요. 경제적으로 너무도 어려운 상황에서 그렇게 개발을 해내는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생각해 줘야죠.



    김어준 : 한편으로 우수성도 있다, 그 안에?



    김용옥 : 우리 민족의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는 그 최고의 시설을 가지고도 인공위성 쏘아 올리는 거 하나도 실패하고 이러는데 얘들은 그 탄도탄을 만들잖아요. 그러니까 그런 어떠한 민족적 저력 위에서 억지로 그냥 몇 개 만든 건데, 그게 또 그게 잘 맞아서 잘 터졌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런 것이 뭐냐 하면 김정은으로 볼 때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런 쇼는 그만하고 힘을 가지고 뭔가 우리 인민에게 근본적으로 도움이 되는 경제개발 쪽으로 나가야겠다. 그러니까 이것은 어떠한 의미에서 미치광이가 아니라 치밀한, 아까 수학을 잘했다고 했는데 수학적 계산에 의한 그야말로 영어로 하면 레셔널 프로세스를 거친 거라는 말이죠.



    김어준 : 이성적인 전략이었다?



    김용옥 : 이성적인 전략이었다.



    김어준 : 그게 미치광이처럼 보였지만 실제로는 대단히 이성적인 프로세스를 거쳐서 결국은 미국을 대화로 끌어들였고 그리고 이걸 지렛대로 해서 평화체제도 얻고 경제발전으로 나아가는 그런 순간을 맞이했지 않느냐. 그렇게 종합적으로 판단하시고, 그래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시는 거네요, 전반적으로?



    김용옥 : 높이 평가할 정도가 아니라 지금 자기 할아버지보다도, 그러니까 김일성보다는 김정일이 낫고.



    김어준 : 그렇게 보십니까?



    김용옥 : 네. 김정일보다는 김정은이 낫죠. 그러니까 백두혈통이라고 하지만 그것을 제가 좋아하는 것은 아니나 하여튼 백두혈통 내에서 진화가 있는 건 사실인 것 같아요.



    김어준 : 저는 꼬박꼬박 관계 정상화가 되어 가면서 김정은 위원장이라고 하고 있고 언론들도 그렇게 부르는데 선생님은 그냥 이름 부르셔도 돼요.



    김용옥 : 워낙 사랑스러우니까 그렇게 부르는 것이고 그리고 우리가 체제상으로도 얘기할 것은 김정일은 자신을 항상 '국방위원장' 이라고 불렀잖아요. 그런데 이 사람은 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왔어도 '국무위원장' 이라는 걸 알아야 된다, 우리가. 정상적인 국가의 행정수반으로서의 자기 포지션을 정하고 내려온 거예요, 국방위원장이 아니라. 이 말은 뭐냐하면 자기 아버지 시절의 선군정치의 피해를 이제는 청산하려는 자세가 있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은 선군정치라는 것 자체가 사실은 상당히 동구권이 몰락하고 이러한 과정에서 동구권에서도 군이 공산당을 배반하는 그러한 것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 당시 상황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단 말이에요. 그러나 사실은 선군정치 기간도 그 기간을 통해서 인민들의 행보는 상당히 자유로웠습니다, 오히려. 그 고난의 행군을 극복하는 과정이 그러한 선군정치라는 게 있었어도 속으로는 사실은 사실은 암시장이라든가 이런 것이 많이 허용이 되고, 인민들의 왕래라든가 이런 것들이 굉장히 폭이 넓어졌었거든요.



    김어준 : 장마당도 늘어나고 그랬다고 합니다.



    김용옥 :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군이 당 위에 형식적으로라도 있는 그것은 정상국가 체제가 아닙니다.



    김어준 : 그렇죠. 군이 앞서는 건 아니죠.



    김용옥 : 그래서 군이 당에 철저히 예속되는 공산당 체제를 정상 공산국가의 체제로 회복을 시키는 데 성공을 한 거죠.



    김어준 : 국방위원장에서 국무위원장이 된 것이 그런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김용옥 : 네.



    김어준 : 선생님, 이거 한번 평가해 주십시오. 저는 회담을 보면서 인터뷰하고 싶은 사람 목록 1번에 올라갔거든요, 김정은 위원장이. 저하고 김정은 위원장하고 인터뷰하면 잘 될까요?



    김용옥 : 과가 같아요, 두 사람이. 묘한 케미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서로 모습도 좀 비슷한 것이 있고. 그러나 상징적으로 처음에 하지는 마세요. 왜냐하면 이 나라의 전체적인 통합을 위해서 조금 보수적인 느낌이 드는 인물이 먼저 하도록 양보를 해 주고.



    김어준 : 저는 몇 번째로 할까요?



    김용옥 : 두 번째.



    김어준 : 감사합니다. 순서는 두 번째로 제가 정해졌고요. 보면서 저도 '잘 맞을 것 같다, 나랑.' 이런 생각을 했어요.



    김용옥 : 잘 맞을 거예요.



    김어준 : 인터뷰하면 정말 재미있게 인터뷰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김용옥 : 김정은 본인이 재미있어할 거예요.



    김어준 : 그건 제가 장담합니다. 그리고 다른 인터뷰에서 안 할 인터뷰, 하루 종일 얘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리고 저랑 인터뷰하는 걸 가장 편하게 여길 것이다, 그렇게 해 보면. 저는 생각하는데....



    김용옥 : 대한민국 사람들이 김어준 공장장의 너털웃음이 없이는 살 맛이 없다. 그런 사람이 최소한 5백만은 충분히 될 거예요.



    김어준 : 505만 명 정도 잡아 주십시오. 그럼 선생님이 2번으로 지정해 주셔서 저는 2번으로 추진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런데 중국이 왜 이렇게 안달이 난 겁니까? 중국 왕이 부장이 북한을 갔잖습니까? 보통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나서도 그랬고 특사 내려오고 나서도 그랬고 우리가 특사 북한에 보냈다가도 그랬고. 우리가 전 세계에 보냈거든요. 미국도 보내서 설명 막 해 주고 그랬는데 거꾸로 중국이 사람을 북한에 보냈어요. 이게 상징하는 바가 있을 것 같아요.



    김용옥 : 이번 성명서에 3자 또는 4자, 이 말에 3자라는 것 속에 중국이 빠져 있잖아요. 그게 묘한 뉘앙스를 풍기는 건데 그 설례가 없었던 건 아니라고 해도....



    김어준 : 그때는 중국을 뺀 게아니라 그냥 3자라고만 했습니다. 뭐가 들어간지 모르게. 2007년에는.



    김용옥 : 아, 그랬군요. 그런 의미에서 북한은 헌법 제1조의, 북한 헌법을 보면 자기들을 주체의 공화국이라는 말을 쓰거든요. 그러니까 얘들은 주체사상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헌법도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만큼 주체라는 게 결국은 역사적으로는 중국하고 소련, 양자를 갖고 노는 게 주체였거든요. 실제적인 정치 역학에 있어서는.



    김어준 : 등거리 외교 하면서.



    김용옥 : 그러니까 중국에게 항미원조라고 하는 굉장한 서로 간의 전우애가 있는 국가였지만 전쟁이 끝난 이후로도 끊임없이 갈등이 있어 왔어요.



    김어준 : 중국과 북한 사이에.



    김용옥 : 중국과 북한 사이에. 그런데 결정적으로 얘들이 그냥 확 돌아 버린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에 한중수교 과정에서 북한에 일말의 중국이 배려나 제스처가 없이 그냥 진행해 버렸거든요.



    김어준 : 배신을 당한 거죠, 북한 입장에서.



    김용옥 : 그때 엄청난 충격을 받죠. 그리고 92년에 한중수교 이루어지고 94년에 군사정전위원회에서 중국이 철수해 버리잖아요. 판문점에서 빠져 버렸어요.



    김어준 : 중국을 쫓아내죠, 북한이. 사실상.



    김용옥 : 그러니까 그런 식의 북한으로서는 중국이라는 존재에 우리는 예속되지 않는다고 하는 그 주체사상에 아주 철저한 이념이 있고 그러나 지금 현재를 볼 때는 우리 입장에서 볼 때는 중국을 빼놓고 이 동아시아 문제를 얘기할 수는 없는 것이고 한반도 문제도 얘기할 수 없는 것이고 중국을 어디까지나 포섭하는 입장에서 이 문제를 풀어 가야 되는데 북한으로 볼 때는 중국 사람들한테 조금 버티고 싶은 거죠. 그리고 그러한 것이 지금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는 저는 이런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번에 김어준 공장장하고 저하고 얘기했을 때도 시진핑이라는 인물이 개헌을 할 거냐, 안 할 거냐. 저는 "절대 안 할 것이다." 그렇게 얘기했는데 저는 정말 쌍디귿이 되어 버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에서 이건 나만이 똥이 된 게 아니라 전 세계의 중국을 사랑하던 지식인들이 면목이 없어진 겁니다. 면목이 없어지고 가장 중요한 것은 시진핑은 여태까지 새로 부상하는 그야말로 대국굴기라고 하는 그런 스타일의 중국의 행보와 어떤 세계의 리더로서의 세계인의 관심을 집중시켰는데 본인이 지금 개똥이 된 거예요. 그래서 중국이 더 이상 세계의 리더십에 도덕성을 클레임 못 해요. 이런 상황에서 짠 하면서 김정은이 등장하는 거거든요.



    김어준 : 그렇죠. 세계의 주목은 이제 김정은한테 가 있죠.



    김용옥 : 이게 뭐냐하면 시진핑의 도덕성이 몰락하면서 저는 과거만 해도 시진핑의 중국이 인류의 미래에 새로운 리더십의 청사진을 제공하고 미국은 트럼프가 이렇게 해서 완전히 미국은 꺼져 가는데 중국이라고 하는 새로운 리더십에 기대를 걸어 봐야겠다 그랬는데 이걸 완전히 바보스럽게도 역전시키면서 사실 중국은 존재 가치가 없어집니다.



    김어준 : 점점 줄어들고 있고.



    김용옥 : 줄어들고, 그러면서 김정은은 북한의 방향을 레디컬하게 틀어 버리면서 전쟁 광이 아닌 평화의 상징으로 부상을 하고 그러면서 다시 트럼프가 어떠한 국제적인 위상을 갖게 되는 거예요.



    김어준 : 계속 올라가고 있습니다.



    김용옥 : 그러면서 사이에 껴 있던 아베는 몰락하고. 그러니까 정신사적으로 볼 때 이러한 국제 역학 속에서 김정은은 중국에게 약간 버틸 만하다는 거죠. 그리고 중국의 입장에서는, 시진핑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서든지 북한의 구미를 돋궈서, 달래서....



    김어준 : 같이 가자.



    김용옥 : 너희들 너무 버티지 마라.



    김어준 : 혼자 가지 말고 같이 가자.



    김용옥 : 이런 제스처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는 거죠.



    김어준 : 그걸 북한이 너무 잘 알고 있고.



    김용옥 : 그리고 우리로서는 가장 염려스러운 면은 중국이 북한에게 너무 과도한 요구를 하면 안 된다는 거죠.



    김어준 : 그렇죠.



    김용옥 : 예를 들면 주한미군 철수라든가.



    김어준 : 북한은 그걸 원하지 않는다는 얘기를 여러 번 했다고 해요, 이미.



    김용옥 : 그러니까 사실은 문정인 교수도 약간 실수를 한 건데 무슨 얘기냐 하면 주한미군이 단계적으로 건국적으로야 어떻게 되든지 간에 지금 현 단계에서는 사실은 미군 패밀리가 여기 있는 것 자체가 사실은 이게 전쟁을 방지하는 볼모거든요. 그러니까 미국 사람이 이 땅에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는 유리한 겁니다.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전략적으로도, 북한도 왜 이걸 모르겠어요? 우리나라를 앞으로 평화의 국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오히려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있을 겁니다.



    김어준 : 김정일 위원장도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그런 얘기를 했다고 하죠. 동아시아전체로 보면 미군이 주둔하는 게 전체의 안정에 더 도움이 된다고 전략적 판단을 이미 북한이 했다고 하니까 그리고 이번에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하고. 주한미군 문제는 우리가 상상하듯이 북한이 자꾸 철수를 요구한다, 이건 정말 오래전 얘기고 이미 변했는데도 보수진영에서 자꾸 주한미군 문제를 끌고 나오죠.



    김용옥 : 그러니까 그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 보수라고 하지만 보수라고 하는 것은 불교에서 인간의 고뇌를 일체개고라고 하는데 그 근원은 아비디아라고 하는데 아비디아라는 게 무명, 단순하게 무지한 거예요. 무지해요. 그러니까 이게 공부를 해야지 공부를 안 하고 무지막지한얘기들을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김어준 : 그게 무지입니까?



    김용옥 : 무지. 불교에서 모든 게 무지 때문에 일어난다는 거거든요. 인간의 모든 것이.



    김어준 : 지금 전체적으로 큰 긴 역사에서 보자면 지금 당장 1년, 2년, 앞으로 몇 년이 아니라 백 년, 천 년 단위에서 보면 한반도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봐야 되는 겁니까?



    김용옥 : 그러니까 사실은 지금 가장 핵심적으로 문제가 되는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6.25전쟁이라고 하는 동족상잔의 비극, 이것의 세계사적 의미를 논해야 한단 말이에요. 브루스 커밍스는 이것을 진행된 과정을 보고 이건 사실은 미국에 의해서 유도된 전쟁이라고까지도 말했는데, 미국 학자가.



    김어준 : 해석을 그렇게 했죠.



    김용옥 : 그러니까 6.25전쟁이라고 하는 한국전쟁은 기본적으로 세계 질서를 2차 대전 후에 새로운 냉전 구도로 다시 개편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전쟁이고 거기에 우리가 희생된 거예요. 아주 뼈 아픈 희생이에요. 그러니까 소위 말해서 그래서 우리가 동아시아 30년 전쟁이라는 말을 쓰기까지 하는 것이 1945년에서부터 75년까지....



    김어준 : 베트남까지.



    김용옥 : 베트남까지 30년 동안 동아시아를 전쟁의 패러다임 속으로 휘몰아 넣으면서 세계는 안정과 번영을 누려 왔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러한 비극적인 것을 청산한 것이 닉슨 독트린이에요. 사실 닉슨이라는 인물이 워터게이트 이런 것 때문에 사실 우리가 나쁘게 바라보지만 닉슨은 사실 세계사적 인물이에요.



    김어준 : 우리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된 부분이 있다?



    김용옥 : 네.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세계는 동아시아에서는 더 이상 그러한 전쟁 패러다임 속에서도 안 끌고 가도 될 수 있었는데 남북한 본인들이 휴전이라는 것, 휴전이라는 말은 아직 휴식하고 있지만 우리는 전쟁 중이다. 그러니까 전쟁 중이라는 걸 가지고 반공이고 자국민들을 탄압하고 이러한 것을.... 그러니까 여태까지 한 정치라는 것은 휴전이라는 상태를 그냥 뜯어먹고 사는 승냥이들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러한 비극에서 이제 우리는 벗어날 때가 됐다. 그리고 전 세계가 벗어나기를 원하고 있고. 왜냐하면 중동문제 같은 것은 풀리지 않아요. 왜냐하면 중동은 지도자들의 타협에 의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에요. 이건 전 국민의 신앙체계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은 한 종교 내에서의 정통 이단의 싸움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게 없잖아요. 당장 김정은을 봐도 사랑스럽고 그냥 내일 합치면 합쳐도 우리가 내일 평양 가서 냉면 한 그릇 먹고 오자. 아무 문제 없잖아요. 그러니까 이러한 우리 문제는 합의만 보면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상호체제를 인정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이지만 두 개의 다른 정치 체제를 가지고 살아 가는, 당분간은 살아야만 할 민족이라는 새로운 의식이 생겨야 됩니다.



    김어준 : 그걸 인정하면 사실은 평화가 보장되는 거죠.



    김용옥 : 보장되는 거죠.



    김어준 : 두 개의 체제라는 걸 인정하고....



    김용옥 : 이건 서로가 서로를 그냥 다른 방식의 정치 체제를 우선 갖고 있고 서로를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거예요.



    김어준 : 선생님, 오늘은 여기까지 해야 되는데, 또 모셔야 되겠습니다. 김용옥 선생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용옥 :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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