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우리 다시 3·1운동] 우리말이 설 자리, 우리가 지키고 있나

양아람

aramieye@naver.com

2019-01-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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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에서 들어온 말들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말, 배경 사진은 우리나라 최초로 편찬을 시도했던 국어사전인 '말모이' 원고
외국에서 들어온 말들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우리말, 배경 사진은 우리나라 최초로 편찬을 시도했던 국어사전인 '말모이' 원고
  • 【 앵커멘트 】
    올해는 3·1운동이 일어나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tbs 뉴스는 [우리 다시 3·1운동]이라는 주제로 과거 100년을 들여다보고 앞으로 펼쳐질 100년의 역사를 어떻게 만들어갈 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올해는 3·1운동을 기념한 역사 영화들도 많이 나옵니다. 일제강점기 우리말 독립을 위해 싸웠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말모이'도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는데요.

    조상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우리말의 자리를 우리는 외국에서 들어온 말들에 너무 쉽게 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양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우리말에 일본식 한자어가 고스란히 스며든 것은 일본이 서양문물을 받아들이며 번역한 말들이 개화기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우리나라에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시민', '사회', '경제', 이런 말들이 일본에서 왔지만,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고 사전에서도 유래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INT 】이건범/한글문화연대 대표
    "일본은 서양 문물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왜 민주주의로 번역했는지, 이런 거를 정리해놓은 사전이 있어요. 이것이 일본에서 들어온 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본식 한자어를 그대로 가져온 '택배’, 한자와 영어를 섞어 만든 일본식 조어 '재테크’, 일본어 발음과 거의 비슷한‘기모’, 모두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와 있습니다.

    【 INT 】이윤옥/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일본 사람들은 말을 잘 만들잖아요. '집 택', '배달 배'를 써서, 아무 생각없이 받아다 쓴다 그럴게 아니라 우리도 만들어야지."

    '수요', '필요'라는 낱말을 '니즈(needs)'로, '장애물·문턱 없애기'를 '배리어프리(barrier free)'라고 하는 등 영어 표현이 많아지는 것도 문제입니다.

    【 INT 】이건범/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
    "외국에서 들어온 말을 대안 없이 막 쓰다 보면 일단 새로운 말을 만들만한 가능성을 없애버리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리말로 쓰고 있는 것을 외국어로 바꿔서 말하게 하는 영향까지 주거든요."

    【 INT 】이윤옥/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
    "자기 나라 말글을 살리려고 하는 노력을 포기하면 안 되죠. 그렇게 되면 자기 말글이 완전히 사라지고 그 자리로 다른 것이 들어와 버리거든요. 한 번 들어오면 잘 빼내기가 어려워요."

    한글학자이자 독립운동가였던 주시경 선생은 '자기 나라의 말과 글을 도외시하면 나라의 바탕은 날로 쇠퇴할 것이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tbs뉴스 양아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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