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한상진 기자 "윤석열과 15년 악연 당선무효로 마무리될 것" [봉지욱의 봉인해제]

김종민 기자

kjm9416@tbs.seoul.kr

2026-06-12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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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BS 라디오 (FM 95.1) [TBS FM 봉지욱의 봉인해제 ]

    방송일시 : 2026 6 12 ( )

    진행 : 봉지욱 기자

    출연자 : 한상진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봉지욱 기자 ( 이하 봉지욱 ) : 지난 20 대 대선 과정에서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되었죠 ?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최근 징역 2 년이 구형됐습니다 . 만약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사건에서 벌금 100 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확정되면 , 국민의힘은 20 대 대선 당시 국가로부터 보전받은 선거 비용 397 억 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반납해야 합니다 . 다음 달 27 일에 1 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인데요 . 이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분입니다 . 한상진 뉴스타파 기자 모셨습니다 . 어서 오세요 . 많은 분이 잘 모르실 수도 있는데 , 이 윤석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 개 혐의 중 1 개 혐의에 대해서는 우리 한 기자님이 직접적인 당사자이시잖아요 ?

     

    한상진 기자 ( 이하 한상진 ) : , 제가 당사자입니다 .

     

    봉지욱 : 그게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설명해 주시죠 .

     

    한상진 : 다른 게 아니라 2019 년 윤석열 씨가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할 때였습니다 . 당시 최대 쟁점 중 하나가 7 년 전인 2012 년에 있었던 의혹인데요 .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뇌물 수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을 때 , 윤석열 씨가 그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주었다는 의혹이었습니다 . 사실 2012 년 당시에도 기자들 사이에서는 굉장히 유명한 사건이었습니다 . 그러다 2019 년에 윤석열 씨가 인사청문회를 받게 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와 핵심 쟁점이 된 것입니다 . ' 변호사 소개해 준 게 뭐가 문제냐 '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 이는 명백한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합니다 . 수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은 제 3 자에게 변호사를 소개 , 알선 , 유인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

     

    한상진 :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아둔 것인데 , 당시 윤석열 씨는 청문회 내내 " 나는 변호사를 소개한 적이 없다 ", " 그 사건에 어떤 식으로든 관여한 사실이 없다 " 라며 줄곧 부인했습니다 . 하지만 2012 년 사건 초기부터 저 역시 이 사건의 의미를 무겁게 보고 깊숙이 취재를 진행해 왔었습니다 .

     

    봉지욱 : 2012 년이면 윤석열 씨가 서울중앙지검 특수부장이었을 때인가요 ?

     

    한상진 : 대검 중수부 과장이었습니다 . 2012 7 월 전까지는 대검 중수 1 과장이었고 , 이후 7 월에 서울중앙지검 특수 1 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 어쨌든 당시에도 윤석열 씨는 대한민국 검찰 특수부를 대표하는 검사로 기자들 사이에서 아주 유명했던 인물입니다 . 그런 검사가 다른 것도 아닌 현직 세무서장의 뇌물 수수 사건에 연루되었고 , 당사자와 ' , 동생 ' 하며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입니다 . 더 심각한 의혹은 윤우진 전 서장이 받아 챙긴 뇌물 중 일부를 윤석열 씨를 포함한 여러 검사가 함께 나눠 썼다는 점이었습니다 .

     

    봉지욱 : 당시 수사는 검찰이 아니라 경찰에서 진행하고 있었죠 ?

     

    한상진 : 맞습니다 .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수사 중이었습니다 .

     

    봉지욱 : 경찰이 수사 중이었는데 , 수사 대상이었던 윤우진이라는 분은 윤석열 씨의 직속 부하이자 오른팔 격이었던 윤대진 검사의 친형이었던 거잖아요 ? 당시 용산세무서장으로서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건을 경찰이 파헤치고 있었던 건데 , 법적으로 가장 중요한 건 변호사 소개 여부 자체보다 공적인 자리에서 이를 지속해서 거짓말했다는 점이겠군요 .

     

    한상진 : 그렇습니다 . 변호사 소개 여부 자체는 법적인 형량만 보면 아주 무거운 사안은 아닐 수 있습니다 . 범죄이긴 하지만 , 진짜 심각한 문제는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라는 대국민 검증 자리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했다는 점입니다 . 본인이 7 년 전에 한 말이 저한테 녹음 파일로 남아 있었고 그걸 바탕으로 기사까지 나갔는데 , 자기가 한 말을 모를 수가 없거든요 .

     

    봉지욱 : 청문회 전에 이미 기사로 쓰신 적이 있었죠 ?

     

    한상진 :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썼습니다 . 2012 년 당시 윤석열 씨가 연루된 이 사건을 경찰이 의미 있게 수사하고 있었는데도 다른 언론들은 거의 쓰지 않았습니다 . 취재를 시작하면 검사들이 달려들어 " 경찰이 무리하게 오버하는 것 " 이라며 방해했기 때문입니다 .

     

    봉지욱 : 제가 한 기자님과 당시 윤석열 특수부장이 통화한 26 분짜리 녹취록을 보니까 , 실제로 윤석열 씨가 " 경찰이 오버하고 있다 ", " 없는 사실을 기자들에게 흘리고 있다 " 라는 주장을 계속하더라고요 .



    한상진 : 당시 윤석열 씨가 소개해 주었다고 지목된 인물이 이남석 변호사인데 , 나중에 대장동 사건에도 등장하는 유명한 인물입니다 . 이 이남석 변호사가 윤우진 씨에게 " 윤석열 과장님이 말씀하셔서 미리 문자 드립니다 " 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정황이 기자들 사이에 파다했습니다 . 비록 문자 실물을 직접 확인하진 못했어도 소문이 확실했기에 , 당사자인 윤석열 씨의 입장을 들으려고 제가 전화를 걸었던 것입니다 . " 지금 이런 의혹이 있고 수사팀에서도 심각하게 보고 있는데 입장이 무엇이냐 " 라고 물었더니 , 대뜸 " 내가 변호사 소개해 줬다 . 아는 사람한테 소개해 준 게 무슨 문제냐 " 라면서 아침부터 소개하게 된 전 과정을 아주 상세하게 설명하더라고요 . 이건 지어내려야 지어낼 수도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

     

    봉지욱 : 제가 보기에도 여태껏 나온 윤석열 씨의 발언 중 한상진 기자님과 통화한 그 26 분이 가장 진실해 보입니다 . 정리하자면 , 2012 년 윤대진 검사의 형인 윤우진 용산세무서장의 뇌물 사건을 경찰이 수사 중이었고 , 윤석열 씨도 깊이 연루되어 있었던 상황인데 , 당시 경찰의 용의선상에는 윤석열 본인도 올라 있었던 것 아닌가요 ?

     

    한상진 : 맞습니다 .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윤우진 씨가 업자들에게 받은 뇌물 , 특히 골프비 접대 등을 친동생인 윤대진 ( 당시 대검 중수 3 과장 ) 과 윤석열 ( 당시 대검 중수 1 과장 ) 등 주변 검사들이 함께 쓰는 방식으로 나눠 먹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었습니다 . 그 대가로 사건에 개입하거나 무마해 주었는지를 경찰 광역수사대가 추적한 것이죠 . 실제로 현직 세무서장이 스폰서용 골프장에 돈을 쟁여두고 현금화해서 쓰는데 , 그 자리에 동석한 검사들과 수십 명의 언론사 기자들이 있었다는 의혹이 나오니 경찰로선 수사를 안 할 수가 없었습니다 . 그런데 이를 확인하기 위해 골프장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면 , 검찰이 7 번 중 6 번을 번번이 기각해 버립니다 .

     

    봉지욱 : 검찰이 경찰의 영장 신청을 계속 기각했다는 말씀이시죠 ?

     

    한상진 : 이 내막이 재밌는 게 , 7 번 중 6 번을 기각하다가 마지막에 마지못해 영장을 내어준 게 아닙니다 . 검찰은 맨 처음 첫 번째 영장만 승인해 줬습니다 . 그때는 경찰도 수사가 덜 된 상태라 다소 어설프게 영장을 청구했고 , 골프장 출입 명단을 받아보니 가명 천지였습니다 . 원래 공직자들은 자기 실명으로 골프를 안 치니까요 . 단골이었던 윤우진 씨 이름조차 없었습니다 . 이에 경찰이 추적 끝에 윤우진 씨가 ' 최 모 씨 ' 라는 가명으로 부킹했다는 사실을 특정하고 , 가명 명단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영장을 청구했을 때부터 검찰이 모조리 반려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

     

    봉지욱 : 제대로 된 가명을 찾아내서 진짜 영장을 치니까 그때부터 계속 기각하고 방해했군요 .

     

    한상진 : 그렇기 때문에 당시 수사팀이나 취재하던 저를 비롯한 많은 기자가 분통을 터뜨렸던 것입니다 . 사실 당시 윤석열 씨를 직접 만나거나 통화해서 해명을 들은 기자들이 꽤 많았습니다 . 다들 녹음 파일을 까기만 하면 증거가 쏟아질 텐데 안 열고 있을 뿐이죠 . 실제로 윤석열 씨 본인도 인사청문회 때 " 주간동아 한상진 기자뿐만 아니라 여러 기자에게 해명했었다 " 라고 직접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 기자들이 그걸 녹음 안 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

     

    봉지욱 : 재판에서도 ' 주간동아 한상진 ' 을 콕 집어 언급하는 걸 보면 , 윤석열 씨 머릿속에 한 기자님이 깊이 각인되어 있나 봅니다 . 그런데 이번 공직선거법 위반 결심 공판에서 아주 결정적인 새로운 증거가 나왔다고 들었습니다 .

     

    한상진 : 사실 저도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이 재판에 큰 기대는 안 했습니다 . 워낙 15 년 동안 제가 윤석열 씨보다 더 잘 알 만큼 파헤친 사건이라 새로운 게 있겠나 싶었는데 , 5~6 차 공판에서 생각지도 못한 증거들이 튀어 나왔습니다 . 첫 번째는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2012 년 문자 메시지 ' 실물입니다 . 당시 인사청문회 때 광역수사대장도 기억이 안 난다고 발언해 묻혔던 건데 , 이번에 특검이 검찰 수사 기록 열람 요청을 통해 그 문자 내역을 마침내 확보해 법정에서 공개했습니다 .

     

    봉지욱 : 잠시 짚고 넘어갈 부분이 , 2012 년 당시 윤우진 씨가 경찰 수사를 받다가 돌연 필리핀 등 해외로 도피하면서 언론의 관심이 더 커졌던 것 아닙니까 ?

     

    한상진 : 맞습니다 . 2012 7 월경 검찰에 가서 조사를 수십 분 정도 받더니 머리가 아프다며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하고는 귀가했습니다 . 그러고는 며칠 뒤인 8 30 일경 , 현직 세무서장이 휴가도 내지 않은 채 점심 먹으러 나간다고 해놓고 아내와 함께 KTX 를 타고 부산으로 내려가 김해공항을 통해 홍콩 , 태국 , 캄보디아 등으로 밀항 및 도피를 했습니다 . 무려 8 개월 동안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동남아를 떠돌다가 결국 이듬해 4 월 인터폴에 체포되어 국내로 압송되었습니다 . 초유의 사태였죠 .

     

    봉지욱 : 그런데 그렇게 도망쳤는데도 결국 처벌을 안 받았단 말이죠 ?

     

    한상진 : 압송되면 당연히 도주 우려가 명백하므로 구속 수사를 해야 마땅합니다 . 뇌물 혐의 증거가 부족하더라도 도망친 사실 하나만으로도 구속 사유니까요 . 그런데 검찰은 구속영장을 치지 않았습니다 . 인천공항으로 들어와 검찰에서 딱 이틀 조사받고 집으로 유유히 걸어 나갔습니다 . 그리고 검찰은 이 사건을 1~2 년 동안 수사도 안 하고 뭉개고 있다가 결국 ' 증거 부족 ' 등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해버립니다 .

     

    봉지욱 : 핵심은 단순히 변호사를 소개해 줬느냐의 문제를 넘어 , 해외 도피까지 한 피의자를 구속도 안 하고 무혐의로 풀어준 뒤 심지어 공무원 신분으로 복귀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네요 .

     

    한상진 : 그렇습니다 . 검찰의 무혐의 처분이 나오기 직전 , 윤우진 씨는 국세청을 상대로 해임 취소 소송을 내둔 상태였습니다 . 그런데 검찰이 면죄부를 주니 소송에서 승소했고 , 국세청으로 버젓이 복귀해 2015 년 여름에 정년퇴직을 맞이했습니다 . 퇴직금과 연금도 고스란히 다 챙겼죠 . 심지어 퇴직 때 서울지방국세청장이 와서 꽃다발까지 안겨주었는데 그 사진이 아직도 인터넷에 있습니다 . 이런 어마어마한 비리를 통째로 덮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조직은 대한민국에 검찰밖에 없습니다 . 그 배경에는 윤석열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검찰 카르텔이 있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 조선왕조 이래 이런 공직 비리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 .

     


    봉지욱 : 수사권 , 기소권 , 영장청구권을 독점한 집단이 자기 식구를 감싼 결과물이군요 . 그런데 그렇게 무사히 퇴직한 윤우진 씨가 이후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다가 결국 한상진 기자님 눈에 다시 밟히게 된 거군요 ?

     

    한상진 : 변호사 소개 의혹이 명확히 해결되지 않고 묻히는 게 안타까워 2021 년 초부터 윤우진 씨에 대한 취재를 전면 재개했습니다 . 알아보니 퇴직 후에도 전직 공직자 배경을 이용해 세무조사 무마 등을 대가로 인천 지역 사업가에게 억대 금품을 수수하는 등 ( 변호사법 위반 ) 수많은 사건 사고를 치고 다녔더군요 . 피해자들을 직접 만나 돈을 뜯긴 정황과 회유 영상 등을 확보해 대선 정국이던 2021 7 월부터 뉴스타파를 통해 연속 보도를 터뜨렸습니다 . 그제야 여론에 밀린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

     

    봉지욱 : 문재인 정권 말기였던 당시 , 검찰이 보도 이후 4 개월 만에 윤우진 씨를 전격 구속했었죠 .

     

    한상진 : ,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에 사건이 배당되더니 4 개월 만에 윤우진 씨는 구속기소 되었습니다 . 다만 함께 엮여 있던 윤석열 씨의 변호사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 공소시효 만료 ' 라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습니다 . 사실 이 과정에서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역할이 컸습니다 . 2012 년부터 2019 년까지는 저와 뉴스타파가 외롭게 싸워온 형국이었는데 , 추 장관이 2020 년 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면서 " 윤석열 총장은 가족 비리 및 윤우진 사건 수사에 관여하지 말라 " 고 명하며 검찰 카르텔의 영향력을 차단해 준 덕분에 재수사의 발판이 마련될 수 있었습니다 .

     

    봉지욱 : 그렇다면 이번 김건희 특검 재판 과정에서 , 정작 변호사 소개의 핵심 당사자들인 윤우진 씨나 이남석 변호사에 대한 조사는 제대로 이루어졌나요 ?

     

    한상진 : 안 그래도 4 차 공판 때 재판장이 그 부분을 두고 특검을 아주 따끔하게 질책했습니다 .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은 소개자 윤석열 , 피소개자 윤우진 , 다리 역할을 한 친동생 윤대진 , 그리고 소개받은 이남석 변호사까지 딱 4 명입니다 . 윤석열과 윤대진은 혐의를 부인하는 상황이니 , 최소한 이남석 변호사와 윤우진 씨를 소환해 진술을 확보하고 법정 증인석에 세우는 게 정상적인 절차인데 기록을 보니 조사를 안 했더란 말입니다 . 특검 측은 " 윤우진은 접촉을 시도했으나 불응했고 , 이남석은 시간이 부족했다 " 라는 핑계를 댔는데 명백한 부실 수사였죠 . 하지만 그 부실함을 단번에 상쇄하는 스모킹 건이 마지막 결심 공판에서 터진 겁니다 .

     

    봉지욱 : 그 마지막에 나왔다는 통화 기록 증거를 자세히 말씀해 주시죠 .

     

    한상진 : 상식적으로 누군가에게 변호사를 소개받으면 , 그 변호사와 첫 통화나 문자를 나눈 직후 누구에게 가장 먼저 연락을 하겠습니까 ? 당연히 소개해 준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 알려주신 변호사님과 방금 통화했습니다 " 라고 고하는 게 자연스럽겠죠 . 이번 결심 공판 때 윤우진 씨의 차명 휴대폰 통화 내역이 전격 공개되었는데 , 윤우진 씨가 이남석 변호사로부터 문자를 받고 첫 통화를 끊자마자 곧바로 전화를 건 대상이 바로 ' 윤석열 ' 이었습니다 . 그날 저녁에 이남석 변호사와 두 번째 통화를 마친 직후에도 곧바로 윤석열 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 그동안 윤석열 씨는 " 동생인 윤대진 검사가 소개해 준 것 " 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해 왔지만 , 정작 이남석 변호사와 연락한 전후로 윤대진과 통화한 기록은 단 한 건도 없었습니다 . 오직 윤석열 씨와만 직통으로 전화를 주고받은 겁니다 . 저는 법정에 앉아 이 기록을 보면서 변호사 소개 의혹의 마지막 마침표가 찍혔다고 확신했습니다 .

     

    봉지욱 : 만약 2012 년 당시에 검찰의 방해 없이 수사가 제대로 되었다면 , 윤우진 씨에게 뇌물을 대 준 육류 수입업자의 스폰서 장부를 토대로 비리 검사들과 언론인들이 무더기로 처벌받았을 텐데 말입니다 . 그 수입업자의 접대 다이어리 장부도 직접 보신 적이 있으시죠 ?

     

    한상진 : 제가 윤우진 씨 재판 방청을 갔을 때 법정에서 그 다이어리 실물이 연출된 적이 있습니다 . 우리 모두는 그 다이어리 어딘가에 윤석열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고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지만 , 안타깝게도 윤석열 씨가 대통령이 된 이후라 그런지 해당 페이지는 법정에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 다만 그 다이어리를 통해 육류 업자에게 끌려다니며 골프 접대를 받았던 기자들의 명단은 공개가 되었는데 , 제 기억이 맞다면 무려 123 명에 달했습니다 .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공영방송사 사장이나 주요 일간지 간부급 등 유명 언론인들이 대거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

     

    봉지욱 : 뉴스타파에서 그중 한 명의 실명을 공개하시지 않았나요 ?

     

    한상진 : , 고대영 전 KBS 사장의 실명을 공개했습니다 . 그분은 골프 접대뿐만 아니라 나중에 윤우진 씨로부터 사무실 운영비까지 지원받은 정황이 명백히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 다만 공소시효가 너무 많이 지나 사법 처리는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어쨌든 윤우진 씨는 감옥에 수감되어 있다가 지난 3 월 말에 만기 출소한 것으로 아는데 , 아직 남은 재판들이 있어서 형이 확정되면 다시 수감 될 처지입니다 . 윤우진 씨 입장에서는 본인을 평생 쫓아다니며 괴롭힌 한상진 기자가 얼마나 싫겠습니까 .

     

    한상진 : 여러 번 만나 해명도 듣고 인터뷰 내용도 보도했으니 당연히 싫어하겠죠 . 진짜 무서운 건 , 2012 년 당시 현직 검사였던 윤석열과 저의 통화 녹음 파일이 7 년 뒤인 2019 년 청문회장에서 울려 퍼지더니 , 다시 14 년이 지난 2026 년 현재 윤석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형사 재판정에서 유죄의 핵심 증거로 똑같이 재생되었다는 사실입니다 .

     

    봉지욱 : 재판 과정에서 윤석열 씨 측은 한상진 기자가 발언을 편집 , 왜곡 , 조작했다고 여전히 주장하고 있더군요 .

     

    한상진 : 한 기자가 자기 질문은 쏙 빼고 답변만 악의적으로 짜깁기해서 발언의 전체 취지를 왜곡했다고 주장하는데요 , 참 실소가 나옵니다 . 26 분짜리 전체 음성 파일 중에서 제 목소리는 다 합쳐도 30~40 초밖에 안 됩니다 . 본인이 혼자 신나서 25 분 이상을 청산유수로 떠들었습니다 . " 변호사 소개해 주셨나요 ?" 라는 제 심플한 질문에 " , 잘 들어봐 내가 어떻게 소개해 줬는지 설명해 줄게 " 라며 본인이 자폭하듯 상세히 설명해 놓고 이제 와서 누굴 탓하겠습니까 .

     

    봉지욱 : 윤석열 씨 입장에선 한 기자님이 정말 저승사자 같았겠습니다 . 사실 윤석열 씨는 최근 별도의 일반 형사 재판 등에서 이미 중형을 구형받거나 선고받은 상태라 , 이번 공직선거법 사건의 유무죄 자체가 본인의 신분에는 큰 타격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 진짜 핵심은 국민의 힘이 대선 보전 비용 397 억 원을 뱉어내야 한다는 점인데요 , 일각에서는 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나기 전에 국민의 힘이 자진 정당 해산을 해버리면 돈을 안 내도 된다는 꼼수 우려를 제기합니다 . 법조계 의견은 어떻습니까 ?

     

    한상진 : 저도 법조인들에게 자문해 보니 법리적으로 그런 꼼수가 불가능한 건 아니라고 합니다 . 선거 비용을 보전받고 지출한 주체는 정당인데 , 대법원 확정판결 전에 그 정당이 공중분해 되어 사라져 버리면 국가가 돈을 강제 징수할 대상 ( 주체 ) 이 없어지게 된다는 논리입니다 .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보완이나 입법 조치가 시급해 보입니다 . 정당 해산이나 명칭 변경 등의 꼼수로 국민의 혈세 397 억 원을 떼먹는 사태는 반드시 막아야 하니까요 .

     

    봉지욱 : 한 정당과 특정 정치인의 비리를 십수 년 동안 추적해 결국 법정 기소까지 끌어낸 기자는 대한민국 언론사에서 한상진 기자가 처음인 것 같습니다 . 정말 대단하면서도 무서운 분입니다 . 당시 뉴스타파가 이 보도를 했을 때 윤석열을 ' 검찰개혁의 기수 ' 로 믿었던 열성 지지자분들이 오해하셔서 후원 회원 3~4 천 명이 집단 탈퇴하는 아픔도 겪으셨잖아요 . 일반 상업 언론사였다면 무서워서 엄두도 못 냈을 보도를 뉴스타파였기에 끝까지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 정치는 정치인이 하는 것 같아도 결국 국민이 하는 것 " 이라는 말이 요즘 참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 오늘 순서는 여기까지입니다 . 시청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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