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류정용 "폐지도 여러 용지로 구분해 분리수거해야"

김훈찬

tbs3@naver.com

2020-02-18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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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02. 18. (화)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류정용 강원대 제지공학전공 교수

    ▶ 김지윤 :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벌어졌던 폐지 수거 거부 움직임이 일단락 됐다는 소식이 환경부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한 폐지 대란의 불씨는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데요. 지난 2018년 중국으로부터 시작된 폐지 대란, 왜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지 전문가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강원대 제지공학전공 류정용 교수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 류정용 : 안녕하세요.

    ▶ 김지윤 : 최근 수도권 아파트 단지들 중심으로 민간업체들이 폐지 수거를 거부하겠다라는 의사를 보인 바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시작이 됐는지 먼저 좀 짚어봐야 될 것 같아서요, 왜 그랬던 건가요?

    ▷ 류정용 : 기본적으로 폐지를 재활용하는 양보다 수거되는 양이 많기 때문에 폐지 가격이 저하되고요. 그러다 보니까 외국에서 수거돼서 수입되는 폐지가 국내 폐지보다 더 저렴하고 품질도 좋은 그런 상황이 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제지회사들은 질이 낮은 폐지를 쓰는 것에 대해서 점점 싫은 내색을 하게 된 거죠. 그리고 그런 압박을 받은 수거업체는 좀 더 잘 분급하고 유물질을 제거한 종이만 모아달라 이렇게 요청을 하게 된 건데, 그런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지금도 계속 손해를 보는 입장에서 질이 나쁜 폐지를 더 수거해 갈 순 없겠다 이렇게 주장한 거라고 알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폐지 가격이 하락을 하고, 오히려 외국 폐지가 좀 더 질이 좋고 또 저렴하니까 제지회사 측에서는 그쪽을 선호하고, 그러니까 이 수거회사 측에서는 그러면 이렇게 질이 안 좋은, 그리고 더 비싼 폐지를 수거할 필요가 없겠다. 한마디로 말하면 비즈니스 차원에서 그랬다라고 볼 수 있겠네요?

    ▷ 류정용 : 그렇죠. 우리 폐지가 품질도 좋고 저렴하다면 마다할 수 있겠습니까?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러면 환경부가 어떻게 회유책을 내놨길래 이 폐지 수거를 거부하던 민간업체가 마음을 바꾼 건가요?

    ▷ 류정용 : 환경부는 이런 상황을 일찍이 파악하고 있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좀 더 폐지 수거가 깨끗하게 종이만 모일 수 있도록 계도하고, 수거 상태가 불량한 그런 아파트 단지 같은 경우는 감독을 좀 더 강화하는 방안으로 해서 수거업체 의견을 많이 배려한 그런 조치를 취했다고 들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러면 아까도 언급을 하셨는데, 외국 폐지가 저렴하고 더 질이 좋다고 하셨어요. 국내 폐지가 그러면 품질이 낮다 왜 그런 건가요?

    ▷ 류정용 : 이 폐지의 품질은 크게 두 가지 인자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종이로 재활용할 수 없는 이런 이물질들이 얼마나 들어있는가 하는 것이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는 종이의 종류별로 얼마나 나뉘어서 끼리끼리 모였는가 하는 것이죠. 이 두 가지 측면에서 특히 우리 공동주거단지에서 수거되는 폐지의 경우에 이물질의 함량이 문제가 됐었죠, 첫 번째로. 아시다시피 저희가 쓰레기종량제를 도입하면서 전체적으로 쓰레기의 발생량이 많이 줄어드는 그런 효과를 거두었었는데요. 그때 이런 폐지와 같은 재활용할 수 있는 순환자원들의 품질은 많이 저하됐습니다.

    ▶ 김지윤 : 그렇습니까?

    ▷ 류정용 : 네, 그 이유는 알뜰한 우리 주부들이 쓰레기봉투를 사서 버리는 것보단 재활용하는 곳에 밀어넣어서 비용 절감하고 싶은 그런 마음이 있었다고 봅니다. 그럼 결국은 우리가 예를 들어서 음식물쓰레기 저희가 관리할 때 보면 이게 가열성 쓰레기, 음식물쓰레기가 들어간 경우 아주 적발을 열심히 하고 계도해서 지금은 거의 그런 문제없이 잘 수거가 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재활용하는 종이와 같은 순환자원은 그런 계도나 규제가 없었던 거죠.

    ▶ 김지윤 : 그럼 어떻게 이것을 분류를 해서 했어야 되는 건가요? 왜냐하면 교수님께서 아까 그러셨잖아요. 이물질이 많이 없어야 되고, 종류별로 잘 분류되어 있어야 된다 하셨는데, 이물질 같은 것은 테이프라든지 이런 게 없어야 되고 그런 정도는 저도 들은 것 같거든요.

    ▷ 류정용 : 그것 말고도 사실 저희가 재활용하는 제지회사의 현장을 가보면 거의 모든 종류의 쓰레기가 다 이렇게 모여있다고 생각해요. 한 100 정도 무게의 폐지를 저희가 재활용하면 실제 종이로 만들어지는 게 80이 잘되지 않습니다. 나머지 20은 종이가 될 수 없는 이물질인 거거든요. 선진산업국과 비교해보면 매우 놀라운 수치죠.

    ▶ 김지윤 : 선진산업국은,

    ▷ 류정용 : 기본적으로 원료가 되는 순한자원의 퍼센트로 기준했을 때 90% 이상 재활용할 수 없는 건 순환자원으로 구분하기 힘들다 하는 게 선진산업국의 입장이거든요.

    ▶ 김지윤 : 90% 이상 돼야 되는데 우리는 80%도 안 된다.

    ▷ 류정용 : 우리는 80이 잘 안 됩니다. 그래서 이런 부분 저희가 음식물쓰레기 버리는 것은 굉장히 잘하시는데, 더 중요한 순환자원의 품질은 너무 도외시하는 거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죠.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사실은 국민들 입장에서는 분리수거 잘한다고 생각을 하고 분리하는 경우들도 있거든요. 정확히 어떤 부분이 문제인지 조금 구체적으로 짚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 류정용 : 예를 하나 들어보죠. 가정에서 소비하는 여러 가지 종이 제품이 있는데, 크게 대별하면 인쇄되었거나 필기하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문화용지라고 하는 종류하고요 상품의 포장을 위해서 사용되는 산업용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김지윤 : 문화용지, 산업용지.

    ▷ 류정용 : 예를 들어 라면박스라든지 과자라든지 화장품을 샀을 때 상자라든지 이런 것들은 모두 포장용 아니겠어요? 두 가지를 대별해서 저희가 일단 나눌 수 있고요. 그리고 그 안에서도 여러 가지 용도로 산업용지, 포장용지에서도 우유팩이라든지 이런 종류의 음료 용기가 있고, 박스가 있고, 그다음에 흔히 이야기하는 판지류가 있고요. 그렇게 여러 가지 종류로 구분할 수 있는데, 각각의 이런 순환제지라고 하는 폐지가 종류별로만 모이지 못하고 다 섞이는 게 현 실상입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 류정용 : 더군다나 문화용지와 산업용지가 섞이는 게 더더욱 큰 문제죠.

    ▶ 김지윤 : 그렇군요. 사실은 저희가 보통 재활용쓰레기를 버린다 했을 때는 플라스틱 쪽, 종이 쪽 이렇게만 구분이 돼 있으니까 한꺼번에 같이 버리는 경우들이 많이 있거든요. 사실 그걸 따로 버려야 된다는 이야기죠?

    ▷ 류정용 : 네, 예를 들어서 이렇게 생각하시는 국민들도 계실 거예요. 라면박스 만드는 고동색 종이 이렇게 모으는데, 내가 복사지처럼 하얀종이 넣어주면 이 사람들이 색깔도 예쁘고, 더 깨끗하니까 좋아할 거야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실상은 우리 복사지와 같은 종이는 목재 섬유 이외에 무기안료가 30% 이상 들어가있습니다. 그런 그 무기안료는 쉽게 설명드리면 인절미의 콩고물 같은 역할을 해서 섬유질이 붙어서 종이에 강도를 낼 때 강도를 저해하는 그런 역할을 하거든요. 그러니까 포장지에서는 하얀종이가 들어오는 게 절대 반갑지 않죠.

    ▶ 김지윤 : 그렇군요. 모르셨던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교수님께서 설명을 해 주시니까 그냥 일반용지, 문화용지와 산업용지도 구분해야 되고, 또 라면박스라든지 과자박스도 구분을 해야 되고, 사실 이렇게 구분을 해서 종류별로 버려야 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

    ▷ 류정용 : 같은 산업용지, 포장용지라 하더라도 우리 종이 음료 용기로 우유팩 같은 경우 흔히 저희가 살균팩으로 구분하는, 이렇게 손으로 딸 수 있는 그런 지붕 모양의 종이 음료 용기의 경우는 물에 풀리지 않도록 처리를 아주 강하게 하는데요. 이런 우유팩이 골판지와 같이 포장 일반용지하고 섞여서 재활용되는 곳에 도입되면 물에 풀리지 않고 물에 뚱뚱 불은 상태로 나중에 물에 젖은 그런 종이를 소각로에서 태워야 하는, 기름을 오히려 더 부어야 불이 붓는 그런 상황이 됩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 류정용 : 그러니 다 똑같은 상자인데 그냥 다 재활용 되지 않겠어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아주 곤란합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지금 사실은 그 부분을 자세히 잘 모르고 버리셨던 분들도 많을 거예요. 제 생각에는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좀 정확하게 더 많이 정보를 나눠줘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보세요?

    ▷ 류정용 : 정부의 그런 계도가 아주 절실한 시기인데요. 일반적으로 저희가 구분할 때 국민소득이 4만 불을 넘느냐 안 넘느냐가 굉장히 큰 의미를 갖습니다. 특히 저희 순환제지자원을 재활용하는 산업화의 경우에는 국민소득이 4만 불을 넘는 그런 나라들은 폐지를 재활용할 의무는 있지만, 그걸 모아 팔아서 돈을 벌 권리가 없어요. 그런 나라에서는 그래서 의무적으로 종이를 재활용하려면서 국가가 나서서 그 종이를 종류별로 분급하는 일들을 해서 폐지의 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거죠. 아직 4만 불이 못되는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이런 폐지가 재활용되는 시스템이 전적으로 단돈 10원이라도 부가가치가 생겨야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그러니 이걸 모아서 압축장에, 혹은 고물상에 가져다드릴 때도 돈을 좀 벌어야 되고요. 압축장도 그걸 모아서 제지회사에 가져갔을 때 또 돈을 내야 되고요. 그런 시스템하에서는 흔히 돈이 되지 않은 그 어떤 활동도 잘 일어나기 힘든 거죠. 그래서 도움이 되지 않은 활동 중에 대표적인 게 종이의 종류별로 분급하는 것인데, 그런 부분이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니까 우리 폐지가 이것저것 섞인 잡쓰레기가 되는 것이고, 그런 잡쓰레기는 수입하지 않겠다는 중국의 입장 변화 이후에 우리 재활용장보다 공급량이 많은 사태가 빚어진 거죠.

    ▶ 김지윤 : 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근본적인 대책은 결국에는 우리가 폐지를 좀 구분해서 잘 버리는 어떤 국민들의 행동에서 나온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하고요. 오늘부터 저라도 또 열심히 한번 그 운동에 동참해보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류정용 : 네, 감사합니다.

    ▶ 김지윤 : 지금까지 제2의 폐지 대란을 막기 위한 근본대책은 어떤 것인지 강원대 제지공학전공 류정용 교수 연결해서 들어봤습니다. 교수님께서 일정상 기차역 플랫폼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는데요. 주변 소음 다소 들어간 부분에 대해서 저희 청취자 여러분께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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