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한밤 화들짝' 오토바이 굉음, 못 잡는 이유 있었다

채해원 기자

seawon@tbs.seoul.kr

2021-07-2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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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경찰차가 줄지어 서 있습니다. 

    단속 현장인 것 같은데, 일반 차량은 무사통과입니다. 

    단속 실적은 사실상 '0'. 

    경찰이 '허탕'을 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찰관들도 답답해 하는 현실, 채해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교통단속 현장, 자동차가 아무런 제재 없이 평소처럼 길을 지납니다.

    【 현장음CG 】
    "자, 지나가세요"

    경찰이 다급하게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 현장음CG 】"삐비비비빅."

    배달 오토바이입니다.

    【 현장음CG 】"오토바이 특별단속 하겠습니다."

    경찰과 한국교통안전공단, 지자체가 합동으로 불법개조 여부와 소음정도를 살핍니다.

    굉음이 심하지만 측정결과는 103데시벨(dB).

    열차가 지나갈 때 철도변에서 느끼는 소음(100dB)과 비슷하지만 제재는 불가능합니다.

    오토바이 소음 단속기준이 105데시벨(dB) 이상이기 때문입니다.

    【 현장음CG 】
    "(경찰) 이것도 정상이에요? 이렇게 소리가 커도?"
    "(한국교통공단) 네."

    현행법 상 소음 정도는 정상 범위, 배기장치 불법개조에 대한 처벌만 받습니다.

    【 인터뷰 】이영우 차장/ 한국교통안전관리공단 안전관리처
    "배기 장치를 승인을 받지 않고 임의로 바꾼거에요. 이런 차량들 때문에 소음이 계속 커지는 거죠. (이렇게 불법개조한 오토바이가 더 소음이 큰가요?) 그렇죠. 수치가 얼마나 나오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임의로 달고 다니기 때문에 훨씬 더 크죠."

    오토바이 소음 허용기준은 다른 생활소음보다 높습니다.

    공장 소음은 45~65데시벨(db)까지 허용되고, 공사장 소음도 50~70데시벨(db)을 넘어서면 안됩니다.

    대표적인 교통소음인 철도는 60~75데시벨(db)을 초과하면 제재대상이고 공항 주변지역 소음은 하루 소음량이 90웨클을 넘지 말아야 합니다.

    이렇게 기준이 비현실적인 이유는 뭘까.

    애초에 2륜차라는 이유로 4륜 자동차보다 소음기준이 높게 정한 게 문제입니다.

    이후 몇 차례 규칙을 손질했지만 기준이 높다보니 고치나마나였던 겁니다.

    결국 한 시간 동안 확인한 오토바이 30여대 중 소음 때문에 적발된 사례는 한 건도 없었습니다.

    【 인터뷰 】 장성순 계장 / 상록경찰서 교통안전계
    "시민들이 느끼는 것 하고 막상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해보면 측정 치수가 과태료 처분기준에 미흡하기 때문에 현장에서 단속하는데 상당히 어렵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과 경기도에서 소음 때문에 과태료 처분을 받은 오토바이는 적발건수의 5%에 불과했습니다.

    측정 방법도 문제입니다.

    영국은 달리는 오토바이의 소음을 측정하지만 우리나라는 다릅니다.

    【 스탠딩】
    정지된 오토바이의 가속 장치를 4초 간 당겼을 때 나온 소음 크기를 측정합니다.

    【 인터뷰 】 김필수 교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운행상태에서의 (오토바이) 소음 측정 방법이 맞다고 볼 수 있거든요. 실제로 오토바이가 움직일 때의 순간적인 소음이 굉장히 커서 그 부분에 대한 일반인들의 스트레스가 굉장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로 제대로된 단속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여름철 시민들의 피해는 더욱 큽니다.

    【 인터뷰 】 경기도 시흥시 주민
    "배기장치 개조해가지고 다녀서 잠을 깼지. (그런 일이 잦으세요?) 네. 있어요. 배달 오토바이도 소리가 큰 게 있지. 저런 소리가 위로 아파트로 올라가서 다 들려요."

    【 인터뷰 】 오세철 / 경기도 안산시
    "최근에 더우니까 베란다 문을 열고 잤는데, 가끔 소리가 들리거든요. 길게 들리다보니까 못 잘 때가 많아요. 어제도 그랬고 일주일에 2~3회는 못 자는 것 같아요."

    주민 불편이 늘고 있는 만큼 현실에 맞는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 인터뷰 】 김필수 교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현실적으로 (소음 허용치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건 사실이에요. 운행 도중의 소음을 측정하는 방법으로 바꾸고 지금 기준보다 10데시벨 정도는 낮추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경부는 올해 오토바이 소음 측정 방법과 허용기준의 타당성을 따져보고 내년 상반기쯤 개선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TBS 채해원입니다.

    #오토바이 #소음 #단속_허탕 #철도 #공장 #공항 #기준_개정_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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