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정부 방침에 협조 의사 밝힌 대한한의사협회 "의협 행태 이기적이다"

백창은

tbs3@naver.com

2020-02-26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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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용 인용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코너명 : 4부 [ 인터뷰 제2공장 ]
    ■ 진행 : 김어준
    ■ 대담 : 최혁용 회장 (대한한의사협회)

    ▶ 김어준 :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전화상담으로 처방하는 혹은 대리 처방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 한시적 허용 방안을 정부가 발표하자 대한의사협회가 안 된다고 했죠, 애초에.

    ▷ 최혁용 : 예.

    ▶ 김어준 : 반면 한의사협회에서는 정부 방침에 대해서 찬성 의견을 냈습니다. 해서 저희가 한의사협회장 최혁용 회장님을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혁용 : 예, 안녕하십니까.

    ▶ 김어준 : 이걸 좀 설명해 주세요. 어떤 정부 방침이었는데 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반대하고, 왜 한의사협회에서는 찬성했는지.

    ▷ 최혁용 :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대면 진료만 허용됐어요.

    ▶ 김어준 : 그랬죠.

    ▷ 최혁용 : 그러니까 환자를 원격으로 의료한다든지 전화를 통해서 상담을 하고 처방을 한다든지 하는 게,

    ▶ 김어준 : 불법이었죠.

    ▷ 최혁용 : 불법이었죠. 조금 더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전화로야 의사들한테 많이 묻죠. 특히 재진 환자들. 그렇지만 그 환자에게 처방전을 발행하는 게 불법이었고 그게 보험 적용도 받지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 코로나19 때문에 환자들의 동선이 제한되지 않습니까?

    ▶ 김어준 : 그렇죠. 직접 병원 가기 껄끄러운 분들도 있어요.

    ▷ 최혁용 :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정부에서 한시적으로나마 이 기간 동안에는 처방전을 전화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발표를 한 겁니다.

    ▶ 김어준 : 비상 시국이니까.

    ▷ 최혁용 : 네.

    ▶ 김어준 : 그런데 이건 저희가 대한의사협회에 물어봐야 될 사안이긴 합니다만, 의사협회에서는 안 된다고 반대 견해를 냈어요. 그렇다고 의사협회가 전국에 있는 모든 의사에게 그렇게 하지 말라고 강제할 권한은 없는데 보니까 각 단위의 진료 기관의 의사들에게 권유한다, 강력하게. 그러니까 정부에 협조하지 말라는 거죠.

    ▷ 최혁용 : 네.

    ▶ 김어준 : 의사협회에서는 왜 그런 결정을 내렸다고 보십니까?

    ▷ 최혁용 : 일단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을 보면 첫 번째로는 코로나19의 진단과 치료가 지연될 수 있다고 발표를 했어요.

    ▶ 김어준 : 그건 어떤 논리죠?

    ▷ 최혁용 : 이해할 수 없는 논리입니다.

    ▶ 김어준 : 예를 들어서 평상시에 지병이 있어서 약을 타 먹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이번에는 선생님한테 병원에 오늘은 못 가겠고 그 약을 좀 처방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게 왜 코로나19하고 상관이 있는 거죠?

    ▷ 최혁용 : 아주 원론적으로 말씀드리면 환자를 전화상으로만 보는 것보다 직접 만나는 것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일 확률이 크겠죠.

    ▶ 김어준 : 그건 원론이 맞죠.

    ▷ 최혁용 : 네, 환자 입장에서는 감기라고 느끼지만 자세히 보면 감기가 아닌, 예를 들면 눈을 보니까 황달이 있더라. 그럼 A형 간염을 의심할 수도 있고 여러 가지 다른 가능성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코로나19에 있어서는 그 말이 도저히 적용될 수 없는 것이 지금도 환자가 열만 나면 병원 근처에 아예 얼씬도 못 하게 해요. 병원 들어오면 병원 문 닫아야 되니까.

    ▶ 김어준 : 그렇죠. 그래서 선별진료소를 따로 두지 않습니까?

    ▷ 최혁용 : 1339에 전화하거나 보건소에 찾아가라고 합니다. 그럼 환자를 보지도 않을 거면서 그 환자의 진단이 어떻게 지연될 수 있습니까? 저는 그냥 핑계라고 생각하고요.

    ▶ 김어준 : 잠깐만요. 의사협회의 주장에 대해서 이렇게 의사협회와 대립각을 세우는 다른 협회 이야기를 들어 봐야 될 것 같아서 다른 협회를 모신 건데. 그건 말이 됩니다. 어차피 병원에 못 들어오는데.

    ▷ 최혁용 : 병원에서 받지도 않으면서 진단이 지연된다고 핑계를 댄단 말이죠.

    ▶ 김어준 : 또요?

    ▷ 최혁용 : 그리고 이렇게도 이야기했어요. 어차피 의사가 처방전 내 봤자 약국 가서 약 받아야 될 것 아니냐. 그러면 약국이 또 다른 전파의 온상이 될 거라고 해요. 정부에서는 이미 약국에서 약을 받는 과정도 약국과 환자 간의 협의를 통해서 구체적인 수령 방식을 정할 수 있다고 발표했어요.

    ▶ 김어준 : 택배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죠.

    ▷ 최혁용 : 네, 돈 보내고 택배 받아도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무슨 문제가 있겠어요?

    ▶ 김어준 : 지금은 워낙 배상 시국이니까 그러니까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려고 이런저런 조치를 하는데 의사협회에서는 그걸 반대한다고 했습니다. 그럼 진짜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 최혁용 : 원격 의료를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저희들은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원격 의료.

    ▷ 최혁용 : 그러니까 지금 결국은 원격 의료로 가지 않을까 우려하는 거죠.

    ▶ 김어준 : 그 원론 때문에. 그런데 그게 원론인 건 알겠는데 지금은 대단히 비상 시국이어서 좀 납득이 안 가는 결정입니다만 그건 또 의사협회에 저희가 물어보겠습니다. 그런데 한의사협회에서는 그러면 이런 대면 접촉이 아닌 방식의 상담 처방을 한시적으로 받아들이겠다는 거죠?

    ▷ 최혁용 : 저희들은 이것이 한시적이어서도 안 되고 만성질환자, 기존 환자들에 대해서만 풀어 주는 것도 아니고 감염병 관리의 기본 프로토콜이 돼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 김어준 : 아, 감염병에 있어서는 이번뿐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예를 들어서 A형 독감이 굉장히 창궐한다 그러면 그 시기에는 이런 게 한시적으로 가능해야 한다, 그때그때?

    ▷ 최혁용 : 아주 극단적으로 말씀드려서 겨울만 되면 감기·독감의 시즌이지 않습니까? 이제는 코로나19도 토착화하면 이제 겨울만 되면 감기와 독감과 코로나의 시즌이 될 수도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런 예상을 하시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전문가 중에.

    ▷ 최혁용 : 그러면 간단하게 감기만 걸렸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공장장님. 감기 환자가 꼭 병원에 가야 되겠습니까? 감기 환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집에서 쉬는 겁니다. 본인을 위해서도.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옆 사람한테 안 퍼뜨리는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료는 받아야죠. 그러면 저희들이 보기에는 감염병 관리, 특히 감기 같은 질환의 관리는 초진이든 재진이든 다 집에서 쉬면서 전화상으로 또는 화상으로 의사를 만나고 약을 받아 먹어야 되고, 사회적으로는 격리된 상태를 유지해야 된다는 겁니다. 병원 가면 병원에서 다 옮는 거예요.

    ▶ 김어준 : 이해했습니다. 한의사협회는 그런 결정을 하셨는데 그렇다고 역시 소속 한의사들을 강제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한의사분들의 견해는 어떻습니까, 이 사안에 대해서는?

    ▷ 최혁용 : 물론 모든 분들의 견해가 다 똑같지는 않겠죠. 그러나 대체적으로 한의학은 예방 의학에 강하고 또 만성질환 관리에 강하고 무엇보다도 1차 의료의 특성이 있습니다. 환자와의 접촉 면적이 상대적으로 높죠. 그러다 보니까 저희들이 원래부터 이런 원격 의료라든지 전화상담 진료에 좀 더 적극적인 측면이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래서 한의사협회 소속 한의사들은 대체로 공감하는 편이군요.

    ▷ 최혁용 : 네,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 김어준 : 그래서 한의사협회가 우리는 정부 방침에 협조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고.

    ▷ 최혁용 : 네.

    ▶ 김어준 : 그러면서 아주 강한 표현을 쓰셨어요. 이건 제가 싸움 붙이는 겁니다. “의사협회는 대단히 이기적인 태도” 라고 지적을 하셨습니다. 이기적이라는 표현을 쓰신 이유는 뭡니까?

    ▷ 최혁용 :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열대 밀림 숲속에 사는 몸무게 600kg짜리 오랑우탄은 어디에서 자는가? 그럼 답이 저 자고 싶은 데서 잔다는 거예요.

    ▶ 김어준 : 그렇겠죠.

    ▷ 최혁용 : 결국은 의협이라는 것이 대단히 독점적인, 그리고 기득권을 가진 조직이란 말이에요. 적어도 보건의료계에서는 압도적인 독점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국민의 이익에 배치되지만 자신의 이익에 맞는 주장을 손쉽게 한단 말이죠.

    ▶ 김어준 : 모든 이익단체가 그렇게 하죠.

    ▷ 최혁용 : 그러나 독점적인 이익단체는 더 다릅니다. 이익단체라 하더라도,

    ▶ 김어준 : 아, 경쟁하는 이익단체가 없기 때문에?

    ▷ 최혁용 : 예, 독점적인 이익단체가 아닌 경우에는 국민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실행이 불가능해요. 그런데 독점 단체는 독점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행할 수가 있어요, 사회적으로.

    ▶ 김어준 : 사회적 반대가 있다고 하더라도.

    ▷ 최혁용 : 예, 그래서 의협이 저렇게 주장을 하는데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라는 것은 다 국민인 주인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일종의 대리인이지 않습니까? 결국 이런 것들이 주인·대리인 딜레마를 만든다는 거죠. 그러니까 저희들의 생각은 뭐냐 하면,

    ▶ 김어준 : 그런데 의협이 이런 결정을 한다고 해서 대한민국의 모든 의사가 똑같이 동의하는 건 아니지 않습니까?

    ▷ 최혁용 : 굉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는 게 더 정확합니다.

    ▶ 김어준 : 그렇습니까?

    ▷ 최혁용 : 만성질환 관리에 정부가 10년간 추진해 왔는데 안 됐어요. 찬성하는 의사분들 많습니다.

    ▶ 김어준 : 많은데도 불구하고 의사협회가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그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 최혁용 : 예, 그렇습니다. 의협, 한의협도 마찬가지지만 의료법에 정해진 법정 단체입니다. 모든 의료인은 강제 가입해야 됩니다.

    ▶ 김어준 : 아, 그렇군요. 그래서 이 양의에 한한 한 의협이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그런 결정을 내릴 수가 없는 것이고, 그래서 설사 소속 의사 다수가 그런 뜻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의협이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 최혁용 : 제가 이기적이라고 한 것은 그래서 주인인 국민의 입장에서 대리인을 바르게 끌고 가야 된다, 그런 의미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단체 간 싸움이 아니라 국민의 입장에서 말씀드린 것이고요.

    ▶ 김어준 : 단체 간 싸움이기도 하잖아요.

    ▷ 최혁용 : 그런 면도 있습니다.

    ▶ 김어준 : 저희가 의사협회의 반론도 받긴 받을 텐데, 그쪽은 섭외가 잘 안 돼서 먼저 한의사협회를 먼저 모시긴 했습니다. 그러면 마지막으로 한의사협회는 이런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그리고 정부에서 말한 전화상담 처방 및 대리 처방 한시적 허용 방안은 양이든 한의든 다 포괄되는 내용 아닙니까?

    ▷ 최혁용 : 물론입니다. 종별 구분이 없습니다.

    ▶ 김어준 : 그러면 한의원은 이제는 전화로 이게 가능하다는 이야기네요?

    ▷ 최혁용 : 그럼요. 가능합니다.

    ▶ 김어준 : 그리고 약제 택배도 됩니까?

    ▷ 최혁용 : 물론입니다. 협의에 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환자와의 협의에 의해서 약의 수령 방식을 정할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 김어준 : 왜냐하면 지금 일반인들의 경계심의 수위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지난 대구 신천지 사태 이전의 경계심과 지금은 완전히 수위가 달라져서 정말 그게 어떤 병원이든 병원을 잘 안 가려고 하시는 분들도 많고, 밖에도 잘 안 나오시거나 식당도 잘 안 가시려고 하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혹시 한의원이라 하더라도 저 한의원에 일반 감기인 줄 알고 약제를 지으러 누군가 왔다 갔으면 어떻게 하지? 이런 생각에 안 오려고 하시는 분들도 있을 텐데 그럴 때는 전화로 가능하다, 이제 한의원은.

    ▷ 최혁용 : 그럼요.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여기까지만 하겠습니다. 혹시 저희가 의사협회 회장님을 모실 수 있으면 토론도 가능합니까?

    ▷ 최혁용 : 그럼요. 기대하고 있습니다.

    ▶ 김어준 : 알겠습니다. 저희가 한번 성사시켜 보겠습니다.

    ▷ 최혁용 : 감사합니다.

    ▶ 김어준 : 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님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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