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심듣귀]가족 모두가 확진자…"큰 아이를 두고 병상에 가라니요?"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0-08-27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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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확산세가 이렇게 가팔라지면 급증하는 환자들을 모두 다 잘 관리할 수 있을지가 걱정인데요.

    이미 환자를 수용할 병상이 부족해질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고, 이에 따른 갈등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민정 기자가 확진 판정을 받은 한 가족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기자 】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이 둘, 그리고 남편과 친정엄마, 남 부럽지 않은 행복한 가정이었습니다.

    두달 뒤 작은 아이 첫돌 때는, 가족끼리 오붓하게 맛있는거 먹자는 약속도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아침에 가족 모두가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한 순간에 행복이 불행으로 바뀐, 날벼락이었습니다.

    【 인터뷰 】○○○ / 경기도 파주 거주
    "하루 아침에 이렇게 돼서 실감도 안 나고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아요."

    아이 둘에 기저질환이 있는 60대 어머니까지 같이 살고 있었기 때문에 방역 수칙을 잘 지키려 했던 가족.

    【 인터뷰 】○○○ / 경기도 파주 거주
    "남편은 회사에서 마스크 안 벗고 생활을 했고…저랑 아이는 마트도 안가고 배달만 시키고 배달도 비대면으로 해서…."

    어디서 감염됐는지 알 수 없는, 깜깜이 환자가 돼 버린 지금의 상황이 황당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 경기도 파주 거주
    "조심했는데도 원인을 알 수 없는 이런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는데 하늘이 너무 무심하지 않나…."

    그런데 이 가족의 아픔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인터뷰 】○○○ / 경기도 파주 거주
    "아이 둘다 아프고 어리니까 같이 갈 수 있게 병상 배정을 해달라 본인들이 알았다고 하셨던건데 나중에 얘기하는 건 안 된다고…."

    병상이 부족하니 10개월 아기와 엄마만 병원으로 가고, 40개월 아이를 비롯한 나머지 가족은 생활치료센터로 가야 한다는 게 지자체의 판단이었습니다.

    엄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가족 모두가 함께 치료를 받도록 해달라고 호소했고 지자체에도 거듭 부탁하며 이틀을 집에서 버텨야 했습니다.

    어젯밤도 집에서 고열과 싸운, 이 가족의 바람은 하나입니다.

    【 인터뷰 】○○○ / 경기도 파주 거주
    "어느 엄마가 자식 하나만 살리겠다고…다시 한번 부탁드리겠다. 제발 아이 둘다 같이 (병원에) 갈 수 있게 저랑 남편은 바닥에서 먹고 자도 해도 좋으니…."

    당분간 하루에 수백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추세가 지속된다면 이 가족과 같은 사례는 더 많아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TBS 이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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