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민심듣귀] “2020년 가을 전세시장은 전쟁중”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0-10-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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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에 나와 있습니다.

    요즘 전세 매물을 보려고 아파트 복도에 줄을 서는 세입자들이 있다고 하죠.

    천정부지로 오른 전셋값도 걱정이지만 집을 볼 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하소연까지 나옵니다.

    [민심듣귀], 오늘은 전세시장을 둘러싼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오는 12월 결혼하는 예비 신부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가장 큰 걱정은 역시나 신혼집 마련,

    직접 겪은 전세난은 우려했던 것 이상이었습니다.

    【 인터뷰 】김◯◯ / 예비 신부
    "매물 자체가 적다 보니까 보려던 아파트가 있으면 심지어 보던 와중에 계약했다고 한 적도 있고…알아보면 볼수록 전세 매물을 찾기 어렵고…."

    어쩌다 매물이 나오면

    【 인터뷰 】김◯◯ / 예비 신부
    "부동산에서는 그런 말도 하세요. 단정히 입고 와서 집주인한테 잘 보여야 한다. 집주인이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넓어진 거예요."

    발품을 팔고, 또 팔아 겨우 구한 전셋집,
    하지만 그 마저도 하마터면 놓칠 뻔했습니다.

    【 인터뷰 】김◯◯ / 예비 신부
    "집주인이 다른 부동산에서 '우리가 데려오는 사람이 5천만 원을 더 줄 테니 우리한테 집을 줘라'라는 연락을 받으신 거예요. 저희가 계약금을 넣지 않았다면 집주인이 마음을 바꿀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어렵게 만난 신혼집 전세금을 마련하려고 부모님 도움도 받고 모든 걸 끌어 모아야 했습니다.

    【 인터뷰 】김◯◯ / 예비 신부
    "제가 봤던 아파트들이 5천만 원에서 1억씩 다 올랐어요. 갑자기 한두 푼도 아니고 억 단위로 바뀌니까…."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찾은 결혼 3년차 신혼부부를 따라가 봤습니다.

    기존 전세 계약이 얼마 남지 않아 새로운 전셋집을 구해야 하는데

    【 현장음 】
    "저희 금액대에서 아파트는 힘든 거죠? (네, 아파트는…전세가가 너무 올라서요.)"

    결국 빌라, 다세대 주택 위주로 알아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겨우 조건에 맞는 빈 집들을 둘러보고 이것저것 따져보지만

    【 현장음 】
    "(여기서 역까지 오래 걸리나?) 걸어서 14분…괜찮지, 그 정도면…."

    전셋값이 너무 올라 머릿속이 복잡하고

    【 인터뷰 】신◯◯ / 30대 신혼 부부
    "가격대를 2억 중반 정도 생각했는데 지금 보는 집들은 3억 5천만 원에서 4억 정도 되거든요. 대출을 1억 정도 더 받아야 하는 상황인거죠. 더 둘러봐야 할 것 같아요."

    오늘따라 길 건너 아파트는 더 높아 보입니다.

    【 인터뷰 】신◯◯ / 30대 신혼 부부
    "아파트에서 살고 싶은데 직장인 월급으로는, 지금 가격으로는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죠."

    전세가는 치솟고, 조건에 맞는 매물은 구하기 힘들고

    최근 전세시장의 혼란은 극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도창식 / 개업공인중개사
    "임대차 3법 통과 이후로 이런 현상이 벌어졌습니다.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 계약을) 2년에 2년 더 연장할 수 있어서 임대인이 그걸 대비해서 미리 올리거든요."

    【 인터뷰 】안순덕 / 개업공인중개사
    "주민들 간 분쟁이 많아서…임대차 3법을 각자 나름대로 해석하는 거죠. 법원으로 다들 가겠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파요."

    갈등만 많고 정작 손님 발길은 끊겨 중개사도 답답합니다.

    집이라도 보러 가야 계약으로, 또 소득으로 이어지는데 두 달째 가게만 지키고 있습니다.

    【 인터뷰 】안순덕 / 개업공인중개사
    "이날도 집 보러 가기로 했는데 예약 취소…(집주인이 갑자기 그런 거예요?) 집 보러 오겠다던 분들이 도저히 금액을 못 맞추겠다고 해서…(최근에) 집 보러 못 나가봤어요."

    지금 할 수 있는 건 그냥 버티거나

    【 인터뷰 】김용안 / 개업공인중개사
    "저희는 이번 가을에 전세 잔금 하나 했어요. 거의 없어요. 정부 지원을 받아 버티고는 있는데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네요."

    이 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 문을 닫는 업소들도 나오는 실정

    【 인터뷰 】도창식 / 개업공인중개사
    "일정하게 비용 나가는 것들이 있는데 감당이 안 되니까…많은 업소가 폐업할 것 같습니다."

    살아남기 위해 중개사무소 간 경쟁만 더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김용안 / 개업공인중개사
    "(경쟁이) 드러나지는 않아도 있겠죠. 물건이 하나 나오면 누군가는 해야 하는데 계약서 쓴 사람만이 살아남으니까…."

    정부와 여당은 전세시장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추가 대책을 예고했지만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결국 2020년 가을 전세시장은 모두에게

    "이것이 전쟁이구나, 깨달았어요."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전세 #전세난 #부동산 #임대차법 #아파트 #빌라 #월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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