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뉴욕 한인 의사 "의료물품 부족에 병원은 마스크 하나를 5일씩 쓰라고도 해"

백창은

tbs3@naver.com

2020-04-0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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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04. 08. (수)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김권수 뉴욕 메트로폴리탄 병원 내과 레지던트

    - 의료 장비 부족으로 의료진 코로나19 확진자도 많아... 동료 의사들도 양성 판정
    - 병상 새로 만들어 환자 수용 위해 노력 중...다른 주의 의료진들이 의료지원 중
    - 부족한 보호장구 탓에 감염될까 두려운 마음 들어 의사로서 죄책감 들기도
    - 환자 가족들에게 전화로 사망 소식 알릴 때... 수화기 넘어 오열 소리 들려와

    ▶ 김지윤 :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습니다. 현재 시간으로 7일 오후까지 사망자는 1만 2천 명을 넘겼고요. 확진자 숫자도 38만 명을 넘겼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뉴욕주에서는 어제 하루에만 731명이 숨진 가운데 누적 사망자 숫자가 3천 명이 넘었습니다. 9.11 테러 당시 희생자 숫자를 넘게 됐는데요. 뉴욕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김권수 뉴욕 메트로폴리탄 병원 내과 레지던트 연결해서 현지 상황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권수 : 안녕하세요.

    ▶ 김지윤 : 선생님, 저희가 한 2주 전에 뉴욕 상황을 다른 분을 통해서 한번 들어봤었는데요. 2주 만에 이 뉴욕에서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굉장히 많이 늘었어요. 13만 명이 됐습니다. 왜 이렇게 확산세가 빠른 걸까 많은 분들이 궁금하실 것 같아요. 이게 인구가 많이 밀집돼서 아무래도 그럴 수밖에 없다라고 봐야 되는 건가요?

    ▷ 김권수 : 그렇죠. 아무래도 뉴욕은 다른, 미국 다른 주, 다른 도시보다 인구 밀도가 높고 그러다 보니까 숫자가 빨리 급증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진짜 확진자 수가 늘었다기보다는 미국 병원에서 2주 전, 3주 전부터 그때부터 검사,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생겨서 그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 김지윤 : 테스트를 좀 많이 하게 되니까 이게 확진자 수가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도 있다라는 말씀이신데요.

    ▷ 김권수 : 네, 그렇죠.

    ▶ 김지윤 : 지금 일반 시민들도 굉장히 문제이긴 한데, 경찰관, 소방관, 뉴욕주 내의 공무원들 이런 분들 사이로 지금 코로나19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라고 알려졌습니다. 이게 공공업무 자체가 어려워지면 상당히 더 힘들 수 있을 텐데, 지금 실제로 이렇게 근무하시면서 공무원들 확진자들도 많이 접하고 계세요?

    ▷ 김권수 : 네, 그렇습니다. 공무원들도 많이 지금 감염이 되고 있는 상태고, 특히 저희 의료진도 초창기에는 저희도 보호장구도 많이 부족하고, 병원에서도 별로 준비가 되지 않아서 많은 의료진들도 지금 감염이 되었었고, 지금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지만 의료진들 사이에서는 초창기에는 많이 감염됐었고, 제 레지던트들, 동료들도, 지금 제가 아는 동료들만 해도 내리과 레지던트 동료들만 해도 지금 7명, 8명이 양성이 나와서 아직도 자가격리를 하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동료분들 중에서도 동료 의료진 중에서도 확진을 받은, 양성 판정을 받은 그런 분들이 나오셨군요. 의료진이 사실은 이렇게 아프거나 혹시 감염이 되거나 이게 가장 큰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 보호를 할 수 있는 보호장비가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았어요. 그래서 심지어 쓰레기봉투로 가운을 만들어서 입는다 이런 이야기도 들었는데, 사실인가요?

    ▷ 김권수 : 네, 그래서 초창기에 그런 해프닝이 있었고요. 아무래도 너무 병원들이 준비가 안 돼 있었고, 미국 내에서도 방심을 하고, 이거 별거 아니다, 독감 정도다라는 인식이 의료진들 사이에서도 컸어요. 심지어 저도 약간 의아해 했었거든요. 그게 정말인가? 믿지 않은 그런, 약간 그런 분위기였고, 막상 닥치니까 너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병원들, 모든 병원들이죠, 뉴욕에서, 미국에서. 보호장구들이 금방 다 떨어져 나가고, 그러다 보니까 의료진들 사이에서 이거라도, 이렇게라도 해서 우리를 보호를 해야겠다 해서 그런 해프닝이 있었던 걸로 아는데, 지금은 쓰레기봉투를 입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여전히 보호장구가 부족하고, 좀 의료진들이 많이 지금 항의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가장 우리가 보호장비가 부족하다라고 이야기할 때 많이 하는 이야기가 마스크 이야기 많이 하거든요. 의료진이 끼는 마스크는 저희는 KF 이런 거를 저희는 쓰고 있지만, 다른 거죠? N-95인가요? 이런 마스크,

    ▷ 김권수 : 네, N-95가 의료진들이 필요한 마스크인데, 그게 많이 부족합니다, 지금, 미국 내에서. 그래서 병원마다 조금씩 틀린데, 저희 병원은 지금 N-95를 하나를 5일씩 써라.

    ▶ 김지윤 : 하나를 5일씩?

    ▷ 김권수 : 네. 그런 방침이 떨어져서 지금 많이 힘들어 하고 있고, 지금 사실 그 마스크가 원래는 환자 한 명을 보면 바로 버려야 되거든요. 워낙 부족하다 보니까 지금 나라 전체에 그런 방침이 떨어졌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5일까지는 쓰지 않은 것 같아요. 방침은 그렇게 했는데, 아무래도 의료진들 사이에서 한 3일 정도 쓰지 않나. 5일까지 쓰는 동료들이 아마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틀만 돼도 고무줄이 느슨해져서 입도 잘 막아지지 않고 위험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방침은 그렇게 돼 있는 걸로 알고, 다른 병원들은 7일에 한 번씩 이렇게 지급이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5일에 한 번씩 갈아줘라라고 이야기는 나오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하면 사실은 너무 위험하고, 또 그렇게까지 쓸 수도 없는 상황이라서,

    ▷ 김권수 : 네, 의료진들이, 그렇죠. 강력하게 항의를 하면 저 같은 경우에는 2일에 한 번, 3일에 한 번씩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그런데 그 마스크 하나 받기가 너무 힘듭니다, 지금. 병원 분위기가 눈치를 좀 많이 주는 그런 분위기라서.

    ▶ 김지윤 : 그렇군요. 지금 뉴욕 맨해튼의 해군병원선 있잖아요, 컴포트호라고. 승조원 한 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걸로 확인이 됐습니다.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굉장히 많이 불안들 하실 것 같은데, 지금 뉴욕 메트로폴리탄 병원, 제가 좀 찾아봤더니 굉장히 오래된 병원이더라고요. 아주 유서 깊고 역사적인 병원인데, 1870년도에 지어진, 그런데 이 병원은 지금 상황이 어떤지 좀 궁금해요. 유서도 깊고 오래된 병원이라서 여러 가지로 그래도 조그마한 병원보단 나을 것 같기도 한데요?

    ▷ 김권수 :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병원들이 낫지, 지금은 저희 병원이 병상들은 물론 꽉 찼고요. 병실도 꽉 찼고, ICU 제가 중환자실 가서 지금 근무를 하고 있는데, 거기도 꽉 찼고, 지금 인공호흡기, Respirator을 다는 환자들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 ICU 중환자실인데, 지금 인공호흡기를 필요로 한 환자들이 워낙 많으니까 지금 ICU을 두 개를 더 열었습니다. 두 개를 더 열고, 그리고 어제 또 보통 병실 하나를 더 열었고, 그리고 저희 병원뿐만 아니라 뉴욕의 모든 병원들이 지금 이렇게 해서 최대한 많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하고 있고, 그리고 의료진들도 다른 주에서 저희들을, 뉴욕을 도와주러 많이 찾아주고 계십니다. 특히 간호사분들이 많이 와주고 계세요.

    ▶ 김지윤 : 그렇군요. 지금 중환자실을 계속해서 확충을 하고 있는, ICU, 이게 Intensive care unit이라고 이야기를 하나요? 중환자실인 거죠? 확충을 하고 있고, 그리고 다른 곳에서, 다른 주에서 뉴욕주로 의료진, 특히 간호사분들이 굉장히 많이 찾아주고 있고, 그래서 여러 가지로 주을 넘어서서 협력 체계가 이루어지고 있다는데, 좀 마음 아픈 질문 하나 드려야 될 것 같아요. 중환자실에 계신다니까 많은 분들, 위태로운 분들을 보실 것 같은데, 어떤 부분이 가장 힘드신가요, 선생님께서는?

    ▷ 김권수 : 우선은 의료진으로서 ICU에서 심정지 온 환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루에 그냥 저희 ICU에서만 하루에 지금 심정지 오는 환자들이 적어도 3명은 되고요. 그 세 분들이 심정지가 한 번만 오는 게 아니라 하루에 여러 번 오니까 가서 CPR를 정말 많이 하는데, CPR를 하러 들어갈 때마다 두렵죠. CPR이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이런 감염병이 있으면 N-95를 착용을 하고 제대로 된 보호장구를 착용을 하고 들어가야 되는데, 아무래도 너무 부실하고 허접한 보호장구를 착용을 하고 들어가니까 감염이 될까 봐 두렵다는 그 마음이 든다는 자체가 의료진으로서, 의사로서 그 심정지가 오면 바로 들어가야 되는데 약간 멈칫거린다는 내 자신이, 저뿐만 아니라 동료들도 약간 죄책감을 느끼고요, 거기서.

    ▶ 김지윤 : 그렇군요.

    ▷ 김권수 : 그리고 돌아가신 환자분들 가족들이 병원을 찾아오실 수가 없으세요, 감염 위험 때문에. 금지되어 있어요. 그래서 전화가 여러 통 오죠, 하루에. 아무래도 가족이 입원돼 있는데 찾아오질 못하고, 지금 전화 때문에 일이 진행이 안 되니까 4시부터 6시까지 환자 가족분들 전화를 받도록 하자 했는데, 아무래도 돌아가신 분들도 요즘 너무 많으시고, 사망하신 분들도 많으시고 그러니까 그건 잘 지켜지지 않고요. 그리고 사망을 전달해드릴 때 그때가 저는 개인적으로 너무 힘듭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 김권수 : 전화기 너머로 가족들이 오열하는 소리 듣고, 그리고 더 슬픈 것은 찾아오시지도 못하시고, 영안실에서 이렇게 가족들을 볼 수가 있고,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에는 많이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많으니까, 다른 주에 흩어져서 사니까, 그런 분들 같은 경우에는 뉴욕으로 오시기가 지금 상황에서는 굉장히 힘들죠. 그래서 그분들은 어떻게 시신이라도 봐야 할 텐데 그게 가능할지. 이런 거 저런 거 생각하면 그런 전화 통화가 굉장히 힘들고, 하루에 그런 전화를 몇 통씩 해야 되니까 그게 너무 힘듭니다.

    ▶ 김지윤 : 심정지 환자가 들어왔는데, 이게 감염병이다 보니까 심폐소생술을 하러 들어가기가 순간 두려워지는 거, 그게 의사로서 자괴감을 느끼고, 또 돌아가신 환자분들 가족들에게 사실 사망 소식 전하는 게 가장 의료진으로서는 힘든 일 아니겠습니까? 그런 것도 힘들고, 또 마지막을 지켜보지 못하는 환자의 가족들을 생각하니까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라는 말씀을 주셨는데요. 굉장히 소중하신 분들입니다, 우리 의료진들. 한국에 있든, 뉴욕에 계시든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서 노력하시는 분들이니까 용기 내시고요, 힘내시고, 또 항상 건강하시기를 제가 한국에서나마 또 기원해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김권수 : 감사합니다.

    ▶ 김지윤 : 지금까지 김권수 뉴욕 메트로폴리탄 병원 내과 레지던트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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