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월뉴공] 여행하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어디까지 해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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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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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 취재] 최형주, Rosyn Park 기자


    세계 곳곳을 누비며 즐기는 맛집 투어, 스노클링, 서핑…

    일하면서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 인터뷰 】조안나 영 / 4년 차 디지털 노마드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한 장소에 계속 머물며 일하는 것보다 다른 장소, 환경,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삶을 훨씬 풍족하게 만듭니다."


    【 최형주 기자 】
    세계 각국을 여행하며 일도 하는 조안나 영은 일명 '디지털 노마드'로서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습니다.

    "21세기 유목민"이라고도 불리는 디지털 노마드.

    주로 인터넷과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여기저기 자유롭게 이동하며 일하는 이를 일컫는 말입니다.


    【 프랑스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의 '21세기 사전' 중 】
    "21세기는 디지털 장비를 가지고 떠도는 디지털 노마드의 시대. 새로운 유목민은 자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떠돌아다닌다."


    포브스에 따르면 조안나 영과 같은 전 세계 디지털 노마드는 지난 3년간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며 3배 증가해 약 3,500만 명에 이릅니다.

    그 수는 계속 늘어 2035년엔 10억 명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 현장음 】잭 맥캔 / 퍼듀대 인사조직 경영학 교수
    "2025년까지 미국 내 3,620만 명이 원격근무를 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 중 77%에 이르는 (원격) 근무자들이 높은 생산성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이를 몸소 실감한다는 조안나.

    팁과 노하우를 전수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데요.

    마케팅 에이전시의 직원인 조안나가 디지털 노마드의 삶을 시작했던 때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입니다.

    3년 전 캐나다에서의 삶을 정리하고 아프리카행 비행기에 오른 것이 그 시작이었죠.

    【 인터뷰 】조안나 영 / 3년 차 디지털 노마드
    "2019년엔 원격근무가 많이 활성화되지 않았을 때라 회사와 협상을 좀 해야 했습니다. (사무실이 아닌) 다른 장소에서도 소셜 미디어 관리 업무를 완수하겠다고 약속했죠. 회사에선 제게 한 달 단위의 원격근무를 승인해줬습니다. 저는 곧바로 토론토에서 출발하는 편도 비행기표를 끊고 아프리카, 우즈베키스탄, 동남아를 여행하기 시작했죠."

    일상적인 사무실로의 출퇴근을 반복하던 조안나는 자신이 가장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고 말하는데요.

    주체적인 시간 활용의 가치는 직장, 결혼, 주택, 고정 자산 등 제한된 공간 내에서의 가치보다 더 컸습니다.

    【 인터뷰 】조안나 영 / 3년 차 디지털 노마드
    "많은 사람이 회사에 갇혀있어요. 인생을 좀 다르게 생각해봐야죠. 사무실 밖에는 다른 많은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조안나와 같은 의견을 가진 MZ세대는 디지털 노마드의 4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노동 시장의 주축인 이들을 중심으로 근무 방식, 더 나아가 산업 구조까지 재편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보이죠.

    현재 디지털 노마드의 수는 마케팅 분야뿐만 아니라 IT 개발, 교육, 컨설팅, 회계 등 다양한 직업 분야에서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마리아 콜도위츠 / 영국 노팅엄대 조직행동학 부교수
    "기술을 활용해 더 다양한 직업과 넓은 지역 사람들이 연결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기존에는 물리적으로 만날 수 있는 시간조차 없었을 텐데 지금은 다른 문화와 조직이 모이는 거죠."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서도 디지털 노마드를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요. 직접 만나봤습니다.

    【 인터뷰 】민웅기 / 7년 차 디지털 노마드
    "저는 디지털 노마딩을 사실 2016년 말에 우연한 계기로 이런 근무 형태가 가능하다는 걸 단기 여행을 통해서 알게 되면서 그 이후 한 7년간 디지털 노마드로 일해오고 있습니다."

    국제 리스크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며 아내와 함께 몰디브, 뉴질랜드, 호주, 미국, 영국, 아랍에미리트, 발리 등에서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9개월간 거주하며 근무했다는 민웅기 씨.

    다음 행선지인 두바이 출국 준비를 위해 한국에 잠시 머물고 있다는 그의 일과를 따라가 봤습니다.

    【 인터뷰 】민웅기 / 7년 차 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노마드마다의 근무 형태마다 다른데요. 저 같은 경우, 데드라인에 맞춰 일상을 짜는 편입니다. 예컨대, 미국 고객사가 오전 9시까지 현지 시각인 미 동부 시간에 맞춰서 이렇게 해달라, 이런 경우에 새벽 1시 업무 완료를 목표로 그에 따른 저녁 일과를 먼저 넣고 아침에 조금 늦게 일어난다든지 그런 식으로 일과를 유동적으로…"

    디지털 노마드의 삶이라 하면 보통 해변에서 일하는 낭만적인 모습을 떠올리지만, 이는 미디어가 만들어낸 환상일 뿐 현실은 매우 다르다는데요.

    【 인터뷰 】민웅기 / 7년 차 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노마드들 사이에 우스갯소리 이야기하는 게 해변에서는 화면이 안 보인다. 그러니까 그만큼 굉장히 디지털 노마드에 대해서 어떤 뭐랄까 이미지가 그렇게 정확하지 않은 게 많아요."

    평일 오후, 공원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은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는 '워라밸'의 삶이라기보다는 일과 삶이 합쳐진 삶 속 자신과의 싸움인 '워라블'(work-life blending)에 가까운 일상이라고 설명하는데요.

    【 인터뷰 】민웅기 / 7년 차 디지털 노마드
    "원하는 대로 근무 장소와 시간을 정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고요. 그런데 이게 아무래도 그렇게 되면 일과 생활의 균형이 딱 지켜지겠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또 그게 장점이자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렇게 일과 생활을 같이하다 보니까 이 경계선이 점점 모호해지고요…"

    혼밥과 함께 하는 업무 처리는 일상이 되어버린 가운데 정해진 사무실도, 근무 시간도 없는 자유로움 만큼 외로움도 각오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 인터뷰 】민웅기 / 7년 차 디지털 노마드
    "고객들과 의사소통을 할 때 이메일이나 기껏해야 왓츠앱 이 정도인데 이런 걸로만 문자로만 존재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까 때로는 내가 이 사람들과 진짜 교류를 하고 있는 건가 싶어질 정도로 어떤 고립감이라든지 거리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매번 새로운 곳을 찾아 여행하는 일은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도 하지만, 일반적인 해외여행과 다른 만큼, 거주지와 이동 수단 선택, 은행 계좌 개설 등 해외 장기 체류를 위한 꼼꼼한 계획은 필수라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민웅기 / 7년 차 디지털 노마드
    "현실적으로 봤을 때 해당 국가의 물가 수준, 인터넷 속도, 기타 얼마나 일할 것에 대해서, 시간대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면이 있습니다. 숙소에서 인터넷이 갑자기 끊겨 인근 소도시로 황급하게 숙소를 옮겨야 했던 경험도 있고요."


    '신 유목민 시대', 세계 각국은 늘고 있는 디지털 노마드 유치를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요.

    현재 스페인, 독일, 그리스, 브라질, 모리셔스, 아랍에미리트 등 40여 개국이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비자를 발급하고 있습니다.

    장기 거주 비자와 상대적으로 저렴한 생활비를 장점으로 내세운 멕시코와 태국은 이미 많은 디지털 노마드를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 현장음 】마코 애일링 / 디지털 노마드
    "달러로 벌고 현지 화폐(페소)로 지출할 수 있다면 분명히 많은 장점이 있죠. (지출 가능한 금액이) 수입의 3배가 되는 겁니다. 원격근무가 가능한 사람에게 매우 매력적인 부분이죠."

    【 현장음 】이쿠코 아니타 니 / 디지털 노마드
    "디지털 노마드를 시작하고 이미 태국은 두 번이나 방문했어요. 여기서 생활하면서 일하려고 합니다."

    더 나아가 일부 국가는 디지털 노마드 마을까지 조성하고 있는데요.

    지난해(2021년) 포르투갈의 대표 휴양지 마데이라섬에 세계 첫 디지털 노마드 마을이 들어선 데 이어, 다음 달(11월)엔 브라질 피파시가 남미 최초로 디지털 노마드 마을 개장을 앞두고 있습니다.

    디지털 노마드 마을엔 다양한 작업 공간은 물론, 아파트, 수영장, 공동생활 공간 등이 마련되는데요.

    장기 거주하는 디지털 노마드 유치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상호 윈윈(win-win)하는 선순환 효과를 내겠다는 전략의 일환입니다.

    【 현장음 】라파엘 구아르네로스 / 멕시코시티 콘데사 지역 주민 대표
    "현지인에 대한 아파트 임대보다 하루 $70(약 10만 원)의 이익을 더 볼 수 있으니 (디지털 노마드에) 임대하는 것이 더 좋죠. 한 달에 $1,257(약 180만 원)의 임대수익이 더 생기니 안정적인 임대사업이 됩니다."

    누군가에게는 현실이 된 디지털 노마드.

    오늘도 사무실로 출근하느라 진땀을 뺀 우리의 모습과는 동떨어져 보이는 것도 사실인데요.

    새로운 형태의 삶을 개척하는 디지털 노마드도, 그런 삶을 선택하지 못하는 우리도, 즐겁게 삶과 조화를 이루며 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요? 고민만 깊어집니다.

    [인터뷰]



    △ 조안나 영 (Joanna Yung)
    - 디지털 노마드 3년 차
    - 소셜 미디어 마케터

    △ 민웅기 (Woongki Min)
    - 디지털 노마드 7년 차
    - 국제 리스크 컨설팅 대표

    △ 마리아 콜도위츠 (Maria Kordowicz)
    -영국 노팅엄대 조직행동학 부교수
    -심리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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