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심듣귀] 다시 학교로…"내 짝꿍을 알고 싶어요"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0-09-2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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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들이 꿈을 키우는 서울의 한 학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여러번 열고 닫혔던 교문이 다시 이렇게 또 열렸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오늘부터 수도권 학생들의 등교 수업이 다시 시작됐는데요.

    민심을 듣는 귀, <민심듣귀>
    오늘은 등교 수업이 시작된 그 현장,
    그리고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목소리 취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오늘 다시 학교에 가는 5학년 정호입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초등학교는 하루에 전체 학생의 3분의 1씩 돌아가며 등교하는데

    정호네 학교는 오늘 4학년과 5학년이 대상입니다.

    약 한 달 만에 다시 책가방을 싸는 정호.

    【 인터뷰 】박정호 / 초등학교 5학년
    "잠깐만, 이 책 아니야. 저거야. 수학. 해법수학. (맞지? 이거?) 이렇게 넣고…배움공책"

    일터에 나간 부모님 대신 형이 정호의 등교를 돕습니다.

    불안한 마음에 마스크를 잘 썼는지 확인하고 당부도 합니다.

    【 인터뷰 】박정환 / 정호 형
    "마스크 잘 쓰고 애들이랑 싸우지 말고 가서 손소독 먼저 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해야 돼."

    다시 시작된 정호의 등굣길.

    【 인터뷰 】박정호 / 초등학교 5학년
    "(오랜만에 학교 가는데 어때요?) 좋아요. 오랜만에 애들도 만나고 신날 것 같아요. 되게…."

    한창 짝꿍이랑 장난도 많이 칠 나이인데

    【 인터뷰 】박정호 / 초등학교 5학년
    "2m 거리두기로 짝꿍이 없어요. (짝꿍이 없어서) 지루해요. 짝꿍한테 질문도 해 보고 하는건데…."

    학교 안가는 날에는 게임을 통해 친구들을 만난다는 정호.

    한 달 만에 등교했지만 정호는 다시 또 추석이 지나야 학교 친구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인터뷰 】박정호 / 초등학교 5학년
    "되게 아쉽고 (친구들과) 좀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코로나 때문에 잃게 되는 것 같아요."

    중학교 3학년 은채,

    한달 만에 다시 교복을 입으려니 생각이 복잡합니다.

    【 인터뷰 】정은채 / 중학교 3학년
    "오랜만에 학교에 가니까 떨리기도 하고…불안해요. 수행평가를 챙겨야 하는데 학교를 가자마자 바로 준비해야 하고…."

    중학교 생활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 인터뷰 】정은채 / 중학교 3학년
    "축제, 운동회, 이런 행사가 다 취소돼서 많이 아쉬워요. 지금보다 더 많이 학교를 가서 친구들과 생활하고 (싶어요.)"

    언니가 등교한 사이 중학교 1학년 동생 민채는 집에서 온라인수업을 듣습니다.

    학년별로 돌아가며 등교하기 때문에 민채가 학교에 가는 날은 2주 뒤,

    처음에는 낯설었던 원격수업도 많이 익숙해졌지만 여전히 불편한 것 투성입니다.

    【 인터뷰 】정민채 / 중학교 1학년
    "선생님이 설명을 해주시면 질문을 바로 못하고 과제를 내주셨을 때 이해가 안되면 친구들한테 물어볼 수 밖에 없는데 친하지 않으니까…."

    중학교에 입학하고 계절도 바뀌었지만
    아직 이름을 못 외운 친구가 더 많습니다.

    【 인터뷰 】정민채 / 중학교 1학년
    "(중학교 와서 사귄 친구 있어요?) 강시현, 김유나, 강한결, 성준혁 이 정도…"

    다시 시작된 아이들의 등교,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는 잠시 숨을 돌리다가도

    【 인터뷰 】정현지 / 학부모
    "(애들이 학교 안 가는 날에는) 엄마 배고파…아침, 점심. 간식 먹이고 치우고 반복하죠. 그게 저의 생활이죠."

    아이를 학교에 보낸 뒤에는 불안하고…

    또 안타까운 마음

    【 인터뷰 】정현지 / 학부모
    "안타깝죠. 일상이 되어야 할 (학교) 생활이 이렇게 돼서…."

    코로나19가 멈추지 않는 한 계속될 원격수업과 등교수업의 병행,

    옆에서 지켜보는 엄마의 바람은

    【 인터뷰 】유경선 / 학부모
    "선생님이 '너희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아이들에게) 전화나 영상통화로 학교 안가는 날에 관심과 사랑을 주면 애들이 힘을 내서…."

    【 인터뷰 】정현지 / 학부모
    "선생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수업을 했으면 좋겠어요. 실시간으로…."

    지난 1학기 쌍방향 수업 비율은 15%,
    학생 대부분은 선생님과 대화할 기회가 없었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청와대 게시판에는 아이가 유튜브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하는 학부모들의 국민청원이 잇따르는 상황.

    교육부는 일주일에 한번 이상 실시간 쌍방향 수업을 하며 소통을 늘려간다는 계획이지만

    당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습니다.

    【 인터뷰 】조성철 /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
    "지금 교실에 (쌍방향 수업을 위한)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이 안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계가 크다고 봅니다. (시스템이 갖춰져도) 안정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등교는 시작됐지만
    이렇게 운동장은 텅 비어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운동회 준비로 더 시끌벅적했던 곳.
    신나게 뛰어놀면서
    더 큰 꿈을 키워왔던 이 곳.

    등교가 어색한 아이들에겐
    이 운동장도 제 기능을 잃었습니다.

    등교가 일상이 되길 바랍니다.
    운동장이 아이들로 북적이길 바랍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래 메일(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저희가 직접 찾아가겠습니다.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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