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심듣귀] 당신이 잠든 사이에…수술대는 안전합니까?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0-12-15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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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능 시험이 끝난 이맘때는 성수기라 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성형외과를 찾는다고 합니다.

    성형외과뿐만 아니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병원이 안전할 것이라고 믿고 갑니다. 그게 당연한 거죠.

    그런데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습니다.

    [민심듣귀], 오늘은 4년 전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의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4년 전 한 성형외과를 찾았던 당시 대학교 3학년 권대희 군

    【 인터뷰 】 이나금 / 고 권대희 군 어머니
    "사춘기 때 입이 좀 나와서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해서…씻을 수 없는 상처가 생겨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광고를 믿고 갔다 수술 뒤 중태에 빠졌고

    "엄마가 우리 아들 다시 건강하게…엄마랑 집에 가자"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성형수술 당시 CCTV 영상에는

    【 인터뷰 】 이나금 / 고 권대희 군 어머니
    "수술실에 의사는 한 명도 없고 봉합도 하기 전에 피가 흐르고 있는 애를 간호조무사에게 맡겼어요. 이게 전부 다 핏자국이잖아."

    파면 팔수록 잘못된 게 많았던 수술실

    【 인터뷰 】 김선웅 / 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 (현직 성형외과 전문의)
    "집도의사가 대량 출혈이 발생했을 때 다 떠넘겨 놓고 나간 건 막장까지 갔다는 거예요. (다른 환자와) 동시 수술이 진행됐다는 것은 명백하게 유령수술 형태로 갔다는 거예요."

    진실을 밝히려고 엄마는 이 영상을 수백 번 봤습니다.

    【 인터뷰 】 이나금 / 고 권대희 군 어머니
    "초 단위로 확인해서 만든 거예요. 이거 한달 반 걸렸어요. 잠 안자고…."

    그리고 시작된 법정 다툼

    【 인터뷰 】 이나금 / 고 권대희 군 어머니
    "(의사가) 어머님, 의료사고는 피해자가 입증을 해야 하는데 형사고소 왜 했는지 참 이해가 안 간다. 참 이해가 안 간다는 소리를 3~4번 했어요. 사람을 죽여 놓고 의사는 갑질을…."

    엄마는 이렇게 매일의 상황을 기록하며 이를 악물고 버텼는데

    【 인터뷰 】 이나금 / 고 권대희 군 어머니
    "검사가 그걸 다 덮어줘. 이건 너무나 잘못된 거잖아요."

    곪을 대로 곪은 엄마의 상처

    그나마 최근 들려온 반가운 소식…

    무면허 의료행위가 있었는지 따져볼 수 있게 됐습니다.

    엄마는 제대로 처벌하고 더 이상의 죽음이 없길 바랍니다.

    【 인터뷰 】 이나금 / 고 권대희 군 어머니
    "언론에 CCTV를 공개한다는 것은 내 아이의 명예가 손상되는 거잖아요. 그렇지만 다른 사람 생명을 구할 수 있거나 예방할 수 있다면…."

    수술실은 가장 안전해야 하지만

    【 인터뷰 】 김선웅 / 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
    "어떤 의사한테 동의를 해주고 그 의사의 집도하에 이뤄지는 게 수술이지…마취시켜놓고 나가고 생판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서 (수술하고)…."

    이른바 유령수술입니다.

    【 인터뷰 】 김선웅 / 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
    "스타 의사 광고를 하고 (환자들을) 끌어들여서 유령수술하고 수천억씩 다 벌었는데…처벌을 안 하니까…."

    수년째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그 방법은 더 교묘해지고

    【 인터뷰 】 김선웅 / 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법제이사
    "환자를 모집해서 동의서를 애매모호하게 받죠. 유령의사 이름까지 다 적어놓고…. 수술실이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범죄를 사회가 묵인해주고 방치한 결과…."

    정상적이지 않은 수술은 피해를 낳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이 됩니다.

    【 인터뷰 】 안기종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집도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들어가서 수술하는 건 정형외과나 산부인과에서도 발생하고 있고 의료사고가 발생하면 은폐하기 위해서 수술과 관련된 기록지를 조작하는 일도…."

    의료사고를 입증하기도, 처벌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수술실에 CCTV를 설치하고 의료인 면허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환자보호3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지만 국회 문턱도 못 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안기종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
    "의료인의 안전과 인권을 지켜야 한다고 해서 법이 30여개 발의됐고 다 통과됐습니다. 그런데 몇 년 동안 환자의 안전을 지키는 환자보호3법은 10여개 발의됐지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사협회와 같은) 직능단체에서 반대해서…누구를 위한 국회인지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최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뢰로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정부도, 국회도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사이 이렇게 국민 10명 중 9명 가량은 환자보호3법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병원만큼은 믿고 찾을 수 있는 세상, 국민들은 그 어느 때보다 원하고 있습니다.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성형수술 #성형외과 #수술실 #권대희 #닥터벤데타 #의료사고 #환자보호3법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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