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민심듣귀-코로나 그림자] "대한민국 아빠니까" #대리운전기사

이민정 기자

lmj@tbs.seoul.kr

2020-12-25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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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년 이맘때 같으면 각종 연말 모임으로
    대리운전 찾는 분들 많으셨을 텐데
    올해는 상황이 전혀 다르죠.

    손님이 줄었지만 버틸 수밖에 없는 대리운전 기사의 하루를 [민심듣귀]에서 따라가 보겠습니다.

    대리운전 기사 전희병 씨의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되는 시간.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여기서 눈을 못 떼죠. 거의 뭐 이거 보고 살고 있죠. 빨리 잡아야 하니까 …남들이 잡기 전에…."

    원래 하던 일이 잘 안 돼 넉 달 전 뛰어든 대리운전

    코로나로 실내에선 마땅히 기다릴 곳이 없는 요즘

    대부분의 시간을 이렇게 거리에서 버팁니다.

    "콜 잡았어요."

    기다린 지 20여 분만에 오늘 첫 손님입니다.

    "안녕하세요? 대리기사인데요. 어디로 가면 되죠? 한 5분 정도 걸릴 것 같아요."

    손님을 놓칠까봐 이렇게 매일 빠르게 걷습니다.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하루에 일 끝나고 들어가서 보면 12~13km 정도 걷더라고요."

    성탄절 전날인 어제 전희병 씨가 받은 손님은 2명

    여의도에서 안양, 그리고 안양에서 구리까지 모두 80km 가량을 운전하고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저 같은 경우 그나마 운이 좋아서 8만 원 매출도 올리고 제가 아는 친구는 두 콜 받았는데 3~4만 원 벌었다고…."

    수수료에 보험료에 이것저것 다 떼면 실제 번 돈은 6만 원 남짓

    코로나에 연말 특수를 기대하긴 어렵습니다.

    【 인터뷰 】이창배 /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서울지부 사무국장
    "(예년) 성수기 때 10콜 정도 받았다면 최근에는 평균 2콜, 운이 좋으면 3~4콜…수입이 5분의 1까지 줄었다는 기사들도 있고요."

    코로나로 줄어든 연말 모임, 더 좁아진 대리운전 시장

    한 건이라도 더 하려고 손님을 받긴 했는데 집에 갈 길이 걱정입니다.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구리까지 올 상황은 아니었는데 금액이 좋으니까…집에 가려면 막막하죠. 버스로 가려면 2~3시간 가야되고 중간에 차가 끊길 상황이니까…."

    차가 끊긴 날에는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불 꺼진 건물 안에서 바람 좀 피하고 첫 차 나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죠. (그런 날이 많으세요?) 대부분이죠. 흔히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운이 7이고 기술이 3이라고 운이 좋으면 지금이라도 (집 방향으로) 콜이 떠서 집에 갈 수 있고…."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소득은 적고, 또 코로나19에 감염되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앞서지만

    물러설 수 없는 이유는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대한민국 아빠니까…아들하나 딸 하나 키우고 있어요. 원하는 거 다 해주고 싶은데…."

    전국적으로 대리운전기사는 약 16만 5천 명으로 추정됩니다.

    【 인터뷰 】이창배 /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서울지부 사무국장
    "(코로나19 이후 소득이 줄어서) 낮에 배달 일을 겸업하는 분도 계시고…정부는 필수 노동자에 대리운전기사를 포함하고 있는데 고용보험도 2022년까지 미뤄놓고 (3차) 지원금 지급에 대한 얘기도 없고…정부가 좀 더 적극적인 대책을…."

    그리고 성탄절 아빠의 한마디

    【 인터뷰 】전희병 / 대리운전 기사
    "우리 가족 항상 사랑하죠. 우리 애기엄마, 아들, 딸 사랑하고…."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성탄절 #대리운전기사 #코로나19 #모임 #약속 #대한민국_아빠_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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