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코로나19 1년] 환자를 위해 자신을 위해 거리로 나온 간호사들

김승환 기자

rookie@tbstv.or.kr

2021-01-1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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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내일이면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나온 지 1년이 됩니다.

    하지만 1명의 간호사가 열 명 가까운 환자를 돌봐야 하는 현실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습니다.

    병실에서 코로나와 싸워 온 간호사들이 거리로 나와 환자를 위해 또 자신들을 위해 도움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김승환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 기자 】

    【 INT 】김수련 / 대구 코로나19 확산 당시 파견 간호사
    "매일매일 퇴근하면서 패잔병처럼 집에 왔는데, 영웅이라고 하는 얘기를 듣고 있으면 정말 너무 비참했어요."

    【 INT 】최은영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K방역은 일정 정도 성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K의료는 지금도 한 발자국도 더 나가고 있지 않다."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이후 줄곧 환자가 곁에 있었습니다.

    【 INT 】김수련 / 대구 코로나19 확산 당시 파견 간호사
    "내가 환자한테 이렇게까지 미안한 일들을 할 수 있구나. 인공호흡기 빌려가지고 유야무야 보고 있는 거예요. 다른 환자 20명씩 보면서. 한 명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놓치는 것들이 자꾸 생기고."

    【 INT 】최은영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내가 감당하는 환자 수를 대폭 줄여줘야 그나마 산소라도 제대로 들어가는지 한번 더 확인할 수 있는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산소가 빠져도 누가 모니터링해서 봐줄 사람이 없어요. 그러면 그건 치료가 아니거든요."

    휴일도 없이 돌봤지만 매일 늘어가는 환자와 점점 심해지는 증상.

    【 INT 】김수련 / 대구 코로나19 확산 당시 파견 간호사
    "한 달 내내 휴일 없이 일했다고 보시면 돼요. 모두가 진짜 땀에 절어서 나왔어요. 3, 4시간씩 더 일하면서 나왔는데도 그런 결과가 나타나니까 다들 너무 힘들었죠. 죄책감이 너무 심하고."

    지친 동료들은 결국 하나둘 병실을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 INT 】이혜옥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휴직에 들어가게 된 최종적인 이유가 아이가 분리 불안이 너무 심해졌어요. 집을 한 번도 들어갈 수 없었거든요. 마음이 확 무너져 버리는 거예요. 복직을 해야되나라고 고민을 했는데 식구들이 다 말리는 거예요. 그렇게 고생했는데 왜 가려고 하냐고."

    【 INT 】최은영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간호사들의 이탈이 굉장히 많은 숫자거든요. 몇백 명이니까요. 왜 그만두는지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 간호사들 잡을 수가 없단 말이에요."

    의료진 부족은 수차례에 걸려 알려졌지만 턱없이 부족한 인건비.

    【 INT 】최은영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서울대병원이나 국립대병원은 간호사 정원이나 이런 게 다 기재부에 묶여 있어요.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정원을 늘려주지 않으면 간호사 충원을 못 해요. 공공의료기관이 그 정도인데 다른 의료기관이 좋아질 리가 없어요."

    정부와 병원은 교육이 필요하고 고정비용이 드는 정규직 간호사 대신 파견 간호사로 채웠습니다.

    【 INT 】김수련 / 대구 코로나19 확산 당시 파견 간호사
    "지금 상황은 인력이 없다고 하니까 아무나 간호사 면허 가진 사람이면 다 들여보낸다는 입장이잖아요. 그분들이 간호사 한 명으로 카운트 되고 있는 거예요. 중환자실 간호사 한 명. 이건 굉장히 위험한 거예요."

    【 INT 】최은영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파견에 지원했을 때는 마음 먹고 지원했을 거예요. 뭐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있고. (실제로는) 환자 돌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대부분 선별진료소라든지 생활치료소라든지 이런 데로."

    【 INT 】이혜옥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막상 들어가면 실망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은 거죠. 내가 소모품처럼 한 번 쓰이고 버려지는구나라는 느낌이 "

    간호사들은 이제 거리로 나와 위급한 환자를 위해, 또 스스로를 위해 도움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 INT 】이혜옥 / 서울대병원 감염병동 간호사
    "전사입니다. 영웅입니다. 격려해주시는 건 감사한데 저희한테 너무나 절실히 필요한 건…."

    【 INT 】김수련 / 대구 코로나19 확산 당시 파견 간호사
    "지금 제일 먼저 할 수 있고 간절한 건 인력충원이거든요. 인력충원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에요. 같이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어요."

    환자를 돌보던 간호사들이 맞는 1월의 바람은 1년 새 더 차가워진 칼바람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TBS 김승환입니다.

    #코로나19 #간호사 #행동하는간호사회 #국공립병원 #기획재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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