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심듣귀] "25년 내 추억이 갑자기 사라진다고?!"


불광문고
(서울시 은평구 불광동)

한 서점 앞에 영업을 종료한다는 현수막이 붙었습니다.

"불광문고가 폐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서명 한번 부탁드립니다."

【 인터뷰 】김○○ / 은평구 불광동 주민
"갑자기 사라진다는 소식에 당황하고 놀라고 슬퍼서 서명을 받게 됐습니다."

25년간 이 지역을 지킨 서점입니다.

【 인터뷰 】장수련 / 불광문고 점장
"매출이 계속 하향세, 감당이 안 되는 수준, 더 이상 못하시겠다고 사장님도 (건물주에게) 계약 해지 통보를 한 거죠."

지금은 폐점을 앞두고 할인 행사를 한다는 소식에 사람들로 북적이지만,

"원래는 매장 문을 열고 있어야 되나 이런 생각이 들 만큼 손님이 없었어요."

한때는 이 서점 곳곳이 아이들 소리로 꽉 찼었는데,

"방학 때 아이들이 엄마랑 같이 돗자리랑 휴대용 아이스박스 들고 와서 책을 읽던 시절이 있었어요. (주민들한테는 사랑방 같이?) 네. 참새 방앗간처럼 들르던 곳이라고…"



여기서 22년을 일했습니다.

"어떤 책 진열할까, 직원들이랑 많이 고민하거든요. 그런 노력을 20년 넘게 해왔는데…"

누군가에겐 추억을 선물하며,
동네를 지켰습니다.

"문화행사 같은 걸 했었어요. 지역 작가분들 모셔서 글짓기, 독서 교실도 하고 색종이 접기 교실도 하고…"

"(언제부터 사람들이 안 오기 시작했어요?) 2015년부터 주위에 백화점도 생기고 대형 쇼핑몰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이동한 거죠."

한때 20명 넘었던 직원 수는 8명으로 줄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책을 반값에 팔던 시절이 있기 때문에 책 팔면 돈이 많이 남는 줄 아는데 보통 1만 원짜리 책 팔면 많이 남으면 1,700원 남아요. 대학교재는 1만 원짜리 팔면 250원 남아요."



수년간 적자는 계속됐고
결국 서점 문을 닫는다는 현수막을 걸 수밖에 없었습니다.

"거래명세서거든요. 이제 이것도 비워줘야 되니까 다 정리하고 버릴 거 버리고…"

직원들이라도 서점을 이어가고 싶지만,

"작년 11월부터 다른 공간도 알아보기는 했는데 임대료가 너무 비싸고…(빚을 내서라도 놓치고 싶지 않으신거죠?) 남편 몰래 통장을 만들고…문을 닫으면 이 손님들은 다 어딜 가나…. 서점, 책을 알릴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없어지잖아요. (여기가 이 동네에서는) 마지막 남은 서점이었죠."

꼭 지키고 싶었던 이 공간,

"지킬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사람 힘으로 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제가…잠깐만요. 그만 울어야 되는데 자꾸 눈물이 나서…"



서점이 문을 닫는다는 소식에
동네 주민들은 저마다 이 서점에서의 추억을 꺼내고

서점을 살려달라며 청원을 올리고
서명 운동에 나섰습니다.

【 인터뷰 】김○○ / 은평구 불광동 주민
"저희 아이가 어렸을 때 계속 서점과 함께 성장을 했고요. 몽당연필을 걷어서 새 연필을 주는 행사도 해서 너무 기억에 남았고요."

【 인터뷰 】이석기 / 은평구 불광동 주민
"25년 있다가 서점이 없어진다고 하니까 마음이 아픈 거예요. 불광문고를 한번 살려보자,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20~30년 이 동네에서 살아온 주민들입니다.

【 인터뷰 】김○○ / 은평구 불광동 주민
"단순히 책을 팔았다가 아니라 여기를 거친 모든 분들의 추억이 사라지는 그런 공간이고…"

【 인터뷰 】김연희 / 은평구 불광동 주민
"한 지역의 명물처럼 된 이곳을 보존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 】이석기 / 은평구 불광동 주민
"임대료도 저렴하게 해서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바람이죠."

이러한 마음은 계속 모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백원근 / 책과사회연구소 대표
"대부분의 지역 서점들이 사실은 문 닫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그런 상황…(지역 서점은) 출판사나 유통사에서 책을 공급받는 공급률 자체가 우선은 인터넷 서점들하고 많이 차이나고 10~15% 정도…"

온라인 서점보다 비싼 가격으로 책을 납품받다보니,

"현행 도서정가제는 15%만큼의 직간접 할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건데 지역 서점의 관점에서 보자면 인터넷 서점처럼 10% 할인해주고 5% 마일리지 주고 하는 것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죠. 경쟁력 자체도 편리한 인터넷 서점들을 이용하게 되고…"



하나 둘 사라지는 우리 동네 서점,
어쩔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 생각하며
그냥 받아들여야 하는 걸까?

"프랑스의 도서정가제법은 랑법이라고 하는데, 지역마다 오래된 서점들이 많이 있어서 그런 것들이 하나의 지역 문화 자산인거죠. 어렸을 때부터 그 서점에서 책을 즐겨 읽던 사람들이 나중에 작가가 되기도 하고…(우리도) 그런 공간들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들을 해야…"

"독자들이 오지 않는 서점은 서점으로 기능을 못하거든요. 다른 서점들이 유지될 수 있게 이용해 주세요."

[민심듣귀] 이민정입니다.

['민심듣귀'는 여러분의 목소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sim@tbs.seoul.kr로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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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라진대, 내 추억은 어쩌라고" 폐업을 알린 우리 동네 서점 [민심듣귀]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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