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느는데 반납률 서울6%‧전국2%…실효성 높이려면?

최가영 기자

going1225@tbs.seoul.kr

2024-03-1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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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 】
    고령화로 운전면허를 보유한 65세 이상 인구도 늘었습니다.

    문제는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도 늘고 있다는 겁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면허 반납을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이달부터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카드 10만 원권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면허를 반납하지 않는 인원이 더 많아 제도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옵니다.

    최가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달 29일 서울 은평구 연서시장 앞 도로.

    앞 범퍼가 완전히 망가진 회색 SUV 차량이 보입니다.

    이 차량은 중앙 가드레일을 빠른 속도로 들이받고 이어 보행자 1명, 차량 8대, 오토바이 1대와 충돌했습니다.

    사상자는 모두 14명.

    1명이 숨졌고 13명이 다쳤습니다.

    사고의 가해자는 70대였습니다.

    최근 이처럼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3년간 전체 교통사고 비율은 6% 줄었는데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는 11% 증가했습니다.

    서울시의 경우 만 70세 이상 고령자가 사고를 내는 비율이 다른 연령대에 비해 1.7배 높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고령 운전자 면허 반납을 대책으로 내놨습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70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면허를 반납하면 10만 원 교통권을 제공합니다.

    【 현장음 】"지하철은 지금 무료로 타시잖아요.
    버스, 택시, 기차. 또 편의점에서 물품 사실 수도 있고요. 사용설명서니까 보시고요."

    열흘 전까지도 운전했다는 A 씨는 면허를 반납하기 위해 접수가 시작된 첫 날 동주민센터를 찾았습니다.

    【 인터뷰 】A 씨 / 송파구 주민(운전경력 30년 이상)
    "스스로 몸동작 같은 것이 둔화된다고나 할까요? 좀 빠르지 못해요. 노인들 교통사고 많이 나는 것을 보고 '나도 그만 해야 되겠다' 했는데 뉴스에서 보니까 면허증 반납하면 교통카드 준다고 하길래…."

    지난해 서울에서 면허증을 반납한 고령 운전자는 모두 2만 5,000여 명.

    70세 이상 운전자 중 면허를 반납한 사람은 6%에 불과합니다.

    전국으로 넓혀 보면 반납률은 2%대로 더 낮습니다.

    【 인터뷰 】강경우 /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
    "지방 같은 데는 근데 대체 수단이 없으니까 (면허증 반납) 할 수 없거든요. 대중교통이나 마을버스 같은 것을 같이 병행하는 이런 걸로 해야지. 지금처럼 그러니까 제한하거나 10만 원 이거 가지고는 어림없을 것 같거든요."

    이외에도 여러 가지 이유로 아직은 운전대를 더 잡겠다는 고령층도 있습니다.

    【 인터뷰 】박정웅/ 서울 동대문구(운전경력 39년)
    "저는 직업상 감리 현장을 갈 때 운전을 하게 됩니다."

    【 인터뷰 】안선경 / 경기 남양주시(운전경력 22년)
    "(운전해서) 교회에 가고요. 또 친구들하고 쇼핑 다니고 여행가고. 마음 같아서는 무척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또 사회에서 많은 분들이 고령 운전자들이 하는 거를 염려하고 하니까…."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은 5년마다, 70세 이상은 3년마다 운전면허증을 갱신해야 합니다.

    갱신 주기에 맞춰 치매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으면 면허시험장에 방문해 교육을 받으면 됩니다.

    【 인터뷰 】김용대 / 도로교통공단 교수
    "인지능력 저하로 인한 사고 반응 속도 저하로 인한 사고. 이런 어떤 신체적인 기능 저하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좀 예방하고자 교육을 좀 중점적으로 그런 내용들을 다루고 있고요. 그 밖에 도로교통법과 관련된, 법규와 관련된 내용도 강의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운전이 계속 필요한 고령층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역 주행시험을 거쳐 거주지 내에서만 운전이 가능한 제한 면허를 제공합니다.

    일본은 2022년부터 자동 브레이크 기능이 있는 '서포트카'에 한정된 면허를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조건부 운전면허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개발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 인터뷰 】지연환 / 경찰청 면허계장
    "기본적인 방향 자체는 운전에 지장을 주는 질병을 좀 찾아보고 어떤 특정 질병과 운전의 어떤 인과성 이런 것들을 밝힌 다음에 보완해 줄 수 있는 조건. 가령 야간 시력이 문제가 있으면 주간 운전만 하는 걸로 조건을 부여한다든지…."

    하지만 용역이 마무리되는 시점이 올해 말인 데다 고령 운전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가 필요하다는 경찰청 판단에 따라 제도 마련에는 지금부터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TBS 최가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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