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비리공화국' 서울태권도협회 ①조작된 채점표…처벌은 솜방망이

국윤진

tbs3@naver.com

2019-06-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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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그동안 태권도계에서는 서울시태권도협회의 부정심사와 횡령, 조직사유화 등 각종 비리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는데, 이 문제들을 tbs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지난해에도 애초 불합격된 학생이 합격으로 둔갑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tbs 취재 결과 평가표 조작에 관여한 서울시태권도협회 관계자들은 솜방망이 징계를 받은 데다 여전히 협회 소속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 기자 】
    지난해 7월 서울 노원구 월계체육센터에서 진행된 국기원 태권도 승품단 심사 영상입니다.

    상대와 겨루기 하듯 기본 동작을 연결해 가는 '품새' 심사가 한창입니다.

    그 중 눈에 띄게 느린 한 학생은 동작을 다 이어가지 못하고 허둥지둥 마무리합니다.

    【 SYN 】당시 서울시태권도협회 심사 관계자
    "여섯 동작을 빼먹었는데, 태극 3장인가 2장인가에도 거기서 하다가 영상물을 확인했거든요. 거기서 여섯 동작을 빼먹어서…."

    전체 동작의 1/3을 빼먹은 이 학생은 처음에 불합격을 받았지만, 결과는 합격 처리됐습니다.

    tbs가 단독 입수한 평가표 사본입니다.

    해당 학생의 점수와 항목란이 지저분하게 수정돼 있습니다.

    평가와 수정에 쓰인 필기구가 다를뿐더러, 수정 때 함께 기재해야 할 심사위원장 사인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 SYN 】당시 서울시태권도협회 심사 관계자
    "보니까 합격이 돼 있는 거야 심의를 하는데. 찍찍 긋고 그런데 볼펜이 다 다른 거야 색깔이."

    이날 일어난 부정심사는 한 건만이 아니었습니다.

    '겨루기' 심사에서 계속 무릎으로만 공격하던 학생도 당초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가 이후 합격으로 수정됐습니다.

    게다가 해당 학생은 당시 심사위원장을 지낸 이모씨의 체육관 수련생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INT 】김희찬 협회장 / 금천구태권도협회
    "아 이거는 어떻게 보면 한편으로는 승부조작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어떤 사람은 불합격됐는데 그걸 수정해서 합격으로 바꾼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부분이고…."

    하지만 부정심사에 관여한 이들이 받은 징계는 솜방망이 수준이었습니다.

    서울시태권도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 규약을 보면 승부조작이나 편파판정이 있었을 경우 관계자는 3년 이상의 자격정지나 해임 또는 영구제명 등의 징계를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서울시태권도협회는 관련자들에게 1년의 평가위원 자격정지와 견책 조치만 내렸을 뿐입니다.

    【 INT 】최진규 회장 / 서울시태권도협회
    "조사를 받는 단계이고 아직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잖아요. 만약 정말 큰 문제가 됐다면 인사위원회에서 (조치)하면 되는 거예요."

    서울북부지검은 일부 심사평가위원들에게 범죄 혐의가 있다고 보고 관계자들을 집중 조사하고 있습니다.

    tbs 국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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