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밀착취재T]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바람에도 신중론 나오는 이유는?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3-06-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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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강변 여의도 <사진=연합뉴스>  
    【 앵커멘트 】

    서울시가 '아파트 35층 규제'를 폐지한 이후 한강변 노후 단지들이 70층에 달하는 초고층 재건축 계획을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그런데 층수를 높일수록 공사 비용과 시간 부담이 크게 늘어날 거란 우려가 나오면서'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현장 분위기, 이강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5천 세대 규모, 한강변 재건축 대표 단지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입니다.

    이 단지 '1․2․4 주구 재건축조합'이 지난달 총회를 열어 기존 35층에서 49층으로 고친 설계안을 표결에 부쳤는데 부결됐습니다.

    층수 상향 시 공사비용은 1,500억 원, 공사 기간은 7개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과반수 조합원들이 고층 재건축을 포기한 겁니다.

    이미 확정된 초고층 계획을 고쳐 층수를 더욱 높이려하자 이에 반대 목소리가 나오는 곳도 있습니다.

    잠실주공5단지는 기존 50층에서 '70층 재건축'으로 변경된 주민계획안을 지난달 송파구에 제출했는데, 상당수 주민이 공사비와 기간 증가를 우려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주민
    “더 높이짓는 것은 반대해요. 50층까지로 지금 설계도가 다 나와있잖아요. 그런데 거기에서 70층으로 또 짓겠다고 하는데 다시 변경해 추진하려면 시간이 걸리잖아요.”

    【 인터뷰 】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주민
    “저는 적당한 층수가 좋은 것 같아요. 분담금이 많이 들면 뭐하겠어요. 저는 여기서 한 40년 살았고 재건축 된다는 소리가 언제 나왔는데 지금까지도 이러고 있으니….”

    건축법상 '초고층'의 기준인 50층선을 전후로 건설 비용은 약 30~40%, 공사기간은 1년 가까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구조 안정성을 위해 고강도 철근과 콘크리트를 써야 하고, 지하층을 더 깊게 파거나 재난 대비 공간을 설치하는 등 조건이 훨씬 엄격해지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50층을 넘어서는 순간부터 초고층 빌딩으로 분류가 돼 중간, 중간에 피난층을 설치해야 하는 등 재난 관련 규정이 좀 더 엄격하게 적용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그렇게 이익이 남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층수가 높아질 수록, 공사 비용과 시간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건물이 높게 올라갈수록 지반공사부터 좀 더 안전하게 지어야 됩니다. 이런 부분들은 결과적으로 공사비 증대로 이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이 때문에 인허가에 소요되는 시간이 더 길게 걸린다면 조합원 입장에서는 실제 이주와 착공 시작 시점부터 최종 완공까지 걸리는 시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현재 압구정과 여의도, 잠실 등 대부분의 한강변 단지들은 50층 이상 재건축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65층, 용산 한강맨션이 68층 계획을 내놓는 등 '최고 70층'을 노린 경쟁은 아직 한창입니다.

    서울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TBS에 "이미 철거·이주 등 공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사업지는 빠른 재건축을 원해 계획 변경을 부담스러워 하지만, 현재 계획 단계에 있는 사업지는 층수 완화에 동의하는 곳이 많은 곳으로 판단된다"고 말했습니다.

    유례 없는 초고층 재건축의 꿈, 하지만 큰 부담으로 돌아올 비용과 시간 사이에서 한강변 재건축 단지들의 고민도 본격화 될 전망입니다.

    TBS 이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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