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신장개업] 김학규 동작역사문화연구소장, “일본 침략은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 논리는 이완용을 비롯, 당시 위정자들의 논리와 맞아떨어지는 주장”

TBS 신장개업

sturike89@tbs.seoul.kr

2022-10-12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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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규 동작역사문화연구소장, “일본 침략은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 논리는 이완용을 비롯, 당시 위정자들의 논리와 맞아떨어지는 주장”>




    내용 인용 시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2. 10. 12 (수) 18:06~20:00 (FM 95.1)

    ● 진행 : 신장식 변호사

    ● 대담 : 김학규 동작역사문화연구소 소장



    - 대한제국은 망할 수밖에 없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발언,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 행위를 정당화해주는 설명이라 상당히 충격적

    - 일본의 침략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완용을 비롯한 당시 위정자들의 논리와 맞아떨어지는 주장

    - 전쟁을 한 적이 없다? 고종은 의병을 지원했어...'의병'을 매개로 조선 왕조는 사실상 전쟁을 했고 패한 것, 당시 역사를 겉핥기식으로 이해한 것

    - 집권 여당 당대표의 역사 진단이 이렇게 엉뚱한가? 그동안 쌓아 올린 것들이 상당히 위기에 몰릴 수 있겠다 걱정돼

    - 표현에 있어서 단순히 친일의 시각을 뛰어넘어 철저히 일본의 시각에서 역사를 해석하고 정리한 게 아닌가

    - 과거 회귀적인 접근을 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역사를 해석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





    ▶ 신장식 : “조선이 식민지가 된 것은 구한국이 힘이 없었기 때문이며 역사적으로 당연한 운명과 세계적 대세에 순응키 위한 조선 민족의 유일한 활로이기에 단행된 것이다.” 1919년 5월 30일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의 기관지 매일신보에 실린 이완용의 경고문 중 일부입니다. 최근에 정 모 씨가 하신 말씀이 아니고요. 국회 부의장 정진석, 국회 부의장이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이분이 SNS에 남긴 글이 계속해서 파장 커지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팩트 체크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동작역사문화연구소 김학규 소장님과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학규 : 예, 안녕하세요.



    ▶ 신장식 : 지난번에 동작 현충원 기행 우리 소장님과 같이했었는데 많은 분들이 재미있었다는 평가를 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 다시 한번 전하고요. 자, 정진석 국회 부의장, 여당의 당대표인데요.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이런 이야기를 쭉 했어요. 페이스북에 있는 SNS에 글을 올렸는데, 이 글 보셨죠?



    ▷ 김학규 : 예, 봤습니다.



    ▶ 신장식 : 일단 어떻게 보셨습니까? 총평을 좀 해 주시죠.



    ▷ 김학규 : 저는 어떻게 보면 지금 집권 여당의 당대표이기도 하잖아요. 비대위 위원장이기는 하지만.



    ▶ 신장식 : 당대표죠.



    ▷ 김학규 : 당대표가 이렇게 말을, 뭐랄까? 쉽게 할 수 있는가. 역사의 진단이 이렇게 엉뚱한가. 이런 부분을 보면서 되게 충격을 받았죠. 그래서 대한민국이 그동안 쌓아 온 게 상당히 많이 있는데 이런 부분이 상당히 위기에 몰릴 수도 있겠다. 이런 걱정이 많이 들었습니다.



    ▶ 신장식 : 충격을 받은 부분 어느 부분입니까? 가장 충격을 받은 부분.



    ▷ 김학규 : 이 기조를 보면 일종의 대한제국은 망할 수밖에 없었던 거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일본이 대한제국을 사실은 침략한 행위를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그거는 어떻게 보면 불가피했던 것처럼 이렇게 설명한 부분이 상당히 충격적이었죠.



    ▶ 신장식 : 그렇죠. 그러니까 문단속 잘못했으니까 도둑 들어온 건 당연하다. 도둑은 죄가 없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져요.



    ▷ 김학규 : 예, 그런 논리라 충격적입니다.



    ▶ 신장식 : 그다음에 이 부분도 되게 애매한, 뒷맛이 찝찝하던데요. “일본은 국운을 걸고 청나라와 러시아를 무력으로 제압했고 쓰러져 가는 조선 왕조를 집어삼켰다.”



    ▷ 김학규 : 이게 사실상 일본의 제국주의적인 침략 행위를 정당화해 주는 것이고 여기 일본은 오히려 국운을 걸고 이렇게 과감하게 했는데,



    ▶ 신장식 : 그러니까요.



    ▷ 김학규 : 조선 왕조는 또 대한제국은 국운을 걸고 한 게 뭐 있느냐. 오히려 국운을 걸고 예를 들어서 청나라를 침략하든지 아니면 러시아를 침략하든지 아니면 일본을 침략하든지 이랬어야 했다는 건지 납득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하신 거고 또 그 표현을 함에 있어서 “한반도로 신속 진공했다.” 이 표현이 저는 되게 충격이었습니다.



    ▶ 신장식 : 아, 진공이라는 말을.



    ▷ 김학규 : 예, 이거는 철저히 일본의 시각에 서 있는 거죠.



    ▶ 신장식 : 네, 그렇네요.



    ▷ 김학규 : 한반도를 침략한 건데 그 침략한 행위를 “한반도로 신속 진공했다.” 이렇게 쓰여 있는 거니까, 그렇게 주장을 한 거니까 이거는 단순히 친일 내 시각 이런 정도를 뛰어넘어서 완전히 일본의 시각을 가지고 이 시기의 역사를 해석하고 정리해서 이번에 페이스북에 쓴 게 아닌가. 이런 점에서 상당히 충격이었습니다.



    ▶ 신장식 :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 이렇게도 이야기를 해서 이게 팩트 체크를 한다고 일본과 조선은 전쟁을 한 적이 없는가.



    ▷ 김학규 : 이 부분도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다 보니까 임진왜란도 있는데 무슨 이야기냐,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 것 같고요. 그래서 제가 알기로는 그 뒤로 이 부분은 삭제했다고 들었어요. 그런데 이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하고자 했던 바는 대한제국 시기에 내지는 조선 왕조 말기에,



    ▶ 신장식 : 네, 그때인 것 같아요.



    ▷ 김학규 : ‘구한국’이라고 표현했는데 사실 구한국이라는 말도 적절치 않고요.



    ▶ 신장식 : 그렇네요.



    ▷ 김학규 : 조선 왕조 말기와 대한제국 시기에 조선 왕조와 어쨌든 전쟁을 한 적이 없다고 하는 게 정확한 말인가를 따져 보면 한 면에서는 맞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내용적으로 보면 사실은 조선 왕조가 직접적으로 일본과 맞서 싸울 능력이 없다 보니 사실은 의병 전쟁이라고 하는 걸 매개로 해서 사실은 간접적으로 일본과 조선 왕조는 사실은 전쟁을 한 거고 그 과정에서 패배한 거죠. 그러면서 일본의 식민지가 된 이런 과정이었고요. 실제로 내용적으로 보면 의병을 고종은 지원을 했습니다. 간접적으로 연결을 해서 지원을 하는 이런 활동을 한 거고요. 그거는 고종이 자신을 중심으로 한 대한제국을 계속 지키고자 하는 자신의 방식이었던 거고 또 일반 민중들은 일반 민중대로 대한제국 내지는 조선을 지키려고 했던 그리고 이 조선을 더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서, 어떤 사람들은 공화국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노력한 사람들도 있었던 거고. 그런 부분이 하나의 전쟁 형태로 사실은 나타난 게 의병 전쟁이 아주 그중 한 부분인 건데 이런 부분을 현상적으로만 접근해서 표현한 게 “일본은 조선 왕조와 전쟁을 한 적이 없다.”라고 표현한 것이 아닌가. 그건 그 당시 역사를 겉핥기식으로 이해한 것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신장식 : 그런데 저도 그래서 이거 그냥 진의는 그게 아니었는데 오해할 만한 표현을 해서 송구하다. 하지만 저의 진의는 이런 거다, 이렇게 나올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오늘 “전체 맥락을 잘 읽어 보시라. 제발 공부들 좀 하라. 그건 식민사관이 아니라 역사 그 자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어요.



    ▷ 김학규 : 그렇죠. “구한말의 사정은 그러했다.” 이런 표현을 쓰면서 그걸 표현했는데, 사실은 이게 제국주의의 그런 논리를 정당화하고 합리화하는 논리죠. 힘이 센 나라는 힘이 약한 나라를 침략하는 것이 문제 될 게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문명 개화가 이루어지면서 열등한 민족이나 열등한 인종들도 이제는 좀 개화하면서 앞으로의 어떤 기회가 나올 것이다, 이런 식의 제국주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는 그런 이야기를 한 거라 이것은 전체 맥락을 보고 이해하시라고 하는 게 전체 맥락을 볼 때 이분은 세계적인 변화, 특히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까지 경험하면서 인류가 판단한 것은 전쟁이 아니라 평화다, 이제는 제국주의가 안 된다고 하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그런 현실과는 상당히 배치되는 그런 역사 인식과 해석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세계 1차 대전, 2차 대전을 일으켰던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를 그대로 수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우려가 될 수밖에 없는. 전체 맥락을 볼 때 그런 측면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신장식 : 그러니까 말하자면 힘센 나라가 작은 나라, 열등한 나라를 침략하고 여기 진공, 적을 치기 위하여 앞으로 나아감이라는 뜻입니다, 국어사전 찾아보니까.



    ▷ 김학규 : 그렇죠.



    ▶ 신장식 : 힘센 나라가 열등한 나라를 진공하고 지배하는 것이 당연한데 조선은 힘이 없어서 먹힌 거다. 그게 사실이다. 이제 이런 거잖아요. 그리고 식민지 근대화론이라고 흔히 이야기하는 식민지 시대에 우리는 근대화됐다. 이게 다 연결되는 이야기가 되는 거죠.



    ▷ 김학규 : 그걸 직접적으로 표현은 안 했지만 그쪽으로 연결될 여지가 있다고 하는 거고, 내용을 보면 또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짜내다가 망했다.” 이런 표현을 쓰는데요. 제가 볼 때는 ‘백성의 고혈을 마지막 한 방울까지 미처 짜내지 못한 채 일본의 침략으로 망했다’라고 표현하는 게 오히려 더,



    ▶ 신장식 : 사실에 가깝다.



    ▷ 김학규 : 맞는 표현일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건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논리를 펴는 건데 사실은 대한제국은 대한제국대로 고종은 고종대로 자신의 살길을 찾다가 일본의 침략 공세에 결국에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거고, 일반 백성들 중에서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새로운 세상에 대한 꿈을 꾸고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했던 사람들도 있고 그런 방향으로 나가려고 했던 사람들이 있고, 그 중간에서는 입헌군주국이라고 하는 그런 어떻게 보면 중간의 길을 선택을 해서 고종과 민중들의 욕구를 타협을 통해서 돌파구를 만들려고 했던 그런 노력도 있었던 거고요. 다양한 당시의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노력을 일거에 무력화시킨 게 바로 일본의 침략이었던 거죠.



    ▶ 신장식 : 네, 그런 거죠. 그러니까 우리 소위 조선 민중들이 새로운 세계에 대해서 다양한 모색을 하고 있었는데 그거를 단칼에 다 잘라 버렸던 그것이 바로 이제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침략인데 이 부분을 전혀 무시하고 그냥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저로서도. 식민사관이라는 것이 아까 말씀으로 보자면 소위 제국주의 강대국의 논리가 바로 식민사관이다, 이제 이런 취지로 말씀 주셨던 것 같아요. 식민사관, 어떻게 생각하는 게 식민사관입니까, 그러면?



    ▷ 김학규 : 그러니까 우리가 그 당시에 일본의 일종의 식민지가 된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 신장식 : 우리가 힘이 약했으니까.



    ▷ 김학규 : 일본이 힘이 센 나라고 우리가 힘이 약했으니까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 식민지가 되는 과정에서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거기에 순응을 하고 적응을 해 나간다면 우리에게도 300년 후가 될지 500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올 수도 있다, 이런 식의 논리로 그걸 합리화하는 거라고 봐야겠죠. 좋게 아무리 이야기해도. 당시에도 그래서 일본의 침략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자초한 측면이 있다, 이런 식으로 당시 위정자들도 접근했는데 이번에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보면 조선 왕조가 무지하고 무능했기 때문에 망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논리를 펴는 것은 당시 식민주의를 설파하는 일본의 논리 그리고 그것을 수용하는 당시 대한제국의 위정자들, 이완용을 비롯한 이런 위정자들의 논리하고 맞아떨어지는 거죠.



    ▶ 신장식 : 자, 여기서 또 떠오르는 것이 교과서 문제인데요. 이번에 국정 교과서 주도했던 박근혜 정부 시절에 이배용 전 이화여대 총장이 국가교육위원회 초대위원장으로 가셨고 교육부 장관 후보자인 이주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일제 고사도 부활하고 이런데 말하자면 역사 문제를 정치권이 자의적으로 갖다 쓰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도대체 역사 문제를 두고 정치권은 이 역사 문제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좀 조언을 좀 해 주시죠.



    ▷ 김학규 : 우리가 너무 좀 그동안의 어려운 식민지의 과정을 겪기도 했고 이러다 보니까 ‘국가를 중심으로 단결해야 한다’ 이런 사고가 상당히 많이 지배해 왔었는데 그거는 한동안 어쩔 수 없는 불가피한 과정이기는 했지만 우리가 한 단계 더 성숙하고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는 국민의 다양한 생각을 발전시켜서 그걸 창의적인 대안으로 나오게 하는 이런 과정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국정 교과서를 주장했던 사람들, 그걸 추진했던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우리 국민의 생각을 일색화하려고 하는 경향이 상당히 강한 것 같다. 그건 과거 우리가 불가피하게 일시적으로 선택했던 그런 길을 우리는 이제는 극복하고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더 개방적으로 나가야 할 시점에 오히려 과거 회귀적인 그런 접근을 하려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하는 우려가 있고요. 또 가치 중립적인 역사관을 정립하겠다고 하는 그런 류의 논리도 가치 중립적인 역사관이 어디 있습니까? 자기의 가치를 분명히 하면서 역사를 해석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을 기르는 것, 이게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는 거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잘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 오히려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이렇게 해 나가는 게 정치권의 역할이지 오히려 한 방향을 정해서 거기로 따라오라, 이런 방식으로 하는 것이 정치권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 그건 과거 50년대, 60년대에는 통할지 몰라도 현재에서는 오히려 국민의 창의력을 오히려 약화시키는 길이다. 이런 생각이 듭니다.



    ▶ 신장식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김학규 동작역사문화연구소 소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학규 : 예,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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