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길어지는 '의료공백' 빨간불…'공공병원'도 과부하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4-02-29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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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의료계가 반발하면서 발생한 의료 현장의 혼란이 장기화되는 양상입니다.

    전공의가 집단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그 공백을 메우는 의료진과 환자들도 지쳐가고 있는데요.

    서울시는 시립병원을 중심으로 각종 대책을 내놓으며 비상대응에 나섰습니다.

    보도에 조주연 기자입니다.

    【 기자 】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료 공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보건의료재난 위기 경보는 가장 높은 '심각' 단계입니다.

    【 현장음 】전국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 (2월 25일)
    "의료계와 합의 없는 의대 증원 결사반대"

    【 현장음 】박민수 / 보건복지부 제2차관 (2월 23일)
    "정부는 의사단체가 계속해서 쏟아내는 납득할 수 없는 발언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하는 의사와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 정부가 대립하면서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들이 떠안고 있습니다.

    【 인터뷰 】최완진 / 환자
    "119로 실려 와서 16일 동안 입원해 있었는데 수술을 하고 나가려고 했었는데 밀려서 4월에나 된대요, 수술이. 대기 환자가 그렇게 많다는 거죠. 퇴원해서 다른 병원으로 가려고요."

    환자 곁에 남아있는 의료진도 힘들긴 마찬가지입니다.

    전공의의 빈자리를 채우며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의 피로도는 한계에 다다랐고, 간호사들까지 의사 업무를 대신 맡으면서 병원은 혼란 그 자체입니다.

    【 현장음 】서울 사립대 병원 간호사
    "간호사들은 인턴, 전공의들이 해왔던 환자 치료와 외래 진료, 수술에 손이 모자란 교수들을 대신해서 의료법상 불법 의료임에도 불구하고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응급구조사 등 다른 직업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서울시는 민간병원의 의료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시립병원을 중심으로 비상대응에 나섰습니다.

    이곳 서울의료원을 포함한 서울 시내 8개 공공병원은 기존에 오후 6시까지였던 평일 진료 시간을 오후 8시까지로 연장했습니다.

    서울의료원‧보라매병원‧동부병원‧서남병원 4개 병원 응급실은 24시간 비상 진료에 들어갔습니다.

    【 현장음 】오세훈 / 서울시장 (2월 21일)
    "적어도 서울 시립병원은 응급환자들의 경우에는 오셨다가 의료 인력 공백 때문에 불편을 겪는 일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서 진료해 드릴 수 있도록 계속해서 챙겨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서울시는 의료 공백과 남아있는 의료진의 업무량 폭증을 막기 위해 의료진 충원을 위한 긴급 지원도 발표했습니다.

    전공의 공백이 큰 시립병원에 대체인력을 충원할 인건비를 긴급 편성하고, 채용 절차를 간소화해 의료 공백을 최소화하겠다는 계획.

    【 인터뷰 】김병철 반장 / 서울시 시민건강국 공공의료추진반
    "서울시는 서울 시립병원 원장님들과 협의를 거쳐 채용 공고 기간을 단축하고, 적격자에 대한 서류(절차)는 추후에 보완하는 형태 등 상시적으로, 긴급하게 채용을 해서 바로 현장에 투입하도록 할 방침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단기 대책에 불과할 뿐, 이 사태가 장기화되면 공공병원도 온전히 버티기 힘들 수 있습니다.

    【 현장음 】이재협 / 보라매병원장 (2월 22일)
    "(사태가) 장기화된다면 중증도가 높은 환자, 응급환자를 선별해서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의료 현장 정상화를 위해선 의사와 정부가 강대강 대치 국면을 풀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 현장음 】안수경 본부장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
    "의협(대한의사협회), 전공의(대한전공의협의회), 정부(보건복지부)를 대표하는 3자가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위한 대화 자리를 만들어 의사는 진료거부 집단행동 중단과 업무 복귀를 선언하고, 정부는 처벌 중단과 필수의료 살리기 대책 마련을 약속하는 대타협을 이룩해야 합니다."

    의사와 정부, 양측 모두 평행선만 달리는 상황에서 환자와 그 가족들의 한숨만 깊어가고 있습니다.

    TBS 조주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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