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넘치는 플라스틱 쓰레기...한강공원 일회용 배달용기 막는다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3-09-21 14:30

프린트 87


  • 【 스탠딩 】
    "서울의 한 재활용 선별장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플라스틱 쓰레기가 산처럼 쌓여있는데요. 지난해에만 서울에서 매일 3천여톤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버려졌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가 급증한 현실은 서울시 통계로도 그대로 드러납니다.

    지난 2014년 896톤에 그쳤던 서울시 하루 폐플라스틱 발생량은 재작년 기준 2,753톤에 달했습니다.

    7년 만에 200% 넘게 늘어난 겁니다.

    가장 큰 원인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배달이나 포장 같은 비대면 소비가 늘면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사용량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이 꼽힙니다.

    증가 추이를 볼 때 2026년이면 지금보다 40%가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서울시의 분석입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은 분리돼 재사용이라도 가능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복합 소재를 사용했거나 오염이 심해 재활용할 수 없는 플라스틱도 상당수라는 겁니다.

    서울시는 우선 폭발적으로 증가한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부터 줄여 급한 불을 끈다는 계획입니다.

    내후년부터 한강공원에 일회용 배달 용기 반입을 금지하고, 카페에선 일회용 컵 보증금으로 300원을 내야 합니다.




    【 현장음 】이인근 /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
    "일회용 컵 사용 시 300원의 보증금을 부과하는 일회용 보증금제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려고 합니다.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25년 한강공원 전역으로 일회용 배달 용기 반입이 금지될 예정입니다. 그리고 소각, 매립되던 플라스틱 쓰레기가 자원이 되는 선순환 체계도 도모하려고 합니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2026년까지 플라스틱 발생량을 10% 줄이고, 재활용률은 10%포인트 높이겠다는 목표입니다.





    ▶▶ 서울시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대책에 대해 Q&A로 정리했습니다.

    Q. 음식 배달에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얼마나 많습니까?


    A. 한번 배달 음식을 시킬 때마다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가 평균 18.2개 사용된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비대면 소비가 늘어난 만큼 쓰레기도 크게 늘었고요. 서울시의 하루 폐플라스틱 발생량을 살펴보면 지난 2014년에는 896톤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한 재작년엔 2,753톤까지 늘었습니다. 이대로 가다간 2026년에는 매일 3,800여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매일 발생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이전에도 일회용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한다거나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시도들이 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서울시가 얼마 전 일회용 플라스틱을 줄일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놨죠?


    A. 네. 서울시가 최근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종합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쉽게 말해 3년 안에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10% 줄이고, 재활용률은 10%p 높이겠다는 게 골자입니다.


    Q. 일회용 플라스틱 감축 대책, 어떤 내용이 담겼습니까?

    A. 크게 보면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일회용품 플라스틱 발생량을 줄이고, 둘째 재활용을 잘 할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 마지막으로 버려진 플라스틱을 자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Q. 지금 일회용 플라스틱이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 같은데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것, 필요해 보입니다.

    A. 네. 서울시는 우선 시민 생활과 밀접하고 많이 쓰이는 세 가지 품목을 중점적으로 감축하겠다는 목표입니다. 일회용컵, 배달용기, 상품 포장재인데요. 우선 내후년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도입합니다. 서울에서만 한 해 일회용 플라스틱컵이 6억개 사용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서울시는 이를 개인컵과 다회용 컵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입니다. 포장 등을 위해 일회용 컵을 사용할 경우 보증금 300원을 부과하고, 개인컵에 음료를 주문하면 서울시 예산으로 300원을 할인해 줍니다.


    Q. 배달용기 사용량도 줄일 수 있을까요?

    A. 서울시는 현재 주요 배달플랫폼과 협약을 맺고 다회용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배달할 때 음식을 다회용 그릇에 담아주는 이른바 '제로식당'인데요. 현재는 강남, 서초 등 10개 자치구 천여곳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 제로식당을 2026년까지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고 5천곳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배달용 다회용 그릇 40만개도 보급합니다. 그밖에 화장품이나 세제 등을 다시 채워 사용할 수 있는 리필상점과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반찬가게, 종이 포장재를 사용하는 빵가게와 꽃가게를 늘리는 등 일회용 포장재를 줄이는 제로마켓도 현재 300곳에서 3년 후 천곳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Q. 장례식장이나 축제 현장 같은 곳도 일회용품이 많이 사용 되는 곳인데요. 서울의료원에서 일회용기 없는 장례식장을 운영해 쓰레기를 크게 줄였다면서요.

    A. 네. 서울의료원 장례식장은 지난 7월부터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폐기물이 79% 줄었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앞으로 시내 민간 장례식장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 공공주최 행사와 축제에서 푸드트럭 다회용기 사용을 의무화하고 야구장 등의 체육시설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도록 합니다. 업무 밀집지역인 서대문역과 청계광장, 을지로 일대와 한강공원은 제로플라스틱 존으로 운영하는데요. 내후년부터 전체 한강공원에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이 금지됩니다.


    Q. 잘 시행될 수 있을까요?

    A. 아무래도 한 번에 시행하기는 쉽지 않겠죠. 실제 마주한 한강공원의 상황은 생각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시민들이 한강공원에서 먹거리를 즐깁니다.

    이제 너무 익숙해진 한강 배달 음식, 그러나 먹는 것보다 치우는 게 더 일입니다.

    음식물이 잔뜩 묻은 채 버려지는 플라스틱 용기들.

    이 같은 쓰레기 더미는 한강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한강공원이 배달 음식 플라스틱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자
    서울시가 초강수 대책을 내놨습니다.

    2025년 모든 한강공원에서 플라스틱 용기 반입을 금지하겠다는 것.

    올해 잠수교 일대를 시작으로 내년 뚝섬과 반포 한강공원, 내후년에는 전체 한강공원으로 확대합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시도는 이미 서울시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잠수교 뚜벅뚜벅축제 현장입니다. 이곳 잠수교 일대는 현재 일회용 배달용기 반입금지 구역으로 지정돼 시범 운영되고 있는데요. 푸드트럭은 모두 다회용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닭꼬치에 스테이크에 커피까지.

    평소 같으면 일회용 용기에 포장돼 판매됐을 음식들이 다회용기 안에 담겼습니다.

    음식을 다 먹은 후에는 정해진 수거함에 그릇을 반납하면 됩니다.

    다회용기 사용으로 쓰레기 발생량을 크게 줄었습니다.

    【 인터뷰 】 유경석 / 푸드트럭 상인
    "보시다시피 쓰레기가 거의 눈에 안 띄잖아요. 시민분들도 너무 좋아하시고"

    【 인터뷰 】 박준서 / 푸드트럭 상인
    "지난주에 (뚜벅뚜벅 축제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1,700여개 정도 했거든요. 여기 10개 업체에서 1,000개씩만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만여개 이상의 일회용품을 절약할 수 있었다…."

    많은 시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 인터뷰 】 한지영 (32세) / 송파구
    "환경을 위해서는 되게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회용기를) 막상 사용해 보니까 딱히 불편하거나 그런 건 없어요."

    【 인터뷰 】미카엘라 (27) / 잉글랜드
    "많은 폐기물이 생기는 대신 다시 세척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위생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 인터뷰 】 김종원 (30세)/ 용산구
    "아무래도 한강에 배달을 시켜먹는 사람들이 많고 하다 보니까 관리적인 측면에서 위생적으로도 괜찮다는 인식이 중요할 거 같아요."

    서울시는 인근 음식점에 한강공원으로 배달되는 음식은 다회용기를 쓰도록 유도하고 시민 공감대 형성에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Q. 쓰레기도 많이 줄어든 것 같고 긍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인 것 같은데요.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있는 것 같습니다.

    A. 네. 서울시는 음식배달을 많이 하는 한강공원 주변 식당을 중심으로 다회용기를 지원해 협력을 이끈다는 계획입니다. 다 먹은 그릇은 전문 업체가 수거해 위생적인 세척 과정을 거치게 되고요. 식당으로 다시 공급됩니다. 현장에서 만난 푸드트럭과 음식점 관계자들은 용기의 크기가 좀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또 시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다회용기를 사용하게 될 경우 일회용기에 비해 비용 부담이 큰 점도 우려했습니다.


    Q. 배출량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폐플라스틱을 잘 버리고 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할 텐데요.

    A. 네. 구도심의 경우 분리 배출 공간이 부족해 도로 곳곳에 쓰레기를 모아놓은 모습 보셨을 겁니다. 서울시는 이 같은 단독주택, 생활주택 밀집 지역에 재활용 분리배출 거점 시설을 지원합니다. 현재 1만 3천 곳이 있는데 3년 후 2만 곳 까지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또 다회용컵이나 페트병 등을 수거하는 스마트 회수기 등을 곳곳에 설치해 분리배출을 돕습니다. 한 주민센터에 설치된 스마트 회수기에 가봤는데요. 페트병 라벨을 떼서 회수기에 반납하면 포인트를 적립해주고, 일정 포인트가 되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빈 페트병을 잔뜩 모아온 한 주민을 만났는데, 환경도 지키고 포인트도 받을 수 있으니 1석 2조라고 말했습니다.


    Q. 폐기물을 자원으로 만드는 정책도 시행한다고요?


    A. 네. 서울시는 땅에 묻히거나 소각돼 버려졌던 폐플라스틱을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바꿔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든다는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 폐비닐을 연료나 재생원료로 생산하는 도시원유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서울시는 올해 4월 국내 4개 정유화학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2026년까지 연간 8만 6천톤의 폐비닐을 열분해 원료로 공급하기로 했습니다. 또 봉제원단 폐기물이나 폐현수막은 건축자제 등으로 활용하도록 하고, 보도블록과 같은 공공시설물에 비닐과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제품을 사용할 방침입니다.


    Q.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환경문제를 해결하려면 조금씩이라도 바꿔나가려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이번 대책, 환경단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라고요?

    A. 네. 환경단체에서는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정확한 목표 수치를 제시하고 저감 대책을 세운 부분은 유의미하다고 말했는데요. 잘 시행될 수 있도록 끝까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인터뷰】 허승은 / 녹색연합 녹색사회팀장
    "일회용품의 경우에는 사업장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음식점 그리고 회사 이런 곳에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 그리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정에서 많은 계획을 세우더라도 실질적으로 이행이 되지 않으면 효과가 발생되지 않습니다. 세부 과제들을 잘 이행할 수 있도록 계도하고 홍보하는 더 적극적인 행정을 펼치는 게 중요해 보입니다."




    취재기자 : 지혜롬
    영상취재 : 김용균, 고광현, 허경민, 손승익
    영상편집 : 김니은
    CG·자막 : 박희정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제공 tbs3@naver.com / copyrightⓒ tbs.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87 카카오톡 페이스북 링크

더 많은 기사 보기

우리동네 추천 기사

인기 기사



개인정보처리방침  l  영상정보처리기기방침  l  사이버 감사실  l  저작권 정책  l  광고 • 협찬단가표  l  시청자 위원회  l  정보공개

03909 서울특별시 마포구 매봉산로 31 S-PLEX CENTER | 문의전화 : 02-311-5114(ARS)
Copyright © Since 2020 Seoul Media Foundation TB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