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시각 장애인 대학생 "점자형 투표 보조용구만 마련되도 스스로 투표할 수 있어"

국윤진

tbs3@naver.com

2020-04-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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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용 인용시 tbs <김지윤의 이브닝쇼>와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0. 4. 20. (월) 18:18~20:00 (FM 95.1)
    ● 진행 : 김지윤 박사
    ● 대담 : 한혜경 대학생

    ▶ 김지윤 : 이번 4.15 총선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굉장히 많았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유권자가 최초로 등장하기도 했고, 또 비례대표 투표용지 가장 긴 길이를 자랑하기도 했죠. 여기에 코로나 19 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방역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서 해외 언론이 우리나라의 총선을 상당히 관심 있게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런 이슈들 속에서 장애인들은 어떻게 투표하는지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서 특별한 시간 마련했습니다. 시각장애인 유권자 대학생 한혜경 씨 이번 총선이 어땠는지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한혜경 : 안녕하세요.

    ▶ 김지윤 : 네. 우리 한혜경 씨는 이번 총선이 첫 번째였나요?

    ▷ 한혜경 : 저는 이번이 두 번째 총선이었어요.


    ▶ 김지윤 : 두 번째셨군요. 그러면 좀 익숙하셨을 것 같기도 한데, 글쎄. 요번 선거 뭐 많았잖아요. 코로나 19 방역도 있고, 체온 측정에다가 그리고 비례대표 투표용지 굉장히 길었는데 어떠셨어요?

    ▷ 한혜경 : 사실 저는 첫 번째 투표 같은 경우에는 되게 편하게 했었어요. 그런데 이번 투표 같은 경우에, 그래서 이제 첫 번째 투표 때는 어떤 문제를 시각장애인들이 경험하고 있을까, 이걸 전혀 공감하지를 못 했었는데, 시각장애인 당사자이지만. 그런데 이번에 이제 투표를 해보니까 제가 사전투표를 했는데 투표소에 점자 투표 보조용구가 없는 거예요. 그게 뭐냐면 이제 투표용지 위에 이렇게 덮어씌워서 당이나 후보를 점자로 안내하고, 그 옆에 네모 칸이 뚫려있어 가지고 도장을 찍을 수 있게 도와주는 보조용구인데요.

    ▶ 김지윤 : 네.

    ▷ 한혜경 : 그게 투표소마다 하나씩만 마련이 되어 있어도 시각장애인들이 투표를 할 수 있는데 그게 마련이 되어 있지 않아서, 네. 혼자 투표를 할 수 없었고 비밀투표가 어려웠습니다.

    ▶ 김지윤 : 그럼 어떻게 하셨어요?

    ▷ 한혜경 : 친구와 함께 갔었는데 기표소 안으로 친구랑 같이 들어가라고 말씀을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함께 들어가서 이제 친구가 대신, 저 대신해서 기표를 해줬습니다.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러니까 투표용지 위에 이 점자로 된 어떤 약간 보조용구가 올려지면 그걸 점자로 읽으시고, 그다음에 구멍이 있는 그 란에다가 이제 기표를 하면 되는 그런 방식으로 하게 되어 있는데 이게 없어서 할 수 없이 친구 분하고 같이 기표소에 들어가셨단 말씀이시잖아요.


    ▷ 한혜경 : 네. 맞습니다.

    ▶ 김지윤 : 이게 비밀선거가 지켜지지 않았네요. 좀 속상하셨을 것 같아요.

    ▷ 한혜경 : 네. 맞아요. 그리고 이제 친구가 또 특히 정치 성향이 서로 너무 다르게 되다 보면,

    ▶ 김지윤 : 그렇죠.

    ▷ 한혜경 : 네. 그런 부분이 조금 난처하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조금 아쉽지 않았나 싶습니다.

    ▶ 김지윤 : 우리 한혜경 씨는 괜찮으셨어요? 친구 분하고.

    ▷ 한혜경 : 그래도 그렇게 엄청 가까운 친구는 아니어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네. 괜찮았어요.

    ▶ 김지윤 : 그렇군요. 그런데 원래 이렇게 지난번 그러니까 선거에서 지난번에 치렀던 선거에서는 있었는데 이번에는 없어서 좀 불편했다.

    ▷ 한혜경 : 네. 맞습니다.

    ▶ 김지윤 : 준비가 잘 안 됐던 것 같은데 선관위나 지자체에서 선거 앞두고 이와 관련해서 별도의 안내라든지 이런 걸 해 주지는 않았나요?

    ▷ 한혜경 : 그런 점자 투표 보조용구가 있고, 어떤 모양으로 생겼다라는 건 이제 안내가 나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투표소에 직접 가봤을 때는 그 보조용구가 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저를 제외하고도 많았고요. 뿐만이 아니라 보조용구가 있지만 비례대표 것만 있고 지역구 건 마련이 되어 있지 않은 곳도 상당히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래요? 이게 그러면 사전투표라서 그랬던 건 아닌가요, 혹시?


    ▷ 한혜경 : 그래서 사전투표를 해서 그렇다고 생각을 했지만 모든 본 투표소에 그게 또 마련이 되어 있는 건 아니라고 지인을 통해서는 전해 들었습니다.


    ▶ 김지윤 : 이번에 조금 소홀했다라고 보여질 수가 있겠네요, 그러면 아무래도.

    ▷ 한혜경 : 네. 그랬던 것 같아요.

    ▶ 김지윤 : 그렇군요. 자, 그리고 사실 우리가 투표하러 가기 전에 일단 공약들 보고, 또 집으로 날아오는 거 있잖아요. 뭐냐, 공보물, 이런 것들 많이 보잖아요. 어떤 후보가 나왔고, 이 후보는 어떤 정책 공약을 하는지. 이 공보물은 어떻게 점자로도 오고 했는지 궁금한데요.

    ▷ 한혜경 : 그게 제가 알기로는 지역마다 다른데, 보통 이번에 35개의 정당이 나왔잖아요.

    ▶ 김지윤 : 네.

    ▷ 한혜경 : 그중에 12개가 왔었고요. 그다음에 지역구 같은 경우에는 이제 2개부터 많게는 전부까지는 아니더라도 어쨌든 다수 오기는 한다고는 전해 들었지만 제가 받은 건 그렇게 많지 않았던 걸로 파악이 되었고요. 어쨌든 점자 우편 자체가, 점자 자체가 부피가 크다 보니까 전체를 다 담지 못하고 일부 내용만을 담기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 김지윤 : 그러면 어떻게 아셨어요? 이 후보는 뭘 얘기를 하고 있고, 저 후보는 뭘 얘기를 하고 있고.


    ▷ 한혜경 : 대충 그래서 그런 내용들을 보고 유튜브나 이제 인터넷을 통해서 그 정당이나 후보에 대해서 찾아보는 경우가 대다수인 것 같아요.

    ▶ 김지윤 : 유권자의 또 다른 노력이 또 필요한 거네요, 이 사람에 대해서 더 알아보려면.

    ▷ 한혜경 : 네. 맞아요.

    ▶ 김지윤 : 자, 우리 한혜경 씨께서 그러면 다음 선거에는 이런 것 좀 보충해 주세요, 라고 바라는 점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어떤 걸 바라세요?

    ▷ 한혜경 : 사실 시각장애인이 투표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한 건 아니고, 그런 점자 공보물 그리고 점자 투표 보조용구만 마련이 되어 있어도 누군가의 손을 빌려서 기표를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선거의 그런 4대 권리를 지키면서 직접 스스로 기표를 할 수가 있어요. 내가 어디에 도장을 찍었는지 그리고 이걸 나만 알 수 있는 그런 권리가 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선관위 분들께서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그런 것들을 마련해 주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김지윤 : 알겠습니다.

    ▷ 한혜경 : 네. 그래서 비밀투표가 가능해지면 좋을 것 같아요.

    ▶ 김지윤 : 네. 물론이죠. 비밀투표가 보장이 되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합니다. 다음번에는 좀 더 배려 있는 준비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마음 저도 가져보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 한혜경 : 네. 감사합니다.

    ▶ 김지윤 : 지금까지 한혜경 씨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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