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불법주차만 200만 건…서울은 지금 '주차 전쟁' 중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3-03-3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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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주정차 단속 중입니다.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28**차량 이동하시기 바랍니다. 이동하세요."

    지난해 서울 시내에서 주정차를 위반해 단속에 걸린 건수는 약 200만 건.

    이렇게 계속 단속도 하고, 각종 노력도 기울이는데,
    우리는 왜 매일 주차난에 시달리는 걸까?

    지난해 기준 서울에 등록된 자가용은 모두 263만 대,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100%가 조금 넘습니다.

    자동차 한 대당 적어도 한 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한 셈이지만

    구도심과 특히 주택 밀집 지역의 주차난은 여전히 심각합니다.

    동네마다 상황도 다릅니다.

    서울 426개 행정동 중 주차장 확보율이 100%가 되지 않는 곳은 36%, 155곳에 달합니다.

    【 스탠딩 】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해 차량들이 이렇게 이중 삼중으로 주차돼 있습니다."

    주차 면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빈틈없이 주차선을 그려놨지만 역부족인 상황.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구역이 아닌 곳에 불법주차를 하는 차량도 보입니다.

    이면 도로의 상황은 더 심각합니다.

    【 스탠딩 】
    "불법 주차된 차들로 도로 한쪽이 가득 찼는데요. 차와 사람이 뒤엉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빼곡히 주차된 차들 사이로 아슬아슬 벌어지는 곡예 운전, 서울 곳곳에선 매일 주차 전쟁입니다.

    【 인터뷰 】손영미 / 시민
    "왼쪽에 차도 있고 오른쪽에 사람도 지나고 아이 데리고 있으니까 차를 막 피하고 다니거든요. 사고가 날까 봐 너무 걱정되거든요."

    【 인터뷰 】김숙희 / 시민
    "차 없는 집이 없잖아요. 동네 뱅뱅 돌다가 어디 댈 데 있나 보고 몇 바퀴 돌아요. 어디 댈까, 어디가 (불법주정차) 딱지를 안 끊을까…."






    ▶▶ 서울 주차장 현황과 관련 정책에 대해 Q&A로 정리했습니다.

    Q. 현재 서울에 주차장이 얼마나 있는 건가요?

    A. 일단 수치상으로 좀 따져보겠습니다. 우리가 지금 방송하는 이런 건물과 우리가 먹고 자는 주택을 다 합쳤을 때 주차장이 얼마나 확보돼 있는지 비율을 살펴보면 141% 정도 됩니다. 퇴근 후 차량이 모이는 주택가로 좀 좁혀서 보면 주차장 확보율이 106.5% 정도 되고요. 기준을 어디 두느냐에 상관없이 모두 주차장 확보율이 100%가 넘기 때문에 차 한 대당 주차장 한 면은 확보가 된 셈입니다.

    Q. 수치상으로는 주차장이 부족한 건 아닌 건데 실제 주차를 하려고 하면 주차장이 너무 부족하단 말이죠.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건가요?

    A. 서울 전체 지역을 놓고 수치로만 본다면 차보다 주차면이 더 많은 게 맞습니다. 하지만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편차가 있습니다. 25개 자치구 중에서 중구, 영등포구, 종로구 같은 지역은 자가용 한 대 당 주택가 주차면 한 면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인데요. 주차장 확보율이 70~80%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Q. 동네 마다 상황도 다를 것 같아요.

    A. 맞습니다. 구도심과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주차장이 더 부족한데요. 낮에는 차량이 수시로 이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퇴근 후 오랜 시간 주차를 하게 되는 주택가 주차장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서울 426개 행정동 중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이 100%가 안 되는 곳은 155곳입니다. 전체의 36%인데요. 동네 전체를 대상으로 대규모 재건축, 재개발을 하고있는 서초구 반포본동과 강동구 둔촌제1동을 제외하고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이 가장 낮은 곳은 중구 을지로동입니다. 노후주택이 많은 을지로동의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14.5%였는데요. 반면 같은 중구지만 비교적 아파트가 많은 동화동의 주택가 주차장 확보율은 145.9%였습니다.

    Q.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법주정차 문제도 심각한데, 시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는 문제잖아요?

    A. 그렇죠. 앞서 영상에서도 언급됐는데 지난해 서울시내 주정차 위반 단속 건수는 200만 건이나 됩니다. 최근 5년간 자료를 살펴봤을 때 계속 200만 건 대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불법 주정차가 계속되는 가운데 관련 민원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018년 74만 건이던 불법 주정차 관련 민원은 2019년 97만 건, 2020년 103만 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20만 건으로 늘었습니다.

    Q. 부족한 곳에 주차장을 더 만들면 안 되는 건가요?

    A. 말씀하신 것처럼 주차장을 더 만드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일 순 있습니다. 하지만 빌딩과 주택이 빼곡한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주차장을 만들 땅을 찾는 것도 쉽지 않고요. 주차장 한 면을 만드는 데는 약 1억 원이 든다고 합니다. 토지보상비와 공사비 등을 포함한 건데 이 돈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을 순 없는 문젠입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주차난 해소를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금보다 차를 댈 수 있는 장소를 더 늘리는 겁니다.

    서울시와 자치구는 지속적으로 자투리땅을 활용해 부족한 주차 공간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학교와 공원 등 공공부지를 활용해 공영주차장을 만들고 있고요.

    【 인터뷰 】김선희 / 송파구 주차정책팀장
    "국비 20억 원, 시비 66억 원, 구비 103억 원 189억 원을 투입해서 삼전근린공원 지하 1, 2층에 166면의 주차장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내년 7월 완공을 목표로 진행하고 있는데…."

    주택 담장과 대문을 허물어 내 집 주차장을 만들면 공사비를 지원하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권우정 / 서울시 주차계획팀장
    "주택가에 단기간 저비용으로 주차장을 확보하는 그린파킹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주택가 담장을 허물고 내 집 주차장을 조성하는 사업인데 1면 기준으로 공사비 9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부설주차장 주차 공간을 개방 시에는 시설 개선비 등으로 3천만 원까지 시민들이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기존 주차장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습니다.

    비어있는 주차장을 좀 더 빠르게 잘 이용하자는 것.

    성북구에선 2년 전부터 4차 산업 기술을 이용한 IoT 주차장이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 인터뷰 】신효경 / 성북구 교통지도과 주무관
    "IoT(사물인터넷) 감지기를 주차 바닥에 설치해서 차량을 인식하는 기능을 하는데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서 사전에 차량 유무를 파악할 수 있고 와서도 바로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학가라든지 상업 지구를 중심으로 IoT 공유 주차장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Q. 주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이용하기도 하고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것 같네요?


    A. 네.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지난 1996년부터 공영주차장을 계속해서 확대하고 있고요. 주민들이 좀 더 이용하기 편하게 하기 위해서 소규모 마을 주차장 사업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서울 시내 공영주차장과 민영주차장의 위치와 주차 가능 여부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울주차정보' 애플리케이션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지역마다 잘 찾아보면 이용하지 않은 채 방치된 주차장도 있을 것 같거든요? 이런 주차장을 활용하는 건 어떨까요?

    A. 서울의 면적은 정해져 있고, 주차장을 계속 더 늘리는 게 한계가 있으니까 말씀하신 것처럼 비어있는 주차장을 잘 활용하는 방안이 가장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서울시의회에서 교육청과 산하기관 부설주차장 이용자를 일반 시민에게까지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개정안이 통과됐습니다.

    조례를 발의한 이종배 서울시의원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 인터뷰 】이종배 / 서울시의원 (국민의힘)
    "서울시가 늘 주차 공간, 주차장 확보율이 부족했기 때문에 서울시 교육청의 부설 주차장을 일반 시민에게도 개방을 해서 주차 공간을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고요. 개정 전에는 서울시 교육청의 부설 주차장을 이용객만 이용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 시설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는 그런 내용입니다. 인근에 계시는 주민분들은 주차 공간이 확대됨으로써 주차가 용이해지고요. 주차 문제라는 게요. 첫째 시민의 안전과 관련이 돼 있고 둘째 시민들의 삶의 질과 관련이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Q. 서울 주차난을 해결할 보다 효과적인 방법은 없을까요?

    A. 여러 의견이 있는데 남산 1·3호 터널 이용 차량에 부과하던 통행료 같은 혼잡통행료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효과에 대한 찬반 논란이 있습니다. 현재 서울시는 혼잡통행료 징수 면제에 대한 효과를 확인하겠다면서 이달 17일부터 두 달간 남산 1·3호 터널 통행료를 걷지 않고 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선 이런 혼잡통행료를 확대 시행해서 차량 이용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게 교통체증과 주차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강경우 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강경우 /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
    "주차 문제뿐 아니라 교통 문제를 완화하고 개선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법은 런던이나 싱가포르 같은 데서 추구하고 있는 혼잡 통행료죠. 도심에 진입하는 차량에 대해 일정 요금을 부과해서 거기에서 얻어지는 수익으로 주차장을 확보하는 방법이 병행돼야 한다고 판단됩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요금체계 인데요. 우리도 1급지 2급지 이렇게 하고 있는데 아침 출퇴근 시간대는 좀 많은 비용을 부과하고 오후 시간대 주차장 여유가 있을 때는 요금을 저렴하게 받는 식으로 해서 필요 없이 놀고 있는 주차면을 활용하는 그런 방법들이 정책의 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습니다."


    취재 기자 : 지혜롬
    영상 취재 : 윤재우, 류지현, 손승익, 전인제
    영상 편집 : 한송희
    그래픽·CG : 정유진, 홍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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