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사진=뉴시스>
  • [인싸_이드] 원전 수명 80년, 100년도 괜찮을까? (feat. 박형준 부산시장)
  • 모든 인공물이 그렇듯 원자력 발전소(핵발전소)에도 수명이 있습니다. 바로 설계 수명입니다. 설계 수명은 원전이 설계된 대로 성능을 유지하면서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는 기간을 말합니다. 원자로와 콘크리트 격납고 등 원전 주요 설비의 수명을 바탕으로 원자력 발전소 전체의 수명이 결정됩니다. 현재 24기가 가동 중인 우리나라 원전 대부분의 설계 수명은 30~40년, 신형 경수로 원전은 60년입니다. 현행 제도에서 수명을 연장하려는 원전은 수명 만료 2~5년 전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해야 합니다. 통과되면 10년 단위로 수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제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임기 중 계속 운전을 신청할 수 있는 원전은 모두 10기.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수명 만료를 앞둔 원자력 발전소의 계속 운전 연장 신청 기한을 만료일의 5~10년 전까지로 앞당길 것을 제안했습니다. 인수위 제안대로라면 계속 운전을 신청할 수 있는 원전은 12기, 2차 연장까지 가능한 6기까지 포함하면 최대 18기의 수명이 연장됩니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일부 전문가들은 해외 사례를 근거로 수명 연장을 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여러 국가에서는 이미 노후 원전의 수명이 연장됐습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현재 가동 중인 전체 93기 가운데 85기가 수명 연장 허가를 받았습니다. 한수원은 또 경제성을 이유로 원전의 수명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한수원은 고리 2호기의 수명을 10년 연장하는 경우 영구 정지하는 것보다 6,7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외 사례와 경제성을 이유로, 원전 수명을 늘려도 괜찮을까요? 원전의 수명을 늘리기 전에, 꼭 필요한 절차가 있습니다. 원전 수명을 연장하기 위해 한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주기적 안전 평가 보고서, 수명 평가 보고서,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 보고서를 제출해야 합니다. 이후 원자력안전위원회 심사를 거쳐 계속 운전 여부가 결정됩니다. 먼저 안전성 평가. 최신 기술 적용 여부와 그동안 시설 관리가 잘 됐는지 살펴보는 단계입니다. 월성 1호기도 최신 기술 기준이 적용되지 않은 점이 문제가 돼 지난 2017년 수명 연장 승인이 취소됐습니다. 장마리 캠페이너 / 그린피스 "우리나라 원자력안전법 시행령을 보면 수명 연장을 할 때 최신 기술을 적용할 것을 분명하게 명시하고 있는데 그 부분을 지키지 않았던 거죠. 월성 1호기 같은 경우에는 내진 설계가 돼 있지 않았어요. 그래서 법원에서 월성 1호기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받게 된 거예요." 지금도 우리나라는 최신 기술의 정의와 적용 범위를 정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이헌석 위원장 /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후쿠시마 사고 이후에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해서 사고 저항성 핵연료라는 개념이 새로 생겼고 사고 저항성 핵연료에 대한 부분을 보강해야 한다…. 이런 내용이 최근에 나오고 있습니다. 근데 국내의 경우에는 그런 논의조차도 사실은 없는 거죠." 안전성 평가의 또 다른 척도인 시설 관리. 그동안 시설을 얼마나 안전하게 관리했느냐도 중요합니다. 대표적인 시설이 사용 후 핵연료, 다시 말해 방사성 폐기물 저장 수조입니다. 이 수조는 사용한 핵연료를 물에 담가 남아있는 방사능을 낮추기 위한 곳입니다. 이곳에 있는 물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가득해서 물이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았는지 철저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안전성 평가는 원전의 경제성 평가와도 직결됩니다. 안전 기준이 높아질수록 시설 개선 비용이 늘어나 경제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수원은 고리 2호기의 수명을 늘려 6,700억 원이 넘는 수익을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안전과 관련된 시설 개선 비용까지 고려해 계산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이헌석 위원장 /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관련 자료를 공개하라고 했더니 이것은 영업상 기밀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그 보고서를 공개할 수 없다. 사실은 정말 한수원이 검증한 경제성이 타당한 것인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 제대로 짚어봐야 하는 내용인 거죠." 안정성 평가 외에도 원전 수명을 연장하기 전 반드시 필요한 절차,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입니다.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는 원자력 시설이 만들어지거나 운영됐을 때 주변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미리 조사해 예측, 분석하는 것입니다. 지난 2016년 개정된 고시에 따라 원전에서 대량의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는 중대 사고가 발생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위험도 반드시 평가에 포함돼야 합니다. 장마리 캠페이너 / 그린피스 "중대 사고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에 대해서 고리 2호기 운영 설계 승인을 할 때 반영하지 않았어요. 이후 2016년에 규정이 바뀌었기 때문에 고리 2호기가 수명 연장이 되려면 (중대 사고를) 반영해야 하는 것이죠. 고리 2호기의 방사선 비상 계획 구역이 30㎞로 지정돼 있어요. 근데 그 30㎞ 안에 455만 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중대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그 주변이 오랫동안 방사능 피해를 입는지에 대한 결과를 가지고 주민들 모두에게 공청회라든지 이런 활동을 통해서 의견 수렴을 받아야 하고…." 안전성 평가와 방사선 환경 영향 평가.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정보를 알리는 것입니다. 이헌석 위원장 / 정의당 녹색정의위원회 "인근 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가장 제일 걱정하는 것이 안전 문제이지 않겠습니까. 또 여기서 사고가 생기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어느 정도의 영향이 미치게 될 것인가. 이런 부분들인 건데 그런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는 먼저 수명 연장을 하겠다는 결정을 해 놓고 그다음에 관련 보고서나 설득 과정들을 진행하는 것이죠." 장마리 캠페이너 / 그린피스 "캐나다나 미국 같은 경우에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이 누설된 경우가 있었어요. 그때 주민들이 이것을 알게 돼서 사업자를 고발한다든지 아예 공론화가 돼서 문제가 된다든지 이런 외부 기능이 활성화가 됐는데, 지금 같은 경우에는 (우리나라는) 그것을 제대로 이행하고 있지 않아요.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그 안에 있는 내용이 일반 시민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전문 용어로 범벅이 돼 있는 상황인 거죠." 한수원은 최근 고리 2호기 운전을 계속하기 위해 안전성 평가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 1983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고리 2호기는 원래 수명대로라면 내년(2023년) 4월 수명이 만료됩니다. 하지만 평가서의 내용은 시민들에게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원전 관련 서류에 대한 부분은 기술과 직접적인 상관이 있어서 외부로 나가거나 공개된다고 했을 때 경쟁하는 국가랑도 연관이 있으므로 철저하게 보안으로 유지하는 서류입니다." 새 정부에서 수명 연장을 기다리고 있는 총 18기의 원전 중 첫 시험대가 될 고리 2호기. 우리는 정확히 검증해야 합니다. 원전 수명을 늘려도 우리에게 안전이 보장되는지. TBS 김하은입니다. hani@tbs.seoul.kr 연출 맹혜림 취재 김하은 촬영 류지현 CG 김진하 뉴스 그래픽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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