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반복되는 꿀벌 대량 폐사, 이유는? 대책은?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3-02-28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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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난해 가을, 100억 마리 꿀벌이 사라졌다

    "저는 지금 53년째 양봉을 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힘들고 어려운 일은 없었습니다"

    벌을 키우던 양봉 농가들이 거리로 나왔습니다.

    지난해(2021년 겨울~2022년 봄)에 이어 올해(2022년 겨울~2023년 봄)도 반복되는 꿀벌의 죽음.

    이준강 / 충북 보은 양봉
    "벌이 한 80%가 소실됐어요. 대책을 좀 정부에서 세워줘야 하는데 소, 돼지나 양계 이런 쪽에는 전부 입식 자금을 주는데 양봉은 하나도 준 게 없고….

    김병희 / 경남 거창 자아원 벌꿀농장
    "3년째 지금 벌이 없어지고 있는데 올해 이걸로 끝이 나면 정말 좋겠지만, 내년을 예측할 수도 없고, 5년 후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저희가 너무 지금 다급하고…."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석 달간 전국적으로 100억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거나 죽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 겨울을 지나며 얼마나 더 많은 꿀벌이 사라졌을지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습니다.

    꿀벌 대량 실종, 폐사로 모두의 우려를 낳았던 지난해 겨울, 사라졌던 꿀벌은 80억 마리였습니다.

    ▶ 피해는 결국은 우리 식탁까지

    더 이상 한두 해에 국한한 문제도, 단순히 양봉 농가의 어려움으로 끝나는 문제도 아닙니다.

    피해는 딸기, 참외, 수박 등 열매를 맺는 데 꿀벌의 도움이 필수적인 채소·과일 농가로 이어집니다.

    농가의 피해는 고스란히 서울 등 우리 시민의 식탁 물가 상승으로 나타납니다.

    한창 바쁜 딸기 농가.

    꿀벌이 꽃가루를 옮겨줘야 수분이 되고 열매를 맺는데, 꿀벌을 구하기도 어렵고, 어렵게 구해놓아도 쉽게 죽습니다.

    유기준 / 충남 논산 유기준딸기농가
    "지금 꿀벌이 너무 비싸고, 또 있지도 않아요. 작년까지도 (하우스) 한 동에 (꿀벌) 한 통 반이면 봄까지도 충분히 났거든요. 근데 올해는 두 통씩을 넣었는데도 모자라요. 없어요.“

    서양호박벌 나투벌을 데려왔지만, 최적의 수분이 이뤄지기엔 부족합니다.

    유기준 / 충남 논산 유기준딸기농가
    "나투벌로 대체하고 있어요. 근데 얘들은 습성이 앉은 자리를 계속 앉아요. (딸기의) 기형 발생률이 높아요. 한쪽이 찌그러졌죠. 얘는 수정 불량이 된 거예요."

    ▶ 원인은? 대책은?

    파악된 꿀벌 대량 실종 원인은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합니다.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되는 건 방제제에 내성을 갖게 된 해충 응애.

    플루발리네이트 등 특정 방제제가 널리 사용되면서 이제 그 약으로는 잡을 수 없는 강한 응애가 된 겁니다.

    거기에 더해 꿀벌의 면역력 약화, 예측이 어려운 이상 고온, 이상 저온 현상 등도 악순환의 고리가 됐습니다.

    빠르게 해결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닌 만큼 꿀벌 폐사는 앞으로도 반복될 ‘만성 재난’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현장과 전문가의 시각입니다.

    정부는 일단 내성이 생긴 응애 방제 작업에 집중하는 대책을 제시했습니다.

    김정욱 축산정책관 / 농림축산식품부
    "방제약품을 신속히 공급하겠습니다. 정부 지원 대상 방제제에 내성 성분 방제제를 제외했습니다. 6월부터 10월까지를 응애 집중 방제 기간으로 정해서 운영합니다.“

    또 피해 농가가 다시 양봉을 할 수 있도록 벌통을 공급하고, 입식비, 사료비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양봉 농가가 최우선으로 요구했던 공익직불금 지원에 대해서는 다음 달(2023년 3월)까지 관련 연구 용역을 진행해 논의해나가겠다고 답했습니다.

    꿀벌 자체의 면역력, 이상 기후 현상 등 원인은 계속되기에 장기적인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 강한 꿀벌, 관리 능력 키워야

    전문가들은 근본적으로 응애에 대한 면역력이 강한 품종을 개량해 보급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최용수 농업연구관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다른 약제를 쓴다고 해서 또 그 약제에 대한 저항성이 생기지 않을 거라는 보장을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최단 시간에 꿀벌 응애 저항성 품종을 개발하는 데 몰입할 계획입니다."

    지난 2018년, 우리나라는 토종벌 사육 농가에 큰 피해를 준 ‘낭충봉아부패병’에 저항성을 갖는 새 품종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낸 경험이 있습니다.

    앞으로 더 심해질 이상 기후에 대한 대응으로 제시되는 건 농가의 관리 역량 제고입니다.

    관행적으로 해오던 방법이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날씨에 맞춰 지역에 따라, 계절에 따라 유동적으로 대응, 관리할 수 있는 적응 기술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번에 큰 피해를 보지 않은, 일명 '우수 사례' 양봉 농가의 특징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최용수 농업연구관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기후에 따라서 월동 벌을 양성할 때 옛날에 하던 관행적인 10월 초에 산란을 중단시킨 것이 아니라 11월 초까지. 왜냐하면 작년(2022년)에도 11월 한 달 내내 따뜻했기 때문에…기상 조건에 맞는 관리를 하셨던 분들. 피해가 거의 없었던 분들은 이런 특징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반복될 예상되는 재난.

    양봉 농가에서 과수 농가로, 결국, 우리에게 계속 이어질 재난.

    꿀벌의 죽음을, 농가의 눈물을, 비어가는 식탁을 막을 수 있을까요?

    취재·구성 조주연
    영상 취재 손승익 전인제
    영상 편집 심현지
    뉴스그래픽 김지현
    CG 강은지

    #꿀벌 #꿀벌실종 #꿀벌응애 #공익직불금 #플루발리네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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