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해상 풍력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3-09-1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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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는 오는 2050년 탄소 중립을 이루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30년까지는 2018년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40% 감축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92%를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만큼,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꼭 이뤄야 하는 과제죠.

    하지만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고, 갈 길이 멉니다.

    유럽계 에너지 분야 전문 자문 기업 에너데이터(Enerdat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8.1%로, 44개 조사 대상국 가운데 38위입니다.


    우리가 반드시 키워야 하는 재생에너지, 그중 하나는 풍력 발전입니다.

    ▶ 육상 풍력에서 해상 풍력으로

    국내에선 아직 산지에 자리 잡은 육상 풍력이 더 익숙합니다.

    풍력 발전기 10대 중 9대가 육지에 설치돼 있습니다.

    하지만 풍력 발전의 주요 흐름은 육상에서 해상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일단, 바다는 풍력 발전기를 지을 수 있는 면적이 넓습니다.

    단순히 면적만 봐도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바다가 육지의 4.4배 정도입니다. 육지에서 풍력 발전을 할 수 있는 '바람' 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태백산맥과 소백산맥 주변 정도뿐이죠.

    김범석 교수 / 제주대학교 풍력공학부
    "육상 풍력 같은 경우에는 지금 하나의 풍력 발전 단지 규모가 최대 100메가와트(MW) 이상 개발할 만한 부지가 국내에는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그런데 해상 풍력 같은 경우에는 부지 면적 제한이 크게 없기 때문에 1, 2기가와트(GW)급 초대형 해상 풍력 단지를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 가기가 쉬운 구조죠."

    풍력 발전의 핵심인 바람 자체도 육지보단 바다가 좋습니다.

    [Global Wind Atlas 풍속도 ]  

    색이 빨간색에 가까울수록 풍속이 강하다는 의미인데, 해상이 육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속이 빨라서 같은 풍력 발전기라도 더 많은 전력 생산이 가능합니다.

    마지막으로 기술 시장 측면에서 보았을 때, 해상 풍력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나라에 유리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최정철 풍력PD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육상 풍력은 지난 20년간 해외에서 많이 해오다 보니까 우리나라보다 해외 기술이 월등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런데 해상 풍력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지금 뛰어들어도 국내 산업 육성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아직은 많이 있는 분야입니다."

    ▶ 해상 풍력의 보급, 느린 이유

    물론 육상 풍력에 비해 설치비 등 초기 비용이 훨씬 많이 드는 등의 단점도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흐름에 비해 특히 우리나라에서 해상 풍력 보급 속도는 상당히 느린 편이죠.

    가장 큰 원인으로는 복잡한 인허가 절차가 꼽힙니다.


    입지 발굴, 사전 조사, 발전 사업 허가, 발전 단지 기본설계, 사업 인허가 절차, 발전 단지 상세 설계, 공사 계획 인가 등의 과정에 68개월이 소요됩니다.

    초기 단계인 입지 발굴과 사전 조사에만 몇억 원이 듭니다. 하지만, 반드시 허가가 난다는 보장이 없어 위험 부담이 크고, 주민을 설득해 동의를 얻는 데 드는 시간은 또 다른 장애물입니다.

    김범석 교수 / 제주대학교 풍력공학부
    "한국의 해상 풍력은 그동안 실적이 두 군데밖에 없지만 전체적으로 인허가를 포함해서 총 10년 정도 걸리는 이런 상황입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나온 것이 해상풍력특별법입니다.

    입지 발굴 등 민간이 하던 영역에서 정부가 나서고,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입니다.

    2023년 2월 중순, 여야에서 연이어 발의됐지만 아직 계류 중입니다.

    ▶ 해상 풍력, 순풍 타려면

    정부의 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풍력 설비 보급 목표는 2030년 19.3GW입니다.

    지난해(2022년)까지 누적 설치량이 1.8GW 정도인데, 지금까지 설치해 온 만큼을 매년 더 설치해도 모자라는 상황.

    최정철 풍력PD /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일단 시장 자체가 커지는 건 이제 분명합니다. 대부분을 해상 풍력이 담당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이 파이를 과연 우리나라가 가져갈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한 이슈가 될 거라고 보고 있고…."

    앞으로 더 발전할 수밖에 없는 해상 풍력, 정책적 지원, 기술 개발, 풍력 발전에 대한 인식 변화가 모두 중요합니다.

    취재·구성 조주연
    영상 취재 류지현 김용균 고광현 허경민
    영상 편집 김은진
    뉴스그래픽 김지현
    CG 강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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