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 세계] '최악의 올림픽'에서 '최상의 결과'를 안긴 선수들


【 앵커멘트 】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치솟는 가운데 폭염과 태풍까지 겹쳐 위태롭게 열리고 있는 도쿄올림픽.

악조건 속에서 고국에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긴 선수들이 있다고 하는데요.

[ON 세계] 정혜련 기자가 담았습니다.


【 기자 】
도쿄의 신규 확진자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가 하면, 일주일 평균 확진자는 전 주보다 약 150% 급증했습니다.

확산세가 더 강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데,

【 인서트 】오오마가리 노리오 / 국립국제의료연구센터장
"이 상태로 감염이 늘면 2주 안에 3차 유행을 뛰어넘는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올림픽 중단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습니다.

【 인서트 】 스가 요시히데 / 일본 총리
"차량 규제와 재택근무 등으로 사람 이동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사람 이동이 줄었기 때문에 (올림픽 중단 등 문제가 생길) 염려는 없습니다"

여기에 폭염과 태풍까지 불어닥치면서 경기 일정마저 변경되고 있는데요.

순조롭지 않은 상황 속에서 맞이한 대회 6일 차.

현재까지 메달 획득 순위를 보면 여느 올림픽과 같이 강대국들이 상위 리스트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출전할 때마다 금메달을 획득하는 스포츠 강국들이 있는 반면, 60여 개국은 단 한 번도 메달을 획득한 적이 없다고 하는데요.

이번 도쿄올림픽에서는 필리핀과 영국령 버뮤다가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필리핀 여자 역도 국가대표 하이딜린 디아스는 여자 역도 55㎏급에서 224㎏을 들어 올리며 우승을 차지했는데요.

코로나19로 인한 봉쇄령, 야간 통행금지 등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필리핀 국민들에게 큰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리고베르토 반타 / 필리핀 통신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TV에서 시상식을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 눈물을 많이 흘렸다고 하더라고요. 디아스 선수가 국가 영웅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많고요.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사람들이 기쁨을 많이 나누고 있습니다."

IMF 시기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줬던 박세리, 박찬호 선수를 떠올리면 현재 필리핀 국민들의 더 심정이 잘 와 다을까요?

가난한 어린 시절 가족들이 마실 물 40리터를 지고 다녀야 했는데 그 물을 가볍게 들 방법을 고민하다 역도까지 이어졌다는 디아스의 인생은 한 편의 드라마 같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체육관 출입이 통제돼 역기를 못 들게 되자 커다란 물통 두 개를 매달고 연습했습니다.

당시 "힘들지만 여전히 가슴에 꿈을 품고 산다"는 그녀의 글이 SNS상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인구 6만여 명의 작은 섬나라 버뮤다에서는 플로라 더피 선수가 트라이애슬론 여자 개인전에서 우승하며 고국에 첫 올림픽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 인서트 】플로라 더피 / 버뮤다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CNN 인터뷰 중)
"버뮤다 섬과 그곳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압니다. 이게 우리 첫 금메달이기 때문이죠. 버뮤다는 많은 메달을 획득하지 못합니다. 여성으로 해냈다는 점도 특별하고요."

필리핀과 버뮤다의 첫 금메달은 개인의 성취를 넘어 국민에게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태권도에 대한 외신의 평가가 눈에 띕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태권도가 메달 획득이 어려웠던 스포츠 약소국에게 승리의 문을 열어주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12개국 이상에 '역대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습니다.

비싼 장비 없이도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금전적인 투자로 인한 결과의 격차가 다른 종목에 비해 적어 약소국 출신 메달리스트가 많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데요.

올림픽의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었던 태권도.

금메달 획득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다양성을 상징하는 종목으로 국제사회에서 조명받으며 올림픽 정신을 빛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정혜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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