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국으로 강제 송환되는 아이티인들 <사진=연합뉴스>
【 앵커멘트 】
미국 텍사스 국경에 몰려든 아이티 난민 사태로 바이든 행정부가 진퇴양난의 상황에 놓였습니다.
미국 정부가 난민들을 비행기에 태워 아이티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못지않은 반 이민 정책을 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건데요.
최형주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아이티 미국 대사관 앞
'추방을 중단하라'는 팻말을 든 시위대가 미국 국기를 짓밟고, 대사관을 향해 소리칩니다.
【 인서트 】아벨 로레스통 / 시위 참가자
"아이티인들은 학대당하고, 구타당했어요. 감옥에 갇혀있기도 해요. 난민들을 비행기에 태워서 아이티로 추방했어요. 이건 명백한 위반입니다. 미국은 세계 여러 나라가 서명한 이민 국제 협약을 위반한 겁니다."
지난 7월 대통령이 암살당한 뒤, 대규모 지진까지 잇따르면서 아이티 난민들이 대거 미국 국경에 몰렸습니다.
지난해 이맘때 50명대에 그쳤던 아이티 불법 이민자가 지난달 7천500명으로 급증하자, 미 국토안보부는 항공기를 투입해 2천여 명을 본국으로 다시 돌려보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앞으로도 방역법 규정에 따라 밀려드는 이민자들을 계속 본국으로 귀국시키겠다고 밝혔습니다.
【 인서트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 미 국토안보부 장관
"우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속에 있습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이주민들을 보호하고 지역사회, 우리 직원들과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연방법 42호를 근거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제정한 연방법 42호.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이민자들을 국경에서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반 이민 정책에 활용됐던 이 법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그대로 아이티 이민자 퇴출에 사용하고 있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지난주 미 국경수비대가 말을 타고 아이티 난민을 가축을 몰 듯 쫓아내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 인서트 】마르타 우르타도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대변인
"이주민들과 난민들, 망명 희망자들이 포르토프랭스로 이송되는 상황을 보고 굉장히 걱정됩니다. 아이티인들에 대한 개별 평가가 없었던 것 같아 심각하게 우려됩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대니얼 푸트 미국 아이티특사는 이같은 비인도적 처우를 맹비난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43%까지 떨어지면서 퇴임한 트럼프보다 지지율이 낮은 상황.
외신들은 이번 아이티 난민 사태가 줄곧 트럼프와는 다르다며 '인권'을 내세웠던 바이든 행정부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는데요.
트럼프 시절의 도덕적, 국가적 수치를 끝내겠다고 약속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 인서트 】조 바이든 / 미국 대통령
"물론 대통령으로서 제가 책임집니다. 조사가 진행 중이고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당혹스럽지만 당혹감을 넘어 위험하고 잘못된 것입니다. 국내외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냅니다. 이건 미국의 모습이 아닙니다."
당장 이민 정책을 어떻게 변경할지에 대한 언급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최형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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