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그 전문가들에게 직접 그 근거를 들어봤습니다.
안미연 기자:
네, 먼저 가장 높이 평가받은 점은 역시나 우리나라가 대유행 초기부터 공격적인 검사와 추적, 격리 정책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왔다는 것이었는데요.
【 인터뷰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공중보건학 교수
"우리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 특히 대규모 진단 검사, 확진자 동선 추적 및 접촉자 격리 전략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대유행 초기 (한국의) 대응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뉴질랜드의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고요."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제가 근무하고 있는 싱가포르도 대유행에 비교적 잘 대응해 왔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코로나19 디지털 추적 관리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었죠. 성공적인 코로나 대응의 예들이 가지는 특징은 우수한 수준의 진단 검사, 추적, 격리 정책을 실행한 나라에서 가능했다는 점이죠."
【 인터뷰 】데비 스리더 / 영국 에딘버러대 국제공중보건학 학과장
"한국이 진단 검사, 마스크 착용에 대한 메시지 전달 등을 얼마나 잘했는지 전 세계가 교훈으로 삼아야할 점이 분명 있습니다. 심지어 국경 제한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요. 뉴질랜드처럼 완전히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대신 검사와 격리 정책을 통해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을 차단하려고 노력했죠."
안미연 기자:
이렇게 해서 얻은 '방역 모범국'이라는 타이틀은 백신 접종 개시 후 접종 완료율까지 빠르게 늘며 '백신 모범국'으로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방역 조치들의 목적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라지게 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처럼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는 일단 여러 나라로 퍼지면 결코 제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대신 시간을 벌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치료법을 찾아 개발하고 백신을 개발해 배포할 시간 말이죠."
정혜련 기자:
오미크론 변이가 덮쳤을 때 한국은 전체 인구의 80%와, 감염 취약 계층의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었는데요.
세계적 의학 저널인 란셋(The Lancet)의 편집장인 리차드 호튼은 그 이유를 "자만에 빠진 우월주의" 로 정의했습니다.
【 인터뷰 】리차드 호튼 / 란셋(The Lancet) 편집장
"미국과 많은 서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적절한 대응을 시작하기 전까지 수주간의 시간을 낭비한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많은 서구 국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질병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서구는 다음 팬데믹이 발생한다면 인플루엔자 대유행 정도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죠. 인플루엔자는 우리가 매년 다루는 엔데믹 단계의 바이러스인데 말입니다. 2020년 초 한국의 대응이 모범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빠르게 진단 검사를 위한 시스템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죠."
안미연 기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는 동안, 미국과 영국 등은 대응을 준비할 시간과 정보가 충분했지만, 안일함으로 '골든 타임'을 놓쳐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인데요.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경험한 문제점은 향후 또 다른 감염병 유행에 대한 대비, 대응에 소중한 교훈이 되어야 하겠죠.
【 인터뷰 】리차드 호튼 / 란셋(The Lancet) 편집장
"우리는 새로운 변이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심각한 피해 예방을 위한 모든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안일해지거나 실수해서는 안되는 상황이죠. 제가 걱정하는 것은 현재 많은 서구 국가들의 경우, 모든 사람들이 대유행으로부터 빨리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너무 간절하다 보니, 지금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 모두가 겪었던 교훈을 잊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정혜련 기자:
우리와 이야기를 나눈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감염병 대응 체계의 가장 좋은 원천으로 검사와 추적, 충분한 보호 장비를 꼽았는데요. 그리고 한국이 이를 초기에 입증한 사례라고 입을 모았습니다만,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도 메르스 때의 뼈아픈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잖아요?
【 인터뷰 】알버트 고 /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
"한국은 메르스 사태를 겪었습니다. 당시 경험에서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대응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구조를 변화시켰습니다. 공중 보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광범위한 진단과 검사, 접촉 추적, 격리와 같은 혁신적인 접근으로 이어졌고, 이후 남은 대유행 기간 동안 국민을 보호할 계획이 수립됐죠."
안미연 기자:
방역 후진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던 메르스 때의 경험을 교훈 삼은 빠른 대응과 디지털화된 사회 환경, 여기에 더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리고 세계가 코로나19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지금, 각국은 K-방역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바이러스와 싸움의 끝이 아닌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 계속 진화하는 K-방역이 모범 사례를 넘어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 인터뷰 】알버트 고 /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
"한국인들은 그간의 방역을 정말 자랑스러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국민을 가장 잘 보호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래의 대유행뿐만 아니라 현재의 대유행에 있어서도 어떻게 대응하면 될지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죠."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일단 대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좀 잦아들게 되면 한국 질병관리청이 디지털 접촉 추적의 노하우를 세계 다른 나라들에게 공유해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 생각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될 것 같습니다."
【 인터뷰 】데비 스리더 / 영국 에딘버러대 국제공중보건학 학과장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교훈이 생긴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한국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도 잘 대응했지만 뉴질랜드는 인구 자체가 적은 태평양의 섬나라잖아요. 그에 비해 한국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서울만 보더라도 거대 도시인데 그에 비해 감염률은 낮은 수준으로 관리해 왔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은 어떻게 그것을 가능하게 했고, 우리(영국)는 한국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라는 것입니다."
【 인터뷰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공중보건학 교수
"전염병 대응에 있어 국가들이 다른 국가로부터 배우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기회 삼아 국제 협력, 특히 과학 분야에서의 국제 공조 및 협력의 틀을 잘 구축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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