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외국 전문가 "한국, 코로나로부터 국민 제일 잘 보호한 나라"

안미연 기자

meeyeon.ahn@seoul.go.kr

2022-04-29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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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취재] 안미연, 정혜련 기자


    안미연 기자: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이 일상회복 준비에 시동을 걸고 있지만, 코로나19 대유행은 아직 한창 진행 중입니다. 여전히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죠.

    정혜련 기자:
    변이와 싸움의 끝은 어디일지, 팬데믹의 종식은 언제일지 아직 요원한 가운데, 코로나19와 싸움, 그리고 공존을 위한 이중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안미연 기자:
    그런데 그 방법을 전 세계에 알려줄 수 있는 나라가 다름 아닌 한국이라는 외신 보도가 최근 나왔습니다.



    정혜련 기자:
    네, 바로 영국의 텔레그래프에 실린 기사입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이 미래 전염병 위협에 대응하는 기본틀을 세계에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는데요.


    저희가 그 전문가들에게 직접 그 근거를 들어봤습니다.

    안미연 기자:
    네, 먼저 가장 높이 평가받은 점은 역시나 우리나라가 대유행 초기부터 공격적인 검사와 추적, 격리 정책을 통해 바이러스 확산을 효과적으로 억제해왔다는 것이었는데요.

    【 인터뷰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공중보건학 교수
    "우리는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방식, 특히 대규모 진단 검사, 확진자 동선 추적 및 접촉자 격리 전략을 보며 많이 배웠습니다. 대유행 초기 (한국의) 대응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뉴질랜드의 대응 전략에도 영향을 미쳤고요."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제가 근무하고 있는 싱가포르도 대유행에 비교적 잘 대응해 왔는데요. 하지만 한국의 코로나19 디지털 추적 관리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었죠. 성공적인 코로나 대응의 예들이 가지는 특징은 우수한 수준의 진단 검사, 추적, 격리 정책을 실행한 나라에서 가능했다는 점이죠."

    【 인터뷰 】데비 스리더 / 영국 에딘버러대 국제공중보건학 학과장
    "한국이 진단 검사, 마스크 착용에 대한 메시지 전달 등을 얼마나 잘했는지 전 세계가 교훈으로 삼아야할 점이 분명 있습니다. 심지어 국경 제한도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요. 뉴질랜드처럼 완전히 국경을 봉쇄하지 않고, 대신 검사와 격리 정책을 통해 바이러스의 해외 유입을 차단하려고 노력했죠."

    안미연 기자:
    이렇게 해서 얻은 '방역 모범국'이라는 타이틀은 백신 접종 개시 후 접종 완료율까지 빠르게 늘며 '백신 모범국'으로 이어졌습니다.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방역 조치들의 목적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사라지게 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처럼 전염력 강한 바이러스는 일단 여러 나라로 퍼지면 결코 제거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대신 시간을 벌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치료법을 찾아 개발하고 백신을 개발해 배포할 시간 말이죠."

    정혜련 기자:
    오미크론 변이가 덮쳤을 때 한국은 전체 인구의 80%와, 감염 취약 계층의 대부분이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황이었는데요.



    텔레그래프는 한국과 미국의 인구 10만 명당 누적 확진자 수가 비슷한데 반해, 사망자의 경우, 한국이 미국의 10분의 1 수준임을 지적했습니다.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대유행 초기부터) 지난 2년 내내 많은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그에 반해 시간에 따른 한국의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정말 놀라운데요. 가장 최근에 발생한 유행의 정점만이 돋보이는데 이는 그간 감염의 파고가 훨씬 작았기 때문이죠. 사실 큰 감염의 확산을 맞기에 가장 적절하다고 볼 만한 시기는 최근으로 아무런 보호 장치가 없는 대유행 초기가 아닌 것이죠."

    안미연 기자:
    한국과 같이 코로나19 대유행 초기부터 대규모 진단 검사를 적극 시행해 온 국가에서는 확진자 중 사망자가 나오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뉴질랜드의 경우, 전체 누적 확진자 수는 65만9,000명에 이르는데, 이들 확진자의 대부분은 지난 두 달 동안 발생했습니다. 



    정혜련 기자:
    네, 누적 사망자 수를 보면 299명으로 대략 2,300 명의 확진자 중 1명이 사망한 셈입니다.

    한국은 약 800명의 확진자 중 1명이 사망했고요.

    유럽 국가 중 선방했던 독일의 경우만 보더라도 확진자 150명 당 한 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예를 들어, 한국의 확진자 수를 미국이나 영국과 비교해 보면, 사실상 비율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요. 전체 인구 수의 25~30%가 감염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코로나 사망자 수는 미국이나 영국의 20% 미만이죠. 인구 수에 비례해서 말입니다. 만약 한국이 미국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면 지금까지 한국에서는 15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을 겁니다."

    안미연 기자:
    여기에 더해 한국의 봉쇄 없는 방역은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대유행에 대응하는데 있어 중요한 정책적 교훈을 시사한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는데요.

    정혜련 기자: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셧다운됐던 상황에서도 봉쇄 조치 없이 코로나 확산을 억제해왔던 한국의 경우, 개인의 자유 침해 정도와 사망자 수 모두, 상대적으로 더 낮았던 점에 주목했습니다.

     
    안미연 기자:
    보시는 건 텔레그래프가 영국 옥스포드대의 코로나19 '엄격성 지수(Stringency Index)'를 분석한 그래프인데요.

    영국과 한국을 비교했는데, 한국은 100점 만점에 52점을, 영국은 59점을 얻었습니다.

    정혜련 기자:
    다시 말해 영국이 한국보다 더 강하게 방역 통제를 했다는 것인데, 인구 대비 사망자 수, 영국이 한국보다 4배 더 많았습니다.

    【 인터뷰 】데비 스리더 / 영국 에딘버러대 국제공중보건학 학과장
    "한국은 다음 감염병 유행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면 될지를 다른 국가들에 보여주는 모델이 될 겁니다. 왜냐하면 진단 검사 역량을 빠르게 구축했고, 바이러스를 최대한 억제하면서도 우리 영국과 같이 국민들을 집에 가두는 록다운(lockdowns)을 피하려고 노력했죠. 그런 다음 백신 접종률을 빠르게 높였고, 현재 방역 조치를 완화하면서 일상 회복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안미연 기자:
    도시든 국경이든 원천 봉쇄해 확산을 막겠다는 '제로 코로나' 정책은 전염력 강한 변이의 등장에도 그 한계가 드러났는데요.

    【 인터뷰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공중보건학 교수
    "뉴질랜드, 호주, 싱가포르, 홍콩, 대만과 같은 나라들은 기본적으로 엄격한 방역과 지역 사회 전파 차단을 바탕으로 한 우리(뉴질랜드)의 국경 관리와 비슷한 접근 방식을 따랐습니다. 그리고 실제 좋은 결과로 이어졌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해당 방식은 지속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델타 변이에 지속하기 어려워지더니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지속이 불가능해졌죠."

    【 인터뷰 】데비 스리더 / 영국 에딘버러대 국제공중보건학 학과장
    "(바이러스를) 완전히 제거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과학적 해결책이 나올 때까지 최대한 억제할 수는 있겠죠. 그리고 이제 백신으로 전환점을 맞게 되면 일정 수준의 감염을 허용하지만, 이는 주로 (백신 접종을 통해 생긴 항체로) 보호막이 생긴 인구가 감염되는 것이죠."

    정혜련 기자:
    특히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용납하지 않는 무관용의 방역 정책을 고수해온 중국과 홍콩은 현재 최악의 코로나19 상황에 직면했는데요.

    감염 취약 계층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데다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해 자연 면역률도 높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전파력 강한 새 변이의 유입으로 더 큰 발병과 봉쇄가 반복될 수 있는 악순환에 빠지는 모양새입니다.

    【 인터뷰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공중보건학 교수
    "유감스럽게도 그들(홍콩)은 높은 백신 접종률을 달성하지 못했고, 고령층에서는 최근 두 달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약 8,000명이나 되는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오미크론의 광범위한 전파를 허용하게 될 때, 이는 때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요, 이 때 높은 백신 접종률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라는 것이죠. 왜냐하면 아무리 오미크론이라 하더라도 심각한 감염의 위험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 높은 사망률을 초래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안미연 기자:
    결국 코로나19 대유행 대응에 있어 핵심 역할을 했던 것은 초기 방역과 백신 접종이라고 볼 수 있겠는데요.

    그렇다면,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구의 코로나 사태 초기 대응은 왜 그렇게 혼란의 연속이었을까요?

    정혜련 기자:
    새로운 전염병이 중국에서 확산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도 제대로 된 준비 태세를 갖추지 않았고, 적합한 방역 정책을 적시에 시행하지도 않았는데요.



    세계적 의학 저널인 란셋(The Lancet)의 편집장인 리차드 호튼은 그 이유를 "자만에 빠진 우월주의" 로 정의했습니다.

    【 인터뷰 】리차드 호튼 / 란셋(The Lancet) 편집장
    "미국과 많은 서유럽 국가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적절한 대응을 시작하기 전까지 수주간의 시간을 낭비한 것이 유감스럽습니다. 많은 서구 국가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심각성과 그로 인한 질병을 과소평가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서구는 다음 팬데믹이 발생한다면 인플루엔자 대유행 정도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었죠. 인플루엔자는 우리가 매년 다루는 엔데믹 단계의 바이러스인데 말입니다. 2020년 초 한국의 대응이 모범적인 예라고 생각합니다. 매우 빠르게 진단 검사를 위한 시스템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죠."

    안미연 기자: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서는 동안, 미국과 영국 등은 대응을 준비할 시간과 정보가 충분했지만, 안일함으로 '골든 타임'을 놓쳐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인데요.

    이번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경험한 문제점은 향후 또 다른 감염병 유행에 대한 대비, 대응에 소중한 교훈이 되어야 하겠죠.

    【 인터뷰 】리차드 호튼 / 란셋(The Lancet) 편집장
    "우리는 새로운 변이로부터 초래될 수 있는 심각한 피해 예방을 위한 모든 지식을 갖고 있습니다. 지금 안일해지거나 실수해서는 안되는 상황이죠. 제가 걱정하는 것은 현재 많은 서구 국가들의 경우, 모든 사람들이 대유행으로부터 빨리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에 너무 간절하다 보니, 지금 우리는 지난 2년 반 동안 우리 모두가 겪었던 교훈을 잊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입니다."

    정혜련 기자:
    우리와 이야기를 나눈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감염병 대응 체계의 가장 좋은 원천으로 검사와 추적, 충분한 보호 장비를 꼽았는데요. 그리고 한국이 이를 초기에 입증한 사례라고 입을 모았습니다만, 돌이켜보면 우리나라도 메르스 때의 뼈아픈 경험이 바탕이 된 것이잖아요?

    【 인터뷰 】알버트 고 /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
    "한국은 메르스 사태를 겪었습니다. 당시 경험에서 신종 감염병 발생 시 대응 체계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고 구조를 변화시켰습니다. 공중 보건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법 개정을 포함한 구조적인 변화가 있었는데요. 그것은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한 광범위한 진단과 검사, 접촉 추적, 격리와 같은 혁신적인 접근으로 이어졌고, 이후 남은 대유행 기간 동안 국민을 보호할 계획이 수립됐죠."

    안미연 기자:
    방역 후진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던 메르스 때의 경험을 교훈 삼은 빠른 대응과 디지털화된 사회 환경, 여기에 더해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죠.

    그리고 세계가 코로나19 엔데믹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지금, 각국은 K-방역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정혜련 기자:
    바이러스와 싸움의 끝이 아닌 공존하는 위드 코로나 시대, 계속 진화하는 K-방역이 모범 사례를 넘어 세계 표준으로 자리잡기를 기대합니다.

    【 인터뷰 】알버트 고 /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학 교수
    "한국인들은 그간의 방역을 정말 자랑스러워 해도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부터 국민을 가장 잘 보호한 나라 중 하나입니다. 미래의 대유행뿐만 아니라 현재의 대유행에 있어서도 어떻게 대응하면 될지 이해하는 데 아주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죠."

    【 인터뷰 】알렉스 쿡 / 싱가포르국립대 공중보건학 교수
    "일단 대유행이 전 세계적으로 좀 잦아들게 되면 한국 질병관리청이 디지털 접촉 추적의 노하우를 세계 다른 나라들에게 공유해줄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제 생각에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될 것 같습니다."

    【 인터뷰 】데비 스리더 / 영국 에딘버러대 국제공중보건학 학과장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많은 교훈이 생긴 상황에서 많은 사람이 한국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도 잘 대응했지만 뉴질랜드는 인구 자체가 적은 태평양의 섬나라잖아요. 그에 비해 한국은 인구가 많기 때문에 흥미롭습니다. 서울만 보더라도 거대 도시인데 그에 비해 감염률은 낮은 수준으로 관리해 왔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한국은 어떻게 그것을 가능하게 했고, 우리(영국)는 한국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라는 것입니다."

    【 인터뷰 】마이클 베이커 / 뉴질랜드 오타고대 공중보건학 교수
    "전염병 대응에 있어 국가들이 다른 국가로부터 배우는 것은 매우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기회 삼아 국제 협력, 특히 과학 분야에서의 국제 공조 및 협력의 틀을 잘 구축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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