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리포트] 노인들의 성지 콜라텍…빛과 그림자

정지웅

jyunjin@tbstv.or.kr

2016-03-18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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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일 대낮에 피크타임인 클럽이 있다면 상상이 가십니까. 실제 그런 곳이 서울에 약 200곳 있습니다. 바로 노인들이 출입하는 성인 콜라텍인데요. 저렴한 비용으로 춤을 추거나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갈 곳 없는 노인들의 성지로 불립니다. 하지만 만연한 위법 행위와 안전 문제 등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은데요. tbs 집중리포트에서는 성인 콜라텍의 빛과 그림자를 집중 취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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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의상과 반짝이는 조명.

    쌀쌀한 3월이지만 풀가동 중인 에어컨.

    수백 명의 남녀가 짝을 이루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을 춥니다.

    한 눈에 봐도 환갑을 훌쩍 넘긴 노인들입니다.

    이곳은 동대문구의 한 성인 콜라텍.

    내부는 이미 사람으로 가득 차 있지만 입장행렬은 끊길 줄을 모릅니다.

    <스탠드업> 정지웅(jyunjin@tbstv.or.kr)
    "콜라텍 내부에서 건물 밖으로 직접 나와 봤습니다. 매우 환한 대낮인데요. 시간을 보면 평일 낮 1시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보통 점심식사를 할 시간이지만 보셨듯이 콜라텍 내부는 축제의 열기로 뜨거웠습니다. 노인들이 이렇게 모이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인터뷰> 콜라텍 이용자(83세)
    "(일주일에 몇 번 정도 오시는지?) 나는 매일, 집에 일 없으면 몇 번이든 와. (그렇게 많이 오세요? 주말에도 오세요?) 그럼요. 할 일 없으면 다 와요."

    <인터뷰> 콜라텍 이용자(70대 노인)
    "시간을 보낼 곳이 없어 노인들이. 그러니까 여기 와서 노는 거야. 입장료 1천 원만 내고 나서. 그러니까 죽이 맞는 사람들은 5천 원씩 가지고 둘이 오면 (마음껏 놀아요)."

    입구에 위치한 옷 보관실과 춤추는 홀을 지나면 사람으로 가득 찬 식당과 커피숍이 나옵니다.

    콜라텍 이용료를 확인해본 결과 입장료는 1천 원, 옷 보관료는 500원에서 1천 원. 커피는 1천 원으로 대부분 저렴합니다.

    80살 동갑내기 파트너들은 노인정에 가는 것보다 이곳에서 함께 춤을 추는 것이 정신과 몸 건강에 더 좋다며 즐거워합니다.

    <인터뷰> 콜라텍 이용자(80세)
    "뜻이 맞고 운동하기 좋아서 (같이) 오는 거야. (노인들 놀기는 여기가 최고야.)"

    <스탠드업> jyunjin@tbstv.or.kr
    "이곳은 종로구의 한 유명 콜라텍으로 춤출 수 있는 공간이 약 800평에 달합니다. 평일에는 약 1천 명이, 주말에는 약 1천 500백 명이 이곳을 다녀가는데요. 지난달 프랑스의 AFP통신은 한국 노인들의 독특한 여가문화로 이곳을 해외에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노인들의 성지, 성인 콜라텍.

    하지만 그 이면에는 만연한 위법 행위와 안일한 안전 관리가 문제로 남아 있습니다.

    일부는 은밀히 거래되는 성매매 행위가 실제 존재한다고 증언합니다.

    <인터뷰> 콜라텍 이용자(80세)
    "(남자가) 다달이 (성매매 여성에게) 돈도 좀 주고 그런대, 용돈을. (성매매)여성에게 용돈 푸짐하게 주고 (만나고) 그런대, 별 사이가 다 있어."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보는 사람마다 말을 거는 주취자도 있습니다.

    <현장음> 콜라텍 이용자(54세)
    "지금 부산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아요. 형님."

    <현장음> 콜라텍 이용자(54세)
    "(술 좀 많이 드신 것 같은데, 많이 드셨어요?) 예, 많이 먹었어요. 많이 먹어서 (말 걸면) 안 된다니까."

    콜라텍은 주류 판매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춤추는 곳과 불과 3~4m 떨어진 곳에 빈 술병이 즐비합니다.

    좁은 통로를 사이에 두고 춤추는 홀과 식당이 대치하고 있는데 식당에서 콜라텍을 찾은 사람들에게 술을 팔고 있었습니다.

    일종의 편법입니다.

    안전 문제도 있습니다.

    작고 어두운 흡연실.

    환기구는 먼지가 심하게 쌓여 작동되는 것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피복이 벗겨지거나 초록색 테이프로 감아둔 전선 등 화재 위험에 노출된 곳도 쉽게 보입니다.

    입구와 통로는 대부분 비좁고 심지어 비상구가 없는 콜라텍도 있습니다.

    과거 콜라텍을 운영한 김성민(가명)씨는 많을 땐 천 명이 넘는 노인이 한 공간에 몰리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인정합니다.

    <인터뷰> 김성민(가명) / 전 콜라텍 운영자
    "(노인들이) 지팡이 짚고 오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화재가 날 경우엔 다 깔려 죽어요. 솔직히 얘기하면. 세월호같은 사고보다 피해가 훨씬 클 거예요. (몇 명까지 들어가요?) 몇 백 명씩 들어가니까."

    전문가들은 콜라텍의 역기능을 씻어내려면 적극적인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이효은 대변인 / 대한변호사협회
    "관할 시·군·구청에서 무허가로 주류를 판매하고 있는 콜라텍에 대한 지도·감독이 필요하고요. 규제가 없다는 점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합니다."

    성인 콜라텍은 신종 자유업으로, 현재까지 시설기준이나 관리법령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소방당국은 안전 점검의 횟수를 늘리고 강도를 높여야 하며 무엇보다 이용자와 관리자 모두의 주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인터뷰> 유승용 주임 / 서울시소방재난본부 홍보기획팀
    "영업장을 운영하시면서, 또 영업장을 이용하시면서 내부 시설의 안전 조치가 적절한지, 탈출할 수 있는 비상구는 잘 확보가 됐는지, 평소에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최근 콜라텍을 노인복지시설로 지정해 행정적·경제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성인 콜라텍 운영자들의 주장에 서울시는 동일한 요청이 많을 경우 욕구 정도를 파악해 장기적으로 검토하겠지만 법적으로 쉽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스탠드업> 정지웅(jyunjin@tbstv.or.kr)
    "노인들이 여가를 즐기고 춤으로 건강을 챙기는 등 성인 콜라텍은 순기능이 분명합니다. 위법 행위와 안전 점검 등에 조금만 더 힘쓴다면, 앞으로 10년 뒤에는 더 나은 노인 콜라텍 문화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tbs 정지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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