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현장] 테이크아웃 일회용 컵, 반납하면 300원 '줍줍'?

최양지 기자

yangji522@hanmail.net

2022-05-1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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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월 10일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제 전국 시행
    컵에 바코드 붙어 있어야 회수 가능
    “플라스틱 사용 감소 기대” vs “편의성 높여야"
    소주·맥주병처럼…연간 2만 톤 회수 기대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범 매장입니다. 테이크아웃 되는 일회용 컵 가지고 오시면 200원을 드립니다.”

    6월 10일부터 전국에서 일회용 컵 보증금제가 시행됩니다. 늘어나는 일회용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커피 등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구매할 때는 컵 보증금 300원을 추가로 내야 합니다. 다 먹은 후 사용한 컵을 매장에 반납하면 300원을 다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적용 매장은 매장 수가 100개 이상인 대형 프랜차이즈 3만 8,000여 곳으로 △이디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커피 전문점 △던킨도너츠,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등 제과·제빵점 △롯데리아, 맘스터치, 맥도날드, 버거킹 등 패스트푸드점 △배스킨라빈스, 설빙 등 아이스크림·빙수 판매점 △공차, 스무디킹, 쥬씨 등이 있습니다.

    ▶ 개별 인식표 생긴 컵, 바코드 있어야 회수 가능


    일회용 종이컵에 바코드가 부착돼 있다.


    환경부는 본격 시행에 앞서 조기 적용을 희망하는 매장을 대상으로 다음 달 9일까지 시범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현재 세종시에 있는 4개 카페(던킨 세종정부청사점, 크리스피도넛 세종청사점, 투썸플레이스 세종어진점, 이디야커피 어진동점)에서 시범 사업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보증금제 대상 컵에 붙어 있는 바코드 스티커였습니다. 이 바코드가 있어야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사람에게 주민등록증이 있다면 컵에도 일종의 개별 인식표가 생긴 셈입니다. 바코드가 훼손돼 회수가 안 되면요? 이 바코드는 한국조폐공사에서 특수 제작한 해 위·변조가 불가능하고, 물에 잘 젖지도 않습니다.


    시범 사업 매장에 무인 반납 태블릿이 설치돼 있다.


    보증금을 받기 위해서는 우선 ‘자원 순환 보증금’ 앱을 다운 받아야 합니다. 앱에 은행 계좌를 포함한 개인 정보를 등록하면 전용 바코드가 생성됩니다. 바코드를 무인 반납 태블릿에 인식하면 앱을 통해 보증금이 쌓이는 방식입니다. 보증금은 계좌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tip!
    시범 사업 기간에는 테이크아웃 할 때도 제품 가격에 보증금 300원이 포함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사용한 컵을 가져가면 200원을 적립해줍니다.

    시범 사업 기간, 보증금 200원은 앱을 통해서만 받을 수 있습니다. 본격적으로 제도가 시행되는 6월 10일에는 반환 수단을 현금이나 앱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젊은 사람들이야 금방 앱을 깔고 태블릿을 조작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게는 현금 지급 수단이 꼭 필요해 보입니다.

    ▶ 현장 분위기는 긍정적, 참여율 높일 홍보 더 필요

    일회용 컵을 무인 반납 태블릿에 인식하고 있다.


    시범 사업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집계를 내 보니 가장 많은 곳이 50건, 적은 곳은 10건 미만의 컵이 다시 매장으로 돌아왔습니다. 하루 평균 한 개 매장에서 250개의 일회용 컵이 쓰이는 것에 비하면 회수율은 아직 턱없이 낮은 편입니다. 시범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는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이었지만, 홍보가 더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시범 사업 참여 매장에서 일하는 배금정(30) 씨는 “환경을 생각했을 때 플라스틱 사용이 줄 것으로 예상돼 기대가 크다”면서도 “아직 일회용 컵 보증금제에 대해 잘 모르는 손님들이 많아 홍보가 더 많이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제도 홍보와 함께 편의성을 높일 방안 마련도 필요합니다. 시범 사업 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박진한(37) 씨는 “제도를 알고 있었지만, 테이크아웃 한 컵을 다시 가져와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중간중간 수거함을 비치해 두면 효과가 더 높을 것 같다”고 제안했습니다.

    ▶ 연간 2만 톤 재활용 컵 수거 기대…옷·휴지로 재탄생

    보증금제로 모은 플라스틱 컵은 섬유나 옷, 인형 등으로, 종이컵은 내부 코팅을 제거한 후 화장지나 종이, 박스로 우리에게 되돌아옵니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통해 모이는 컵의 양은 연간 2만 톤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환경부는 “그동안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일회용 컵들로 인해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제 회수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 것”이라며 “회수에서 끝나지 않고 재활용해 또 다른 자원으로 재탄생시키기 때문에 순환 경제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커피나 음료 전문점에서 우리가 한 해 소비하는 일회용 컵은 2020년 기준 28억 개로 추정됩니다. 여기에 코로나를 경험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은 배로 늘어났습니다. 이 수치만으로도 일회용 컵 보증제를 시행해야 하는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으리라 생각합니다.

    용기 보증금제 시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1985년 빈 용기 보증금 제도가 처음 도입됐고, 제도가 정착된 현재 맥주병과 소주병의 회수율은 98%나 됩니다. 우리가 마시는 거의 모든 소주병과 맥주병이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일회용 컵 보증제에 대해 일부 “불편하다”는 시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소주병·맥주병처럼 플라스틱 컵도 우리에게 당연히 재활용해야 하는 자원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보증금도 소주병과 비교했을 때, 일회용 컵이 무려 3배나 높습니다. 6월부터 거리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플라스틱 컵을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요.


    길가에 일회용 컵이 버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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