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위험한 '맵부심', 한방에 훅 간다 [인싸_리서치]

이은성 기자

lstar00@tbs.seoul.kr

2023-09-2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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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유행 중인 '원칩 챌린지.'

    매운 과자 한 조각을 먹고 일정 시간 어떤 음료도 마시지 않고 버티는 챌린지인데

    미국에서는 여기에 도전한 유튜버와 학생들이 병원에 실려가는 일이 발생했고

    지난(2023년) 9월 1일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한 마을에서 14세 소년이 '원칩 챌린지'에 도전하고 나서 복통을 호소하다 몇 시간 만에 사망했습니다.

    이 소년이 먹은 과자는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과자, '파퀴 칩스(Paqui Chips)'였는데요.

    여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알려진 리퍼 고추와 나가 바이퍼 고추가 들어가 있는데

    리퍼 고추는 고추에 포함된 캡사이신의 농도로 매운맛을 측정하는 스코빌 지수가 220만으로, 청양고추의 200배 이상입니다.

    과자 라벨에는 "성인만 먹을 수 있고, 칩을 만진 후에는 눈을 비비지 말라", "섭취 시 호흡 곤란, 실신, 메스꺼움을 느낄 수 있다" 같은 무시무시한 경고문이 붙어있지만, '맵부심'이 있는 젊은 사람에게는 있으나 마나 한 문구죠.

    결국 과자 제조업체는 제품 판매를 중단했지만,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는 여전히 매운 음식 먹기 도전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독일 연방 위험 평가 연구소(BfR: German Federal Institute for Risk Assessment)는 매운 음식을 피하라고 경고했는데요.

    연구소는 매운 음식 먹기 챌린지가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동이라며 특히 어린이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맵부심'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도 빠질 수 없는데요.

    사실 캡사이신의 매운맛은 맛이 아닌 '통증'입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혀는 뜨겁다는 통증을 느끼고, 43도 이상의 열에 반응하는 TRPV1(트립비원) 수용체를 자극하는데요.
    그럼, 뇌는 고통을 줄이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고, 그 결과 고통은 사라지고 쾌감만 남게 됩니다.

    스트레스가 쌓일 때 매운 음식을 먹으면 상쾌함을 느끼는 이유죠.

    실제 적당량의 캡사이신은 지방 분해, 살균, 진통 작용 등의 효과가 있어 약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무엇이든 과유불급.

    매운맛은 노인에게도 치명적일 수 있는데요.

    김지욱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이 65세 이상 노인 196명을 대상으로 매운 음식 섭취가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높은 매운맛 섭취 그룹'에서 초기 인지기능 변화로 볼 수 있는 기억 손상 소견이 관찰됐습니다.

    반면 '약한 매운맛 섭취 그룹'과 '매운맛 없음 그룹'에서는 이런 손상 소견이 없었습니다.

    적당한 매운맛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적정량을 넘어서는 순간 독으로 바뀐다는 얘기죠.

    특히 매운맛은 중독성 때문에 한번 맛을 들이면 점점 더 맵고, 자극적인 맛을 원하게 되는데요.

    매운 음식을 과다 섭취하면 위염, 위궤양은 물론 부정맥이나 심장 손상, 심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맵부심', 목숨하고 바꿀 정도는 아니겠죠?

    [인싸_리서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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