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 추적 3년의 결과…플랫폼업계 파장은?

국윤진 기자

tbsfact@tbs.seoul.kr

2023-02-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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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인터뷰 】택시 기사

    "카카오T(택시)하고 같이 서 있으면 다 넋 놓고 앉아있는데 카카오T 택시는 '아, 저 콜 받아서 가야 합니다'하고 가요."

    【 인터뷰 】카카오T블루 기사 (음성변조)
    "평상시 제가 (일반 택시를) 운행하던 횟수보다는 카카오 블루 기사를 했을 때가 콜 수가 많은 건 사실입니다."

    지난 2020년, 택시 기사들 사이에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카카오T를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 택시에 호출 건, 콜을 우선적으로 준다는 겁니다.

    TBS는 현장 실험을 통해 카카오 택시에 더 많은 콜이 배정되는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 현장음 】팩트ON(2020년 6월 22일)
    "기자의 반경 300m 안에는 다른 택시들도 있었지만 카카오T블루 택시가 배정됐는데요. 우리 옆에 지금 일반 택시가 서 있는데 카카오 택시 기사님한테 배정해줬잖아요. 우리 일반 호출로 불렀는데…."

    열흘 동안 일반 택시와 가맹 택시에 들어온 카카오T 콜 건수를 비교해봤더니, 70배 이상 차이가 났습니다.


    [경기도 실태조사 결과 <사진=TBS>]  

    TBS 보도 이후 2020년 9월 경기도가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카카오 택시 가맹지역에서 일반 택시의 콜이 평균 29.9%, 최고 48.7%까지 떨어졌습니다.

    【 전화 인터뷰 】김지예 / 당시 경기도 공정경제과장(2020년 9월 24일)
    "카카오T 배차 콜 수가 블루에 좀 집중된다. 그 결과 나머지 일반 택시 영업자들이 콜을 받는 거에 있어서 약간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경향성이 수치로 명확하게 드러난 것이 아닌가 싶고요."

    지난해 2월 서울시 자체 조사에서도 이런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 인터뷰 】이병욱 / 서울시 택시정책과 주무관(2022년 2월 23일)
    "저희가 일반 호출을 했는데 가맹 택시가 오는 비율이 40%가 넘었는데 이거는 일반 호출을 가맹 택시에게 주고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할 수가 있습니다."

    택시 단체들이 불공정 행위 의혹을 신고하고 지자체까지 나서 개선을 건의했는데도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는 지지부진했습니다.

    【 인터뷰 】박원섭 / 서울개인택시평의회장(2022년 4월 15일)
    "신고하고 나니 6개월마다 (사건 처리) 연장 공문이 오더라고요. 우리는 사실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으로 매일 근무하고 있어요."

    [신만재 택시 기사 <사진=TBS>]  

    3년 전 콜 몰아주기 의혹을 지적했던 신만재 씨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런 식으로 몸집을 키워온 것에 분개합니다.

    결국 지금은 카카오T 콜을 받지 않는 다른 회사와 가맹 계약을 맺었습니다.

    【 인터뷰 】신만재 / 택시 기사
    "한마디로 얘기해서 그 사람들에게 특혜를 주고 거기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을 갖고 자기네들이 수입을 챙기는 구조 아닙니까? 모든 기사들한테 다 공정하게 해줘야 하는 게 원칙인데 그런 부분에서도 저는 불공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 택시 기사들도 마냥 좋았던 것만은 아닙니다.

    서울 시내의 한 택시 미터기 대리점.

    카카오T블루 택시를 상징하는 노란 띠와 캐릭터 스티커, 등을 떼어내고 그 자리에 모범 택시 등을 다시 달고 있습니다.

    목적지와 거리를 확인할 수 없는 강제 배차 방식에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T블루 택시를 시작한 지 아홉 달 만에 눈에 띄게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 인터뷰 】김종하 / 택시 기사(2022년 1월 3일)
    "수입도 좀 올리려고 시작했는데 이것을 쫓아다니다 보니 지금은 건강을 너무 잃어서 떼려고 왔습니다. 강제 콜이기 때문에 내가 활용할 시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만약에 일을 접는다든지 콜 수령을 덜 하면 점수도 내려가고 해서 거기에 너무 신경도 쓰이고 콜을 받는 자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공정위 조사 결과 <사진=TBS>]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배차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에게 콜을 몰아줬다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 현장음 】유성욱 /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
    "공정위는 해당 행위(카카오 콜 몰아주기)가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 중 사업 활동 방해 및 차별적 취급 행위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된다고 보고 시정 명령과 과징금을 잠정적으로 257억 원을 부과하였습니다."

    가맹 택시에 유리한 콜 수락률을 이용해 배차가 이뤄지도록 했고, 거리가 짧은 콜은 일반 택시 기사들에게 더 많이 배정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에 대해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배차 로직은 가맹 우대를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사용자 편익 증대가 최우선 가치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1km 미만의 단거리 배차를 제외하거나 축소한 것은 가맹 우대가 아닌 모든 기사들의 운행상 비효율을 막기 위한 조치이고, 은밀하게 배차 로직을 변경했다는 공정위의 판단은 사실과 다르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행정 소송을 제기하는 동시에 공정위의 오해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소비자의 편익과 택시 기사의 권익을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 반박문 <사진=TBS>]  

    콜 몰아주기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던 택시 기사들은 이번 결정을 반겼습니다.

    【 인터뷰 】문봉호 / 택시 기사
    "3년이란 세월이 늦어졌지만 그래도 이렇게 결과가 나와서 제대로 조사를 하셔서 카카오라는 대기업을 갖다가 그렇게까지 (제재를) 해주신다는 거는 저희 입장에서는 고마울 수밖에 없어요."

    택시업계는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가 사회적 책임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이양덕 /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무
    "카카오는 이제 이번 기회를 계기로 해서 시장 선도 사업자로서 정말 상생을 할 수 있는, 배차에 있어서도 공정성을 좀 확보하면서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으로 좀 나아갔으면 하는 그런 바람입니다."

    이번 공정위의 결정으로 새로운 플랫폼 업체들에게 공정한 기회가 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옵니다.

    【 인터뷰 】서치원 / 변호사
    "현행법으로도 거대 플랫폼 기업들이 현재의 독점력을 마음대로 휘두르지 못한다, 그렇게 되는 경우 강한 제재가 들어간다는 신호를 주게 될 거고요. 그 사이 사이에 이제 새로운 플랫폼들이 혁신이나 이런 걸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지 않겠나 그런 긍정적인 면도 있을 것 같고요."

    【 인터뷰 】강선희 / 경기도 공정거래과 기업거래공정팀장
    "저희는 이것 자체가 조사되고 심의까지 나온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향후 비슷한 유형들, 그러니까 자사 모델을 하는 수많은 플랫폼 기업들이 나왔을 때 이것이 어떤 지표가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고…."

    [오기형 국회의원 <사진=TBS>]  

    현행법만으로는 플랫폼 시장의 독과점을 규제하기 어려워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오기형 / 국회의원
    "시장 경제 질서를 완전히 그냥 독과점 지위를 이용해서 교란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금지를 해야 된다. 그런데 종래 공정거래법으로는 뭔가 좀 제도적인 한계가 있어서 그래서 이제 저희들이 법안을 발의한 거죠."

    오랜 싸움 끝에 택시 기사들이 이끌어낸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쇠락해가는 택시업계와 플랫폼 산업 전반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 인터뷰 】이현로 /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정책국장
    "카카오 입장에서도 이제 사회적 시선을 좀 고려한다고 하면 법인 택시 카카오 가맹점들에 대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조금 운신의 폭은 나름 좁아지겠죠."

    【 인터뷰 】김국식 / 택시 기사
    "단순히 이거는 불공정 행위를 했다고 해서 벌과금으로 끝내거나 가벼운 것으로 끝내고 말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치료 자체를 들어가야 한다고 봐요. 그래야만 새로운 플랫폼이 들어온다."

    TBS 이용철, 국윤진입니다.

    [차고지에 줄지어 주차된 택시들 <사진=TBS>]  


    [주요 보도 모아보기]

    [팩트ON] 카톡 택시의 영업 비밀?(20.06.22)
    https://youtu.be/X9McoKdVk9A

    경기도, 카카오T 배차 의혹 조사…최대 50% 차이(20.09.24)
    https://c11.kr/1b4b6

    카카오 '콜 몰아주기' 실체 확인…공정위, 조사 추진(20.09.24)
    https://c11.kr/1b4b3

    택시 기사들은 왜 카카오를 떠날까?(22.01.04)
    https://c11.kr/1b4b8

    서울시 "카카오택시 콜 몰아주기·골라 태우기 일부 확인"(22.02.23)
    https://c11.kr/1b4ba

    카톡 택시 '콜 몰아주기'…공정위 조사 왜 늦어질까?(22.04.15)
    https://c11.kr/1b4bc

    공정위, 플랫폼 '문어발' 확장 제동…기업결합 엄격히 심사한다(22.10.19)
    https://c11.kr/1b4gd

    공정위, 카카오T·엔터 불공정혐의 조사 마치고 상반기 심의(23.01.02)
    https://c11.kr/1b4gl

    카카오모빌리티, 알고리즘 조작해 가맹 택시 우대…과징금 257억 원(23.02.14)
    https://c11.kr/1b4bd

    [밀착취재T] '카카오택시, 블루만 잡히더니'…과징금 부과, 향후 전망은?(23.02.16)
    https://c11.kr/1b4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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