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아비규환’ 인도…총리 향한 성난 민심

최형주 기자

hjchoi20@tbs.seoul.kr

2021-05-03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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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인도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일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의료체계가 무너지면서 시민사회가 나서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데요.

    나렌드라 모디 총리에 대한 방역 실패 책임론이 부상하는 가운데 핵심주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 결과가 분노한 민심을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ON 세계] 최형주 기자입니다.


    【 기자 】
    ▶ 급증하는 사망자로 쉼 없이 운영되는 화장터.

    그것도 모자라 주차장에 임시 화장터까지 만들어졌습니다.

    모자란 건 화장터만이 아닙니다.

    【 현장음 】
    (사망하신 건가요?) "네, 죽었어요."

    코로나19 치료를 받다 숨진 남편의 시신을 화장장으로 옮기기 위해 이용한 것은 다름 아닌 삼륜차 릭샤.

    구급차를 이용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됐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병상이 부족해지자 구급차까지 임시 병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인도 정부가 포털에서 병상 이용 여부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지만 업데이트는 제대로 되지 않고 있습니다.

    【 인터뷰 】이나얏 싱 카카르 / 인도 민중보건운동 봉사자
    "의료시설들 간에 조율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병상이 있는 병원을 찾아가는 것은 환자의 몫이에요. 관련 정보에 대해 정부 지원은 거의 없어서 환자들이 스스로 찾아야 해요."

    [인도 뉴델리 민중보건운동 봉사자]  

    의료용 산소를 구하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다가 겨우 암시장에서 산소를 찾아도 가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부르는 게 값이더라도 산소를 구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운으로 여기기도 합니다.

    【 인서트 】현지 주민
    "모든 가게에는 산소가 동이 났습니다. 산소가 전혀 없다고요. 암시장에서는 산소 가격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암시장에는 산소가 있는데 병원에 가면 산소가 없다고요."

    【 인터뷰 】이나얏 싱 카카르 / 인도 민중보건운동 봉사자
    "우리는 매일같이 언론을 통해 병원에서 2~3시간 만에 산소가 동이 나는 상황을 전해듣고 있습니다.

    공공 의료 서비스가 붕괴되면서 자원봉사자들이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 인터뷰 】이나얏 싱 카카르 / 인도 민중보건운동 봉사자
    "저희는 병상이 있는 병원을 찾아 연락을 돌려요. 우리가 아는 의사들을 연락해서 다른 병원 상황을 파악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알아봐주고…."

    최근 들어 하루 30만 명 이상의 기록적인 환자가 쏟아져 나오고 있는 인도, 지난 1일에는 40만 명이 넘는 확진자가 보고됐습니다.

    사망자는 21만 명을 넘었는데요.

    인도의 공식 통계 수치는 실제 상황에 훨씬 미치지 못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낮은 코로나 검사율, 또 집에서 숨지는 사람들이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점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 생지옥'이라 불릴 정도로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인도 상황에 성난 민심은 폭발했습니다.

    인도의 핵심주에서 치러진 주의회 선거 결과가 이를 보여주는데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인 인도 국민당(BJP)이 지역정당인 트리나물콩그레스(TMC)에 패한 겁니다.

    이번에 패한 핵심주 중 한 곳이 모디 총리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마마타 바네르지가 주 총리로 있는 웨스트벵갈주입니다.

    바네르지 주 총리는 모디 총리의 방역 실패를 꼬집듯 코로나19 대응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웠습니다.

    【 인서트 】마마타 바네르지 / 웨스트벵갈주 총리
    "코로나19는 제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입니다. 저는 계속해서 우리 주내 전염병 확산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기는 했지만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별도의 취임 이벤트는 크게 갖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모디 총리는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상황에도 대규모 유세를 펼치며 선거운동에 집중해 왔는데요.

    유세장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인파가 몰려들어 확산세를 부추기기도 했습니다.

    그런가하면 대규모 종교행사까지 허용하면서 총리가 '슈퍼전파자'라는 비판까지 받았습니다.

    모디 총리의 이 같은 행보는 국민들에게 '코로나19 상황은 괜찮다'는 메시지로 읽히지 않았을까요?

    【 인터뷰 】이나얏 싱 카카르 / 인도 민중보건운동 봉사자
    "제 생각에는 정부와 국민 모두, 확진자 수가 줄어들자 과도한 자신감을 갖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제2, 제3의 유행이 일어나는 것을 봤지만 대비하지 않았어요."

    그 결과, 인도는 지금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있습니다.

    ▶ 다닥다닥 붙어 선 사람들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함성을 지르며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억눌렸던 문화 행사에 대한 갈증이 폭발하면서 중국 우한에서 열린 대규모 음악 축제에 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린 겁니다.

    【 인서트 】가오 위첸 / 우한 거주민
    "작년 한 해 우리는 코로나19에 시달렸습니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건 쉽지 않았죠. 이 곳에 온 사람들은 엄청난 노력을 했고, 큰 대가를 치렀습니다. 그래서 여기 온 게 정말 기쁩니다."

    중국에서는 최근 몇 주간 코로나19 국내 감염 사례가 거의 보고되지 않은데다 2억 7천만 회에 달하는 백신 접종이 이뤄졌는데요.

    이 때문인지 중국인들은 5일까지 이어지는 닷새간의 노동절 연휴를 코로나19 이전과 같은 모습으로 즐기고 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중국 내 주요 도시를 연결하는 공항과 기차역은 발 디딜 틈 없이 이용객들로 가득 차 있는데요.

    노동절 연휴 첫 날 집계한 자료를 보면, 철도, 도로, 항공, 선박 등으로 이동한 승객 수는 지난해보다 119%나 증가했습니다.

    만리장성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징 바다링(八達嶺)에는 적색경보가 발령될 정도로 사람들이 몰렸고, 베이징 자금성 입장권도 일찌감치 매진됐습니다.

    【 인서트 】선 단단 / 관광객
    "매우 북적거리네요. 대유행 이후 규제가 완화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은데, 매우 분주하고 활기찹니다. 여행에 대한 국민들의 열정이 다시 높아지고 경제도 좋아지고 있습니다."

    중국 정부도 대외적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경기를 회복시키겠다며 5월 한 달을 '소비의 달'로 정해 돈을 쓰라고 장려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최형주였습니다.

    #인도 #코로나19 #나렌드라모디 #BJP #산소부족 #의료체계붕괴 #중국 #노동절 #황금연휴 #만리장성 #적색경보 #InayatSinghKak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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