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오존 농도 증가할 때 만성 질환자들 병원 방문도 늘었다

곽자연 기자

bodokwak@tbs.seoul.kr

2022-07-22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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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존주의보'가 발령된 서울시 <사진=연합뉴스>]

    최근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가 부쩍 늘었습니다.

    3개의 산소 원자가 결합해 생기는 오존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체인데, 우리에게 이롭기도 하고 해롭기도 합니다.

    지구 대기 중 성층권, 지상 25~30㎞ 부근에는 오존 분자들이 밀집된 오존층이 존재하는데 오존층은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을 차단해 사람과 동식물을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생활하는 대류권에 있는 오존은 이야기가 다릅니다.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데, 특히 만성 질환자들의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해로운 존재로 둔갑합니다.

    기후 변화로 오존 농도는 지난 21년간 꾸준히 증가했고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 말은 앞으로 인간에게 더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이겠죠.

    전문가들이 오존에 대해 경고하면서 관련 연구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 여름철, 2~5시 사이 오존은 반드시 피해야

    오존은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자외선과 광화학 반응을 해 생깁니다.

    질소산화물은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주로 나오며 휘발성유기화합물은 주유소, 건축 도장시설, 세탁소, 각종 운송 수단 배기가스 등에서 주로 배출되는 오염 물질입니다.

    이런 오염 물질이 자외선과 반응해 오존이 생성되기 때문에 대기 오염이 심하거나 햇빛이 셀수록 오존 농도는 더 높아지게 됩니다.

    오존은 무색이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가 있어 예민한 사람들은 오존 냄새를 맡기도 합니다.

    오존 농도가 일정 기준 이상 높아질 경우 인체에서 가장 처음 자극을 받는 곳은 눈과 호흡기로, 눈이 따끔거리고 기침이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오존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려면 오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장안수 교수는 "오존은 날씨가 맑고 햇빛이 강한 여름철, 특히 2시에서 5시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한다"며 "이 시간대 실외 활동을 자제하거나 과격한 운동을 피하는 것이 오존으로부터 받는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만성 질환자들의 적, 오존

    오존 농도가 증가하면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 등 만성 질환자들과 노약자들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에서 2003년 '오존과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지표들과 환자들의 응급실·외래방문 등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오존 농도가 증가할 때 환자들의 응급실 내원과 약물 사용이 증가했습니다.

    특히 오존이 심할수록 협심증 환자와 만성폐쇄폐질환 환자, 남성 환자의 외래방문과 응급실 방문이 늘어났습니다.

    오존 농도가 0.008ppm에서 0.012ppm으로 늘어나면 폐쇄성폐질환자의 병원 방문은 1.2배, 병원을 방문한 남성의 수는 1.16배 더 많아지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장 교수는 "오존에 노출되면 폐 기능이 감소해 심호흡을 할 때 몸이 쑤시는 등 통증이 있거나 기도에 염증이 생겨 기침이 발생할 수 있다"며 "호흡기나 심장질환자들은 만성 질환이 급성으로 악화돼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여성보다 남성의 병원 방문 횟수가 많은 데 대해서는 "남성이 외부 활동을 많이 해 오존에 더 많은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 오존 농도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

    기후 변화로 인해 오존 농도는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인 IPCC 제6차 보고서에서도 "기온 상승 등으로 오존 농도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올해 5월 전국 평균 오존 농도는 0.051ppm으로 지난해 5월 0.042ppm과 비교하면 21%나 높아졌는데요.

    이는 2001년 이후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월평균 오존 농도라고 환경부 대기환경정책과는 분석했습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최근 '기후변화와 오존'이라는 주제로 낸 현안 보고서를 봐도, 국내 연평균 오존 농도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국 연평균 오존 농도 현황 <사진=환경부>]  

    1989년 0.011ppm이었던 오존 농도가 2020년에는 0.030ppm까지 올라갔으니까요.

    자연스레 오존주의보 발령일도 2010년 25일에서 2021년 67일로 2.6배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예측했던 것보다 많아지면 오존 농도는 더 빠르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업화와 대기오염은 태양의 강렬한 자외선을 지면으로 오지 못하게 흡수하는 오존층을 파괴하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습니다.

    ■ '오존 예·경보제'에 주의를 기울여라


    국립환경과학원은 하루에 4차례 오존 농도를 예측해 발표합니다.

    오존 농도는 매일 새벽 5시, 오전 11시, 오후 5시와 저녁 11시에 환경부 대기질 사이트 '에어코리아'에서 확인이 가능합니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과 경기도 등 지자체에서는 '오존 예·경보제'를 운영합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특별시 대기환경정보' 사이트에서 신청하면 오존 경보와 관련한 알림을 문자로 받을 수 있습니다.

    오존 농도가 한 시간 평균 0.12ppm이면 주의보, 0.3ppm이면 경보, 0.5ppm이면 중대 경보가 내려집니다.

    장 교수는 "만성 질환자뿐만 아니라 아동들의 기도 염증 반응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오존주의보 단계에서는 영·유아, 어린이, 임산부, 만성 질환자들은 더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오존경보와 중대경보가 내려지는 단계에서는 야외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조심해야 합니다.

    오존은 기체 상태라 마스크로도 예방할 수 없습니다.

    장 교수는 "비타민 C와 E를 섭취하면 오존에 의해 자극된 장기에서 일어난 염증반응을 감소시킬 수 있다"며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하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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