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무투표 당선의 함정①] 경쟁없이 뽑힌 의원님, 수도권에만 182명

채해원 기자

seawon@tbs.seoul.kr

2022-06-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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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에는 경쟁자 없이 선거에 출마했을 때, 출마한 사람이 투표 없이 곧장 당선자가 되는 '무투표 당선 제도'가 있습니다.


    【 인터뷰 】장승진 /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무투표 당선이 발생한다는 얘기는 말 그대로 선거에서 의미있는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얘기죠."

    이번 6.1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서 나온 무투표 당선자 수는 182명.

    모두 광역·기초의회 의원들입니다.

    수도권에서 역대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나온건데 지난 지방선거보다 170명 넘게 늘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던 98년 선거 때보다 77명 많습니다.

    특히 서울의 경우 25개 자치구 중 19개 자치구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습니다.

    양천구는 구의원 16명 중 14명이 투표없이 뽑혔고
    무투표 당선 의원 비율이 절반이 넘는 자치구도 3곳이나 됩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수도권 내 무투표 당선 현상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 인터뷰 】이재묵 /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
    "최근에 한국 사회에서 굉장히 정당 간의 어떤 진영 대립이나 양극화가 상당히 심하잖아요. 사전에 그냥 (후보등록) 지원 자체를 안 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그럴까요."

    투표 없이 당선자가 가려진다는 사실조차 몰랐던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입니다.

    【 인터뷰 】정태용 / 양천구 신정동
    "하, 진짜 깜짝 놀랄 일이네. 보통사람들은 다 나처럼 다 상상도 못하지."

    【 인터뷰 】허유진 / 양천구 신정동
    "우선 무투표 당선이 된다는 사실을 몰랐고 인지하지 못했고, 이런 얘기를 들으니 의아하고 국민들의 투표권이 굉장히 중요한데 이를 침해하거나 투표권이 무시되는 상황이 아닌가…."

    더 큰 문제는 투표 없이 뽑힌 후보자들의 정보를 알기 어렵다는 것.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라 무투표 당선자는 선거 운동을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선관위도 무투표 당선자들에 대한 공보물을 발송하지 않고 벽보도 붙이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후보자의 선거 비용을 국가가 보전해주는데 당선자의 선거 비용까지 부담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등 인터넷을 통해서만 당선자 정보를 접할 수 있고 이마저도 선거일 이후엔 제공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황정희/ 양천구 신정동
    "효율? 돈? (무투표 당선자들에 대해) 알려져서 국민들이 더 아는 게 효율 아니에요?"

    전문가들은 선거법을 개정해 무투표 당선자들의 선거 운동을 허용하는 것은 물론, 정당법을 고쳐 지역 정당의 길을 열어줘야만 유의미한 경쟁이 이뤄지고 무투표 당선 현상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 조언합니다.

    【 인터뷰 】장승진 /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1960년대 만들어진 정당법이 지금까지 전해져 오는 건데, 5개 이상의 시도에 걸쳐서 지역조직이 만들어져야지만 정당으로 등록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특정지역에서 우리 마을·동네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정치단체로 발전해서 정당이 되는 모습은 애당초 법적으로 불가능하거든요."

    또 대부분 2명을 뽑는 기초의회 선거제도를 4~5명을 뽑도록 확대하는 등 중대선거구제를 강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 인터뷰 】이재묵 /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실행위원
    "중대선거구제를 의무적으로 도입하면 큰 정당 뿐만 아니라 제3정당이나 무소속 후보들이 아무래도 (의회)원내에 진입해서 견제권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

    4년 뒤 다시 열릴 지방선거.

    제도 개선 없이는 지방 없는 지방선거, 경쟁없는 대표자 선출이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TBS 채해원입니다.

    #지방선거 #무투표당선 #수도권_182명 #정치양극화 #지방분권 #중대선거구제 #지역정당 #TBS #채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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