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줄잇는 고발·소송…서울시내 가로주택정비사업 곳곳 '파열음' [여긴 왜!]

이강훈 기자

ygh83@tbs.seoul.kr

2023-02-0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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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재개발, 재건축 같은 정비사업은 100세대 안팎의 소규모로 이뤄지는 곳도 많습니다.

    대표적인 방식이 '가로주택정비사업'인데요.

    최근에 이 사업이 추진 중인 서울시내 곳곳에서 각종 잡음이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원인은 무엇인지, 이강훈 기자가 현장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강북구 미아동 767-51번지 일대 노후주택가.

    '미아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설립 인가 소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동네 곳곳을 채운 또 다른 현수막들.

    '사업 결사 반대' '조합 설립 무효'를 외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사업에 반대하는 주민들은 건설 원가가 폭등하고, 부동산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주민들이 부채만 떠안을 가능성이 높고, 조합 설립도 충분한 설명 없이 쫓기듯 추진됐다며, 법원에 조합설립인가 취소소송까지 낸 상태입니다.

    주민들은 특히, 미등록 정비업체가 '감언이설'로 과대 홍보를 하며 조합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서를 무리하게 걷었다고 성토합니다.

    【 인터뷰 】강북구 미아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반대 주민
    "(나중에)집을 2채 준다고 하는 거예요. 80세 넘으신 어르신들은 그러면 동의하겠다고 사인을 했죠."

    【 인터뷰 】강북구 미아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반대 주민
    "아무런 허가도 안 받은 사람들이 돈 받으면서 이렇게 추진하는 거예요. 우리가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차라리 조합설립을 무효로 해달라고 구청에 요구했는데 구청이 안 들어주는 거예요."

    사업조합 측은 코로나19 탓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명에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정비업체의 미등록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했습니다.

    【 인터뷰 】김영주 / 강북구 미아3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장
    "PM(사업관리)업체가 서류 부분을 지원해준 거죠. 우리가 다 만들 수 없으니까, 서류를 못 만드니까 그 사람들을 고용한 거죠. 그리고 동의서를 받을 때는 정식 허가를 받은 컨설팅회사를 불러서 받는 거죠."

    서울의 다른 사업구역들에선 조합설립 주민 동의서가 위조됐다는 의혹이 불거져 시끄럽습니다.

    【 스탠딩 】
    이곳 성북구 종암동 97-17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구역 일부 주민들은 조합설립인가 신청 과정에서 주민동의서 여러 건이 위조됐다는 의혹을 제기해, 현재 경찰이 수사 중입니다.

    【 인터뷰 】성북구 종암동 97-17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구역 주민
    "글씨도 잘 못 쓰시는 분 명의의 동의서를 보니 어떤 여성분이 또박또박 쓴 글씨체이고, 지장도 마음대로 찍었고, 사문서 위조뿐 아니라 공문서 위조까지…"

    동대문구 용두동 129-397번지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구역의 일부 주민들도 같은 이유로, 조합설립인가 신청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 인터뷰 】동대문구 관계자
    "사업에 이의를 제기하신 분들이 동의서가 위조됐다고 주장하고 계세요. 그분들이 위조 의혹 내용을 다 경찰서에 고발했고요. 저희는 그 조사 결과를 받아서 절차를 처리할…."

    이처럼 가로주택정비사업 추진구역에서 다양한 잡음이 나오는 건, 사업 추진을 반대하거나 우려하는 시선이 그만큼 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최근의 부동산·건설 경기 요인을 꼽습니다.

    집값 하락으로 분양가격은 떨어지는데 건설 물가는 폭등하자, 사업기대이익이 크게 낮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

    한쪽에선 과대홍보나 불법행위로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이는 일도, 한쪽에선 이를 강하게 문제 삼으며 사업 자체를 막아서는 일도, 모두 같은 요인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민경호 / 부동산학 박사(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도저히 15층으로 밖에 못 지을 땅인데 50층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거나, 집을 2~3채 준다는 식으로 주민에게 호도하죠. 그렇게 주민의 80% 동의를 얻어 조합설립인가를 내는데요. 일반분양가격이 떨어지고 공사비는 올라가니 사업성이 안 좋아지잖아요. 주민들은 추가분담금이 없을 줄 알았는데 수억 원씩 추가분담금이 있다고 하니 얼마나 놀라겠어요. 그러니까 동의 못하겠다고 반대하는 거죠."

    이런 현실이 반영될 걸까.

    서울시내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해 조합설립인가 문턱까지 넘은 곳을 살펴보니, 지난해 하반기 부동산 침체가 본격화되면서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습니다.

    【 인터뷰 】 민경호 / 부동산학 박사(건국대 부동산학과 겸임교수)
    "조합설립인가 건수가 줄어드는 원인은 결론적으로 사업성이 안 좋아졌다는 것이고요."

    상대적으로 간단한 절차와 빠른 속도를 매력으로 각 지역의 기대가 집중됐던 소규모 정비사업.

    건설 경기 급변 속에 추진 동력이 약화되고, 각종 갈등과 잡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TBS 이강훈입니다.







    리포트 영상에 못 담은 상세한 내용 , Q&A 로 정리했습니다 .

     

    Q. 가로주택정비사업 , 모아주택 , 모아타운 등 소규모 정비사업은 일반 재정비 사업과 어떻게 다른가요 ?

     

    A. 

    모아주택 , 모아타운 등은 신축과 노후 주택이 섞여 있어서 일반 재개발이 어려운 다세대 , 다가구 저층주거지역에서 시행할 수 있게 한 소규모 재정비사업입니다 .


    일반 재개발은 총면적 1 만 제곱미터 ( ) 이상부터 추진할 수 있는데 , 이 보다 작은 면적에서도 할 수 있는 게 소규모 재정비 영역입니다


    가로주택정비사업도 큰 틀에서 모아주택에 포함되며 , 모아주택 몇 곳을 모아서 집도 짓고 주차장이나 기반시설도 만드는 것이 모아타운입니다 .

     

    Q. 현재 서울 전역에서 몇 곳이나 추진이 되고 있나요 ?

     

    A. 

    지금까지 서울시내에서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완료된 곳은 총 18 , 현재 진행 중인 곳은 약 165 곳입니다


    모아타운은 서울시가 지금까지 총 65 곳의 사업지를 선정했습니다 .

     

    Q. 소규모 정비사업이 절차가 간단해 빨리 추진하다보니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부분도 있나요 ?

     

    A. 

    소규모 정비사업의 장점이 바로 절차가 간단해 초반 속도가 빠른 것인데요 . 이것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 아이러니 ' 가 있는 것은 맞습니다


    소규모정비사업은 일반 재개발에 있는 초기 3 단계 ( 정비기본계획수립 , 사업구역지정 , 조합설립추진위원회 설립 ) 이 생략돼 ' 조합설립인가 단계가 첫 단계가 되는데요


    이렇게 되면 정비업체선정이나 사업계획수립에 대해 주민 간 정보 공유나 설명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로 바로 동의서 걷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자치구청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들어간 다음 뒤늦게 주민들이 제동을 걸고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Q. 리포트에서 다룬 주민 동의서 위조 문제 , 과대홍보 문제 등은 최근 들어 많이 일어나고 있는 건가요 ?

     

    A. 

    재개발 , 재건축 등 재정비 구역에선 일반적으로 사업구상의 세부 내용을 두고 주민 간 이견이 없을 순 없습니다


    그런데 집값 상승기에는 사업 추진에 대해 전반적으로 큰 기대감을 공유하고 있는 상태에서 사업계획의 세부내용을 두고 의견 충돌이 있는 것이지만 , 요즘과 같은 집값 급락기에는 사업을 하느냐 , 마느냐 , 자체에 찬반 격돌이 거세지는 경향 있습니다


    과대포장 의혹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 조합 측의 추진 과정에 대해 주민들의 감시가 더욱 엄격해져 , 이런 여러 다양한 갈등 상황들이 쉽게 표출됩니다 .

     

    Q. 주민 동의서 위조 관련해 지자체의 책임은 없나요?

     

    A. 

    조합설립인가 동의서는 자치구가 연번을 부여해 발급한 양식에 서명을 받아 다시 제출하도록 돼있습니다


    이렇게 서명된 명부를 자치구 받아보고 서명 위조 여부를 일일히 가려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주민들이 서류 열람 신청을 해서 혹시 미동의자의 서명이 들어간 동의서가 포함됐는지 직접 확인을 하고 , 문제가 있어 보인다면 경찰에 조사를 요청하고 , 구청은 경찰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행정 조치를 취하는 수순입니다


    아울러 , 조합설립신청 및 인가 관련 행정은 모두 자치구 소관으로 , 서울시와는 관계가 없어 , 서울시는 동의서 위조 건에 대해 직접 현황 파악을 하거나 보고를 받고 있지는 않는다고 TBS 에 설명했습니다 .

     

    Q. 가로주택정비사업 외 다른 영역에서도 이런 갈등이 벌어지고 있나요?

     

    A. 

    모아타운 추진구역도 주민들의 갈등이 상당합니다 . 온라인 카페 , 별도 단체 SNS 대화방 등에서 쌍방 비방글이 올라오기도 하는데요


    반대하는 주민들은 사업계획의 현실성 문제를 지적하거나 추가 분담금 문제 등을 제기하며 차라리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낫다 ’ ‘ 시간이 걸리더라도 대규모 재개발을 하는 게 맞다 등의 논리를 주로 펴고 있습니다 .

     

    Q. 모아주택 , 모아타운은 신규 주택공급 정책의 일환으로 , 지난해 말 서울시민이 뽑은 ‘10 대 뉴스 정책 1 에 뽑히기도 했는데 , 혹시 앞으로 다소 추진의 동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나요 ?

     

    A. 서울시는 일단 모아주택 , 모아타운 정책을 통해 2026 년까지 3 만호의 신규 주택을 공급하는 목표를 갖고 있는데요


    만약 일부 구역의 사업이 밀리거나 엎어진다면 당초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할 수는 있습니다


    소규모정비업계 한 전문가는 만약 10 개 구역이 사업을 추진하면 2 곳 정도만 정상 추진이 가능하고 , 3 곳은 진통 끝에 추진을 , 5 곳은 사실상 사업을 취소하고 다음 기회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으로 체감된다고 설명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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