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서울도 곳곳에 '골병라인'…출구는 없나?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3-05-2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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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끝없이 늘어선 줄.

    곧바로 열차가 들어왔지만

    모두 탈 순 없습니다.

    밀고 또 밀어보지만

    빈 공간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진성은 / 시민
    "밀어서 탔는데도 튕겨서 (지하철을) 한 두 번 정도 보내야 해요."

    열차를 한 대 보낸 후 한산해지는가 싶더니

    금세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 스탠딩 】
    "오전 8시를 막 넘긴 출근 시간댑니다. 서울지하철 중 혼잡도가 가장 높다는 노량진역인데요. 지하철을 타보겠습니다."

    더 탈 수 없을 것 같지만

    사람들이 계속 밀려듭니다.

    간신히 열차에 탔는데

    열차 안의 상황도 만만치 않습니다.

    몸을 움직이기도 내리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 현장음 】
    "내릴게요."

    두 번째로 높은 혼잡도를 보이는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혜화역 구간.

    이곳 상황 역시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발 디딜 틈 없는 열차 내부.

    간신히 타긴 했는데 가방이 낀 채로 열차가 출발합니다.

    지난해 기준 서울 지하철의 전체 이용 건수는 18억 8천 건, 일 평균 이용 건수는 516만 건으로 집계됐습니다.

    9호선, 4호선, 7호선 순으로 혼잡도가 높았고 오전 8시에서 8시 30분 사이 승객이 가장 많았습니다.






    ▶▶ 서울 지하철 혼잡도 상황과 관련 대책 등에 대해 Q&A로 정리했습니다.


    Q. 서울 지하철 혼잡도, 어느 정도입니까?

    A. 가장 혼잡한 건 9호선 급행열차입니다. 지난달 노량진역에서 동작역 구간의 최고 혼잡도는 198.3%를 기록했습니다. 두 번째는 4호선, 193.7%의 최고 혼잡도를 보였고 7호선이 160.9%로 뒤를 이었습니다. 열차 한 칸 기준 160명이 정원인데 혼잡률이 150%라면 240명, 200%는 320명 정도가 탔다는 겁니다. 혼잡도가 130~150%가 되면 이동할 때 부딪힘이 있고 150%를 넘기면 이동이 어려운 상태가 됩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달 초 출근 시간대에 9호선을 직접 탔는데 앞뒤로 빈틈이 없을 정도였다는 체험담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Q. 출근길 직접 지하철을 타봤는데, 지혜롬 기자도 많이 힘들었죠?

    A. 네. 영상에서 보신 것처럼 타는 것도 내리는 것도 제 의지대로 하기가 쉽지 않았고요. 열차 안에서 이동은커녕 가방에서 물건을 꺼내는 것조차 어려웠습니다. 앞도 잘 안 보이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서 발이 붕 뜬 채로 밀리는 아찔한 상황도 벌어졌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지하철을 타고 내리다가 누구 하나 넘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큰일 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Q. 서울에도 김포골드라인과 비슷한 경전철이 있는데 이곳 상황도 만만치 않다고요?

    A. 서울 경전철 상황도 예외는 아닙니다. 서울에는 우이신설선, 신림선 두 개의 경전철이 있는데요. 지난해 우이신설선의 최고 혼잡도는 154.2%였습니다. 같은 경전철인 신림선은 147%의 혼잡도를 보였습니다. 출근시간 대 경전철 상황은 어떤지 확인해봤습니다.
     





    평일 기준 하루에 8만여 명이 이용하는 우이신설선.

    【 스탠딩 】
    "강북구와 성북구를 지나 동대문구 신설동까지 이어지는 우이신설선입니다. 두 량짜리 경전철인데요. 보시는 것처럼 일반 중전철에 비해 내부가 좁습니다."

    길이 28m의 작은 지하철에는 모두 174명이 탈 수 있습니다.

    10량 기준 1,600명이 탈 수 있는 중전철과 비교하면 9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월요일 아침 8시, 출발역인 북한산우이역에서 열차를 탔습니다.

    텅 비었던 열차 안은 어느새 콩나물시루가 됐고

    4호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 성신여대입구역은 지하철을 타고 내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습니다.

    안전요원이 막아 세우지만 어떻게든 타보려는 승객들도 있습니다.

    【 현장음 】
    "출입문 닫힐 때는 무리하게 승차하지 마시고 다음 열차를 이용하시기 바랍니다."

    【 현장음 】
    "타지 마세요."

    또 다른 경전철인 신림선은 열차 1편성당 3량, 정원은 158명입니다.

    【 인터뷰 】 김태완 / 시민
    "차량이 너무 작고 (무인운행이라) 자동이다 보니까 덜 탔는데 닫히는 경우가 많아서…."

    경전철은 규모가 작아 건설비용이 적게 들고

    도심 곳곳을 누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2의 김포골드라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유정훈 교수 / 아주대 교통시스템 학과
    "경전철이 차체가 좀 작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혼잡이 됐을 때 훨씬 대피라든지 이런 부분이 위험하거든요."

    출퇴근 시간마다 승객들로 꽉꽉 차는 경전철.

    지난해 우이신설선은 154.2%, 신림선은 147%의 혼잡도를 기록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경전철 동북선은 3년 후 개통을 앞두고 있고,

    강북구는 신강북선을 경전철 대신 중전철로 추진하겠다고 계획을 바꿨지만 실현화 여부는 끝까지 지켜볼 일입니다.






    Q. 서울 곳곳에서 경전철 추진되고 있지 않나요?

    A. 그렇습니다. 착공에 들어간 동북선 외에도 실시협약 협상이 진행되고 있는 서부선과 위례신사선, 예비타당성 조사 단계인 강북횡단선과 목동선·면목선·난곡선 등이 있습니다. 경전철은 차체가 작고 짧아 공사 비용이 적게 들고 곡선 구간도 비교적 자유롭게 다닐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지하철이 다니지 않는 교통 소외 지역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Q. 제2의 김포골드라인이 또 나오지 않을까 우려도 되는데요.

    A. 실제로 김포골드라인 사태 이후 경전철이 능사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데요. 한 예로 강북구는 우이신설선 4.19민주묘지역에서 7호선 상봉역까지 강북을 가로지르는 신강북선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당초 경전철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었는데요. 최근 경전철이 아닌 중전철로 추진하겠다고 계획을 선회했습니다. 주변에 재개발 추진 지역이 많은 만큼 기존에 예측한 것보다 수요가 크게 늘 수 있다는 이유인데요. 하지만 지역 여건상 일반 중전철이 다니기 어려운 곳들도 있고 또 수요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적자를 내면서 '세금 먹는 하마'를 만들 순 없지 않습니까? 이렇게 해야 할지 저렇게 해야 할지 경전철과 관련된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Q. 서울시는 어떤 대책을 내놓았나요?

    A. 우선 가장 혼잡도가 높은 9호선의 경우 올해 말 신규 전동차를 투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내년 초 추가 열차를 도입하려던 계획을 앞당긴 거고요. 2·4·7호선도 열차를 증편합니다. 여기에 출퇴근 시간대 800여 명의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안내표지와 바닥 유도선 등을 추가 설치해 시민들의 이동 동선을 분리합니다. 또 인공지능을 활용해 지하철 역사 내 실시간 혼잡도를 측정할 방침인데요. 이를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할 예정입니다. 버스 전용차로도 개통됩니다. 개화역에서 김포공항을 잇는 버스전용차로가 26일 개통되는데요. 수요를 분산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경전철과 관련해서는 별도의 '혼잡도 TF'를 구성해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입니다.


    Q. 전문가들은 뭐라고 말하던가요?

    A. 서울의 경우 지하철을 대체할만한 버스 같은 수단이 있고 지하철 노선 곳곳에 환승역이 있어 인파가 분산될 수 있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는데요. 하지만 단순히 증편을 하거나 안전요원을 배치하는 것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차례로 들어보시죠.





    【인터뷰】김상철 정책위원장 / 공공교통네트워크
    "지하철 혼잡을 당장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버스 수요와 분할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혼잡도 관리를 위해서 승객을 배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일종의 출퇴근 시간에 대한 탄력 운영과 관련된 합의 혹은 사회적 협의를 하는 방식인 거죠."




    【인터뷰】유정훈 교수 /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
    "실시간으로 위험도를 판단해서 너무 위험하다 할 경우에는 역사의 진입을 일시적으로 막는다든지 해당 역을 건너뛴다든지 이런 것들을 좀 적극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이창무 교수 / 한양대 도시공학과
    "전반적인 지하철망이나 대중교통망 확장에 대한 큰 그림을 가지고 접근해야 될 거로 생각합니다."




    취재기자 : 지혜롬
    영상취재 : 윤재우, 고광현, 허경민, 손승익, 전인제
    영상편집 : 한송희
    CG·자막 : 김지현, 이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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