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ON 세계] '백신 신뢰' 무너뜨리는 언론 보도, 해외에선?

정혜련 기자

hchung02@tbs.seoul.kr

2021-03-0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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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국내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나오자 많은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사망자 수치만 부각시키거나 백신 때문이라는 오해를 부추기는 보도들이 적지 않은데요.

    해외 언론들은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요?

    [ON 세계] 정혜련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기자 】
    ▶ 지난 1월 노르웨이에서 노인 33명이 화이자 백신 접종 후 사망했는데요.

    백신과 사망의 인과관계는 밝혀지기도 전이었지만 당시 노르웨이 상황을 국내 언론은 이렇게 보도했습니다.

    헤드라인 한 번 보실까요?

    반면, 같은 시간대 해외 어떤 주요 언론도 노르웨이 사망자 수를 헤드라인으로 뽑아 실시간으로 전하지 않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백신 접종 횟수가 가장 많이 이뤄진 미국에선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지난 1일까지 백신 접종 후 천3백 명이 넘는 사람이 숨졌습니다.

    총 접종 건수와 비교하면 0.002%도 안 되는 수준인데요.

    그 때나 지금이나 백신 접종 후 사망자 수를 실시간으로 전하는 언론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렇게 '팩트체크' 형식으로 백신접종과 사망과의 인과 관계가 없다는 심층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또 다른 사례를 보죠.

    지난달 5일, 영국 식약청이 1월 24일까지 코로나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례가 143건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영국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제목을 이렇게 달았습니다.

    <영국인 143명, 백신 접종 직후 사망…보건당국 "백신 때문은 아냐">

    그런데 공영방송 BBC이 단 제목은

    <'보건 당국, "코로나19 백신 매우 안전">

    143명이라는 사망자 숫자는 기사 거의 마지막 부분에서나 찾을 수 있었습니다.

    더 선의 제목은 '사망자 수치'를, 같은 얘기를 전하면서 BBC는 백신의 '안전성'을 부각시킨 거죠.

    국내에서도 최근 백신 접종 후 사망하는 사례가 발생했는데요.

    백신과 사망과의 인과관계가 확인도 되기 전에 사망자 숫자만을 부각한 언론 보도가 쏟아지고 있는데, 백신에 대한 불안감만 자극해 방역에 도움을 주지 못 한다는 지적입니다.

    【 인서트 】기모란 / 국립암센터 교수,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 대책위원장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이상 반응이나 접종 후 사망은 바로바로 눈에 보이니까 숫자를 셀 수가 있고요. 그게 자꾸 부각이 되는데 그러다 보면 우리가 목표했던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 감소, 입원 감소, 이걸 달성하기가 어렵게 되죠."

    수탉이 동트기 전 울었다고 해서, 해가 뜬 이유가 수탉의 울음이 아닌 것처럼,

    단지 '백신 접종 후'라는 시간상 흐름의 결과가 '백신 때문에'라는 것으로 비춰지게 하는 것, 우리 언론이 경계할 필요가 있겠죠.

    ▶ 코로나19에 감염돼 이미 면역이 형성된 사람도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될까요?

    브라질발 변이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지난 10월 이 도시 헌혈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인구 76%가 코로나19에 감염됐습니다.

    감염된 사람은 보통 항체가 형성된 것으로 보는데, 76%가 감염됐으니 집단면역 형성 기준인 70%보다 높습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마나우스 지역에 변이 바이러스가 다시 퍼지며 지난 두 달 사이 사망자가 지난해 전체 사망자보다 더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사망자가 늘어난 이유가 변이 바이러스 때문인지 주시하고 있는데요.

    만약 그렇다면 백신을 맞아도, 자연 면역이 형성돼도 변이 바이러스가 이를 무력화시킨다는 겁니다.

    실제 영국과 브라질 연구진은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변이 바이러스에 재감염될 확률이 최대 61%에 달한다는 결과를 내놨는데요.

    다만 아직 동료 검토는 받지 않았습니다.

    * 동료 검토 : 투명하고 과학적으로 연구 성과를 증명하기 위해 같은 분야 전문가들이 연구물을 심사하는 과정

    어쩌면 코로나19와의 기나긴 싸움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완치된 환자들은 피로감, 호흡곤란, 후각 상실 등 후유증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 후유증을 겪고 있는 완치자들에게서 백신 접종을 했더니 증상이 호전된 사례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미국 콜롬비아대 감염성 질환 임상 전문가 다니엘 그리핀은 자신의 환자들 중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후 후각이 향상되거나 이전만큼 피곤하지 않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코로나19에 감염돼 회복된 후에도 사람마다 항체 형성에 따른 면역력에 차이가 있어 전문가들은 완치자도 백신을 맞을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요.

    【 인서트 】댄 리키우토 / 토론토 레이커리지 보건대 교수
    "감염자 사례마다 차이는 있습니다만, 자연적인 항체 형성으로 갖는 면역력이 9개월 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완치 후 3개월 정도 지난 시점에서 재감염 사례도 있었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이력이 있으면 백신 효과가 더 강하고 빠르게 나타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을 1회 접종한 의료진 51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코로나 감염 이력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항체 반응이 약 10배나 높았는데요.

    다만 감염과 치료로 나타난 자연적인 면역 반응이 백신으로 생기는 면역 반응과 상충할 가능성이 있어 코로나19 치료제를 투약했다면 90일간은 접종을 피하는게 좋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정혜련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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