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중'교통에 장애인은 없나?…휠체어엔 너무 높은 저상버스 [이슈 탕탕탕]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1-09-0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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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앵커멘트 】

    앞서 TBS는 목적지까지 한 번에 갈 수 없어,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갈아타야 하는 수도권 '장애인 콜택시' 문제를 보도해드렸는데요.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긴 더 어렵다고 토로합니다.

    타기도 어렵고, 찾아보기도 어려운 저상버스 운영 실태를 집중취재했습니다.

    '이슈 탕탕탕' 지혜롬 기자입니다.




    【 스탠딩 】
    "지난 2005년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법안이 제정됐습니다. 무려 17년이 됐는데요. 교통약자의 이동권,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직접 휠체어를 타고 버스에 탑승해 보겠습니다."

    【 기자 】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 위해서는 차체 바닥이 낮고 경사판이 설치된 저상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십여 분을 기다린 끝에 저상버스가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휠체어가 타고 내릴 수 있는 뒷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기사님! 기사님!"

    버스정류장 시설 역시 배려가 없었습니다.

    【 스탠딩 】
    "보시는 것처럼 버스 승강장과 나무 사이 폭이 좁아서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기 쉽지 않습니다."

    승강장 밖에서 버스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




    이번엔 승강장에 세워진 장애물 때문에 경사판이 내려오질 못했습니다.

    문턱을 낮춘 저상버스지만 휠체어를 탄 교통약자에게 그 문은 여전히 높았습니다.

    고양시의 경우 휠체어 탑승객의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일부 정류장에 '저상버스 전용 탑승장'을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불편함은 마찬가지.




    【 인터뷰 】김재룡 대표/경기장애인인권포럼
    "여기가 무장애 정류장인데요. 사람들이 많이 있으면 오히려 시야 확보가 안 돼요. 물론 저기 전광판이 있지만 사람들이 여기까지 다 서 있잖아요. 그런 상황이 되면 오히려 더 보이지 않죠. (여전히) 제가 손을 흔들어야 정차해주시고요."

    "일반 승강장과 큰 차이가 없는 거 아닌가요?"

    【 인터뷰 】김재룡 대표/경기장애인인권포럼
    "일단 대기하는 공간을 마련해 주신 거죠 뭐. 어떻게 보면 그림만 그려놓은 것 같은…. 또 가림막이 있는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그대로 맞으면서 기다릴 수밖에 없어요."

    힘들게 버스에 탑승했지만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합니다.

    "여기 잡으시고"

    "안전 고리는요?"

    "안전 고리는 박스 안에 들었는데…."

    【 인터뷰 】김재룡 대표/경기장애인인권포럼
    "너무 불안했어요. 한 개를 장착하기는 했는데 제대로 안 됐고…. 정차하고 이런 과정에서 넘어질 뻔했는데 이런 상황이 버스를 타다 보면 너무 많아요."

    하지만 이 같은 불편함 속에서도 저상버스를 탈 수 있다면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입니다.

    저상버스를 탈 수 없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앞서 정부는 올해까지 전국의 저상버스 보급률을 42%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전국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27.8%.

    버스 열 대 중 세대 꼴입니다.

    경기도의 상황은 더 좋지 않습니다.

    보급률은 14.1%로 전국 최하위권에 그쳤습니다.

    장애인들이 저상버스를 타려면, 열 대 중 8~9대는 그냥 보내야 한다는 얘깁니다.

    이마저도 대부분 부천과 수원 등에 몰려있고 가평, 과천, 양평, 의왕 등에는 저상버스가 한 대도 없습니다.

    【 인터뷰 】변재원 사무국장/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서울과 경기도의 저상버스 보급률이) 40% 정도 차이가 나거든요. 서울에 사는 국민은 저상버스 타기 쉽고 지역에 산다는 이유로 저상버스 타기가 어렵다면…."

    저상버스 보급률에 차이가 나는 이유를 물었습니다.

    【 인터뷰 】운송조합 관계자
    "저상버스는 차고가 낮지 않습니까? 구불구불한 길이나 방지 턱이 높거나 이런 데는 다니기가 어려워요. 또 저상버스는 CNG 버스가 많은데 충전할 수 있는 인프라가 없어요."

    하지만 결국에는 비용 문제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 인터뷰 】버스업체 관계자
    "서울시 같은 경우에는 전액 지원을 해주잖아요. 차량 구매비부터 손실 지원금까지 쉽게 얘기해서 준공영제입니다. 경기도 같은 경우에는 민영 사업자가 운영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재정적 부담이 크죠."

    일반 버스보다 저상버스는 1억 원 가량이 더 비싸, 민간 버스 사업자가 자발적으로 구매하긴 어려운 구조입니다.

    결국 이 같은 차액에 대해 중앙과 지방정부의 예산이 들어가야 하는데,

    국토부는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자체 예산을 들이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 인터뷰 】국토부 관계자
    "일단은 지자체 수요를 근거로 예산 요구를 하는데요. 100% 다 국회에서 반영이 안 되기도 하고, 지방비랑 국비하고 매칭하다 보니까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나 관심도가 좀 떨어지는 지자체는 수요를 적게 신청해요."

    경기도는 중앙정부에서 충분한 예산 지원이 나오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 인터뷰 】경기도청 관계자
    "워낙 비싸고 그러니까 국고 보조금이랑 병행해서 해야 하거든요. 지방비만 가지고는 안 돼요. 정부의 보조금 같은 게 절실하거든요."

    【 인터뷰 】 시· 지자체 관계자
    "국비, 도비를 매칭해서 받는 거라 (국비가 안 내려오면) 도비만 가지고 저희가 시비를 추가해서 저상버스 지원을 한다거나 그렇게까지는 안 하는 것으로…."

    [정부는 지자체, 지자체는 정부 '탓']



    【 인터뷰 】이형숙 회장 / 서울 장애인 자립생활센터 협의회
    "계속해서 예산의 논리에서 뒤처지는 거죠. 예산이 없기 때문에 다른 게 우선순위가 되고 이동권인 저상버스는 뒷순위가 되고. 서로 떠넘기지 말고 법으로 정확하게 의무화를 시켜야…."

    【 스탠딩 】
    "국회에는 버스를 대·폐차할 경우 저상버스로 교체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발의된 상탭니다."

    버스의 대·폐차 주기는 보통 9~11년인데, 교체 시 무조건 저상버스로 교체하도록 강제 조항을 둔다는 겁니다.




    【 인터뷰 】박주민 의원/더불어민주당
    "연령이 돼서 대·폐차를 하게 될 경우에 새로 구입해야하는 버스가 저상버스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어요. 저상버스를 구입할 때 차액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인센티브 규정만 있는 거죠. 인센티브만으로는 저상버스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거나 그 비율이 늘지는 않고 있어요. 법안이 통과되면 의무적으로 저상버스로 구입해야 되기 때문에 확실히 효과는 있을 것입니다."

    전기차 등 친환경 저상버스 도입과 이에 따른 기반 시설 마련도 시급한 실정입니다.




    【 인터뷰 】이종성 의원/국민의힘
    "환경오염 등을 고려해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저상버스로 교체하도록…. 자율에만 맡겨놓을 것이 아니라 해야만 하도록 강제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됩니다. 법이 마련이 되고 강제가 되면 법을 근거로 예산 당국에서 재정적 투자나 지원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내야죠. 장애인들이라고 해서 특별하지 않아요. 삶의 방식이나 욕구 그런 건 비장애인과 같거든요."

    [이동권은 모두에게 당연한 권리입니다]

    "저상버스는 대중교통수단이에요. 시민이면 누구나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어야 하는 그런 교통수단이거든요."

    "장애인들을 국가가 자꾸 배제하고 있어요. 특별한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것을 보장받을 수 있었으면…."

    TBS 지혜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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