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슈 탕탕탕] 별점과 리뷰의 사각지대…"손님은 신이다?"

지혜롬 기자

hyerom@tbs.seoul.kr

2021-07-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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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앵커멘트】
    우리 사회가 해결하지 못한 부조리. 그 속에서 억울하게 피해를 본 사례는 없는지, 민생 법안을 통해 알아봅니다.

    '이슈 탕탕탕',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인데요.

    급성장하고 있는 배달 앱 서비스 시장에서 악성 댓글과 별점 때문에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들.

    그들의 사연과 제도적 대안을 살펴봤습니다.

    지혜롬 기자입니다.


    【기자/스탠딩】
    2인분처럼 넉넉한 1인분 주세요.
    피자에 토핑과 치즈 두 배로 넣어주세요.
    배달 앱 주문서에 담긴 고객들의 요청사항입니다.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 같은 요구 사항을 들어줄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별점 때문입니다.

    별점 때문에 고통받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만나봤습니다.

    【인터뷰】피자 가게 사장 A씨
    "소스를 빼달라는 요구가 있어서 빼 드린 적이 있는데 맛이 없다는 내용과 함께 별점 3점을 주셨어요. 그날 주문이 거의 들어오지 않고, 리뷰가 이렇게 무서운 거구나. 엉엉 울면서 갔거든요. 한 끼도 못 먹고 굶었어요. 밥이 안 넘어가고 제발 다른 리뷰가 올라와라 그것만 간절히 기도할 정도로…."

    【기자】
    별점과 리뷰 때문에 밤잠을 설치는 건 A씨만의 일이 아닙니다.

    【인터뷰】생선구이 가게 사장 B씨
    "상처를 솔직히 많이 받아요.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런 심정까지 갈 정도로…."

    <고객의 과도한 요구들>

    【인터뷰】생선구이 가게 사장 B씨
    "시킬 때 그렇게 써요. 리뷰 별 다섯 개 드릴게요. 더 주세요."

    【인터뷰】국수 가게 사장 C씨
    "주류를 판매하고 있지 않은데 술을 사서 보내 달라고 하신 분도 계시고"

    【인터뷰】스파게티 가게 사장 D씨
    "1인분을 시키고 2인분처럼 주세요. 리뷰 잘 써드릴게요."

    【기자】
    별점과 리뷰가 두려운 자영업자들은 최대한 고객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지만,

    낮은 별점과 악성 댓글이 돌아올 때면 가슴이 무너져내립니다.

    【인터뷰】생선구이 가게 사장 B씨
    "제가 이거 부탁드렸는데 안 주셨네요."

    【인터뷰】도시락 가게 사장 E씨
    "협박을 하시는 거예요. 정말 악성 댓글 달아버리겠다고…."

    【인터뷰】스파게티 가게 사장 D씨
    "맵게 시켰어요. 맵게 해줬더니 너무 맵다고 별점을 1점을…. 쓰레기 음식이다. 마음이 아프죠. 장사를 한 20년 했는데"

    【기자】
    물론 소비자들이 음식에 대한 평가나 불만을 제기할 수 있는 창구는 분명히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고의성이나 대가를 바라는 일부 악성 댓글에 대해서도 자영업자들이 배달 앱 측에, 수정이나 삭제를 요청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인터뷰】스파게티 가게 사장 D씨
    "제품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는 고객의 자유기 때문에 블라인드 처리나 삭제가 안 된다 그런 얘길 들었고 음식에 대해선 어쩔 수 없다."

    【기자】
    후발주자로 시장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는 배달 앱 '쿠팡 이츠'는 자영업자들의 해명 기회조차 박탈했습니다.

    【인터뷰】스파게티 가게 사장 D씨
    "배민이나 요기요는 답글을 달 수가 있어요. 고객 리뷰에다가 해명할 건 해명을 하고 오해가 있으면 오해를 풀기도 하는데 쿠팡은 전혀 그런 기능이 없어서 그냥 당해야 하는"

    【인터뷰】국밥 가게 사장 F씨
    "고객센터에 전화를 했더니 업소에서 댓글을 다는 건 지금 허용하고 있지 않다고"

    【기자】
    쿠팡 이츠에 직접 전화를 걸어 물었습니다.

    "자영업자들은 댓글을 달수 없더라고요. 이유가 있나요?"

    【전화인터뷰】쿠팡 이츠 관계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쿠팡 이츠 측은 댓글 기능을 도입할 것이라면서도 구체적인 도입 일정에 관해서는 확인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배달 앱이 만들어놓은 불공정한 판>

    【인터뷰】피자 가게 사장 A씨
    "제가 느끼기에는 손님이 신이다."

    【인터뷰】김은정 간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배달 앱이 소비자 일방의 편의만 추구하다 보니까 이에 대한 책임을 점주에게 다 지게 하고…. 소비자에게는 별점 리뷰라는 절대 반지를 쥐여주고 점주는 여기에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것 그 과정에서 (플랫폼 업체의) 책임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기자/스탠딩】
    배달 앱을 이용하는 자영업자 183명에게 물었습니다.

    10명 중 7명은 별점과 리뷰가 매출에 영향을 준다고 말했고, 10명 중 6명은 별점 테러나 악성 리뷰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 대안은 없을까요. 별점과 리뷰만이 최선일까요?

    【인터뷰】김은정 간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객관적 지표들, 고객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다시 주문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지 그런 충성고객들을 지표로 삼는다면 일부의 악성 리뷰, 별점 테러도 점주에게 즉각적 매출 하락을 가져오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점주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서 더 나은 배달앱 서비스 구조를 만들어가는 게 우선돼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거대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달 앱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다면 피해는 다시 소비자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김은정 간사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결국에는 서비스 질 악화라거나 배달료 인상, 음식값 인상으로 소비자도 피해를 보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는 겁니다.

    【기자】
    최근 국회에서는 플랫폼 업체의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이른바 '새우튀김 환불 갑질 방지법'입니다.

    법안은 플랫폼 업체가 후기나 배열 순위, 추천 수 등을 인위적으로 조작할 수 없게 하고, 후기 수집 방법과 정렬 기준 등의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습니다.

    【인터뷰】배진교 의원/정의당
    "플랫폼 업체가 우리는 이 리뷰를 이렇게 수집하고 있고 정렬하는 방식을 이렇게 하고 있다는 객관적 기준을 제시하게 되면 입점업체들의 문제 제기도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고…."

    【기자】
    또 대가성 후기 작성을 맡기거나 허위 리뷰를 작성하는 경우 처벌하는 조항도 담겼습니다.

    【인터뷰】배진교 의원/정의당
    "업체를 비방하는 행위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기 위한 법안이다. 지금처럼 악성 리뷰나 악성 알바를 고용한 공격들이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생각됩니다."

    <해당 법안은 정무위원회의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인터뷰】생선구이 가게 사장 B씨
    "가장 좋은 건 여기 가게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 저희 음식 먹고 엄마 생각이 난다. 집밥 같다. 이랬을 때는 너무 행복하고 내가 이걸 하는구나 사명감을…."

    TBS 지혜롬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gUs7XYxn8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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