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서울시 교통 앱 접근성 성적표 낙제점..."세금 낭비 우려"

정유림 기자

rim12@tbs.seoul.kr

2023-01-30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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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기자 】

    30대 직장인 임동준 씨.

    서울시 교통 앱을 이용할 때마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 인터뷰 】 임동준 / 서울시 종로구
    "이게 지금 버튼인지 체크 상자인지 지금 컨트롤(상태)이 뭔지를 모르니까 이게 눌러도 체크가 됐는지 안 됐는지 그걸 알 수가 없어요."

    메뉴가 이미 열렸지만, 항목에 관한 설명을 들으려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고...

    또다른 페이지에는 빈 이미지가 뜨는데 추가 설명은 없습니다.

    【 현장음 】

    "혹시 여기 나타나는 게 있나요? (아무것도 없습니다.)"

    서울시 교통 앱은 불편해서 잘 쓰지 않고, 대신 민간 앱을 주로 사용합니다.

    【 인터뷰 】 임동준 / 서울시 종로구
    "너무 과도한 정보를 줘도 시각장애인들은 굉장히 피곤해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이제 또타 지하철을 잘 안 쓰는 것 같아요. 카카오지하철 같은 경우에는 인터페이스가 간단하고 내가 사용하기 편리하다 보니까 (이용합니다)."

    많은 시민의 사랑을 받는 '따릉이 앱'도 시각장애인이 원활히 이용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조현영 책임연구원 /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들어는 왔는데 지금, 이 화면이 어디로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이 화면에 어떤 내용이 지금 제공된 건지도 모르고. (앱 사용이) 불편하다기보다는 불가능하다가 더 맞지 않을까…."

    어르신들이 스마트폰에 여러 개의 앱을 깔고 사용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 현장음 】
    "똑같이 했는데 본인 인증이 안 되네요!"

    마이티(My-T)를 비롯해 따릉이와 주차정보시스템, 또타 등 서울시 교통 관련 앱을 사용해보려고 하지만 처음부터 막힙니다.

    글자가 작은데다 앱을 사용하기까지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하고 불편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인터뷰 】 한덕호 / 68세
    "편의성에서 보면 다른 앱들하고 비교했을 때 절차가 되게 복잡해요. 우선 인증하는 거 하고 확인 권한 허용하는 부분이 필요 이상으로 너무 요구 사항이 많고, 중간에 인증이 한 번 안 되면 그다음부터 진행을 못 하잖아요, 그런 게 되게 복잡하고."

    우여곡절 끝에 앱을 깔았지만 결제하기와 위치 확인하기 단계에서 막혀 앱 사용을 포기하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정혜순 / 67세
    "이거는 좀 불편한 점이 좀 뭔가 좀 있는 것 같아요. 원활하게 잘 안돼. 저만 안되는 게 아니라 다 여러분들이 다 지금 진행이 잘 안되는 걸로 봐서, 조금 앱을 다시 한번 개발자가 한번 매끄럽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 번쯤 점검해서 우리한테 이렇게 배포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되네요."

    시민 편의를 위해 서울시가 앱을 만든 것은 좋았지만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이종구 대표 / SNS 교육기관
    "화면도 좀 약간 보기 좋게 또 글자도 약간 크게 아니면 크기를 할 수 있게끔 그런 앱들 많이 있지 않습니까? 사용자 입장에서 좀 그런 거를. 처음에 개발 단계에서 그게 솔직히 기술은 요즘 다 나와 있기 때문에 그런 것만 조금 신경 써주시면 되게 좋을 것 같아요."

    【 인터뷰 】 안동한 총괄팀장 /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
    "접근권이 단순히 모바일 앱 하나 개발하거나 PC 웹을 개발하는 수준이 아니라 장애인들한테는 완전한 어떤 혁명적인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거거든요. 이런 부분을 좀 감안한다고 하면 정보접근권의 중요성을 좀 인식하고..."

    【 스탠딩 】 정유림 기자/ rim12@tbs.seoul.kr
    "정보통신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할수록 이렇게 소외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데요. 디지털 시대, 모두가 모바일 앱을 편히 쓸 해법은 없을까요?

    현재 서울시와 투자 출연기관이 운영하는 공공 모바일앱 33개 가운데 도시교통실에서 관리하는 앱은 모두 9개.

    최근 5년간 서울교통포털을 비롯해 마이티와 서울주차정보, 서울자전거 따릉이 등 앱 4개에 대해 30차례 실태조사를 한 결과, 가장 낮은 D등급이 17번으로 전체의 56%를 차지했습니다.

    C등급 10번까지 합치면 하위 등급이 27번으로 전체의 90%에 달했습니다.

    특히 따릉이앱에는 실태조사 지적사항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앱 개발에 2억5천만 원, 유지 보수에 연평균 2천만 원이 넘는 돈이 투입되지만 관리가 부실하게 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이경숙 의원 / 서울시의회 교통위원회
    "계속 예산 낭비가 돈이 줄줄 새는 거가 되는 거고. 교통실장은 이제 계속 예산 문제라고는 하는데 실제 의지의 문제라고 봅니다. 그래서 그게 예산을 편성하면 되고 실제 조사에 따른 예산 편성을 해서 실행하면 되는데 굳이 예산보다는 서울시 의지의 문제가 아니겠느냐고 저는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공공앱을 개발할 때 이용자 편의를 위해 접근성에 대한 인증을 받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예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 인터뷰 】 박태헌 소장 / 앱 개발센터
    "시각장애인들 대체 텍스트도 좀 지원을 해드려야 되고. 그리고 이제 색약 분들을 위해서 명도 조절도 해드려야 되고, 이거의 출발은 전부 다 이제 UX/UI(사용자 환경)가(이) 먼저 고려가 돼야 한다는 점입니다. 일반 시각에서 UX/UI를 출발시키는 게 아니고 장애인 입장에서 UX/UI를 사실 만드는 걸로 추가해야 (합니다.)"

    서울시 도시교통실은 교통 약자들의 앱 접근성이 어려웠다는 것을 인정하고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현장음 】 백호 / 서울시 전 도시교통실장(지난해 11월 3일)
    "저희가 초창기에는 교통약자들의 이용 편의보다는 시민들의 폭넓은 접근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공공 앱을 만들고 있는데요. 그렇게 만들어 놓고 나면 전문기관에서 접근성 평가를 하게 됩니다. 그런 평가를 하는 과정에서 아까 얘기한 것처럼 우리가 가진 앱이 전체 기준이 미달한 것으로 나와 있고요. 거기에 대해서 저희 나름대로 보완 계획을 가지고는 있습니다."

    서울시는 앱 접근성 평가 결과에 따라 장애인 고객의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전문기관과의 협업을 통해 정보 접근성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해외에서는 영국이 2019년부터 새로 만들어지는 모든 공공 웹사이트와 앱의 접근성이 일정 기준을 충족하도록 규정했고, EU에서도 법으로 제정됐습니다.

    국내에서는 SR이 철도 운영사 가운데 처음으로 홈페이지 전자 점자 변환 서비스를 도입해 시각장애인도 열차 스케줄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했는데, 아직은 보완이 더 필요해 보입니다.

    시민단체들은 공공 앱 제작부터 사용자가 참여해 전문가와의 협업이 필요하고, 앱 개발부터 사용까지 시의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석현 시민중계실장 / 서울YMCA
    "여러 가지 전문가와 또 참여자, 여러 사람이 들어오고 그런 부분에서 같이 협업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협업 시스템 자체가 이렇게 중요한 부분에서 가장 낙후돼 있지 않느냐. 시의회에서 사용자라든가 필요 계층의 의견들을 좀 더 수렴하고 시의회 자체가 그 의견이 그런 개발 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거든요."

    오는 28일부터 모바일 앱 등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한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이 시행될 예정이지만 공공기관의 앱 접근성 강화 대책은 여전히 미흡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임동준 / 서울시 종로구
    "내가 편리하다고 생각할 때 다른 분들도 불편함 없이 사용을 할 수 있는 그런 부분들이 있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빨리 접근성이 개선됐으면 좋겠다..."

    TBS 이용철, 정유림입니다.


    ▶ 취재 : 이용철, 정유림 

    ▶ 영상취재 : 허경민, 손승익, 전인제 

    ▶ 편집 : 한송희, 김희애 

    ▶ 그래픽·CG : 정유진 

    ▶ 음악: 주익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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