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N세계] 세계 곳곳 널뛰는 집값…부동산 버블 터지나?




【 앵커멘트 】
영혼까지 끌어모은다. 이른바 '영끌' 대출로 집을 사려는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닙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건데요. 일부 도시에서는 매물을 보지도 않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거 불평등은 더 심해져, 치솟는 월세에 세입자들이 고통받고 있는데요.

대책으로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ON 세계] 최형주 기자입니다..

【 기자 】
▶ 미국 플로리다의 한 주택 앞.

길게 줄지어 서 있는 차량들과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습니다.

매물로 나온 집을 보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건데요.

최근 미국, 독일, 캐나다, 호주, 영국 등 세계 주요국에서 이례적인 주택 가격 폭등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 인서트 】에리샤 피가로와 / 매도인
"집을 내놓은 지 이틀만의 150명이 넘는 사람들이 집을 보러왔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바로 현금으로 사겠다고 한 사람들도 있었어요."

OECD에 따르면 주요 회원국 37개국 집값이 지난해 3분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 지난해 연간 상승률은 5%를 기록했습니다.

최근 20년간 최대 오름폭인데요.

미국의 경우, 지난 4월 평균 주택가격은 1년 전보다 무려 20% 가까이 치솟았습니다.

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증가한 20~30대, M세대의 큰 집 수요가 늘면서, 은퇴 후 외각에 집을 구하고자 하는 베이비붐세대와 주택 입찰 전쟁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 인서트 】토마스 브라운 / 부동산 중개자
"집값이 46만5천 달러였는데 매매인이 이 집도 사고 집주인이 새로 매매할 집까지 사주겠다면서 입찰했습니다."

반면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인데요.

미국뿐만 아니라 OECD 국가들도 지난 20년간 주택개발 투자를 줄였습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을 과열시킨 주요 원인은 따로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역대급 재정 부양책과 경제봉쇄로 인해 쌓인 현금 유동성이 결국 부동산 시장으로 흘러들었고, 팬데믹 이후에도 저금리 기조가 계속될 거란 기대감 때문입니다.

이런 기대감이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는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전문가들은 현재의 시장 상황이 지난 2008년 금융 위기 직전 부동산 버블을 연상시킬 만큼 심각하다고 우려합니다.

팬데믹 이후 기준금리가 정상화되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빚 부담이 고스란히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을 경고합니다.

치솟는 집값에 집세도 함께 따라 올라, 세입자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는데요.

미국에서 4백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앞으로 월세를 내지 못해서 길거리에 나앉게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독일의 구동독 지역인 동베를린

경찰의 물대포, 시위대가 던지는 연막탄과 폭죽까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데요.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무단 점거하고 있는 건물에 경찰이 강제 진입을 시도하면서 일어난 일입니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후 버려진 건물은 무주택자들이 거주하기 시작했는데 최근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옛 주인들이 나타나 퇴거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

베를린 시민 10명 중 9명 가까이 월세를 내고 거주하고 있는데요.

주택 임대료가 지난 10년간 2배 이상 뛰면서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 인서트 】데트레프 바르 / 시위 참가자
"임대료도 저렴해져야 하고 새로운 아파트도 많이 필요합니다. 베를린은 계속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 지원 주택 프로그램이 있어야만 합니다."

베를린 시민들은 주택 3천 채 이상을 보유한 부동산 기업을 국유화하는 것을 목표로 시민투표 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 인서트 】엘프리드 스타우스 / 시위 참가자
"집이 주식 시장에서 투기의 대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시민투표 운동을 지지합니다. 주택은 사람들의 권리이고, 지원되고 보호되어야 합니다."

오는 9월에 있을 독일 총선과 함께 시민투표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 캐나다 토론토에서도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만든 야영지를 철거하면서 경찰과 이들을 보호하려는 시민단체 사이에서 큰 충돌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미친 집값 이제 그만, 거주는 인권이다"라는 푯말을 들고나온 시민들 뒤에는, 급등하는 월세 시장에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글로벌 금융 투자사들이 있다고 유엔 주거전문가는 꼬집습니다.

【 INT 】레일라니 파르하 / 전 UN주거권 특별보고관, The Shift 이사
"팬데믹 동안 17시간마다 새로운 억만장자가 나오고 있고 재산이 55% 늘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주거용 부동산이 매력적인 자산이 된 겁니다."

<사진=TBS>


코로나19 위기가 드러낸 주거 불평등은 정치적 이슈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유럽 일부 도시들이 주택 부족과 집값 상승에 대한 대책으로 공항을 폐쇄하고 주택을 건설하는 방안까지 추진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는 코로나로 인해서 운영이 중단되거나 적자가 난 호텔을 구매한 후 거주용으로 전환해 저소득층에게 장기 대여하기도 합니다.

이런 단기적인 공급대책도 필요하지만, 취약계층을 위해 주거 기본법을 개정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마련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 INT 】레일라니 파르하 / 전 UN주거권 특별보고관, The Shift 이사
"정부들은 주거권을 지킬 법적 의무가 있습니다. 인권 보호라는 틀 안에서 정부들은 정책과 민간 부분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더욱 장기적인 계획을 갖고 전 세계적으로 주택 대란을 해결해야 합니다. 코로나19 위기가 큰 발전의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ON 세계] 최형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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