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밀착취재T]아이들 없는 놀이터, 주민 요구에도 복지공간 왜 안될까

강경지 기자

bright0248@tbs.seoul.kr

2023-03-09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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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북구의 한 영구임대주택단지.

    영구임대주택단지 사이에 주민들이 이용하는 종합사회복지관이 있습니다.

    2011년 개관해 건물 외관은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곳을 이용하는 주민들은 복지관내 공간이 부족해 애를 먹고 있습니다.

    번듯한 3층 건물이지만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은 딱 2곳 뿐입니다.

    【 인터뷰 】김태자/주민
    "여기 식사하시는 분들이 11시 반부터 배식을 하는데 같이 앉을 자리가 없으니까 저기서 기다려야 되고 1, 2부로 식사 다 하실 때까지 기다리고, 그리고 여기가 원래 식당이었어요. 좁으니까 학생들 야간공부하는데 공간이 없어서 칸막이 막아서 사용하고 있거든요. 큰 행사를 하면 다 뜯어요."

    【 인터뷰 】김영애/주민
    "다른 복지관은 제가 봉사하러 가보면 다섯, 여섯 개 공간들이 있어서 프로그램을 다 각자 하고 있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이 강당 하나뿐이어서 탁구도 있고, 난타를 했었는데 난타도 공간이 없어 지금 이렇게 쟁여놓은 상황이에요."

    【 인터뷰 】김태자/주민
    "여기 오시는 분들이 다 좋아서 오는데 복지관 자체에서 공간이 좁으니까 다 수용을 못하는 그런 애로점이 있죠."

    공간 부족 탓에 주민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복지관 밖 어린이놀이터 근처에 가건물을 마련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자 주민들은 수년째 부족한 공간을 늘려 달라고 LH에 요청했지만 검토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 인터뷰 】김명희 구의원/서울시 강북구의회
    "이곳을 복지공간으로 새로운 건물 지으려면 토지소유주인 LH 허가를 받아야 하고 절차가 굉장히 복잡합니다. LH에 용도 전환해서 복지관을 확장하는 것으로, 어르신복지관으로 용도전환을 해주십사라는 허락을 구하는 상황입니다. LH가 검토하는 기간이 제가 공식 발언 이후 올해로 3년차로 접어들었습니다."

    이곳 주민들의 바람은 하납니다.

    【 인터뷰 】김영애/주민
    "저기 놀이터를 LH에서 좀 봐주셔서
    큰 공간을 좀 만들어 어르신들도 많이 이용하게끔 하고 겨울에 식사하러 오시면 어르신들이 굉장히 힘들어해요. 그 공간을 좀 이렇게 필요하게 협조해 주셨으면…"

    【 인터뷰 】김명희 구의원/서울시 강북구의회
    "이 공원은 복지관 옆이다보니 지금은 거의 어린이들이 없어요. 여기는 어르신들이 중식, 식사를 기다리면서 줄 서 있는 대기장소. 어르신들 입장에선 복지관의 부족한 공간을, 아예 이곳을 어르신복지 공간으로 활용해줬으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이 있는 상황입니다."

    어린이 없는 놀이터를 부족한 복지관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주민들의 바람은 무리한 걸까요?


    ▶ 리포트 영상과 관련된 내용, Q&A로 정리했습니다.

    Q 강북구 사회복지관의 공간이 부족한 이유는 뭔지?

    A 영구임대단지내 복지관은 단지내 주민뿐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이용합니다. 특히 이곳은 다른 곳에 비해 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수용인원도 당연히 적습니다. 그러다보니 영구임대단지내 홀로 계신 어르신들 일부만 이 곳 식당에서 식사를 할 수 있고, 주민들은 복지관 밖에 컨테이너 박스로 가건물을 지어놓고 나눔활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때문에 복지관 옆 어린이놀이터를 복지관 공간으로 확충해달라는 게 주민들의 요구입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단지에 거주하는 노인인구가 80%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인데 단지내에는 어린이놀이터가 3곳이나 있지만 단지 내 아이들이 거의 없어 놀이터를 사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영구 임대아파트는 특성상 저소득 고령자나 독거노인 같은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죠? 그래서 사회복지관 같은 복지 시설이 중요한 거고요?

    A 네 그렇습니다. 종합사회복지관은 말그대로 종합적인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입니다.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단지 내 사회복지관 설치의 법적 근거를 보면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세대당 전용면적 50제곱미터 이하 공동주택이 3백세대 이상이거나 총 세대수의 절반 이상인 경우 사회복지관을 설치할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Q 강북구 영구 임대아파트에 고령의 어르신들이 많이 거주한다고 전해주셨는데요, 아무래도 단지 내에서 어르신들이 상당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만큼 사회복지관의 역할도 크지 않을까 싶은데요,

    A 저소득 고령자나 독거노인들은 끼니를 거릴 수도 있고 외로움과 고립감 등 정신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은데요, 한국성서대학교 최선희 교수는 임대주택단지 내 복지관의 최우선 서비스 대상은 저소득 고령자와 독거노인인 만큼 이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복지관에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사회복지관의 인력을 충원해 보건(의료), 돌봄, 복지를 통합, 관리해 서비스가 충실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합니다. 서울시복지재단 이수영 연구위원은 정신건강문제를 대응하기 위해 정신건강 전문 인력을 배치하거나 관리사각지대에 있는 경증의 정신질환자를 관리할 수 있도록 전문성을 갖춘 프로그램을 보급해 직원들을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Q 공간을 늘려달라고 어르신들이 요구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복지관의 공간을 늘리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건가요?

    A 복지관의 토지 소유와 운영.관리 주체가 달라서입니다. 일반적으로 영구임대주택단지내 사회복지관의 토지 소유는 LH, SH, GH이지만 관리 및 운영은 자치단체가 맡고 있는데요. 따라서 복지관 건물을 짓거나 증축하려면 토지소유주인 LH 등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은 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서 복지관 건물을 지어야합니다. 특히 이곳은 강북구의회에서 복지관 공간 확충을 위해 예산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LH가 확답을 주지 않아 마냥 기다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Q 그동안 복지 공간을 늘려달라는 주민들의 요청이 계속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LH측이나 서울시에서는 보낸 답변이 있는지?

    A LH는 ‘공공임대단지 종합정비계획’을 수립해 90년대 준공된 노후화된 단지를 철거후 신축하거나 리모델링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강북구의 해당단지 경우 철거 및 신축을 통해 복지시설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서울시의 경우 중계1, 가양7 단지 복합개발 시범사업이 진행 중이며, 시범사업 종료 이후 다른 단지들에 대한 확대시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서울시는 노후화로 인한 시설개선, 정신건강 관련 문제는 현재 부분적으로 하고 있다며 앞으로 추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Q 노후화로 인한 위험성에도 잘 대비를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안전 문제가 발생할 우려는 없는지요?

    A 대다수가 건립한지 30년 이상 경과돼 노후도가 심해 시설 개보수와 공간 확충, 프로그램 변화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화면에서보시는 것처럼 서울시내 영구임대주택단지내 종합사회복지관은 모두 31곳이고 이 가운데 2000년대 이후 개관한 복지관은 2곳뿐입니다.제가 다녀온 곳은 2000년대 이후 개관한 곳이지만 5,6년 전부터 누수가 생겼고 다른 곳도 작년 폭우때 누수가 심해 양동이를 받쳐놓고 빗물을 받아야 하는 지경에 이른 복지관들이 곳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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