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학교가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 서울에서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
그러다 보니 비어있는 학교를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데 저희 취재진이 서울 시내 폐교 몇 곳을 돌아보니 관리부터가 잘 안 되고 있었습니다 .
문이 닫힌 채 방치된 곳이 있는가 하면 어떤 곳은 개인이 허락 없이 들어와 농작물을 경작하는 텃밭으로 전락했는데요 .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최가영 기자입니다 .
【 기자 】
올해 3월 문을 닫은 서울 광진구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떠나고 황량하게 남은 운동장에 텃밭이 보입니다.
관리가 안 돼 잡초가 무성히 자라있고, 호스도 널브러져 있습니다.
학교에서 물을 끌어다쓴 흔적으로 보입니다.
[개방된 학교에 무단 재배된 배추, 무 등 농산물<사진=TBS>]
8월부터 개방된 운동장 한편에는 무, 배추, 고추 등이 무단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폐교가 개방된 틈을 타 누군가 텃밭으로 무단 사용한 겁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비료에서 풍기는 악취로 인접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실정.
[폐교 인근 거주 주민, 악취 민원 이어져<사진=TBS>] 【 인터뷰 】 A 씨 / 광진구 주민"화단에다가 퇴비를 뿌려가지고 그 악취가 동네로 전부 번져서…."【 인터뷰 】 B 씨 / 광진구 주민"정화조 냄새보다도 더 독한 냄새가 진동을 하니까 사람들이 난리가 난 거죠."폐교는 전적으로 교육청 자산. 그러나 관리주체인 해당 지역교육지원청은 주민 민원이 쇄도하고 나서야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TBS-교육지원청 관계자 전화 인터뷰<사진=TBS>] 【 전화 인터뷰 】 지역교육지원청 관계자"비료 부분 때문에 특히 냄새나가지고 오늘도 이제 민원인과 통화는 했어요. 그래서 그것도 바로 조치하는 걸로 얘기 말씀드리고…."주민들은 폐교를 복지시설 등으로 쓰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A 씨 / 광진구 주민 "어르신들 복지시설이나 무슨 복지관 같은 걸로 쓴다든지 아니면 이 동네에 이제 대학생들이 많으니까 도서실이나 도서관 같은 거. 그런 건물로 이용을 한다든지…."하지만 학생 수 감소로 문을 닫은 상당수 폐교는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2020년 폐교된 염강초, 공진중<사진=TBS>] [2018년 폐교된 사립 은혜초<사진=TBS>] 2020년 폐교된 서울 염강초와 공진중학교는 3년째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다 올해가 돼서야 활용계획이 잡혔고, 사립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는 문을 닫은 지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방치된 상황입니다. 【 인터뷰 】 오정민 한유정 / 서울 강서구“주말에 아이들 데리고 뭔가를 활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충분히 가능한데 그것이 굉장히 오랫동안 비어 있으니까 시간 낭비, 공간 낭비….”방치된 폐교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폐교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교육청이 지역 주민, 학부모 의견을 모두 들어야 하고, 사업 비용을 검증하는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오랜 시간이 걸리는 건데, 서울시교육청은 TBS와의 통화에서 최근 교육부가 폐교 예비타당성조사 기준을 완화해 개발이 6~7개월 정도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TBS-서울시 교육청 전화 인터뷰<사진=TBS>] 이런 가운데 서울시는 폐교를 고쳐 국내외 청소년들의 유스호스텔로 제공하겠다는 밑그림을 최근 제시했습니다. 구체적으로, 강서구 방화동 옛 공항고 부지를 검토해 내년 방학부터 시범 운영을 시작합니다.출산율 감소와 함께 폐교율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활용하고 관리할지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TBS 최가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