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장개업] 유시민 작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 도덕적 잘못이 아니라 '미스매치'”

TBS 신장개업

sturike89@tbs.seoul.kr

2022-08-16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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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시민 작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 도덕적 잘못이 아니라 '미스매치'”>


    내용 인용시 TBS <신장식의 신장개업>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2022. 8. 16. (화) 18:06~20:00 (FM 95.1)

    ● 진행 : 신장식 변호사

    ● 대담 : 유시민 작가





    -경축사는 기쁜 말 하는 건데 소리는 왜 지르나 모르겠다.... 본인의 심정이 요즘 편치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취임 100일, 유권자들의 평가는 '대통령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 대통령으로 뽑았다'는 것이 제일 압도적인 듯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도덕적 잘못이 아니라 '미스매치'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 도자기를 때려 부수려고 들어온 건 아닌데 한 번 돌 때마다 도자기가 아작나... 그런 상황과 비슷

    -민주주의, 높은 수준의 정밀한 문화적 발명품... 이 고도의 제도를 다루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적합한 사람이 아니었던 것

    -검찰총장직이 칼싸움의 영역이라면 정치는 종합예술의 영역

    -국민은 언론 보도 통해 정치인 보는데, 특정 정치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보도 최대한 죽이고, 그 경쟁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보도를 최대한 키우는 쪽으로 계속 보도

    -(대선 당시 언론 보도는) 윤석열 후보의 실체를 가리고, 야권 후보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 있어도 우리 삶은 계속 돼...우리는 각자 자기의 삶을 사는 것

    -민주주의, 어리석고 무능하고 사악한 자가 권력 장악할 때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게 만드는 제도.. 민주주의가 아니었으면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운하를,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 교과서를 만들었을 것

    -윤석열 대통령이 '부자 감세' 못하게 하고, 모피아들이 멀쩡한 국유재산을 곡괭이 들고 '국유재산 팔아라' 하는데 이런 것 막아야 돼





    ▶ 신장식 : 지식소매상이라고 스스로 말씀을 하고 계시죠. 말과 글로 세상과 관계를 맺는 분인데요. 예고해드린 대로 유시민 작가 바로 만나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유시민 : 네. 안녕하세요.



    ▶ 신장식 : 아까 선글라스를 끼고 들어오셔 가지고.



    ▷ 유시민 : 차에서 이거 햇빛이 오랜만에 강해 가지고 꼈는데, 안경을 바꿔 끼고 왔어야 됐는데 주차장에서 그냥 와 가지고요.



    ▶ 신장식 : 그래서.



    ▷ 유시민 : 오늘 안경을 안 쓰고 해야죠. 볼 것도 없는데.



    ▶ 신장식 : 볼 것도 없는데. 네, 뭐. 뚜렷이 볼 것도 없으니까 안경도 안 쓰고 하신다. 네. 자, 그 아까부터 우리 많은 분들이 우리 작가님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 유시민 : 그냥 별 일 없이 삽니다.



    ▶ 신장식 : 나는 별 일 없이 산다.



    ▷ 유시민 : 장기하 씨 노래 좋더라고요, 요새.



    ▶ 신장식 : 굉장히 무서운 노래예요. 사실은. 뭘 그렇게 다들 열심히 살려고 하는데 난 별 일 없이 산다, 이런 얘기. 부럽지도 않고.



    ▷ 유시민 : 네.



    ▶ 신장식 : 네. 그 강연하셨더라고요, 어제. 우리말 속 일본말. 강연 좀 하시는 거예요?



    ▷ 유시민 : 아니요. 강연 잘 안 하는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어쩌다 보니 이제 그 글쓰기 강의인데, 그 일본말하고 우리말이 워낙 비슷해 가지고요. 사실은.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유전자만 비슷한 게 아니고 언어도 완전 비슷하거든요. 그래서 일본말 문장 요소는 우리말 속에 삭 슬며시 스며들어 가지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게 우리 건지 아닌 건지도 알아보기 어려워요.



    ▶ 신장식 : 대표적으로.



    ▷ 유시민 : 그게 뭐 ‘뭐에 있었어’ 이런 거요. ‘뭐로부터’ 이런 거, 대통령 8.15 경축사에도 그런 표현 나오더라고. ‘뭐로부터의 자유’ 이런 거. 그거 우리말 아니에요, 그런 거. 일본말이에요, 전부 다.



    ▶ 신장식 : 어제 대통령 경축사 쭉 읽어보고 연설비서관 바꿔야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저는 솔직히 했거든요.



    ▷ 유시민 : 지금 다 그래요. 지난번 지방선거 앞두고 나온 3개 부처 합동 담화문도,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일본말 요소가 너무 많은 담화문이었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정부 모든 부처가 그런 건 아닌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 것 같습니다.



    ▶ 신장식 : 이거 뭐 이 역사 공부도 안 되어 있고, 문장도 이게 구조가 이상하고 정말.



    ▷ 유시민 : 일본말 문장 요소가 우리말에 들어와 있으면 문장이 늘어지고요. 힘이 없고요. 리듬이 깨지고요. 뭐 하여튼 맥아리가 없어요.



    ▶ 신장식 : 맥아리가 없어요.



    ▷ 유시민 : 네.



    ▶ 신장식 : 네. 톤은 높은데 맥아리는 없더라고요.



    ▷ 유시민 : 경축사 아니었는가?



    ▶ 신장식 : 경축사였죠.



    ▷ 유시민 : 네. 그런데 기쁜 말 하는 건데 소리는 왜 지르나 몰라.



    ▶ 신장식 : 웅변대회 나오신 분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 유시민 : 본인의 심정이 요즘 편치 않아서 그런 것 아닐까. 우리가 이해를 해야죠.



    ▶ 신장식 : 네. 편치 않으니까.



    ▷ 유시민 : 누구라고 말은 안 했습니다.



    ▶ 신장식 : 네. 자, 책 얘기 어쨌든 유럽도시문화기행 두 번째 책 내셨어요.



    ▷ 유시민 : 유럽도시기행.



    ▶ 신장식 : 네.



    ▷ 유시민 : 2권.



    ▶ 신장식 : 유럽도시기행 맞아요. 2권. 마침 유럽도시기행 드레스덴 빼놓고 프라하, 부다페스트, 비엔나, 저도 다 갔다 왔던.



    ▷ 유시민 : 가보신 데구나.



    ▶ 신장식 : 부다페스트를 딱 가운데 놓고 비엔나, 프라하를 왔다 갔다.



    ▷ 유시민 : 원래 그렇게 하는 거예요. 비엔나, 아니. 원래는 빈을 중심에 놓고,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다녀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저도 이 책은 빈을 중심에 놓고 부다페스트, 프라하, 독일 드레스덴 그렇게 붙여서 한 권으로 묶은 거죠.



    ▶ 신장식 : 네. 그 여행서 시리즈를 시작한 이유?



    ▷ 유시민 : 아니. 뭐 재밌잖아요. 여행 다니면 그것도 재밌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다닌 얘기를 글로 쓰면 그것도 괜찮고, 뭐 그래서 하게 됐죠. 출판사에서 하자 그래서.



    ▶ 신장식 : 출판사에서 하자 그래서.



    ▷ 유시민 : 네.



    ▶ 신장식 : 자, 그러면 책 얘기보다 더 다른 얘기를 많이 듣고 싶어 하시는데, 일단 그래도 작가님께 책 얘기를. 새 책도 내셨으니까.



    ▷ 유시민 : 책 좀 팔아주세요.



    ▶ 신장식 : 자, 그 빈,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여기를 다녀오신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 유시민 : 그러니까 제가 1권, 유럽도시기행 1권은 아테네, 로마, 이스탄불, 파리, 이렇게 네 도시를 다뤘어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게 유럽사의 중심 도시거든요. 고대부터 현대까지. 그래서 일종의 이제 요리로 치면 등뼈찜 비슷하게 그렇게 1권을 해서 먹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2권부터는 부위별로.



    ▶ 신장식 : 부위별로.



    ▷ 유시민 : 근처에 있는 도시들을 묶어 가지고. 그러니까 빈을 중심으로 부다페스트, 프라하, 드레스덴, 여기는 다 여행사에서 상품 많이 나오는 코스예요, 그게.



    ▶ 신장식 : 맞습니다.



    ▷ 유시민 : 3권은 제가 이베리아 반도로 가서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리스본, 포르투, 이런 데를 하려고 그러죠.



    ▶ 신장식 : 네. 자, 이 여기서 우리가 뭐 텍스트, 도시를 텍스트로, 그리고 도시와 건축물을 텍스트로 해서 컨텍스트를 읽기 위해서 노력했다라고 책에 이렇게 써놓으셨잖아요.



    ▷ 유시민 : 뭐 좀 있어 보이게 하려고 그렇게 쓴 거죠.



    ▶ 신장식 : 그래서요. 여기서 읽은 컨텍스트가 뭔지를 여쭤보려고.



    ▷ 유시민 : 그건 책을 보시면 되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제 사실 이 책을 처음에 기획했을 때 그 제안을 했던 출판사의 편집자 의견은 유럽을 처음 이렇게 가면,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거기가 거기 같고, 거기가 거기 같아서 뭐가 뭔지를 잘 모르겠대요. 좋고 화려하고 멋지고 뭐 그런 건 알겠는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래서 갔을 때는 되게 좋은 것 같은데, 갔다 오고 나면 그게 뭐였는지 모르겠다는 거예요.



    ▶ 신장식 : 추상화처럼 뭉쳐버리는 거죠.



    ▷ 유시민 : 네. 그래서 어디를 사람들이 많이 가는 어떤 건축물이나 공간이나 이런 데를 갔을 때 이건 이 공간은 언제 생겼고, 누가 만들었고, 왜 만들었고, 처음에 만들었을 때하고 지금하고 어떻게 다르고, 왜 이렇게 되어 있냐, 이런 걸 좀 알면,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해도 쉽고, 또 감정을 풍성하게 느끼는 데도 도움이 되고요. 갔다 와서 기억도 오래 남아요. 네. 그런 취지로 쓴 책이에요. 그러니까 뭐 이렇게 여행기는 원래 다 사람마다 다르게 쓰는 거고, 독자들도 취향 따라 이렇게 수학여행 가듯이 뭐 가냐. 그냥 가서 좀 좋은 경치 보고, 맛있는 것 마시고, 뭐 좋은 술 먹고 이러면 되지, 이런 분들은 굳이 안 읽으셔도 돼요. 그런데 나는 누구이며, 내가 어디에 와 있나.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여기는 뭔가, 이런 걸 그래도 조금이라도 알고 싶은 분들은 그냥 가면서 비행기에서 한 번 읽어보시면 괜찮을 것 같다 하는 생각으로 썼죠.



    ▶ 신장식 : 네. 저도 이쪽을 가기 전에 책이 먼저 나왔으면 잘 읽고 갔을 텐데.



    ▷ 유시민 : 네. 다음에 또 가시면 되죠.



    ▶ 신장식 : 네. 한 번 더 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 유시민 : 그런데 이미 갔다 오신 분들이 책을 보고 좋아하시더라고.



    ▶ 신장식 : 그럴 것 같아.



    ▷ 유시민 : 네. 기억이 난다고, 이 글을 보니까.



    ▶ 신장식 : 사실 다 읽진 못하고 사진만 봤는데, 사진만 봐도 이제 기억이 새록새록한 거죠.



    ▷ 유시민 : 그럼요. 그 비엔나만 하더라도 그 슈테판 성당 앞에 그 광장 거기 이제 뭐 하스하우스나 이런 그라벤에 있는 삼위일체 성모상, 이런 것들 다 보고 오잖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데 사실 그게 뭔지를 잘 모르죠. 그게 왜 거기 있는지를.



    ▶ 신장식 : 맞습니다.



    ▷ 유시민 : 왜 거기 있는지를 알면 여행이라는 게 공부하러 다니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감정을 느껴보러 다니는 건데, 특히 도시를 갈 때는 도시는 다 사람이 만들어놓은 거니까.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거기 다른 사람, 다른 누군가의 인생이 묻어 있어요. 삶도 죽음도 거기 묻어있는 경우가 많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래서 뭐 프라하 같으면 그 댄싱 빌딩이라고 유명한 그 페어 댄서 모양 본떠서 만든 유명한 빌딩이 있는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사람들은 다 그것만 봐요. 그런데 그 큰길 건너 맞은편에 보면 거기 보헤미아 점령군 사령관 나치 군대,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점령군 사령관을 저격해서 죽였던 전사들이 그쪽으로 도망 왔다가 그 성당에 숨었다가 총격전 벌여서 죽은 현장이 바로 거기 있거든요.



    ▶ 신장식 : 못 가봤어요.



    ▷ 유시민 : 모르셨죠, 그거?



    ▶ 신장식 : 네. 몰랐어요.



    ▷ 유시민 : 저도 모르고 갔다가 길 건너에 사람들이 담벼락 밑에 모여 있기에,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저거 뭐지? 그래서 가보니까 거기더라고요. 그래서 거기 꽃도 이렇게 놔두고, 우리나라로 치면 안중근 선생님이나,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 이봉창 열사나 이런 분들이세요.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그분들이. 그러니까 보헤미아의 안중근들인 거죠. 그러니까 여기서 안중근 선생 생각하듯이 거기 가서 보헤미아 사람들에게 그런 전사들의 이 존재가 무엇이었나. 그런 것 좀 생각해보고 이러면 좋아요.



    ▶ 신장식 : 그러네요.



    ▷ 유시민 : 네.



    ▶ 신장식 : 못 가봤는데.



    ▷ 유시민 : 너무 책 내용을 여기서 자세하게 얘기할 필요는 없고요. 그냥,



    ▶ 신장식 : 사서 보시고.



    ▷ 유시민 : 네. 그것 보면 이 책에 뭐 그래도 뭐 괜찮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 정도 책이면.



    ▶ 신장식 : 자, 이렇게 표현을 하셨어요. 내겐 너무 완벽한 빈. 책 목차, 목차 위에 소제목을 그렇게 다셨더라고요. 내겐 너무 완벽한 빈. 그다음에 뭘 해도 슬픈데도 명랑한 부다페스트. 그다음에 뭘 해도 괜찮을 듯한 프라하. 부활의 기적을 이룬 드레스덴. 서울 앞에다가 뭘 하나 붙여주신다면?



    ▷ 유시민 : 서울은 여러 가지로 할 수 있는데, 서울은 자기자신이 얼마나 괜찮은 놈인지를 잘 모르는 남자?



    ▶ 신장식 : 그래요?



    ▷ 유시민 : 비슷해요. 네. 사실 상당히 괜찮은 놈인데, 지가 얼마나 괜찮은 놈인지를 잘 모르는 거예요. 네.



    ▶ 신장식 : 괜찮은. 어느 부분이 제일 괜찮습니까, 서울은?



    ▷ 유시민 : 서울은 굉장히 활기 있는 도시고,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젊은 도시고요. 그리고 전통과 현대, 흔한 말로.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조선 왕조의 수도였기 때문에 옛날부터 우리가 갖고 있던 것과, 그 조선이 망하고 나서 그 후 100년 우리가 이룬 것, 모든 것의 핵심.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것이 한 공간 안에 다 널려있거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런 도시 참 보기 힘들어요.



    ▶ 신장식 : 저는 강이 이렇게 도시 가운데 큰 강이 있는 데도 사실은 잘 없고.



    ▷ 유시민 : 네. 한강 정도의 큰 강이 도심에 있는 경우도 흔친 않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뭐 우리가 세느강 뭐 유명하지만 뭐 미라보 다리에 세느강은 흐르고 우리의 사랑도 흘러가노나, 뭐 이런 랭보 시나 이런 것 읊을 때는 굉장히 낭만적인 것 같죠. 가보니 개천이에요.



    ▶ 신장식 : 별 거 없어. 별 거 없어.



    ▷ 유시민 : 동네 개천 같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템스강은 아직 못 가봤지만 라인강 정도가 이제 한강에 필적하는 강이죠.



    ▶ 신장식 : 네. 그렇군요. 자, 괜찮은 놈인데 아직 자기가 얼마나 괜찮은지를 모르는 놈.



    ▷ 유시민 : 네. 이제 조금씩 알아가는 듯한 그런 도시 같아요.



    ▶ 신장식 : 조금씩 좀 제대로 좀 알아갔으면 좋겠습니다.



    ▷ 유시민 : 네. 그리고 서울이 상당히 괜찮은 도시예요. 제가 유럽을 다니면서 많이 느끼는 건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더 괜찮아질 잠재력도 많이 있고요. 그렇습니다.



    ▶ 신장식 : 네. 자, 내일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입니다. 100일에 뭐 얼마나 큰 의미를 부여해야 될, 부여해야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간에 100일을 맞이하여 많은 평가들이 있고, 그 국민의힘에서도 100일 백서를 발간을 했다고 성일종 정책위의장이 책을 들고 자랑을 하더라고요. 골든타임이었다. 그리고 잘해냈다, 이렇게 평가를 하던데.



    ▷ 유시민 : 그래 얘기해야지, 뭐. 그분들이 뭐 우리 망했습니다라고 말하겠어요?



    ▶ 신장식 : 네. 자, 100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유시민 : 아니. 저는 평가는 안 하고 싶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최근 들어서 특히 윤 정부 출범 이후 지난 3월 9일 이후에 지금까지 저 개인적으로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것이 좋다, 나쁘다, 잘됐다, 잘못됐다를 평가하기 이전에,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 일이 왜 일어났는가. 그리고 윤석열 정권의 출범이라는 이 사건이 어째서 일어났는가. 그리고 이 정권이 출범하고 나서 일어나고 있는 이 많은 일들이, 일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되게 그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총체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잘못된 만남, 노래로 치면. 잘못된 만남이라는 노래가 있죠.



    ▶ 신장식 : 네. 김건모 씨.



    ▷ 유시민 : 김건모 씨는 굉장히 그 노래 너무 신나게 불러 가지고 잘못된지 잘 모르겠더라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데 잘못된 만남인데, 지금 100일 지나고 이제 여론조사를 이렇게 대충 흐름을 보면,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유권자들이 그렇게 평가를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통령을 할 만한 사람이 아닌데 대통령으로 뽑았다.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게 제일 압도적인 것 같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대통령이라는 자리와 윤석열이라는 인간의 잘못된 만남.



    ▶ 신장식 : 그 잘못된 만남.



    ▷ 유시민 : 네. 그게 뭐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는 뜻이 아니라 미스매치. 서로 사맛디 아니할세.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본인도 버거워하고, 나라도 버거워하고, 국민들도 대통령을 버거워하고. 그렇게 된 거죠. 그러니까 되게 궁금한 게 이 잘못된 만남이 왜 일어났을까?



    ▶ 신장식 : 그러니까요. 이제 그걸 질문을 해야 되잖아요. 잘못된 만남. 국민들도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요. 다수가. 뭐 다는 아니겠지만 다수가 그렇게 평가를 하는데, 왜 일어났을까?



    ▷ 유시민 : 그러니까 우리말에는 그런 표현이 없는데, 제가 독일 유학 시절에 독일사람, 독일 언론인들이 잘 쓰던 표현이 그런 게 있더라고요. 그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라는 표현이 있어요. 이 도자기라는 게 유럽사람들한테는 대단한 거거든요. 우리는 고려시대 때부터 벌써 청자를 만들어서 썼던 민족인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유럽 최초의 도자기 공장이 드레스덴, 그 책에 보면 나옵니다.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드레스덴 근교에 마이센 도자기 공장인데, 그게 18세기 초부터 이제 겨우 생산을 시작하거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전까지 유럽 귀족들은 은식기, 이런 데 밥 먹었고.



    ▶ 신장식 : 그랬죠.



    ▷ 유시민 : 도자기라는 것은 당시 유럽의 최고 문화상품이에요. 가장 높은 수준의 문화 역량과 문화적인 요소를 응축하고 있는 거잖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 것 자기들이 옛날부터 있던 걸 딱 도자기 박물관에 이렇게 전시해놨는데, 그 코끼리가 들어왔다고 생각해봐요.



    ▶ 신장식 : 끔찍합니다.



    ▷ 유시민 : 그러니까 코끼리가 도자기를 때려 부수려고 들어온 건 아니에요. 잘못된 만남이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데 코끼리가 한 번 돌 때마다.



    ▶ 신장식 : 뭐 그냥 뭐.



    ▷ 유시민 : 네. 도자기가 이제 아작나는 거죠. 그런 상황 비슷한 것 아닌가?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뭔가 내가 민주주의를 훼손해야 되겠다든가, 내가 국익 따윈 중요하지 않다든가, 내 이익을 챙겨야겠다든가, 내 사람한테 자리를 줘야 되겠다든가, 이런 좀 이상한 잘못된 의도를 가지고 지금 뭘 한 것이 아니고, 100일 동안.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냥 한 거예요.



    ▶ 신장식 : 그냥.



    ▷ 유시민 : 네. 그런데 이 민주주의라는 것은 아주 높은 수준의 문화적 발명품이거든요. 이 민주주의라는 게.



    ▶ 신장식 : 그럼요.



    ▷ 유시민 : 아주 정밀한 제도가 짜여져 있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다음에 그게 아주 번거로워 보이지만 그런 정밀하게 짜여진 제도를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고 시끄럽고 때로 비효율적으로 보일지라도,



    ▶ 신장식 : 시간도 걸리고.



    ▷ 유시민 : 그것을, 네. 그렇게 돌리는 과정에서 큰 비극을 피해나가는 그런 길을 찾아내는 게 민주주의의 장점이고, 이 민주주의라는 것은 제도만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제도, 그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마인드, 마음의 태도, 그다음에 그들이 그 제도를 운영하면서 정착시킨 관행, 이 모든 것들이 합져진 것이 민주주의예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데 그런 고도의 문화적인 어떤 제도를 다루기에는 그 윤석열 대통령이 적합한 사람은 아니었던 것 아닌가. 일단 여기까지가 지금,



    ▶ 신장식 : 현상.



    ▷ 유시민 : 네. 그 여론조사 100일 맞아서 나온 걸 보면 제가 뭐 수치 인용하면 또 뭐 중앙선거여론 어쩌고 하는 거 해야 되니까 지우고, 대개 시민들의 판단은 그거인 것 같아요. 일단 일을 할 줄 모른다. 그러니까 무능하다라는 거예요.



    ▶ 신장식 : 네. 무능.



    ▷ 유시민 : 무능한데, 그게 이제 처음이라서 그럴 수도 있어. 그런데 그게 좀 잘 되려면 하면서 늘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러려면 사람들하고 얘기를 좀 들어야 돼.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그리고 자기 혼자서 일할 수가 없으니까 능력 있고 그 마음이 바른 그런 공익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사람들을 널리 구해서 써야 돼. 뭐 이런 기대를 했는데, 보니까 본인이 똑똑한 것 같지 않고, 대통령을 할 정도로. 경험이나 지식이나 이런 게 있는 것 같지 않고. 남의 말을 잘 듣는 것 같지 않아.



    ▶ 신장식 : 너무 고집스러워 보여요.



    ▷ 유시민 : 네. 그리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그냥 막 하는 것 같아. 그리고 국가를 운영하는데 보탬이 될 만한 인재를 널리 구하기보다는 자기 아는 사람 중에 자기한테,



    ▶ 신장식 : 충성하는 사람.



    ▷ 유시민 : 아부하고 충성하는 사람한테 자리 막 주는 것 같아. 지금 다 이거예요. 표면적으론 인사가 제일 큰 요인으로 나오고 있지만,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인사는 이 모든 요소들이 합쳐진 현상 형태로,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제 사람들이 꼽는 것 같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게 100일 지나면서 그런 판단을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대개 지지율이 그 정도 나온다는 것은 지난번에 투표했던 분들이 한 절반이 투표를 했잖아요. 국민 절반이.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윤석열 후보에게.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50% 가까이가 투표했으면,



    ▶ 신장식 : 네. 49% 정도.



    ▷ 유시민 : 그중에 약 20%. 전체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주었던 유권자 100명 중에 40명 정도가 너무 못한다. 못한다도 아니고 아주 못해, 이렇게 판단을 하고 있는 거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지지 안 한다는 뜻은 아니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게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잘하고 있다, 못하고 있다는 판단과, 내가 이 대통령을 지지한다, 안 한다는 판단은 좀 다르기도 해요.



    ▶ 신장식 : 네. 맞습니다.



    ▷ 유시민 : 그러니까 난 지지하는데 이 사람이 너무 잘 못해서 너무 안타까워. 그럴 수도 있죠.



    ▶ 신장식 : 속상해.



    ▷ 유시민 : 네.



    ▶ 신장식 : 자, 이게 그 말하자면 코끼리가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간 현상이 그대로 들어나고 있는 건데,



    ▷ 유시민 : 그렇죠. 약간 그런 것 같아요.



    ▶ 신장식 : 네. 그런데 아까도 그 질문을 스스로도 하고 계신다고 했잖아요.



    ▷ 유시민 : 네.



    ▶ 신장식 : 왜 이런 잘못된 만남이 일어났을까. 해답을 좀 찾으셨어요?



    ▷ 유시민 : 그것은 그것은 그런 사람임을,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알아보지 못한,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유권자들이 많았다는 뜻이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이게 선거에서 그런 사람이 뽑히는 건 그 경우밖에 없어요. 어떤 경우든 이 후보가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는 적합지 않은 사람일지 몰라, 또는 적합지 않은 사람일 거야라는 판단을 한 사람보다 뭐 하면 크게 기대는 안 하지만 그래도 괜찮게 할 것 같아라고 판단한 유권자가 더 많았다는 뜻이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면 이제 그 원인을 찾으려면 왜 그러면 석 달 만에 알 수 있는 일을, 그 자리에 일단 보내놓고 나면.



    ▶ 신장식 : 네. 가보니까.



    ▷ 유시민 : 그러니까 자리가 사람을 보여주거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게 아니고요. 어떤 자리는 그 사람을 보여줘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면 이제 피터의 법칙이라고 유명한 법칙이 있는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모든 그 조직에서 그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이 드러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 이게 피터의 법칙이라는 건데, 그러니까 검찰총장직을 수행할 때 그것이 괜찮았느냐, 아니냐는 판단이 다를 수 있는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거기에 오해의 요소는 별로 없어요. 그런데 대통령직은 검찰총장직과는 완전 다른 거예요.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이거 검찰총장직이라는 것이 칼싸움의 영역이라면 이 정치는 종합예술의 영역이란 말이에요. 그 달라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 종합예술에도 칼싸움이 포함되어 있지만 그것은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것을 되도록 안 하고 예술을 하는 것이,



    ▶ 신장식 : 제일 좋죠.



    ▷ 유시민 : 네. 제일 좋은 거고요. 그러니까 검찰총장일 때는 논란의 여지가 있었는데, 대통령 자리에 가고 나니까 논란의 여지가 별로 없을 정도로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거예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면 이걸 검찰총장을 하고 그걸 그만두고 선거에 뛰어들어서 선거를 치를 때까지 9개월 동안은 시민들이 이것을 잘 알지 못했다는 뜻이거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것은 저는 언론의 영향이 크다고 봐요.



    ▶ 신장식 : 언론.



    ▷ 유시민 : 네. 이렇게 말하면 또 저 진보 쪽은 툭하면 언론 탓한다, 이러는데 탓을 하는 게 아니고, 저는 그냥 그냥 서술하는 거예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게 나쁘다, 좋다는 뜻이 아니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언론을 운영하는 분들도 자기가 지지하는 후보에게 유리한 보도를 할 뭐 권리가 있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저는 인정을 합니다, 그걸.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거 뭐 굳이 나쁘다고 말하지 않아요.



    ▶ 신장식 : 차라리 그냥 내놓고 하는 게 좋은데.



    ▷ 유시민 : 내놓고 했죠.



    ▶ 신장식 : 사실상.



    ▷ 유시민 : 네. 그러니까 그게 이제 지금 언론이, 언론의 시대가 지났다라고 얘기를 하지만, 레거시 미디어의 시대가 끝났다는 얘기도 있지만 선거판 얘기고요. 지금 포탈을 채우고 있는 그 콘텐츠, 뉴스 콘텐츠가 대부분 언론사에서 나오는 거고요.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지금 오늘 김원장 기자가 그 기자협회보에 올린 것 글 제목이 ‘기자는 망했다’라는 제목으로 올렸던데, 거기 너무 상세하게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나와 있거든요. 그러니까 밥 주는 사람이 지금 대자본이잖아요.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그러니까 뭐 삼성 이재용 부회장이나 이런 사람들에 대해선 엄청나게 좋은 기사를 쏟아내죠.



    ▶ 신장식 : 광고주는 대기업이고, 사주는 건설회사가 많습니다.



    ▷ 유시민 : 네. 사주는 건설회사가 많고요. 사주들은 또 지극히 극우적인 그 사상적 성향을 갖고 있어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다 보니까 이 언론사들이 윤석열 후보,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될 때도 똑같았는데요, 그게. 이게 반복되는 거예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박근혜 대통령 때는 약간 비극이었고요. 똑같은 게 두 번째 일어나면 희극이 돼요. 지금은 약간 희극적인데.



    ▶ 신장식 : 그거 뭐 조롱하거나 굉장히 이렇게 이런 이렇게 좀 보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아요. 대통령에 대해서.



    ▷ 유시민 : 그러니까 국민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 그 정치인을 보게 되는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특정 정치인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보도는 최대한 죽이고, 그 경쟁자에게 불리할 수 있는 보도를 최대한 키우는 쪽으로 지속적으로 몇 달간 계속 보도를 하면,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면 유권자들은 그 언론이 좋게 보도하는 후보에 대해서 잘 모를 수 있어요.



    ▶ 신장식 : 충분히.



    ▷ 유시민 : 네. 그러면 이제 이 영향은 단순히 윤석열 후보의 실체를 가려줬다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야권의 후보에 대한 혐오감을 조장하는 데도 굉장히 영향을 줬습니다. 왜냐하면 둘 중에 하나가 되는 선거였으니까.



    ▶ 신장식 : 뭐 상대평가니까 그때는.



    ▷ 유시민 : 그거는 어디서 드러나냐 하면 민주당, 범민주당, 범진보 진영에 있다가 입장을 바꾸고 빠져나온 사람들은 거의 중계방송을 합니다, 그 사람들의 말에 대해서. 데미지를 주기 때문에요. 충격을 주기 때문에.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반면에 보수 쪽에 있다가 빠져나와서 윤석열 후보를 공격하는 사람의 이야기는 절대 보도하지 않습니다. 예컨대 정규재TV는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돼서 유폐되어 있는 동안에,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 헌법재판소가 탄핵 심의를 하는 동안 유일하게 인터뷰를 했던 매체가 정규재TV였어요.



    ▶ 신장식 : 그렇습니다.



    ▷ 유시민 : 그 정규재 씨가 완전히 윤석열 씨에 대한 안티거든요. 선거 때부터.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언론에서 보도 안 합니다. 변희재 씨가 태블릿PC 조작됐다고 엄청 주장을 해서 그 보수 극우적인 포지션에 있었는데, 윤석열 후보에 대해서 또 대통령에 대해서는 지금 어마어마하게 날마다 이 비난을 쏟아내고 있거든요. 보도 안 합니다. 그러나 참여연대 어떤 회계사나 어떤 변호사나 뭐 민주당에 예전에 있다가 뭐 경선에서 져 가지고 탈당한 사람이나 한때 민주당에 발을 걸쳤거나 그와 가깝다고 여겨질 수 있는 어떤 교수나 뭐 누구라곤 말 안 하겠습니다만 그런 사람들에 대한 별별 시덥지 않은 얘기까지 다 대서특필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한 혐오감을 키웠단 말이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저는 이게 언론 탓을 하려는 게 아니고, 그냥 있었던 사실을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그런 요소들이 유일한 요소는 아니었으나,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시민들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석 달이 지나지 않아서 다 알아본 그 윤석열이라는 사람의 캐릭터에 대해서 그 판단할 수 없게 만들었, 만든 점이 컸다고 봐요. 여러 요인 중에 그것이 가장 주요한 요인이었다. 저는 그렇게 이해합니다. 제가 이해를 해보려고, 이 일이 왜 일어났는지를.



    ▶ 신장식 : 자, 그러면 이게 이해. 왜 이런 일이 벌어졌나. 그러니까 왜 코끼리는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가게 됐는가.



    ▷ 유시민 : 네.



    ▶ 신장식 : 에 대해서 그 이해를 하는 데까지 왔어요.



    ▷ 유시민 : 네. 그냥 이해를 합니다.



    ▶ 신장식 : 그럼 우리는 어떻게 수용하고 앞으로 5년을 견디기로 우리 유 작가님은 생각을 하셨어요?



    ▷ 유시민 : 그런데,



    ▶ 신장식 : 어떻게 수용해서 어떻게 이 시대를 살아가야 될까.



    ▷ 유시민 : 아니.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있어도 우리의 삶은 계속되잖아요.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그거 중요하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우리는 살아나가는 거예요. 각자가 자기의 삶을.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런데 우리가 공동체 안에서 관계를 맺고 살아가기 때문에,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정부를 2개 세울 수는 없고, 대통령을 2명 뽑을 수도 없어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내가 마땅치 않게 여기는 사람이 대통령이 됐다 하더라도,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 시기에도 나의 삶을 살아나갈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제 그런 각도에서 이제 이걸 받아들여야 된다고 저는 보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게 뭐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든가 절대 일어나지 않는 일이라든가 그런 게 아니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이 대중 민주주의에서는 이런 일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실제로 인류 역사에서 무수히 벌어졌던 일이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예컨대 뭐 민주주의 선진국이라는 프랑스만 하더라도,



    ▶ 신장식 : 그랬죠. 네.



    ▷ 유시민 : 그 나폴레옹이 대통령이 되고 나서 지가 황제가 됐잖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고 나서 왕정 복고가 이루어지고, 다시 30년 후에 혁명이 일어나서 두 번째 공화정을 세웠는데 대통령 뽑았더니 그게 나폴레옹 조카야.



    ▶ 신장식 : 조카. 네.



    ▷ 유시민 : 걔가 또 쿠데타해 가지고 또 황제가 됐어요.



    ▶ 신장식 : 또 황제가 되죠. 네.



    ▷ 유시민 : 그런 일을 겪었고요. 독일이 지금 민주주의 선진국인데, 100년 전에, 100년도 안 됐다. 90년 전에 히틀러를 그 국가 총리로 뽑아 가지고 나치당을 제1당으로 만들어줘 가지고,



    ▶ 신장식 : 선거에서 히틀러 뽑았어요.



    ▷ 유시민 : 네. 그럼요. 그렇게 된 거잖아요. 그뿐만 아니라 미국도 얼마 전에 오바마 2번 뽑고 나서 트럼프 뽑았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다 있는 일이에요. 그러니까 무슨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일, 너무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렇게 생각하시면 안 되고. 그냥 언제든지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 중에 하나가 일어났다. 그러면 이제 마음이 좀 불안해지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네. 그런데 그래도 민주주의기 때문에 괜찮다고 저는 봐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왜냐하면 민주주의의 강점이라는 건 되게 훌륭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권력자로 뽑아서 그 사람이 국가 권력을 동원해서 선을 많이 행하도록 하는데 적합한 제도이기 때문에 문명의 표준이 된 제도는 아니거든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우리 이 민주주의가. 민주주의가 지금 21세기에 인류 문명의 대세잖아요. 그럼 이 제도는 왜 대세가 되었나 보면 되게 어리석고 무능하고 심지어 사악한 자가 권력을 장악할 때조차 그가 혹은 그 여자가, 그 남자가 지가 하고 싶은 나쁜 짓을 마음대로 할 수는 없게 만드는 제도이기 때문에 이 제도가 대세가 된 거거든요.



    ▶ 신장식 : 비극을 막아주는, 최소한의, 최소한으로 만들어주는 제도다?



    ▷ 유시민 : 그럼요. 그런 게 아니었으면 이명박 대통령이 사대강 운하를 만들었을 거예요.



    ▶ 신장식 : 못 만들었죠.



    ▷ 유시민 : 대운하를 못 만들었잖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교과서를 만들었을 거예요.



    ▶ 신장식 : 그렇죠.



    ▷ 유시민 : 못 만들었잖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뭐 저는 사실 솔직히 윤석열 대통령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어요.



    ▶ 신장식 : 그게 제일 문제인 것 같아요.



    ▷ 유시민 : 내 뭘 하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지만 부자들한테 감세를 해 주는 건 해 주고 싶어 하는 것 같고요. 이런 것 못하게 해야죠. 그다음에 멀쩡히 있는 국유재산을 대통령이 하려는 게 아니고 보니까 밑에 잘 무슨 물건이 있는지 잘 아는 모피아들이 곡괭이 들고 노천광을 캐고 있어요, 지금. 그래서 뭐 별로 쓸데없는 국유재산 팔아라, 이러는데 쓸데 안 없어요. 다시 찾아보면, 지번 찾아보면,



    ▶ 신장식 : 알짜배기들이던데요.



    ▷ 유시민 : 네. 그러니까 윤석열 대통령이 하는 일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 믿고 일을 맡긴 사람들이 파먹는 것, 이런 걸 다 막아야 돼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야당도 있고요. 언론도 있고요. 시민단체도 있고요. 또 법원도 있고요. 다 있잖아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러니까 거기서 그걸 판단해서 돌이킬 수 없는 잘못. 그러니까 한 번 해버리면 다시는 정상적인 상태로 돌릴 수 없는 이런 행위들을 못 하게 막아야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그걸 5년간 잘하면 5년 동안 뭐 전쟁만 안 난다면 대한민국이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을 일은 없을 것이다.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 신장식 : 네. 자, 지난 대선,



    ▷ 유시민 : 어떡할 거야, 뽑았는데.



    ▶ 신장식 : 지난 대선 기간 우리 유 작가님께선 당시 윤석열 후보에게 <친애하는 나의 민원인> 일독을 권했습니다. 대통령이 된 지금, 어떤 책 읽어보라고 한 권 권하시겠습니까?



    ▷ 유시민 : 그거 안 권할래요. 어차피 안 읽는 것 같아요, 책을.



    ▶ 신장식 : 어차피 안 읽는 것 같아요?



    ▷ 유시민 : 네.



    ▶ 신장식 : 자, 오늘 지금 인터뷰 시간은 한 이제 20초 남았거든요.



    ▷ 유시민 : 벌써 그랬나요?



    ▶ 신장식 : 네.



    ▷ 유시민 : 제가 너무 떠들었네.



    ▶ 신장식 : 아니요. 재밌게 잘 들었고요.



    ▷ 유시민 : 네. 잘못된 만남이에요. 저는 제가 할 이야기는 그것밖에 없는 것 같고,



    ▶ 신장식 : 네.



    ▷ 유시민 : 때로 잘못된 만남이라도 5년간 지속되기로 약속한 거면 견디면서 그 해악을 최소화하는, 하기 위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그냥 살아나가는 거지. 뭐 마음에 안 드는 대통령이 마음에 안 드는 행동을 한다고 해서 내 인생을 뭐 비관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 신장식 : 네. 알겠습니다. 아쉽지만 여기서 작가님 보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유시민 작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유시민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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