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인싸_이드] 비행기가 뜨면, 지구는 열 받아!

조주연 기자

piseek@tbs.seoul.kr

2022-05-25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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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여행 수요 급증 = 탄소 배출 급증?

    코로나19 방역 조치가 완화되면서 여행 수요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간 텅텅 비었던 공항이, 쉬고 있던 비행기가 다시 활력을 찾았습니다.

    반가운 이 북적북적함에 조금 차가운 생각거리를 던져봐도 될까요?

    서울에서 제주도를 간다.

    106㎏입니다.

    프랑스 파리 가신다고요?

    777㎏입니다.

    왕복 비행 시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입니다.

    ▶ 온실가스 배출의 큰손, 항공업계

    항공업계는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2~3%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단 많지 않다고요? 하지만, 배출량이 매년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2010년 이후 코로나19 전까지 매년 4~5%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고, 2018년엔 10억 톤을 넘어섰습니다.

    이런 추세면 2040년엔 지금의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란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죠.

    온실가스를 만드는 주범은 연료.

    1㎏ 태울 때 3.16㎏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연료 자체를 바꾸거나 연료 사용량을 줄이거나' 일 텐데,

    먼저 연료 자체를 바꾸는 대책을 살펴보죠.

    ▶ 비행기, 너 어떤 연료 쓸래?

    두 가지 정도가 있습니다. 첫째는 전기 또는 수소 이용.

    그러려면 수소차, 전기차처럼 수소 항공기, 전기 항공기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유럽의 항공기 제작 회사 에어버스는 2030년 이후에나 개발될 것으로 보고 있죠.

    또 다른 한 가지는 석유가 아니라 다른 원료를 사용해 연료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이건 이미 유럽, 미국 등을 중심으로 시행 중입니다.

    친환경 연료, 지속 가능한 항공유, SAF(Sustainable Aviation Fuel)라고 불립니다. 이것은 폐기가 불가피한 유기물을 가공해서 만듭니다.

    원료의 범위를 좀 더 확대하면 폐식용유, 폐목재, 심지어 도시 쓰레기까지도 가능합니다.

    '지속 가능성'의 핵심은 탄소 순환입니다.

    유종익 실장 /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실
    “화석 연료를 이용했을 때는 땅속에 가만히 있던 탄소 덩어리를 우리가 끄집어내서 공기 중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그건 대기 중에 온실가스 농도가 증가하는 요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반면) 폐식용유, 팜오일 이런 종류의 원료를 사용하는 경우는 배출된 온실가스가 다시 생체 성장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대기 중 온실가스 농도의 증가는 없다….”

    애초 식물에서 나온 폐식용유, 폐목재 등의 연료를 사용하는 일은 석탄, 석유를 대량으로 소비하기 전, 즉 산업 혁명 이전 우리가 나무를 태워 에너지를 주로 얻을 때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식물을 태울 때 나오는 온실가스는 그 식물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광합성에 쓰고자 흡수한 것입니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가감 없이 일정하게 유지되죠.

    자연스러운 '탄소 순환' 과정이 되는 거죠.

    플라스틱 쓰레기 같은 폐기물을 원료로 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유종익 실장 / 한국기후변화연구원 에너지환경연구실
    "폐기물은 이미 화석 연료로서 기능을 다 했고, 버려지게 되면 환경에 다른 오염원이 되기 때문에 폐기물을 이용해서 바이오 항공유를 만들면 온실가스 증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폐식용유, 폐기물 등으로 지속 가능한 항공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또 다른 온실가스가 추가로 발생하는 일은 불가피합니다.

    그래도, 처음 원료에서 최종 제품 생산까지 전체 과정을 다 계산하면, 지속 가능한 항공유가 기존 항공유 대비 65%에서 90%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친환경 연료, 좋기는 한데 문제는 가격입니다.

    기존 항공유보다 3~5배 비싸서 조금씩 섞어 쓰는 정도인데, 항공 산업을 비즈니스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바라본다면 아직 연구가 많이 필요합니다.

    ▶ 가볍고, 잘 나는 항공기가 세상을 구한다

    이번엔 연료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볼까요? 온실가스를 줄이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니까요.

    간단히 정리하면 항공기가 가벼울수록, 효율적으로 비행할수록 연료 사용이 줄어듭니다.

    전자의 경우는 항공기를 좀 더 가벼운 소재로 만들거나, 싣는 '예비' 연료를 줄이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비 연료란 비행에 진짜 사용되는 연료 외에 목적지 기상 악화, 비행시간 증가 등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 법적으로, 또 항공사가 자체적으로 더 싣는 연료입니다.

    예전과 비교해 기상 예측 기술도 발달했고, 그간 누적된 연료 잔여량 관련 분석 데이터 등을 활용하면 예비 연료는 줄일 수 있죠.

    효율적인 비행도 한 방법입니다. 고도, 착륙 방식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미 공기 저항 제일 덜 받고, 공중에 뜨는 힘은 잘 받는 고도로 운항 중인 거 아닌가요?'

    물론 어느 정도의 범위 내에서 그렇긴 한데 항공기 간 부딪히지 말라고 지정해 둔 '안전거리'란 것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3만 피트(고도 약 9.14㎞)가 최적인데 A라는 비행기가 그 높이에서 난다면 그다음 B 비행기는 같은 방향이라도 3만 2,000피트(약 9.75㎞)에서 날아야 합니다.

    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간격 2,000피트(0.6㎞)를 1,000피트(0.3㎞)로 줄이는 것.

    전문 용어로는 수직분리간격축소기법이라고 합니다.

    *수직분리간격축소기법 (RVSM, Reduced Vertical Separation Minimum)

    유광의 교수 /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옛날에는 레이더 장비로 항공기 위치를 파악했었는데 지금은 위성통신으로 많이 하잖아요. 고도를 많이 분리해야 옛날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기술은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도 똑같은 수준의 안전을 유지할 수 있으니까…. (간격을) 촘촘하게 해놓으면 연료 소모량이 적은 고도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거지.“

    또 착륙할 때 어떻게 내려오느냐도 연료 사용량에 영향을 줍니다.

    유광의 교수 / 한국항공대학교 항공교통물류학부
    "착륙하려면 고도를 낮춰야 하잖아요. 수평으로 가다가 조금 내려가다가 또 수평 가다가 또 내려가다 이렇게 계단식으로 내려가거든요. 고도를 낮출 때 이렇게 연속강하를 하면 연료 소모가 적은데…."

    *연속강하접근 (CDA, Continuous Descent Approach)

    계단식 하강도 앞뒤 항공기의 안전한 간격 유지를 위해 그랬던 건데, 위치 파악이 정확히 된다면 연료 사용량과 온실가스 발생이 적은 연속 강하 접근을 할 수 있죠.

    ▶ 탄소의 벽 넘으려면 해결책 적용 확대해야

    예비 연료량 감축, 수직 분리 간격 축소 기법, 연속 강하 접근 모두 현재 현장에서 ‘일부’ 적용 중인 방법입니다.

    기술적으로, 제도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준다면 안전에 지장이 가지 않는 선에서 더 확대될 수 있을 겁니다.

    발전만을 거듭해 온 항공업계가 마주한 탄소의 벽.

    앞으로도 하늘길이 자유롭기 위해서는 항공사, 정유사, 정부, 항공 관련 국제기구 모두가 각자의 영역에서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그 노력은 쉽지도, 싸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항공업계가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으면, 기후 위기의 충격 앞에서 우리는 비행기 여행을 아예 못 할 수도 있습니다.

    TBS 조주연입니다.

    연출 맹혜림
    취재 조주연
    영상취재 류지현
    CG 김진하
    뉴스그래픽 김지현 장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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